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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현대물
괴물
작가 : 사열
작품등록일 : 201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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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에 화상 자국, 가슴에 깊은 상처를 지닌 장현성.
험악한 외모 때문에 늘 세상으로부터 외면받아 온 그가 이종격투기의 신성으로 떠오른다.
링네임 "괴물"
늘 고개를 숙이고 사람들을 피하기만 했던 ""괴물""이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프로 파이터 "괴물"로 비상한다.

 
제 5 화
작성일 : 16-07-08 13:28     조회 : 534     추천 : 0     분량 : 6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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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후우, 날씨가 와 이카노.”

 유난히 쌀쌀한 겨울이 시작되려는 모양인지 십이월 말의 칼바람이 무척이나 매서웠다.

 밖에서 일을 보고 바로 가게로 출발한 터라 평소보다 일찍 도착한 혜주가 ‘아, 추워’ 하고 코트 자락을 꼭 끌어안고 종종걸음으로 가게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아가씨들의 출근 시간보다는 이르지만 웨이터들에겐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가게로 들어가자마자 ‘어, 누나!’ 하고 웨이터 범수가 카운터를 정리하다 놀란 듯 그녀의 이름을 부른 걸 보면 말이다.

 “어, 안녕? 와 글케 놀래노?”

 일찍 온 혜주의 모습에 범수가 ‘오늘 일찍 오셨네요!’ 하고 머리를 긁적이자 혜주가 ‘어, 그렇게 됐다’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밖에 약속이 있어가 거 좀 갔다 오는데 생각보다 일찍 끝나서…….”

 “남자 친구예요, 누나?”

 “지랄한다. 남자 친구 있음 이카고 댕기겠나?”

 주점 웨이터는 보통 삼 개월에 한 번씩, 정이 들 만하면 바뀌는데 범수는 벌써 일 년도 넘게 일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그와 제법 친한 혜주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쿨한 그녀의 음성에 범수가 ‘그라몬 누군데요?’ 하고 물음을 던지자 혜주가 별거 아니라는 듯 고개를 흔들었다.

 “친구! 아무튼… 니 혼자 나왔나? 요즘 범수 열심히 하네. 과일은 암만 해도 제대로 못 깎드만 요샌 좀 반듯하고.”

 “아, 그거요? 그거 요즘에 가, 현성이가 다하잖아요. 가 과일 잘 깎데예. 보기랑은 다르게.”

 범수가 웃음을 터뜨리며 머리를 긁적였다.

 그 말에 혜주가 ‘그렇나?’ 하고 조금 시큰둥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깡패 김창호의 소개로 그 후배라는 현성이 들어온 지 거의 2주가 지났다.

 그 2주 동안 하루에 몇 번씩 마주치기만 할 뿐, 딱히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어 자세한 건 알지 못하는 그녀였다.

 애당초 처음 들어오기 전부터 밉상이라, 낙인이 찍혀서 그런지 혜주가 내키지 않는 얼굴로 ‘금마는 뭐, 하는 게 없노?’ 하고 고개를 흔들었다.

 “웨이터가 룸에 들어오지도 않고, 이런 거 청소도 다 니가 하게 하고…….”

 “아, 아니라예. 청소는 벌써 저 오기 전에 가가 다해놨어요. 처음 나올 때부터 계속 그카던데…….”

 자기가 한 게 아니라 뻘쭘하다는 듯 범수가 머리를 긁적이자 혜주가 ‘맞나?’ 하고 그를 바라보았다.

 “예, 아가 보기보다 괜찮던데예? 말수가 되게 적지만서도……. 암튼 저는 몰랐는데, 밑에 다른 웨이타 아들은 가 누군지 다 알데요? 그캐 놓으니까 뺀질거리던 아들도 쫄아가꼬 일도 열심히 하고, 저는 요즘만큼 편한 적이 없어요.”

 웨이터들 중 대장 노릇하고 있는 범수가 자기는 편안하다는 듯 이야기하자 혜주가 그래도 마음에 안 든다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

 “그래도 웨이터가 룸에 서빙도 안 하고 뭐하는 짓이고? 아무리 이 바닥이 그런 바닥이라 캐도 한 달이라도 먼저 들어왔으면 선배 아이가? 내 그동안 가 들어온 거 한두 번밖에 못 본 거 같은데?”

 “그게… 지 생긴 거랑 덩치 큰 거 때문에 아가씨들이랑 손님들 불편해할 거 같다고… 다른 거 다 시키고 그냥 그것만 좀 대신해 달라 카던데예…….”

