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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철산대공
작가 : 임준후
작품등록일 : 201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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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좋아하는 방식대로 살 거라. 지금까지처럼 마음이 가고 몸이 가는 대로!”
스승이 남기 말을 가슴에 새기고 중원으로 나온 강산하.
고향으로 향하는 귀로에 하나둘씩 인연이 모여드고
어느새 그의 걸음마다 무림의 판도가 바뀌기 시작한다.
태산처럼 굳세게 산들바람처럼 유유자적하게 흔들리지 않고
올곧게 자신의 길을 걸어간 괴협 철산대공 강산하의 가슴 묵직한 일대기!

 
3화
작성일 : 16-07-08 14:45     조회 : 412     추천 : 0     분량 : 4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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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장

 

 

 

 

 대륙은 넓다.

 얼마나 넓은지 대엿새를 걸어도 사람 한 명 만날 수 없는 지역이 비일비재하다.

 옥화산을 내려온 산하도 나흘 동안 사람 한 명 만나지 못했다.

 그가 내려온 옥화산 서북쪽 산자락은 사람이 다니지 않는 길이었고, 이어진 평원도 사람의 왕래가 드문 곳이었다.

 성도인 남창으로 가는 북쪽 길을 탔다면 반대의 모습을 보게 되었을 테지만 그가 택한 길은 서북쪽이다.

 산하가 그 방향을 선택한 이유는 단순했다. 떠나오기 전 지도를 보며 옥화산과 감숙성까지 그은 직선의 화살표 끝이 서북쪽을 향하고 있었던 것이다.

 서북방은 황량한 지역이라 인가도 없었고, 당연히 숙식을 해결할 수 있는 객잔도 없었다.

 하지만 산하는 태평했다.

 사실 그가 가진 객잔에 대한 기억은 십여 년 전 사부의 손을 잡고 옥화산으로 들어올 때 몇 번 들렀던 것뿐이다. 그래서 그는 객잔을 찾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떠나올 때의 계획에도 없었고.

 십여 년 만에 부모님이 계시는 집을 찾아가는 길이다. 그러나 그는 서두르지 않았다.

 한결같은 속도로 걷다가, 밤이든 낮이든 졸음이 쏟아지면 아무 데나 누워서 잤고, 배가 고파지면 행낭에 넣어 가지고 온 산과일과 풀뿌리를 꺼내 먹었다.

 개천을 만나면 홀딱 벗고 들어가 한 시진은 놀다가 나와 다시 길을 떠났다.

 낮은 더웠고, 밤은 따뜻했다.

 노숙하기에 제격인 날씨였다.

 옥화산에 사는 사람들이 막 굴러먹기 딱 좋은 체질이라고 경탄했던 그의 체질과 성격이다. 그것이 제대로 빛을 발하는 환경을 만난 것이다.

 나흘 동안 아직 한 명의 사람도 만나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딱히 아쉬울 것도 무서울 것도 없었다.

 그보다 더 적막한 산속 생활을 십 년이 넘도록 해온 사람이 산하였으니까.

 산하는 팔베개를 하고 드러누웠다.

 끝도 없이 펼쳐진 대평원의 한복판이다.

 사방에 보이는 것은 두어 자 높이로 자란 무성한 잡풀들.

 그의 장대한 몸에 깔린 잡풀들이 아우성을 치며 허리를 굽히는 소리와, 풀벌레 소리를 제외하면 평원은 적막했다.

 산하는 하늘을 보았다.

 눈에 들어온 밤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이 둥근 달만 휘영청 밝았고, 쏟아질 듯 빛나는 별이 가득 차 있었다.

 옥화산에 들어가고 나서 얼마 안 되었던 어린 시절, 그가 ‘엄마 젖가슴 별’이라고 이름 붙였던 다섯 개의 별이 은은한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아버지…….’

 언제나 안타까움이 어려 있던 선한 눈매가 떠올랐다. 그 뒤를 이어 그의 머리를 쓰다듬던 커다란 손가락의 온기와 입가에 드리워져 있던 쓸쓸한 미소가 생각났다.

 ‘아버지…….’

 산하는 벌떡 일어나 앉았다.

 그는 팔짱을 끼며 상체를 잔뜩 웅크렸다.

 추억이 가슴을 파고드는 것을 막으려는 듯이.

 산에 들어간 후로 몇 년간은 매일 생각났었던 얼굴. 하지만 칠 년쯤인가 전부터는 아예 어떻게 생겼는지조차 가물가물해졌던 얼굴이다.

