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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마도십병
작가 : 조돈형
작품등록일 : 201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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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년의 힘이 이어지다!
그 뜨거운 불꽃은 꺼지지 않고 다시 활활 타오른다!
열혈 대한의 가슴을 더욱 뜨겁게 달굴
거센 사나이들의 장대하고 호쾌한 투쟁의 시간이 다가온다.

 
9 화
작성일 : 16-07-08 11:03     조회 : 528     추천 : 0     분량 : 5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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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4장 그녀는 예뻤다

 

 

 “인석아, 아침 연공할 시간이다! 어서 일어나!”

 “으으음.”

 독심거가 떠나가라 울리는 카랑카랑한 음성에 단잠을 자고 있던 묵조영이 힘겹게 눈을 떴다.

 “어서 일어나지 못해! 아침마다 그리 게으름을 피우면 어쩌자는 것이냐?”

 참다못해 방문을 확 열어젖힌 을파소의 손에는 자른 박을 말려 만든 바가지 하나가 들렸는데 거기엔 보기만 해도 시원할 것 같은 물이 찰랑대고 있었다.

 “어서 일어나지 못해!”

 을파소가 물을 뿌리는 시늉을 하며 재차 소리쳤다.

 “알았다니까요!”

 기겁을 한 묵조영이 황급히 침상을 굴러 옆으로 몸을 피했다. 숙련된 솜씨로 보아 한두 번 해본 행동이 아닌 듯싶었다.

 “어서 나오너라. 해가 중천이다.”

 껄껄 웃으며 몸을 돌리는 을파소의 몸은 팔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걸맞지 않게 경쾌했다.

 ‘중천? 어디가? 이제 겨우 동이 트는 것 같은데…….’

 부끄러운 듯 산등성이 너머로 빼꼼히 모습을 드러내는 태양에 한숨을 푹 내쉰 묵조영은 애써 졸린 눈을 비비면서 방문을 나섰다.

 “좌정을 하여라.”

 묵조영은 군말 없이 을파소의 앞에서 등을 돌린 채 좌정을 하고 눈을 감았다. 그리곤 서서히 운기행공을 시작했다.

 을파소는 한시도 긴장을 풀지 않고 언제나 그렇듯 그의 곁을 지켰다.

 이것이 바로 묵조영이 천마 조사의 진전을 잇기로 결정한 후 무려 칠 년 동안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계속된 하루 일과의 시작이었다.

 세월이란 흐르는 물과 같다[歲月如流]고 하던가?

 묵조영이 을파소와 인연을 맺고 천마의 무공을 익히기 시작한 지 벌써 칠 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사이 열셋의 꼬마 아이는 스무 살의 건장한 청년이 되었고, 을파소의 어깨는 조금 더 꾸부정해졌다.

 천하제일의 무공을 배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것도 정상의 몸이 아니라 몸에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을 지니고 있는 경우라면 더 그랬다.

 을파소로부터 천마호심공을 전수받고 본격적으로 연공을 시작한 묵조영은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하는 것처럼 하루하루가 생사의 갈림길과 같았다.

 까딱 잘못하면 그대로 목숨을 잃은 수도 있을 만큼 연공은 위험했다.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르는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 을파소는 묵조영이 연공을 하는 동안 단 한시도 곁을 벗어나지 않고 전력을 다해 그를 보살폈다.

 그럼에도 위험은 늘 따라다녔다.

 처음 구결을 전수받고 연공을 할 때까지는 좋았다. 너무나도 순조로운 출발에 묵조영은 물론이고 을파소까지 고개를 갸웃거리며 의아해할 정도였다. 하지만 정확히 석 달이 지나고 천마호심공의 성취가 이성을 넘을 때 첫 번째 위기가 닥쳐 왔다. 그동안 잠잠히 순응하는 듯하던 기운이 날뛰기 시작한 것이다.

 가장 먼저 준동한 것은 음양쌍두사의 두 기운 중 냉기로 똘똘 뭉친 음의 기운이었다.

 단전 어귀에서 슬그머니 모습을 드러낸 음기는 묵조영이 미처 신경 쓸 틈도 없이 준동하기 시작했고, 음기의 준동을 눈치 챈 양기도 이에 질세라 고개를 쳐들었다. 음양의 기운이 묵조영의 몸을 양분하며 잠식하기 시작하자 가장 깊숙한 곳에 잠들어 있던 정순한 기운이 둘을 제어하기 위해 꿈틀댔다.

