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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워킹홀리데이
작가 : 리에토라비타
작품등록일 : 2016.8.23

최근 호주 워킹홀리데이에서 벌어지는 각종 사건 사고의 한 이야기 입니다.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허구로 재구성하여 작성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그들만의 숨바꼭질
작성일 : 16-09-18 22:17     조회 : 614     추천 : 0     분량 : 5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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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주연)

 

 바위에 기대어 앉아 숨을 고른다.

 

 '허억허억...'

 

 시간이 조금 지나도 좀 처럼 미친 듯이 뛰는 심장이 잠잠해지지 않는다.

 

 '민석이가 죽었다.!'

 

 모든 것이 한 장면 한 장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물증 없이 불길했던 어두운 그림자가 수면위로 드러나, 주연의 목을 조여오는 것 같았다.

 

 '나가야 한다. JOE를 만나야 해.'

 

 주연이의 실날같은 마지막 희망이었다.

 시간이 조금 지나서인지 온몸 마디마디가 저리고 아파왔다.

 하지만 더 이상 지체 할 시간이 없었다.

 다시 뛰고 또 뛰어 어딘가로 안전한 곳에서 야윈 몸을 숨겨야만 했다.

 

 '그 절벽을 지나쳐 온 걸까.....'

 

 칠흙같은 어둠 속에서 방향을 가늠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바람소리가 무언가 파르르 파르르 건드리는 소리로 보아, 바로 앞 어딘가에 풀숲이 우거진 곳이 있음에 틀림이

 없었다. 양 손으로 팔을 휘휘 내저어 보니, 주연의 키보다 조금 작은, 제법 크게 자라난 풀들이 만져진다.

 

 '여기다!'

 

 너무 꺾어지지 않도록 적당히 양 손으로 풀들을 가르며 한참을 풀숲으로 들어간다.

 마냥 흐드러지게 바람에 날리는 풀이라지만, 상처 가득한 주연의 몸을 건드릴때면 작은 신음이 흘러나왔다.

 어느정도 들어왔을까...긴장감이 풀리면서 다리에 힘이 풀려버린다.

 그리고 자리에 털썩 누워버린다.

 동이 트기 전까지 잠시 쉬어 가기에는 꽤 괜찮은 장소였다.

 

 

 

 #섬-(강철과 혜리)

 

 

 '어디로 간거야....'

 

 하나씩 손에 움켜 쥔 휴대폰 플래시가 제법 앞길을 밝혀 주지만, 그것만으로 이 넓은 어둠 속 어딘가에 숨어있을

 주연이를 찾아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강철 : 일단, 길 따라 한 바퀴 돌아보자.

 

 혜리 : 걔가 바보가 아니고서야, 길을 따라 도망갔겠어? 길이 아닌 곳에 숨어 있겠지.

 

 강철 : 그럼, 어디에?

 

 혜리 : 모르지. 플래시가 없으면 니 얼굴도 안 보이는데 그걸 어떻게 알아.

 

 강철 : 그럼 뭘 어쩌자는 거야? 이대로 가만히 서 있어 그럼?

 그러게 내가 입조심하고 있으라 그랬잖아!

 

 

 한껏 날카로워진 강철이 혜리의 말에 극도의 예민함을 보인다.

 강철만큼이나 다급해진 혜리도 지지않고 대꾸한다.

 

 

 혜리 : 주연이 있는데서 민석이 얘기한게 누군데 지금 나한테 그래?

 왜, 들어도 괜찮다며? 상관없다며!

 

 

 씩씩대는 혜리의 눈을 강철이 쳐다본다. 자신 만큼이나 이성이 나가있는 혜리와,

 이런 식으로 싸우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두 사람의 목적은 같았다. 주연이를 없애고 유유히 이 상황을 정리하면 되는 것이었다.

 

 이리저리플래시를 비춰가며 의욕없고 긴장감 없는 발걸음이 한동안 계속 되었다.

 그러다 강철의 발걸음이 멈추고, 누그러진 목소리가 이어졌다.

 

 

 강철 : 다시 들어가자.

 

 혜리 : 뭐?

 

 강철 : 어차피 지금은 이 플래쉬로도, 아무것도 안보여. 두 세 시간만 기다리면 동이 틀거야.

 그때 다시 나와서 찾아보자. 어차피 여기 섬 안에 있잖아. 크지 않으니까 둘이 찾으면 그리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거야. 제거하는데도 오래 걸리지 않을거고. 들어가자.

 

 

 강철의 발걸음은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숙소로 향해간다. 그리고 그 뒤를 혜리가 묵묵히 따라가고 있다.

 

 '찾아야만 해.

  잡아야만 해.

  없애야만 해.'

 

  애초부터 그럴 목적으로 이 섬에 들어 온 사람들처럼, 강철과 혜리의 머릿속에는 같은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더불어 그 일을 진행하는 과정이 그리 대단히 어렵고 복잡하지 않다라는 확신이 그들을 더욱 안도하게 했다.

