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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노엘
작가 : 신상사
작품등록일 : 2016.9.7

신비한 카페 'L'
그곳에서 만나는 바리스타이자, 연금술사인 '노엘'과 이상존재들의 이야기.
그리고.. 노엘이 가지고 있는 지식의 보고 '현자의 돌'을 노리는 자들 나타는데..

 
5. 까마귀의 눈
작성일 : 16-09-18 23:25     조회 : 366     추천 : 0     분량 : 5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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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까마귀의 눈

 

  다음 날 무거운 마음으로 지아는 출근을 했다. 문을 열고 카페로 들어서자, 귀신 아주머니는 벌써부터 자리 하나를 차지하고 있었고, 마담 역시 창가 자리에 앉아 자신의 커피가 나오길 기다리는 중이었다. 지아는 꾸벅 인사를 했다. 마담이 슬쩍 손을 들어 화답했다.

 

  그녀의 시선에는 바 안에서 마담의 커피를 만드는 노엘과 그런 그를 신중히 바라보는 이브의 모습이 보였다.

 

  “안녕하세요.”

 

  지아의 인사에 노엘이 슬쩍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얼굴이 자신만큼 어둡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지아가 바 안으로 들어와 앞치마를 맸을 때에도 여전히 이브는 노엘의 옆자리에선 채 커피용품들을 만지작거렸다. 지아가 옆에 서자 그녀는 말했다.

 

  “나 오늘부터 좀 배우려고.”

 

  “아.. 그러세요?”

 

  “응, 자기도 많이 알려줘. 그래야 나도 손님을 맞지.”

 

  “일 하시게요?”

 

  “그럼? 노엘이랑 같이 사는데 내가 밥만 축낼 수는 없잖아.”

 

  “아.. 그렇구나.”

 

  “너 여기서 수당도 따로 안 받는다며? 그냥 하고 싶어서 하는 거?”

 

  “네.. 뭐 그렇죠.”

 

  “근데 어쩌지. 바 안에는 세 명이나 필요하진 않은데. 내가 다 배우면 너는 그냥 손님으로 오면 좋겠다. 그렇지 노엘?”

 

  노엘은 답하지 않았다. 잠시 지아를 보다가 냉큼 화장실로 도망쳐버렸다.

 

  “난 여기 있는 게 좋은데..”

 

  지아가 중얼거렸다. 이브는 그녀의 말에 희죽이며 응답했다.

 

  “난 네가 여기 없는 게 좋거든.”

 

  그 시간부터 지아는 이브에게 괴롭힘을 당했다. 그것은 학교에서 당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녀의 뺨을 때리지 않았지만 바 안에서 어깨를 툭툭 쳐댔고, 애꿎은 음료를 흘려가며 그녀에게 닦으라 명령했다. 손님과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빠르게 다가와 대화를 가로챘다. 그렇게 며칠이 흘렀다.

 

  ###

 

  이브는 뜨거운 커피를 마시다 커피를 만들고 있는 지아의 손에 그것을 노골적으로 흘렸다. 지아가 놀라 손을 빼며 악을 질렀다.

 

  “대체 왜 그래요!”

 

  “아~ 실수야, 실수.”

 

  “요즘 제가 뭐 잘 못한 거 있어요?”

 

  이브는 모르겠다는 듯 어깨를 으쓱- 거렸다. 지아는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바 안에는 노엘도 있었고, 매장 내에는 마담도 있었고, 귀신 아주머니도 있었다. 어느 누구하나 그녀를 힐끗 거릴 뿐 도와주지 않았다. 그녀는 인정했다. 자신은 학교에서든 여기서든 혼자다. 누구도 도와주지 않는다.

 

  그때 노엘이 얼음 몇 개를 봉투에 넣어 가지고 왔다.

 

  “이걸 대고 있어요.”

 

  지아가 노엘의 얼굴을 보았다. 그의 얼굴에 걱정이란 글자는 보이지 않았다.

 

  그는 지아와 이브를 번갈아 보더니 덤덤하게 말했다.

 

  “손님 있으니까 여기선 조금만 조용히 해줘요.”

 

  “에?”

 

  노엘은 도망치듯 화장실로 가버렸다. 이브는 입 꼬리를 올려 웃고 있었다. 마담은 잠시 그녀와 눈이 마주치자 휙-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맙소사..”

 

  이브도 마담 쪽을 힐끗거리더니 말했다.

 

  “왜? 뭐가 문제야?”

 

  지아는 거의 울다시피 한 목소리로 말했다.

 

  “거기서든.. 여기서든.. 난 언제나 왕따였어..”

 

  “... 그래서 뭐? 너와 여긴 어울리지 않아.”

 

  “사장님에게 저 오늘 몸이 좋지 않아 조기 퇴근한다고 말해주세요.”