 산하는 뒷머리를 긁적였다.

 원망은 없었다.

 아버지는 좋은 분이었으니까.

 단지 조금 심약한 분이었고, 그래서 괴롭고 힘들었을 뿐이다.

 물론 어렸을 때는 지금과 많이 달랐다.

 그는 아버지를 무척이나 원망했었다. 이해할 수도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던 날들.

 하지만 세월은 흘렀고, 그는 자랐다.

 다음 순간, 아버지를 생각하면 언제나 함께 생각나는 얼굴이 그의 뇌리에 떠올랐다.

 하지만 그 얼굴은 나타나자마자 사라졌다.

 평원에 변화가 생겼던 것이다.

 산하의 큰 눈이 껌벅였다.

 ‘무슨 소리지?’

 그의 고개가 우측으로 돌아갔다.

 잠시 동안 사사삭 하는 소리가 그의 귓가를 천둥처럼 진동시키는가 싶더니 잔뜩 죽인 긴 호흡이 뒤를 이었다. 그리고 한순간 이어지던 호흡이 끊어진 느낌이 왔다.

 ‘사람이군. 오십 장… 사십 장… 삼십 장……. 뭐 하는 거지? 숨은 왜 멈춰?’

 라고 산하가 생각한 순간,

 쐐애액!

 격하게 공간을 가르는 파공음이 들렸다.

 그리고,

 쾅!

 쇠와 쇠가 부딪칠 때나 날 법한 굉음이 울려 퍼졌다.

 “야호! 명중이닷! 내가 멧돼지를 잡았다!”

 환호작약하는 소리와 힘찬 달음박질 소리가 평원의 고요를 단숨에 깨뜨렸다.

 삼십 장을 단숨에 뛰어온 인영은 멀뚱히 자신을 바라보는 커다란 두 눈과 마주쳐야 했다. 심장이 내려앉을 정도로 놀란 그는 석상처럼 그 자리에 멈춰 섰다.

 “뭐… 뭐… 뭐야? 멧돼지는 어디로 가고……?”

 눈살을 살짝 찌푸리고 미간을 문지르던 산하가 말했다.

 “아픈데……. 이거 네 거냐?”

 일 장 앞에 선 채 말문을 열지 못하는 상대를 향해 불쑥 내민 그의 손에는, 철벽에 부딪친 것처럼 촉이 납작하게 찌그러진 화살 한 대가 들려 있었다.

 상대, 등에 전통을 메고 손에는 꽤 고급스런 활을 들고 있는 열일고여덟가량 되어 보이는 소년의 안색이 새파랗게 질렸다.

 “…….”

 그는 입을 떡 벌린 채 말할 생각도 못하고 산하와 화살촉을 번갈아 쳐다보기만 했다.

 먼 길을 온 듯 먼지로 인해 본모습이 많이 가려지긴 했지만, 어디 가도 미소년 소리를 들을 만큼 잘생긴 얼굴이 정말 멍청하게 보일 정도로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그는 상황이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의 앞에 허리를 펴고 앉은 사내는 앉은키가 그의 가슴에 닿을 정도로 엄청난 거구였다.

 사냥감을 찾아다니던 그는 웅크리고 있는 산하를 멧돼지로 오인한 것이다.

 달빛이 밝긴 해도 밤이었고, 그의 무공 성취가 그리 높지 않은데다 난데없는 멧돼지라 생각되는 거체의 등장에 심장이 벌렁거릴 정도로 흥분한 그인지라 오인할 수도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 뒤에 벌어진 일은 제정신을 가진 사람이라면 받아들이는 것이 불가능한 영역이었다.

 그가 사용한 화살의 촉은 백 번 이상 담금질한 강철이었고, 취미긴 해도 그는 궁술을 수련한 지 십 년도 넘은 숙련된 궁수였다.

 단단한 돌을 향해 쏴도 두 푼 이상 박히는 것이 그의 화살이다.

 화살은 거구의 사내 미간에 맞은 듯했다. 그러나 언뜻 보아도 사내의 미간은 멀쩡했다.

 조금 불그스름한 것도 같았지만 어둠 속이라 화살에 맞은 흔적이라고 확신하기는 어려웠다.

 거기에 사내는 그저 아프다는 심드렁한 한마디뿐이다.

 이걸 어떻게 정상적인 사람의 상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가.