 외모 이야기가 나오자 혜주가 ‘흐음…’ 하고 다시 멈칫하며 범수를 바라보았다.

 확실히 외모가 웨이터를 할 용모는 아니었다. 마음에 들지 않아서 이것저것 트집을 잡고 싶었지만 딱히 트집 잡을 구석이 안 보이자 혜주가 뚱한 얼굴을 하고서 ‘암튼 확실하게 시키라!’ 하고 괜히 까탈스러운 목소리로 소리쳤다.

 “예! 근데예… 누나, 가 팁 좀 챙겨주면…….”

 “웨이터가 팁 받을라 카면 룸에 빠삭하게 돌아댕기야지. 지가 그래 하는데 뭐, 어떻게 챙겨주노?”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는 듯 혜주가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고 추위에 얼어붙은 몸이 얼추 풀린 모양인지 입고 있던 코트를 벗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범수가 ‘그래도요…’ 하고 머리를 긁적였다.

 “가도 많이 미안해하던데……. 김창호 소개 들어가지고 온 거요. 근데 웨이터가 밤일해가 팁 못 받으면, 그거 누구 코에 붙입니까? 일도 열심히 하는데 좀… 그렇잖아요.”

 “싫으면 때리 치겠지! 굳이 여 와가지고 와 그래 뻐팅기는데?”

 “갈 데가 없어가 그렇다 카던데……. 지도 정확히는 잘 모르겠네예.”

 범수가 더 이상은 잘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흔들었다.

 밤일하는 녀석치고는 사람 됨됨이가 나쁘지 않아 마음을 쉽게 열지 않는 혜주가 가까이 지내는 동생이건만 그래도 이런 모습은 너무 ‘유약’해 보였다.

 “니는 나중에 사기당하기 딱 좋데이. 범수야, 니 그 카다 잘못하면 못된 년 만나가 공사당하고 다 뜯겨뿐다. 조심해라. 닌 너무 착해서 탈이다!”

 깡패 새끼 소개로 온 놈이니 김창호와 다를 리 없다고 확신을 가진 듯, 스물일곱 살의 베테랑 아가씨는 아끼는 동생에게 아낌없는 조언을 했다.

 그 말에 범수가 머리를 긁적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뒤 혜주가 ‘그라몬, 가는 지금 어디 있는데?’ 하고 물음을 던졌다.

 “아, 지금 담배 태우고 있을 걸요?”

 “맞나.”

 그리고 혜주가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누나도 한 대 필라고요?”

 “그래.”

 아직까지 다른 웨이터들은 출근이 늦은 가운데 현성과 범수만이 일찍 출근해 오픈을 준비했던 모양이다.

 가만 생각하니 또 그렇게 나쁜 것 같지만은 않았다. 처음 만났던 날을 떠올리며 혜주가 고개를 갸웃했다.

 “…깡패 될 거라 카드만.”

 창호의 말로는 분명히 같은 깡패가 될 것 같았지만 지금 하는 모습을 보면 깡패와는 거리가 멀었다.

 들어온 경로나 소개해 준 사람 탓에 밉상으로 낙인이 찍혀 아가씨들에겐 외면 당하고 같이 일하는 웨이터들도 겁을 먹어서 거리를 두고 있다.

 심지어 룸에 서빙을 하지 않으니 팁도 여지껏 한번도 못 받았다. 그 말인즉 돈벌이가 시원치 않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굳이 여기 남아 계속 이러고 있는 이유가 뭔지 대체 모르겠다 생각하며 혜주가 담배를 태우는 화장실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러자 벽에 기대서서 홀로 담배를 태우고 있는 현성이 보였다.

 불이 켜지지 않은 쪽에 서서 어둠에 얼굴을 가린 채 멍하니 새하얀 담배 연기만 내뿜고 있는 현성.

 허공을 응시하는 듯 공허한 눈빛에는 스무 살, 그 나이 대에서 찾아볼 수 없는 깊이가 묻어났다.

 그날도 그랬지만 눈에 담긴 무척이나 깊은 슬픔을 보고 있자니 덩달아 우울해질 것만 같았다.

 그 생각에 혜주가 고개를 흔들며 가방을 열고 담배를 꺼내자 그 소리를 들은 현성이 힐끔 고개를 돌렸다.

 “아…….”

 급하게 담배를 끄며 꾸벅 고개 숙여 인사하곤 도망치듯이 걸음을 옮기는 그를 보며 혜주가 ‘어디 가는데?’ 하고 물음을 던졌다.

 “니 뭐 혼자서 내 욕했나?”

