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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언제쯤 눈치채주실 건가요?
작가 : 키르슈
작품등록일 : 2018.12.1

저는 여기에 있어요.
언제쯤 눈치채주실 건가요
언제쯤 깨달아주실 건가요
이것도 저에게 내려진 벌인가요

 
프롤로그
작성일 : 18-12-01 15:22     조회 : 353     추천 : 0     분량 : 2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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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하!"

 

 그는 울부짖었다.

 이번에 받은 명령을 충실히 이행하여 공을 세운 그는 비통한 목소리로 애원했다.

 하지만 그의 주군이자 아버지이자 제국의 태양인 황제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대역죄인에게는 그 어떤 자비도 베풀어줄 수 없다. 관련된 가문의 일원을 모두 처형하라."

 "폐하! 제발 자비를! 제 모든 공적을 걸고! 저의 황위 계승권도 포기하겠습니다! 그 여자의 목숨은 살리되 제 노예로 삼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평생 감시하도록 하겠습니다. 다른 마음을 절대 품지 못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니까 제발!"

 

 쿵! 쿵! 쿵!

 그는 이마를 땅에 찧으며 다시 한번 절규했다.

 하늘의 태양만큼 빛나는 금색 머리카락이 피에 젖어 붉게 물들었다.

 깨져버린 이마를 치료하기 위해 치료술사가 다가왔지만 그는 그것마저 뿌리쳤다.

 오로지 피투성이가 된 얼굴로 아버지를 바라봤다.

 

 "네가 아무리 애원한다고 해도 내 결정에는 변함이 없다."

 

 그렇게 애원을 한다고 해도 황제의 결정에는 변함이 없었다.

 "제 4황자, 라시드 드웨인 라르고에게 명한다."

 

 오히려 잔혹할 정도의 명령이 이어졌다.

 

 "반역자들의 가문을 멸절하라."

 

 

  * * *

 

 

 지하감옥이라고는 해도 차이는 있다.

 그 중에서도 라시드는 가장 잘 꾸며진 곳에 발걸음을 옮겼다.

 만나고 싶었다.

 하지만 만나기 위해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점점 더 발걸음이 무거워졌다.

 

 "오랜만이네요. 3황자 전하."

 "오랜만······이오."

 "황자 전하이셨을 줄은 전혀 몰랐었어요."

 

 편하게 말하던 그녀의 목소리가 잔잔하게 그의 가슴을 울렸다.

 

 "미안하오. 크리스티나 양. 굳이 속이고 싶지는 않았소."

 "알아요. 황자 전하께서는 할 수 있는 일을 하셨을 뿐이었겠죠."

 

 라시드는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어슴푸레한 빛밖에 존재하지 않는 지하감옥임에도 크리스티나는 반짝거리는 뭔가가 땅에 떨어지는 걸 발견했다.

 그녀는 감옥의 창살 너머로 손을 내밀어 그의 뺨을 어루만졌다.

 

 "라드."

 

 그녀의 시종으로 잠입해있던 시절의 가명을 듣자 라시드의 몸이 움찔거렸다.

 

 "난 너와 만난 걸 후회하지 않아. 너와 만나서 지냈던 시간은 즐거웠고 나름대로 충실한 시간이었어. 단 하나, 내 인생에서 후회되는게 있다면 부모님을 막을 힘이 없었다는 거야."

 "아가씨······, 티나 양에게는 아무런 죄가 없소. 내가 어떻게든 그대를 여기에서 꺼내줄테니."

 "그러지 말아요."

 

 라시드는 울음을 삼켰다.

 감옥의 어둠이 그의 눈물을 숨기지 못했듯.

 그녀의 미소조차도 숨기지 못했다.

 라시드는 일렁이는 눈가를 소매로 훔쳐내고는 그녀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봤다.

 

 "나를 위해서 당신의 미래를 희생하지 말아요."

 "티나!"

 "당신은 이제 고작 열여덟살이잖아요? 나는 비록 부모님의 죄를 함께 쓰고 처형되겠지만 당신까지 나와 함께해서는 안돼요. 그러니까 오늘로 작별이에요."

 

 어째서 이런 운명이 됐을까.

 페르디엔 가문이 의심스러운 행동을 했기에 시종으로 위장하여 잠입했었다.

 그리고 이 말괄량이 아가씨와 만나고 친해지면서도 그는 사명을 잊지 않았다.

 훌륭히 반란의 증거를 잡아내면서도 그는 한가닥 희망을 가졌다.

 

 "나는 페르디엔 후작의 반란 증거를 포착한 공으로 그대의 목숨을 구명하려고 했소."

 "그럴거라 짐작은 했어요. 그리고 잘 안됐죠?"

 "당신은 도대체 어디까지 알고 있는 거요."

 "감옥 안에서 많은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이미 결론을 내렸죠. 그러니 막지 마세요. 저는 영주의 딸이자 반역자의 딸로서 영지를 챙기지 못하고 아버님을 막지 못한 죄를 함께 해야해요."

 

 황자로서의 사명과 해야할 일.

 그리고 그녀의 목숨을 구하는 일.

 라시드는 입술을 꽉 깨물고 허리춤에 매고 있는 검을 움켜쥐었다.

 지금 이곳에서 자신의 힘으로 그녀를 데리고 탈출하리라.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그녀를 데리고 간다면.

 하지만 그 순간 누군가가 그의 손목을 움켜쥐었다.

 

 "황자 전하. 그래서는 안됩니다."

 "루펠 경? 언제?"

 

 접근하는 것조차 눈치채지 못했다.

 그는 굳은 얼굴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폐하께서 혹시 황자 전하께서 다른 마음을 품으실 지 모르니 주의하라고 하셨습니다."

 

 결국은 아바마마의 손바닥 안이라는 건가.

 라시드는 허탈한 미소를 지으며 검을 쥐었던 손을 놨다.

 그녀를 데리고 탈출한다는 마지막 선택지마저 부서졌다.

 

 "라시드 4황자 전하. 그렇게 슬픈 얼굴을 하지 마세요. 대신에 부탁이 하나 있어요."

 "뭡니까?"

 

 그녀의 미소는 어둠 속에서도 똑똑히 보였다.

 

 "당신의 손으로 저를 죽여주세요."

 

 라시드는 한참을 고개를 숙인채 움직이지 않았다.

 그의 뒤에 서 있는 루펠도, 그의 앞에서 웃고 있는 티나도.

 그렇게 세상은 잠시 멈춰서 라시드를 지켜보았다.

 

 "알겠소. 내가 직접 그대를 처형하도록 하겠소. 단 하나의 고통도 느껴지지 않도록. 죽는다는 것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편하게 보내주겠소."

 

 입에서 피가 새어나와 턱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것은 뺨을 타고 내려온 눈물과 함께 섞여 마치 피눈물처럼 보였다.

 

 "나는 결코 그대를 잊지 않을 것이오. 결코. 평생. 내가 죽음을 맞이하더라도 영혼에 새겨서 그대를 기억할 것이오."

 

 티나.

 크리스티나 로엘 폰 페르디엔은 그의 얼굴에서 손을 거두었다.

 라시드는 자신의 얼굴을 매만지던 그녀의 손에서 느껴지던 따스함이 사라지자 살짝 몸을 떨었다.

 

 "고마워요."

 
작가의 말
 

 공모전 참가 작품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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