 다행히 사내의 말투에는 분노가 섞여 있지 않았다.

 소년이 물었다.

 “화살… 맞았어요?”

 두려움이 깃든 음성.

 거구에 헝클어진 머리로 생김새를 알아보기 어려운 모습이라, 그는 눈앞의 사내가 적어도 서른은 넘었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만약 그의 추측대로라면 상대는 희대의 외문무공을 익힌 세상에 보기 드문 고수였다.

 그런 고수를 향해 그는 화살을 쏘았다. 그의 생사가 저 저구의 사내 손에 달린 것이다.

 ‘금종조… 그걸 익힌 사람은 눈에 금광이 흐른다고 했는데… 없고, 철포삼… 그건 살빛이 검푸르게 변한다고 했었지. 구릿빛이잖아. 십삼태보횡련… 은 대머리가 된다고. 머리카락 많네. 아무튼… 외공이 절세적인 경지에 이른 고수야. 형, 어쩌면 오늘 나 죽을지도 몰라. 어흐흑! 형 때문이야.’

 소년의 이마에서 순식간에 솟아난 식은땀이 이마의 먼지와 함께 흘러내렸고, 손발은 중풍 걸린 사람마냥 부들부들 떨렸다.

 “그래.”

 산하는 선선히 대답했다.

 피하려고 했으면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하지만 습관은 무서워서, 산하는 피하지 않고 맞았다. 무언가를 피한다는 건 산하에겐 딴 세상 얘기처럼 관련이 없는 것이었다.

 산하의 말에 담긴 여운이 의외로 순해서 소년은 거구의 사내가 자신의 생각보다 나이가 어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도 착하고.

 물론 후자는 그의 간절한 바람이었지만.

 “정말이요?”

 소년의 어투에 깃들었던 두려움이 많이 가셨다. 손발의 떨림도 잦아들었다.

 “응.”

 별로 짜증난 기색도 없는 대답이었다.

 소년은 산하의 눈치를 슬금슬금 살피며 그의 손에 들려 있는 화살을 잡아갔다.

 산하는 막지 않았다.

 화살을 손에 쥔 소년은 연거푸 침을 꿀꺽꿀꺽 삼켰다.

 화살촉의 모습은 그야말로 무참했다. 마치 철벽을 들이받기라도 한 것처럼.

 소년은 후다닥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죄… 죄… 송해요. 사람인 줄 몰랐어요.”

 면전에 두고 사람 모양이 아니라고 하다니. 어지간히 마음 넓은 사람도 역정을 낼 말이었다.

 하지만 산하의 표정은 변화가 없었다. 한두 번 겪은 일이 아니니까.

 소년은 입이 바짝 말랐다.

 힐끔 본 산하의 모습은 여전히 사람 같지가 않다.

 ‘멧돼지로 오인할 만도 하잖아.’

 산하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멧돼지로 오인받기는 처음인데……. 곰으로 오인된 적은 여러 번 있었지만…….”

 소년은 입을 딱 벌렸다.

 마치 철탑 하나가 굼실거리며 일어나는 듯했다.

 일어난 산하는 정말 컸다.

 소년의 키는 다섯 자 일곱 치다. 크다고는 할 수 없지만 작다고 할 수도 없는 키.

 그런 그의 머리끝이 고작 산하의 가슴에 닿을 뿐이었다.

 게다가 헐렁한 마의 겉으로 드러난 산하의 팔뚝과 다리는 강철 같은 구릿빛 근육으로 덮여 있지 않은가.

 ‘꿀꺽, 크다. 곰으로 오인돼도 할 말 없었겠네.’

 산하는 바닥에 놓인 행낭을 들어 등에 멨다.

 그리고 성큼성큼 걸었다.

 소년은 멍해졌다.

 산하가 그냥 가버릴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또한 상식 밖이다.

 화살에 맞은 뒤에 아무런 책임도 추궁하지 않고 그냥 가다니.

 통상의 경우처럼 당장 목을 날리겠다고 달려들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보상 정도는 요구해야 정상이 아닌가.

 잠깐 생각하는 동안 산하와 소년의 거리는 십 장 이상으로 벌어졌다. 경공을 펼치지는 않았지만 산하의 보폭은 긴 다리만큼이나 넓었다.

 멍하니 산하의 넓은 등을 보던 소년의 눈이 별처럼 반짝였다.

 소년은 달음박질하며 산하를 불렀다.

 “저… 저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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