 

 

 

 #섬-(주연)

 

 풀숲에 누워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숨을 다시 내뱉어 본다.

 

 '해가 뜨기 전까지 몇 시간 여유가 있어.

  그 전까지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야 해.

  어디로 가야하는 거지?

  어디에 숨어 있어야 JOE를 만날 때까지 버틸 수 있을까....

 

  과연 그때까지 내가 살아 있을 수는 있을까?

  하아.... 어디서부터 뭐가 잘못 된 건지 모르겠어....

 

  설마... 처음부터 이럴려고 섬에 들어 온 거였나?

  정말 강철이와 혜리 사이에 무슨 관계가 있는건가?

  굳이 저 둘이 달려들어 나까지 죽여야 하는 이유가 뭘까?

  이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충분히 내가 범인으로 몰릴 수 있을텐데....

  굳이... 굳이 나까지....'

 

 여러가지 생각이 복잡해졌다. 한 여름밤의 바람은 이상하리만치 스산하고 거세게 불어왔다.

 

 

 

 #회상

 

 잠시 후 시드니 공항에 도착한다는 안내방송이 들려왔다.

 어슴프레 잠들어 있던 몽롱해진 정신을 가다듬고, 좁은 자리에서 어떻게든 좀 더 편해 보겠다고 이리저리 고개와

 다리를 좌우로 바꿔가며 불규칙적으로 놓인 몸을, 바로 세우고, 고쳐 앉았다.

 길고 긴 시간의 끝이 보이는 순간이었다. 창가 쪽에 앉은 주연은 10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화장실 한번 가는 것도 불편했었지만, 그래도 전혀 힘들지 않았다.

 주연에게는 한없이 자유롭고 행복해질 이곳, 시드니에 도착했으니까.

 

 게이트를 나서기 전, 낑낑대며 주연의 몸집보다 두 배는 더 큰 트렁트 두개를 챙겨들었다. 그리고 잠시 서서,

 백팩 주머니에서 작은 수첩을 꺼내 다시 한 번 확인했다.

 

 'Mr. Dean. 한국 이름은 조 창희.'

 

 출국 전, 한국에서 이미 공항에서 숙소까지 픽업서비스까지 포함하여 도착하자마자 묵을 숙소예약을 마친 터였다.

 게이트를 통과하면서 다양한 인종들이 누군가를 애타게 기다리는 이국적인 풍경 속에서, 주연의 눈동자는 부지런히

 픽업서비스를 해줄 '조창희'라는 사람을 찾았다.

 색색의 인파가 조금씩 사라질 때 까지도 주연을 찾는 단 한사람을 아직 만나지 못해, 크지 않은 공항 복도를

 왔다 갔다 하며, 초조한 마음을 애써 감추려 들었다.

 

 '아! 전화기!'

 

 전화기를 켰다.

 '해외 발신 정지'라는 메시지와 함께 연이어 도착한 문자.

 

 '안녕하세요. 주연씨. 조창희입니다.

  전화기가 꺼져 있어서 문자로 남깁니다.

  급한 사정 때문에 직접 픽업을 못 가서 다른 사람을 보냈습니다.

  이름은 유강철입니다.

  공항 밖으로 나가지 마시고, 1층 공중전화 있는 쪽에 계세요.

  사람이 금방 도착할겁니다. 오래 기다리셨다면 죄송합니다.

  숙소에서 뵐게요.'

 

 다행이었다. 혹시나 일이 잘못된거였으면 어쩌나 내심 걱정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강철: 저기 혹시.... 하주연씨세요?

 

 

 안도의 순간도 잠시 주연의 뒤통수에 대고 누군가 말을 걸어왔다.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한 눈에 봐도 자다 불려나온 티가 팍팍 나는 사람.

 복날 애꿎은 강아지들 도살장에 끌려 나가는 것 처럼, 정겨운 삼선 슬리퍼에 무릎나온 츄리닝,

 성의 없는 모습이 역력했다.

 

 

 주연 : 네. 저예요.

 

 

 짧은 대답과 동시에 주연의 양손에 가득 들려진 트렁크를 받아 끄는 강철.

 

 

 강철 : 오래 기다리셨어요? 죄송합니다.

 

 

 진심없는 무뚝뚝한 사과의 말과 함께 트렁크를 끌며 차가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성의 없는 사과에 주연도 말없이 그 뒤를 따라가서 차에 탔다. 그렇게 두 사람은 숙소로 향했다.

 

 

 한국에서도 천만번은 넘게 봤을만한 길게 뻗은 도로에 가로수 나무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과 별 다를 것 없는 고속도로가 나왔다. 하나부터 열까지 신기했다. 그 신기함과 낯설음이 주연을 설레게 했다.

 

 '그래 다시 시작하자....

  여기에서 다 다시 시작하는거야...'

 

 창문을 조금 내리자, 후덥지근한 바람이 불어 머리카락을 흩날려뜨렸다.