 

  지아는 앞치마를 벗어 이브에게 넘기고, 교복이 들어있는 쇼핑백을 들고 바 밖으로 나갔다. 매장 문을 열기 직전 그녀는 마담을 보았다.

 

  “정말.. 너무 하네요.”

 

  마담은 나지막이 대답했다.

 

  “미안.. 내가 뭘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야..”

 

  “됐어요.”

 

  그녀는 매장 밖을 뛰쳐나갔다.

 

 ###

 

  지아는 매장 주변을 맴돌았다. 이미 집에는 학교를 간다고 하고 나왔으니 돌아갈 수가 없었다. 한적한 골목, 할머니들이 앉아 있을 법한 평상에서 그녀는 쭈쭈바 아이스크림을 든 채 우울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느릿하게 흐르는 시간임에도 밤은 도달했다. 점점 어둑해지는 하늘을 보며 아직도 몇 시간을 있다가 집에 가야한다는 사실에 가슴이 답답했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가 없다.. 대체.. 뭐가 문제인지.”

 

  조금 걸을까 싶어 지아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때 멀리서 어떤 실루엣이 자신을 지켜보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누군가 싶어 갸우뚱하며 다가갔다.

 

  “아줌마?”

 

  발이 없는 여자, 귀신 아줌마였다. 지아는 밖에서 그녀를 봤다는 사실에 놀라하며 그녀의 앞까지 다가갔다.

 

  “원래 이쪽에...어 ... 계세요?”

 

  아주머니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응? 혹시 저 때문에?”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까 일 때문에 오신 거구나.. 아무도 내 걱정 안하는 줄 알았는데..”

 

  ‘힘..들..죠?’

 

  아주머니는 입을 열지도 않은 채 말을 하고 있었다. 어눌했고, 느릿했다.

 

  “아줌마, 말 할 수 있었구나..”

 

  ‘안.. 무서.. 워요?’

 

  “뭐가요?”

 

  ‘나... 나 살아있지 않은.. 사람..’

 

  “아 뭐... 이미 들었던 거라.”

 

  ‘그래요.. 나나 그쪽이나..뭐.. 뭐가 다르겠어요..’

 

  “고마워요. 아주머니는 어디로 가세요? 아.. 가실 곳이 없나”

 

  ‘집..이 있어요.. 원래.. 살던 ... 집. 가족.. 있지만.. 내가 나타나는 거.. 바라지 않아.. 요. 귀신.. 이니까.’

 

  “어떤 말을 드려야할지..”

 

  ‘아니..에요. 그냥.. 나는.. 그쪽 걱정도.. 되고.. 화..나요?’

 

  “음.. 화도 나죠. 그냥 뭔가 아주 소중한 걸 빼앗긴 느낌이라.”

 

  ‘분노는.. 복수를..꿈..꾸게.. 하죠.’

 

  “응? 갑자기 무슨?”

 

  ‘아니..에요.. 곧.. 제가.. 뭔가 부탁할지도.. 몰라요..’

 

  “무슨 부탁이요?”

 

  ‘그때..가서 .. 말할게요.. 그럼..이만.

 

  아주머니는 몸을 돌려 멀어졌다. 우주에서 그러하듯 부자연스러운 걸음이었다.

 

  “뭐지..”

 

  지아는 이상한 말을 하고 가는 그녀를 이해하지 못했다.

 

  “뭐해?”

 

  느닷없이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아는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그곳에 꼬마도령이 있었다.

 

  ###

 

  거리를 걸었다. 사람이 가득한 거리, 방금 전에 있었던 귀신과의 대화도 잊어버릴 만큼 평범한 거리.

 

  “어울리지 않게 귀신이랑 무슨 대화를 하고 그래?”

 

  꼬마도령이 퉁명스럽게 물었다. 지아가 머쓱해하며 답했다.

 

  “그냥.. 말을 걸더라고. 근데 원체 이상한 말들이라.”

 

  “무슨 말인데?”

 

  “그냥.. 뭐.. 위로의 말처럼 보이긴 하는데.. 뭔가 섬뜩한?”

 

  “담아두지 마. 다시 이야기하지도 말고. 귀신이야, 말 그대로 귀신. 이상 존재라고 하는 우리도 쉽게 말을 걸지 않잖아.”

 

  “그렇긴 한데.. 뭔가 불쌍해보였어.”

 

  “사연 없는 귀신은 없어. 구천을 떠돈다면 십중팔구 이곳에 일을 남겨둔 사람이겠지.”

 

  “그런 그렇고 어디 가던 길이야? 그곳에서 널 마주칠 거라곤 생각 못했는데. 그리고 요즘 카페 오는 것도 뜸하던데?”

 

  “...분위기가 이상하잖아. 누나 기분도 별로고.”