 “아… 아닌데예.”

 그런 건 아니라는 듯 아직도 어둠에 숨어 화상 입은 얼굴을 가린 채 고개를 흔드는 그 모습에 혜주가 ‘그라면 뭐?’ 하고 담배를 입에 물고 라이터를 꺼냈다.

 찰칵, 찰칵.

 라이터가 탈이 났는지 불이 붙지 않자 그녀가 현성을 바라보며 ‘불 있나?’ 물음을 던지자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불 좀 줘봐라.”

 그녀의 말에 그가 주머니에 있던 라이터를 내밀자 혜주가 손 대신 담배를 입에 물고 내밀었다.

 불을 붙여달라는 그 모습에 현성이 어색한 얼굴로 라이터를 켜 불을 붙이자 그 불과 함께 험악한 화상 자국이 새겨진 얼굴이 드러났다.

 “후우…….”

 첫날 이후 이렇게 만나본 것은 처음이기에 혜주가 그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자 현성이 다시 고개를 홱 돌렸다.

 “그라믄 가볼게예.”

 “니 내 싫나?”

 “예?”

 “왜 도망치듯 가는데? 사람 기분 나쁘게.”

 거침없는 혜주의 목소리에 현성이 ‘그런 게 아니고예…’ 하고 멈춰 섰다.

 “싫어하실까 봐…….”

 무뚝뚝한 얼굴과 달리 조심스럽게 나온 목소리가 덩치와는 다르게 얼마나 움츠러들어 있는지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었다.

 “잘 아네.”

 직설적인 혜주의 말에 현성이 씁쓸한 얼굴로 ‘예…’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와 그래 여 붙어 있는데? 너거 깡패 선배가 그래 무섭나?”

 도저히 사람이 붙어 있을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일하는 데 제일 어려운 게 뭐냐 하면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마음이 맞지 않는 것인데 여기의 어느 누구도 그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러면 그걸 감수할 수 있을 만큼 돈을 많이 버느냐?

 아니, 그것도 아니었다. 범수의 말대로 팁을 받지 못하면 고작해야 한 달에 기본급 육십만 원밖에 못 들고 가는 게 웨이터 일이었다.

 팁이 주 생명인 일을 하면서 그것도 받지 못하는 와중에 대체 왜 이렇게 붙어 있는지, 그 저의가 뭔지 궁금하다는 듯 혜주가 그를 향해 호기심 가득한 눈빛을 던졌다.

 그 눈빛에 현성은 이러니저러니 해도 자존심 상하는 건 어쩔 수 없는 듯 깊은 한숨과 함께 대답했다.

 “넘 걱정하지 마이소. 다른 데 자리 생기면 갈라 캅니더…….”

 “다른 데 어디 갈 건데? 왜? 김창호 따라가 깡패 할 끼가?”

 비꼬는 듯한 혜주의 목소리에 현성이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잘 모르겠네예. 근데 그건… 진짜 안 하고 싶슴니더. 케가 배라도 타볼라고 생각하고 있심더.”

 그 막막하다는 듯한 음성에 혜주가 괜히 자기가 나쁜 사람이 된 것 같단 기분이 들어 흠흠, 하고 헛기침을 하며 이야기했다.

 “아직 스무 살도 안 된 게 뭐 그런 일만 생각하는데? 돈만 많이 벌면 장땡이가?”

 아직도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있는지 혜주의 목소리에 날이 서 있었다.

 그녀가 자신을 싫어하는 건 알지만 그래도 이렇게 이유 없이 틱틱거리는 건 듣기가 싫었다.

 현성은 눈을 피하던 아까와는 달리 고개를 들어 담담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까불거리기 바쁜 다른 어린 웨이터 녀석들과는 달리 너무나도 진지한 눈빛에 혜주가 움찔하는 동안…….

 “다른 데는 받아주는 데가 없으니까예.”

 그게 현실이라는 듯 현성이 대답했다. 그 대답에 혜주가 그건 변명에 불과하다 이야기하고 싶었던지 한 소리를 하려 했다.

 “그건 니가…….”

 그녀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말 한마디 못 하던 현성이 그녀의 말을 자르며 입을 열었다.

 “여 오기 전에 한 백 군데 들맀심다. 아무도 안 뽑아주데예. 생긴 게 이래 가지고… 사람 대하는 일은 생각도 못 했심다. 그래가 공장은 좀 낫겠지 싶어가 공장에 드갈라 그랬는데 사무소에서 튕겨내데예. 전화를 하면 자리가 있는데 가면 자리가 없다 카더라고요. 많이 거슬리고, 많이 싫어하는 거 알겠는데예…….”

