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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마초를 삼킨 페미니스트
작가 : 훈장
작품등록일 : 2018.11.8
마초를 삼킨 페미니스트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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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라는 동물에게 아픈 상처를 받은 김태현. 여자라는 동물에게 아픈 상처를 받은 서영희. 그런 두 사람에게는 두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증오하는 대상이 있다는 점. 성별에 맞지 않는 이름을 사용한다는 점. 그런 두 사람은 같은 건물에서 각각 남자와 여자를 대상으로 하는 복수 대행 업체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 사실을 몰랐던 두 사람은 우연한 기회에 그 사실을 알게 되는데.......

 
05 - 이꼬르
작성일 : 18-11-21 14:39     조회 : 308     추천 : 0     분량 : 4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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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에는 백수광과 통화한 기록이 없어요. 대신 대포폰과 통화한 기록이 수십 건 발견되었는데, 그 번호 사용자가 정민철이 고용한 사람 같아요.”

  주효는 또 다른 휴대폰 통화 기록을 보여주었다. 그녀가 지적한 대포폰 통화 기록이었다.

  “이 대포폰 사용자는 백수광과 수시로 통화했어요. 아무래도 백수광이 이 사람 뒤를 봐주는 것 같아요.”

  시답지 않은 흥신소도 동네 경찰 한 명쯤은 반드시 끼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만으로는 정민철이 고용한 흥신소의 규모를 파악할 수 없었다.

  직원은 몇 명인지, 뒤를 봐주는 경찰은 몇 명인지, 모든 게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이젠 어떻게 해요?”

  “그건 태현 씨가 결정해야죠.”

  “구체적으로 어떻게요?”

  동굴 밖으로 슬쩍 목을 뺀 주효는 주변 동태를 꼼꼼히 살폈다.

  엿듣는 귀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그녀 입은 조심스럽게 벌어졌다.

  “곧 정민철이 고용한 흥신소에서 태현 씨를 마킹할 거예요. 그럼 태현 씨는 그 사람을 스토커로 신고하세요. 제가 바로 출동할게요.”

  태현은 재빨리 계산기를 두드려보았다.

  자신을 마킹한 상대편 흥신소를 스토커로 신고한다.

  스토커 누명을 쓴 상대편 흥신소는 뒤를 봐주는 형사에게 연락을 취한다.

  연락을 받은 상대편 형사는 꼬투리를 잡기 위해 태현의 뒤를 캔다.

  최악의 경우, 태현이 속해 있는 페미니스트 비밀단체인 에스엠의 정체가 탄로 날 수도 있었다. 좋은 선택은 아니었다.

  “스토커로 신고하면 그쪽에서도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 제가 직접 만나서 담판을 지을게요.”

  주효는 못마땅하게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괜찮겠어요?”

  “물론이죠. 나머지는 제가 알아서 할게요.”

  태현은 자신만만하게 동굴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기다려라. 곧 내가 간다. 아주 본때를 보여줄 테다.’

 

 

 *

 

 

  “어디서 연락 온 거 없어?”

  “연락? 무슨 연락?”

  “상대편 흥신소에서 우리 의뢰인을 낙태 방조죄로 고소했어.”

  용철에게 숙제를 내준 영희는 접선 장소인 강서구 까치산으로 향했다.

  산 중턱에 멋스럽게 지어진 아파트 단지 근처에는 가물에 콩 나듯 등산객이 지나는 조용한 2차선 도로가 있었다. 그마저도 날이 어둑어둑해지면 인적 한 명 없는 산 비탈길로 변하였다. 두 남자의 노상 아지트였다.

  “네 의뢰인을 낙태 방조죄로 고소했다고?”

  입이 텁텁한 영희는 말을 받기에 앞서 항상 가지고 다니는 목캔디부터 하나 까먹었다. 금연을 결심한 2년 전부터 생긴 습관이었다.

  “우리 의뢰인을 낙태 방조죄로 고소해서 휴대폰 통화기록을 확인한 것 같아. 거기에 내 대포폰 번호가 남아있거든.”

  의젓하게 말했으나, 심장은 두근두근 뛰고 있었다. 역대급 호적수였다.

  “담당 형사가 누구야?”

  “서대문 경찰서 여성청소년과에 김주효 형사야.”

  “김주효 형사?”

  영희는 와작와작 목캔디를 씹어 먹었다.

  “아무래도 그 형사가 여자들의 뒤를 봐주는 것 같아.”

  서대문 경찰서에도 줄이 닿는 형사가 한 명 있었다. 그를 통해 확인한 결과, 김주효의 성별은 여자였고 나이는 김태현보다 한 살 연상이었다.