 

  “...미안.”

 

  “미안하긴. 사실 집에서 나오는데 이상한 기운을 느꼈어. 그곳을 향하다보니 누나가 있었고, 아까 그 아줌마 때문이었을까... 잘 모르겠다.”

 

  “그래..? 근데 지금 우리 어딜 가는 거야?”

 

  자꾸 으슥한 골목으로 들어가는 것이 마음에 걸려 지아가 물었다. 도령은 멀리 보이는 거대한 기와집을 가리켰다.

 

  “나는 저기 가는 길인데?”

 

  “저게 뭔데?”

 

  “우리 집. 차나 한 잔 마시고 갈래?”

 

  “저게.. 집이라고?”

 

  너무 거대해서 도심에 이런 건물이 있었나 싶었다. 절로 써도 될 정도의 크기였다. 입구에 섰더니 절로 문이 열렸다. 안쪽에서 두 명의 단정한 차림의 남자가 문을 열어준 것이었다.

 

  “오셨어요? 도령님.”

 

  “네, 손님이 와서 그런데 차 좀 부탁해요.”

 

  “그럼요, 그럼요. 근데 아까 이상한 기운을 확인하겠다고 하신 건..?”

 

  “아.. 신경 쓰지 마세요. 별 것 아니었어요.”

 

  문 안으로 들어가니 연못까지 달려있는 정원이 나왔다. 그 중 작은 별채로 들어가며 지아가 물었다.

 

  “어..엄청 크네. 이게.. 너네 집이라고..?”

 

  “응, 내 집. 이 일 하면서 얻는 거라곤 돈 뿐인 걸.”

 

  별채로 들어가 앉아 있으니 잠시 후 비녀를 꽂은 여자가 다과상을 가지고 왔다. 그녀는 정중하게 인사를 하며 물러갔다. 지아의 눈에는 모든 것이 낯설었다.

 

  “마셔.”

 

  “.. 통 적응이 되질 않는다.”

 

  “적응은 무슨.. 좋은 건 아니야. 돈이 많은 사람도.. 자기 미래는 모르니까. 죄다 가지고 있는 것 들고 와서 점을 봐 달라 노래를 불러. 나 같이 어린 사람에게 꾸벅거리며.”

 

  “사연이 많구나?”

 

  “말 했잖아. 세상에 사연 없는 사람은 없다고...”

 

  차를 마시는 지아의 귀로 새소리가 들려왔다. 물이 졸졸 흐르는 소리, 풀잎이 서로 부딪치는 소리까지.. 그녀는 생각했다. 어쩜 도령은 요즘 그녀의 마음을 알고 이곳으로 초대한 것일지도 모른다고.

 

  “고마워.”

 

  지아의 말에 도령이 눈을 크게 떴다.

 

  “이곳으로 데리고 와줘서.”

 

  “...”

 

  도령은 말없이 창호지 문을 활짝 열었다.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정원이 보였고, 차갑지만 가볍고 깨끗한 바람을 맞을 수 있었다.

 

  “누나.. 아마 뭔가 사연이 있을 거야. 사장님이 이상한 이유.. 분명 있을 거라고.”

 

  “뭐 아는 거 있어?”

 

  “잘은.. 하지만.. 사장님 역시 사연이 깊다는 것만. 그리고 그 가슴 큰 누나를 향한 눈에서 애정보단 죄책감이 많이 묻어난 다는 것 정도만.”

 

  “그렇구나...”

 

  그때,

 

  재잘거리던 새소리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바람은 매섭게 불어 상 위에둔 찻잔이 흔들렸다. 고요함, 불편한 고요함이 그들을 감쌌다. 도령은 정원으로 눈을 돌렸다. 보이는 것은 없었다.

 

  “왜.. 왜 그래?”

 

  도령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지아가 물었다. 도령은 급히 일어나 문 밖을 두리번거렸다.

 

  “아주머니? 아저씨?”

 

  자신을 수발하는 이들을 부르는 모양이었다. 허나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누나..”

 

  도령이 고개를 돌려 지아를 보았다. 그 순간 그의 눈이 뒤집히더니 몸을 파르르 떨었다. 놀란 지아가 뒤로 물러났다. 도령은 금세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뭐.. 뭐야?”

 

  “잠시 할아버지가 나타났어.”

 

  “무슨 일인데?”

 

  “뭔가가.. 이곳에 왔어.”

 

  푸드득- 거리는 소리에 지아와 도령이 정원을 바라보았다. 무슨 조화인지 세상의 풍경이 밤이 된 것처럼 어두워져있었다.

 

  까악- 까악-

 

  수십 마리의 까마귀가 종달새가 앉아 있었을 정원의 나무 위로 올라와 앉았고, 붉은 눈으로 둘을 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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