 또다시 깊은 한숨을 내쉬며 현성은 화상 자국이 남아 있는 얼굴을 손으로 가린 채 ‘조금만 기다려 주이소’ 하고 부탁했다.

 그 처연한 모습에 순간 혜주가 할 말을 잃은 듯 멈칫했다.

 “누나는… 생긴 거 때문에 쫓겨나 본 적 없지예? 생긴 거 때문에 괴물 취급당해 본 적도 없지예?”

 그가 부럽다는 듯 물음을 던졌다.

 보통 사람에게는 당연한 일. 그리고 혜주에게는 오히려 ‘호의’와 ‘득’을 더욱더 누리게 해준 것이었다.

 때문에 혜주는 건드리면 안 되는 구석을 건드린 것 같다는 느낌을 받으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라믄 누나는 와 이런 거 하는데예?”

 연이은 그 물음에 다시 한 번 더 말문이 막힌 혜주가 버벅거리며 ‘뭐, 뭐라 카노?!’ 하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빨개진 얼굴과 그 목소리에 현성이 그녀의 시선을 피한 채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심다. 다들 내 때문에 싫어한다 아입니까. 지, 빙시 아입니다. 알 거 다 압니다. 그라니까 좀만 기다려 주이소. 금방… 갈 데만 생기면 가께예. 지금은 진짜… 갈 데가 없심다. 어디도…….”

 세상과 담을 쌓고 마음을 굳게 닫아버린 듯한 그 음성에 혜주는 화를 내려다가 다시 말문이 막힌 듯 담배 연기를 깊이 빨아들였다.

 그녀로선 경험해 보지 못했던 일이기 때문에 단순히 변명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걸… 그런 눈을 하고 있는 사람 앞에서 단정 짓듯이 이야기할 수는 없었다.

 왠지 모르게 자신이 실수를 한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인정하고 싶지는 않았기에 혜주가 자존심을 내세우며 ‘빨리 그랬으면 좋겠네!’ 하고 톡 쏘듯이 한마디 던졌다. 그러면서도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어 고개를 돌려 힐끔 그를 바라보았다.

 하나 그런 시선이나 목소리, 대우에 닳을 대로 닳아서 별다른 감흥도 없는지 공허할 정도로 담담한 눈빛을 한 현성은 ‘지도예…’ 하고 덩달아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칠 뿐이었다.

 처연하고 서럽기 그지없는 그 모습에 점점 미안한 생각이 커진 혜주가 하아, 하고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

 “…니 얼굴은 우에 그래 됐는데.”

 혜주가 선뜻 말을 꺼내지 못하다 현성이 걸음을 옮기려 하자 괜히 미안한 마음에 물음을 던졌다.

 그 퉁명스럽고 짧은 물음에 담긴 미안함을 동정심 같은 거라고 생각한 현성이 걸음을 멈추고 그녀를 힐끔 바라보았다.

 “어릴 때 불장난하다가 디였심다.”

 무뚝뚝하면서도 가시 돋친 그 음성에 혜주가 저도 모르게 움츠러들었다.

 “부모님 속 좀 상하셨겠네. 조심 좀 하지 그랬나.”

 그녀가 담배를 재떨이에 밀어 넣으며 옹알이를 하듯이 웅얼웅얼 이야기하자 현성이 ‘그러셨겠지예…’ 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걸음을 옮겼다.

 그 목소리가 너무 슬프게 들려서 순간 혜주는 멈칫하고 놀란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습관처럼 고개를 숙인 채 걸어가는 뒷모습은 무척 거대하지만 그만큼 슬퍼 보였다.

 너무나도 외로워 보이는 그 뒷모습에 그녀가 ‘내가 무슨 잘못한 거 같이 저래 얘기하노’ 하고 자기는 실수하지 않았다는 듯 애써 고개를 흔들었다.

 하지만 두근두근 뛰는 가슴에 정말로 큰 실수를 한 것만 같고, 또 정말로 몹쓸 짓을 한 것 같아 걱정 아닌 걱정이 들었다.

 “…나쁜 놈은 자잖아. 사람 때려죽인 놈인데…….”

 ‘난 잘못 없어!’ 하고 혜주가 그 마음을 떨쳐내려 했지만 이상하게 ‘그러셨겠지예…’ 하고 고개를 끄덕이던 그 모습이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마치 지금은 세상에 없는 사람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말하던 모습 말이다.

 “아이 씨… 기분 진짜 뭣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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