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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사자이야기
작가 : 빨래가안말러
작품등록일 : 2018.11.1

이억만리 떨어진곳에 심정을 넘겨짚은 불손한 글.

 
20. 사자이야기 5-6 -완-
작성일 : 18-11-22 07:40     조회 : 327     추천 : 0     분량 : 4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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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자이야기 5-6 –완-

 

 주변에는 사방팔방 널부러져 있는 표범 사체들로 가득하다. 제일 끔찍했던 경험을 했던 신은 이제는 앉은채 오른손을 벌벌떨며 그곳에서 멍하니 그것만을 바라본다.

 

 온세상이 유혈낭자되어 있는 그곳에서 신은 더이상 멍하여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 그저 눈이 떠져있길래 떠져있는것이고 숨이 붙어 있길래 쉬는것였다. 그 자체로 자연이였다. 원래 그런것, 항상 그런것, 항상 그렇게 존재한느것. 신은 자신이 살기위해 그랬다면서, 이렇게 하지 않으면 더이상 답답하여 살지 못할거였다면서, 그렇게 위안을 삼는다. 어차피 그들은, 아니 그 상태가 되면 다들 그렇게 한다면서 말같지도 않은 합리화를 시키면서 말이다.

 하지만 돌이킬수 있었다. 그 순간, 멈출수 있었다. 하지만 하지 않았다.

 ‘어차피 결과는 이거 아니겠는가.’

 되돌릴려는 반성에 의미는 조금에 여지도없이 그저 저 우주 어딘가로 던져보낸다. 그게 신에 생존방식이다. 뉘우침이 없는 그것은 이제 신도아니고 인간도 아니다. 그저 살덩어리 이며 기대를걸고 희망을 걸어 만들어 논 그것을 배신한 괴물이다. 망각은 마약이다.

 

 그러면서 연신 거친숨을 토해낸다. 어쩔수 없는것이였다. 이제 앞으로 가야했다. 자신에 마지막이 보인다. 여기가 이 영화판에 끝인것 같아 신은 모든걸 그땅위에 내려놓으채 자신에 몸뚱아리만 일어난다. 그리곤 리처드가 사라졌던 방향으로 나아가기 시작한다. 시작이야 어찌됐든 어떻게 됐든 말이다.

 

 신이 움직이자 멀지않은곳에서 나무에 숨어 이 사태를 관망했던 리처드가 스리슬쩍 나와 그 존재를 알린다. 그리고 그에 걸음걸이와 자신을 맞춰 천천히 그를 이끈다. 신은 그를 따라간다. 그에게 홀려 모든걸 잃은채 모든것을 망각하고 꼬리에 시선을 쳐박은 채 은하라는 본능으로 말이다.

 

 ******

 

 얼마 못가 안개가 걷히고 새찬바람이 왼편에서 휘몰아친다. 머리는 오른쪽으로 쉴새없이 나풀거리고 누더기가 된 옷도 그에 따라 한없이 춤을춘다.

 그 끝에 리처드가 서있다. 절벽끝에 서있는 그에 모습이 이채롭기까지 하다. 마침내 찾은 엘도라도 앞에서 신은 자신에 초라한 모습따위는 잊었다. 이제 그 모습은 표범에 둘러싸여 이쁨을 받던 그것은 온데간데 없어졌다. 전사였고 패자였으며, 야만인 이였다.

 

 -여명이 있는줄 알고 나왔는데 절벽이구먼...

 

 원시인 상태인 그를 리처드는 겸연쩍이 바라본다. 은하는 발밑에 내려다 두고 말이다. 그가 무슨말을 하는지 알아들을수없다. 사자랑 인간이 말이 통한다는것 부터가 말이 안되는 발상이다. 허나 그 꼬라지가 가관찮아 사자는 스리슬쩍 웃어보인다. 그 웃음에 신에 정신이 바짝들기 시작한다.

 

 -웃어?

 -...

 -웃어. 이 사자새끼가!!!

 

 신은 척하고 총을 들어올린다. 총구는 전방을 향하여 꼿꼿이 서고 눈은 잃어버린 초점을 되찾아 항시 그를 잡아먹을듯 노려본다. 곧 튀어나올것처럼 온곳에 핏줄이 그곳에 집중되어 연신 타올라 매섭게 그를 짓누른다. 허나 이미 온몸이 난자당한 신에 기력은 그것을 따라가지 못한다. 더없이 약한 지구력은 곧 그것을 해체시켜놓고 이윽고 신은 피를 토하며 그것을 마무리한다.

 

 -큭..크ㅎ헉...!

 

 신에 마지막도 여기까지인 갑다. 보잘것없는 몸뚱아리가 여기까지 버텨온 것만으로 용한것이였다.

 

 -하...........