 그리고 다시 유년시절로 돌아가 마치 처음 삶을 시작하는 것처럼 눈을 감았다.

 바람에 날리는 머리카락이, 가만히 가만히 쓰다듬어 주는 엄마의 손길처럼 따뜻하고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그 옆에 운전석에 있는 강철은 그런 주연을 곁눈질로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그런 시선을 느낄새가 없는 주연은 아랑곳 하지 않았다.

 

 '왔다... 드디어... 드디어 왔다.'

 

 마음속에 벅차오르는 기분을 누르려 애썼다. 최대한 티나지 않게, 너무 밝은 모습을 보이지 않게.

 마치 이곳에 있는 어떤 사람과도 꼭 같게.

 평.범.하.게.

 

 

 

 #섬-(주연)

 

 얼마쯤 지났을까. 뼛속까지 파고드는 으슬으슬한 찬 기운에 눈이 떠졌다. 조금씩 새벽이슬이 맺히는지

 몸 군데군데가 축축해져 축 늘어진 것처럼 무거웠다. 손으로 바닥을 더듬어 가방에서 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한다. 4시 42분.

 조금 있으면 환한 태양이 떠오를 시간.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여길 벗어나야 해!

  숙소 근처로 가자. 배가 들어오는 항구 쪽으로 가면 틀림없이 그들이 있을거야.

  숙소 근처에 숨어 있다가 JOE가 오는 시간에 맞춰 그리로 가야겠어!'

 

 누워있던 몸을 일으켜 살며시 자리에서 일어난다. 서늘한 바람소리에 가려져서 인지,

 주위에 아무런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다시 고개를 숙이고 풀숲을 빠르게 걷기 시작한다.

 왔던 길로 되돌아가던 중 조금 전까지 바위에 걸터 앉아 혜리와 이야기를 나눴던, 그리고 얼마 뒤 강철에게

 알수 없는 폭행을 당했던 그 자리에 와있었다.

 어둠에 가려 한 눈에 보이진 않아도, 이미 주연의 눈에 익숙해질 수밖에 없는 그 장소가 더 이상 낯설어 보이지

 앉았다.

 

 '곧 다시 오게 될 거야.

  절대로 여기서 죽지 않을거야!'

 

 잠시 서서 한 맺힌 다짐을 해본다.

 

 '돌아온다.

  돌아온다.

  반드시....돌아온다.'

 

 땀에 젖은 축축한 손을 꼭 쥐고, 다시 발걸음을 옮기는 주연.

 

 그들과 함께 거닐었던 길이 아닌, 조금 떨어진 울퉁불퉁한 샛길을 따라 숙소로 향했다.

 숙소 안에 불빛이 작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조금씩 가까워질수록 주연의 몸이 더 낮춰졌다.

 

 숙소 건물을 감싸고 있는 낮은 담을 따라 뒷편으로 향하면서, 숙소 안의 상황을 살펴본다.

 거실 한쪽 전체가 보이는 통유리를 피해 작은 창문이 달린 쪽으로 슬그머니 기어들어간다.

 

 주연의 눈에 보이는 그들의 머리 둘. 벽에 귀를 대어 보지만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하아... 이제 어떡하지?

  이곳에 일단 숨어 있어야 하나?'

 

 그때, 작게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강철과 혜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코너만 돌면 바로 보이는, 낮에 그들이 마당 한 구석에서 담배를 피우며 이야기를 나눴던 마당 한 구석.

 

 잠잠했던 심장이 다시 요동치기 시작했다.

 이제 더이상 뭘 더 어떻게 해야 할지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크지 않게, 그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강철 : 해가 뜨기 시작 할 무렵부터 나가서 찾아보자.

 

 혜리 : 만약에 못찾으면?

 

 강철 : 찾아야 돼!

 

 

 한껏 날카로와진 강철의 예민함이 극에 달했다.

 

 

 강철 : 찾아. 찾으라구!

 

 강철의 기에 눌려 한풀 기세가 꺾인 혜리.

 

 

 혜리 : 그래.... 그런데 주연이 어떻게 처리하지?

 

 강철 : 밀어야지. 거기에서.

 

 혜리 : 거기?

 

 강철 : 민석이 떨어진 곳. 주연이만 없어지면 다 해결돼. 오래가지 않아 끝나게 될거야.

 

 혜리 : 우리말을.... 믿어줄까?

 

 

 그 순간 강철의 한껏 사나워진 눈빛이 반짝였다.

 

 

 강철 : 그래도.... 안돼면.... 다 죽는거야. 너...그리고...

 

 

 숙소 건물 뒷편에서 손가락 까딱하지 못하고 주연이 듣고 있었다.

 몸이 떨려와 축축한 손바닥을 벽에 대고 숨소리도 내지 않으려 애썼다.

 

 주연은 알았다.

 자신을 죽이고 그리고 혜리까지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혜리는 주연을 죽이기 위한 그저 방패막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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