  “김태현과 성이 같네. 혹시 두 여자가 자매야?”

  “김태현은 형제가 없어. 무남독녀 외동딸이야. 그건 너도 봤잖아.”

  수광은 실실 웃으며 약을 올렸다. 피가 거꾸로 솟는 영희였다.

  “네 대포폰이 노출되었으면 나랑 통화한 기록도 낱낱이 밝혀졌겠네?”

  “물론이지. 바로 그것 때문에 널 보자고 한 거야.”

  “그것 때문에?”

  “혹시 김주효 형사가 내 대포폰에 관해서 물으면 넌 무조건 모른다고 해. 대포폰은 이미 소각해버렸으니까.”

  수광은 코웃음을 실실 쳤다. 심각한 기색은 눈곱만치도 없었다.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정민철을 낙태 방조죄로 고소하면 오민선도 낙태죄로 똑같이 처벌받아. 아마 그쪽도 휴대폰 통화기록만 확인하고 말 거야.”

  김태현은 영희와 똑같은 방식으로 반격하고 있었다. 전문 꾼이라는 방증이었다.

  “수습은 어떻게 할 거야?”

  “어떻게 하기는. 직접 김태현과 만나서 담판을 지어야지. 다시는 우리 의뢰인을 괴롭히지 못하게.”

  급기야 수광은 정신줄을 놓은 사람처럼 낄낄거리고 웃었다. 와작와작 목캔디를 씹어 먹은 영희는 새로운 목캔디를 하나 더 까먹었다.

  오늘따라 유독, 담배 생각이 간절하다.

  “그만하라는 거 아닐까?”

  “뭘?”

  “네가 지금 하는 일. 솔직히 너와는 안 맞는 일이잖아.”

  “……………………”

  뜬금없이 던진 수광의 한마디.

  영희는 뭐라 할 말이 없었다.

  한때 영희에게는 소박한 꿈이 있었다.

  아버지가 되는 것이었다.

  반드시 아버지가 되어서 자신이 받은 상처를 절대 대물림하지 않겠다고 굳게 맹세했었다.

  불 꺼진 방과 불 꺼진 욕실에서.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보다 더한 악마가 나타나 영희를 학대하면서 여자라는 동물을 아예 저주하게 돼버렸다.

  누구나 한 번쯤 품어보는 첫사랑도 마음속에 담아본 적이 없었다.

  여자 혐오증 중증 환자였다.

  “적성 같은 게 어디 있어!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이지!”

  입안엔 삼키기 힘든 쓴맛이 돌았다. 우르르 몰려든 하루살이 떼기 꾀기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였다. 좋은 징조는 아니었다.

  “어쨌건 잘 해결해. 냄비에게 뒤나 밟히지 말고.”

  수광은 영희 어깨를 두드렸다. 처음부터 끝까지 남의 집 불구경이었다.

  “누가 누굴 걱정해. 너나 내 뒤봐주는 거 들키지 마. 나까지 피곤해지니까.”

  한마디씩을 주고받은 두 사람은 성의 없이 손을 흔들며 각기 몰고 온 차에 올랐다.

  영희 목적지는 김태현의 집이었고 수광 목적지는 강서 경찰서였다.

  시각은 단 1초의 에누리도 없는 오후 4시였다.

 

 

 

 *

 

 

  태현과 주효는 북카페에서 순댓국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순대국밥 두 그릇을 아주 큰소리로 시킨 주효는 방앗간에 들린 참새처럼 소주 한 병도 함께 주문했다. 발가락 양말만 안 신었다 뿐이지, 완전한 아저씨 포스였다.

  “조심해서 들어가세요. 돌발 상황 생기면 바로 연락하시고요.”

  “알겠습니다. 언니도 조심히 들어가세요.”

  저녁 식사 겸 반주를 만친 태현은 택시에 몸을 실었다.

  여기서 부각되는 신의 한 수.

  술을 마실 걸 예상하고 사무실에 차를 두고 온 것은 경험에서 비롯된 처신이었다. 그녀는 늘 술을 마셔야만 일과를 마칠 수 있었고 늘 악몽에 시달린다는 잠자리에도 그나마 편히 들 수 있었다.

  그녀와 술은 혼연일체였다. 그녀가 술주정으로 늘 상 하는 말이었다.

  “혜화동 로터리로 가주세요.”

  목적지를 말하자, 택시는 서서히 발진을 시작했다.

  ‘어떻게 생겨 먹은 놈일까?’

  머릿속에는 오직 이 생각뿐이었다.

  “아가씨도 시위에 참석해요?”