 

 신은 이내 총을 든 손을 내려놓고 양무릎을 부여잡고 연신 깊은 한숨을 내쉰다. 그러더니...

 

 -버러지 같은 새끼.

 

 대뜸욕을 한다.

 

 -이 버러지같은 새끼야. 내가 지금 왜 이고생을 해야하는거니?

 내가 너한테 뭔 그리 큰 잘못을 했길래 이러는거야 어!

 

 신은 알면서도 묻는다.

 

 -니네 동족을 죽인거? 뭐 언제적 일인데 이제와서 지랄이야. 어!? 잘살았자나, 그일 끝난뒤에도 잘살았자나!!!

 너네 건들지도 않았자나... 근데 왜 지랄이야!!!!!

 

 -...

 

 -그냥 너같은거 쏴버리면 끝이야.

 

 존재 자체가 잘못된 신이다. 그곳에 있으면 안됬었다.

 애초에... 그곳에... 그리고 이젠 사라져야 할 신이다.

 

 신에 말이 끝나자 리처드는 은하를 다시 입에 문다. 유언은 그쯤이면 됬다 싶은가보다. 그리고 절벽을 향해 돌아선다.

 신은 당황한다. 자신에 그 무언가도 저자에게 먹히지 않는다. 해서 전략을 바꾼다. 타이르려고 한다.

 

 -야! 잠깐. 이거아냐!? 이거아니냐고!!!

 

 ‘이건 영화가 아니다’

 

 -이봐! 사자!!! 그러지마.. 그러지말라고... 봐. 지금 내꼬라지를 봐!

 나 엉망진창이야! 아무것도 없어. 내주위에도 내주변에도 아무것도 없다고. 봐 보라고 좀! 표범!? 어!? 다 쏴죽이고 왔어. 니가 그렇게 증오하는 표범 다 쏴죽이고 왔다고..! 너랑 나랑 같은 처지야. 너랑 나랑 같은 처지라고!!! 자 잘봐라... 봐라!!!

 

 리처드가 반응이 없자 신은 손에 든 총을 땅에 내려놓기 시작한다.

 

 -봐 이거..흐흐흐.. 쓸모도 없는거. 이걸로 누굴지켜. 내 사람 하나도 못지키는 이거 쓸모없어. 가차 없는거야. 봐라 내려논다. 좀 보라고 이자식아. 어엉!?

 

 계속하여 신이 떠들자 리처드가 고개를 살짝 돌린다. 그 여파에 신이 신이나 계속하여 주절거린다.

 

 -봐라. 봐 이총. 이거 진흙탕에 쳐박혀서 제대로 나가지도않아. 쓸모없다고. 자 나 돌아왔어. 예전 그 나약한 피붙이로 돌아왔다고. 너도 돌아와야지 이제.. 이제 내려놔야지 이제...! 너도 돌아와야지 이제!!!

 

 없는말 있는말 다 지어내서 그를 구슬린다. 허나 리처드는 그에 언변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다시 고개를 돌려 그를 외면한다. 그치만 저자에 뉘앙스로 보아, 저자에 일그러진 표정으로 보아 신 저놈도 별수없는 놈이라는게 느껴진다. 그래서 혼자 생각한다. 애타는 건 가지고 놀아야한다.

 

 ‘니가 사파리에 와서 왕이라고 칭할때 부터난 왕이된것이고... 또한 너에 적이 된것이다.

 모든것의 시작은 너다...

 난 그 태초에 시작을 끊는다.‘

 

 

  그리고 일말에 망설임도 없이 은하를 절벽아래로 던져버린다.

 그광경이 신에게 생방송으로 들어온다. 자신이 주절거리든 뭘 하든간에 그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 손써볼틈도 없이, 그녀를 만져볼틈도 없이, 조금에 여지도 그는 주지 않고 그녀를 던져 버렸다.

 여기까지 왜 왔는지 알수 없는 신이다.

 너무나 황당한 상황에 신은 어안이 벙벙해진다. 분노조차 잊어버려 그 현상을 감상한다.

 

 ‘한놈만 살아야지... 영원히... 혼자, 그세계에 갇혀서...’

 

 리처드는 그녀를 떨어트리고 돌아보며 신에게 눈빛을 보낸다.

 그와 그녀석이 눈이 마주친다. 그제서야 신은 사태 파악이 끝난다.

 

 -야!!!!!!!!!!!!!!!!!!!!!!!!!!!!!!!!!!!!!!!

 -...

 -야 이 개자식아!! 야 이 개자식아!!!!!!!!!!!

 지금 뭐하는 짓이야. 지금 뭐하는 짓이냐고!!!!!!!!!!

 

 

 “쿠어어어어어엉!”

 

 리처드가 마지막 포효를 내지른다. 신은 총을 줍는다. 허나 이미 늦었다. 이미 리처드 그도 절벽으로 몸을 던지 후였다. 신은 공허한 화면만을 바라본다. 아무도 없었다. 아무것도 없었다. 그곳에 그 삭막한 절벽위에 신, 혼자였다.