  “시위요? 무슨 시위요?”

  “지금 대학로에서 여자들 시위하잖아요.”

  금시초문이었다. 시위에 관한 이야기는.

  “대학로에서 시위가 벌어졌어요?”

  “지금 아주 난리에요.”

  “뭣 때문에요?”

  “여자 몰카 찍는 남자들 강력하게 처벌해달라고요.”

  “그게 정말이에요!”

  태현은 믿을 수 없었다.

  늘 을이었고, 늘 피해자였던 여성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대규모 시위를 벌인단 말인가!

  그것도 몰카 문제로.

  이게 참이라면 대한민국 건국 사상 두 번째로 벌어지는 대규모 여성 시위였다.

  첫 번째로 벌어진 시위는 이른바 축첩 반대 운동(畜妾反對運動)이었다.

  우리나라의 제헌 헌법에는 ‘남녀동권과 혼인의 순결’을 명확히 규정하였음에도 사실상 이 땅의 남자들은 일부이처제를 당연시 해왔다.

  이에 참다못한 조강지처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첩질이 나라 망친다.’는 구호를 목청껏 외쳤고 그 외침은 축첩 청산의 씨앗이 되어, 축첩 정치인, 축첩 군인, 축첩 경찰들을 모조리 이 땅에서 몰아내는 결실을 일구었다.

  그제야 비로소 우리나라는 진정한 일부일처제가 이룩되었다. 이 땅의 조강지처와 여성 단체들이 하나로 똘똘 뭉쳐 무려 10년간 싸워 이뤄낸 성과였다.

  “혜화동 로터리 말고 시위하는 곳으로 가주세요.”

  “거기는 차가 너무 막혀서 갈 수가 없어요. 근처에 세워드릴 테니 운동 삼아 걸어가세요.”

  택시는 이화 사거리에서 멈췄다. 시위대가 외치는 구호는 택시 안에서도 또렷이 들을 수 있었다.

  ‘기재하라. 현종하라. 혁주하라.’

  엄청난 인파가 외치는 울부짖음.

  무지하게도 그 뜻은 알 수 없었다.

  난 대체 뭘 한 걸까? 이토록 대규모 시위가 준비되고 실행될 때까지.

  눈앞에 펼쳐진 장면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택시 기사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시위에 참석한 여성은 무려 1만 2천 명이었다.

  장관도 이런 장관이 없었다.

  이것은 또 하나의 축첩 반대 운동이었다.

 

 

 *

 

 

  여자와 북어는 사흘에 한 번씩 패야 한다. 오죽하면 조상들이 이런 속담을 남겼겠는가.

  [기재하라. 현종하라. 혁주하라.]

  모름지기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다.

  고인(故人)들을 들먹이며 대통령의 자살을 요구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저런 미친년들의 또 다른 이름이 페미니스트였다.

  고로 미친년과 페미니스트는 이꼬르였다.

  “이 원룸에 빈방 있어요?”

  김태현 집은 혜화동 로터리에서 원룸촌으로 통하는 아홉 개의 골목길 중 세 번째 골목 막다른 길에 있었다.

  그 건물 뒤에는 도저히 넘을 수 없는 높은 담벼락이 있었는데, 가스 배관을 타고 간신히 그 담벼락을 넘어도 CCTV가 설치된 유료 주차장이 버티고 있었다. 건물 주변에 딱히 숨을 곳도 없었다.

  이 모든 걸 감안해 집을 구한 듯했다.

  “빈방이 있기는 한데, 누가 쓰실 거예요?”

  인근 부동산으로 들어간 영희는 벽 한편에 붙어 있던 지도 앞에 섰다. 이 근방이 낱낱이 그려진 지도였다.

  “제가 쓸 겁니다. 단기임대로 딱 한 달만요.”

  공인중개사는 크게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입을 벌렸다.

  “거긴 여성 전용이라서 남자는 입주가 안 돼요.”

  “여성 전용이요?”

  “네, 거기는 여성만 입주할 수 있어요.”

  영희는 너무 어이가 없어서 피식 웃고 말았다.

  여자끼리만 산다고 무조건 안전할까?

  되레 나쁜 놈들이 그 점을 노리지 않을까?

  마음속으로 내린 답은 참으로 명쾌하였다.

  여자들에 대한 한심함이었다.

  여자를 해하는 것도 남자이고 위험에 빠진 여자를 구하는 것도 남자인데, 여자끼리만 모여 살다가 범죄라도 당하면 연약한 여자들 힘으로 뭘 어쩌겠단 말인가!

  바로 이런 게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는 꼴이었다. 한심하기 그지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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