 

 -와!!!!!!!!!!!!!!!!!!!!

 

 탕~!탕~!탕~!탕~!탕~!

 

 신은 절벽끝으로 다가간다. 그리고 리처드가 떨어진 그곳으로 총을 마구마구 난사한다. 한없이 꺼먼 그 절벽으로 자신에 총알이 닿는지 마는지 모르는체 그는 계속하여 총을 난사한다.

 

 -야!!!!!!!!!!!! 이야!!!!!!!!!!!!!!!!!!!!!!!! 우와!!!!!!!!!!!!!!!!!!!!!!!!!!!!!

 

 절규하는 그에 모습만 그곳에 잡힌다. 허나 그것도 지겨웠는지 신은 무릎을 꿇고 무너진다. 이내 땅을 부여잡고 한없이 꺼억대면 울어댄다.

 

 -하아... 하~~아.....

 

 

 아무것도 할수없던 신이다. 아무것도 가지지 못했던 신이다. 일말에 여지도 주지않는 그였다. 그리고 그것을 깨닫고 무너지는 그 모습까지,

 

 

 

 리처드가 바라는 모습이였다.

 

 

 

 

 *****

 

 ‘외로웠나보지. 외로운것 까지 그대로 이어준거지‘

 

 

 운전하고 있는 차안.

 어느새 아이들은 오랜 고행에 지쳐 잠이 들었다. 밖은 어느새 추적추적 굵은 빗줄기가 내려 그에 쓸쓸한 감성만 받쳐준다.

 고독한 서울행에 그는 그녀들이 깨지 않게 숨소리까지도 죽이며 그렇게 조용히 앞만 보며 달려간다.

 혼자만에 공상으로 달려온 그였기에 남들은 골아 떨어져도 그는 끄덕없었다. 그저 자신에 상상에 들어있는 그들이 안타까울 뿐이였다.

 

 ‘그래, 몇명이야.. 몇명만 그것을 깨닫고 그것중에 정말 손에 꼽을 몇명만 그런짓을 하는거야. 폭발하니까. 아니 더 정확한 표현은 그곳에 갇혀 어찌 할수없으니까...’

 

 -후.......

 

 -왠 한숨이래요.

 

 옆에서 자고있던 꼬맹이가 설잠이 들었나보다. 연예인이라 예민한 구석이 있는가라며 그는 생각을 한다.

 

 -왜 한숨이냐니까요.

 

 하지만 옆녀석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계속하여 재촉한다.

 

 -뭐... 그냥 생각할게 있어서...

 

 그냥 얼렁뚱땅하게 넘어갈라 한다.

 

 -에휴... 그럼 좀 작게내요... 몇일 안되셔서 고된것은 알겠는데, 우리 좀있다가 또 무대 서야해요. 이런거 하나하나 다 우리에게 영향 가는거 모르시죠?

 

 ‘괘씸한놈’

 

 -대답 안하세요?

 

 -아 예. 알겠습니다.

 

 -조용히 좀 부탁드려요.

 

 

 결국 그는 그녀에 말에 따를수밖에 없는 존재다. 여기서든 저기서든 간에 그들과 우리는 부처님 손바닥을 피할수 없다.

 일말에 기대는 했다. 저자가 내 얘기를 들어줄까. 허심탄회하게 자신에 상상으로 무거워진 마음을 들어서 회포라도 풀까.

 

 ‘어림없지, 그럼. 어림없지...’

 

 그래. 그것은 어림없는 짓이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그도 깨닫고 옆자리 꼬맹이도 깨닫고 온세상 모두가 알고 있는 그것.

 

 나와는 상관없는 얘기니까 말이다.

 

 니얘기나 내얘기나 여기얘기나 저기얘기나 나와는 상관없는 얘기이다.

 이억만리 떨어진 그곳에서 있는 일이다. 내가 어찌할수없는 일이다. 그저 그는 앞만 보고 달려가면 된다.

 

 ‘하....그래... 그런게 나와 무슨 상관인가 말인가’

 

 

 허나 주변이 조용하면 조용할수록 계속해서 생각나는 그에 공상은, 점점 그를 구닥다리 결론으로 끌고 가버리는것을 느낀다. 그 무거워진 마음에 이 검은숲을 나오고 싶어 영 운전에 집중을 하지 못한다. 결국 망각하고 잊어버린다.

 

 

 -에쒸~!

 

 그녀에 것까지.

 

 -아 좀! 조용히 좀 하자니까요.!

 

 ‘그래 그런것이다.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다. 이억만리 떨어진곳에서 일어난 것이기 때문이다. 그게 옳든 틀리든 간에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그런 얘기이다. 그래 그런얘기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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