 세 기운은 묵조영의 몸 이곳저곳에서 부딪쳤는데 단전에서 기경팔맥, 머리에서 발끝까지 세밀히 퍼져 있는 세맥에 이르기까지 충돌하지 않은 곳이 없었다. 그 힘을 감당하지 못한 묵조영은 주화입마의 위기에 빠졌다.

 을파소가 만약 그의 몸에서 벌어지는 심상치 않은 기운을 눈치 채지 못하고 또 하루 반나절 동안 본신 진력의 절반을 써가며 애쓰지 않았다면 묵조영은 폭발할 듯 팽창하는 기운을 감당하지 못하고 목숨을 잃고 말았을 것이다.

 그날 이후, 연공은 보다 신중을 기했다. 사소한 변화라도 놓치지 않고 천천히, 몸이 완전히 적응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이어졌다.

 이성의 성취까지 도달하는 데 백 일 정도가 걸렸는데, 삼성에 이르기까지는 정확히 두 배의 시간이 걸렸다. 사성과 오성까지 도달하는 데 걸린 시간은 삼 년이었다. 그사이에도 목숨을 잃을 뻔한 위기만도 일곱 번, 주화입마에 빠져 폐인이 될 위험한 순간에 놓인 것은 헤아릴 수도 없었다. 심지어는 열흘 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혼수상태에 이른 적도 있었다. 그때마다 을파소는 자신의 진원지기(眞元之氣)마저 상해가며 묵조영을 살려냈다.

 오성에 도달하자 천마호심공의 공능이 비로소 발휘가 되는지 연공의 속도가 다소 빨라졌다. 목숨을 걱정해야 할 정도의 위기도 최소한으로 줄어들었다. 그래 봤자 조심에 조심을 하느라 육성의 경지에 이르는 데까지 걸린 시간만 이 년이었다.

 그리고 다시 일 년, 현재는 칠성에 도전하고 있었다.

 

 “또 가는 게냐?”

 아침을 먹고 한가로이 산책을 하던 을파소가 천마조를 둘러메고 집을 나서는 묵조영을 보며 물었다.

 “예.”

 “지겹지도 않느냐?”

 “지겹긴요.”

 묵조영은 인상 좋은 웃음을 씨익 흘리며 길을 재촉하려 했다.

 “참, 지붕에 문제가 있는 것 같더구나. 비라도 오면 물에 젖은 생쥐 꼴이 되겠어.”

 “예, 그러잖아도 갈대를 엮어 지붕을 만들었는데 조금 부족하네요. 오는 길에 좀 더 꺾어오려고요.”

 “서둘러야 할 게다. 비가 언제 올지 몰라.”

 “급한 대로 수리는 해놨으니까 당장은 괜찮을 거예요. 지붕도 내일이면 만들어질 거구요.”

 “알았다. 네가 알아서 잘하겠지. 늦지 않게 다녀오너라.”

 “예.”

 대화를 마친 묵조영은 그의 친구(?)들이 기다리는 천상연으로 향했다.

 

 “응차!”

 가벼운 기합성과 함께 지렁이를 물고 바늘에 걸린 붕어의 모습이 보였다. 언뜻 보기에도 한 자는 가뿐히 넘을 월척이었다.

 “오늘은 재수가 좋네. 첫 수부터 월척이라니.”

 물 위를 스치듯 끌려오는 붕어의 모습을 보며 묵조영의 얼굴이 환해졌다.

 “자자, 잡히느라 애썼다. 우선 쉬고 있어라, 곧 여러 친구들을 만나게 해줄 테니까.”

 입에 걸린 바늘을 빼내고 붕어를 살림망에 넣는 묵조영의 손길은 세월의 힘을 더해 더욱 능숙해졌다.

 “다음엔 어떤 녀석이 걸릴까나?”

 콧노래를 부르며 수초 바로 옆으로 바늘을 던지는 움직임이 경쾌하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기분 좋은 시작과는 달리 이후엔 걸려드는 물고기가 한 마리도 없었다. 평소와 달리 미세한 입질도 없었다.

 “쳇, 첫 끗발이 개끗발이라더니!”

 지렁이를 갈아 끼우기 위해 천마조를 들어 올린 묵조영은 순박한 얼굴에 어울리지 않는 말을 쏟아냈다. 그러다가 피식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나 원, 가까이 있으면 닮는다더니 언제부터 녀석의 말투를 따라 했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은 친구.

 천마 조사의 진전을 잇기로 결정한 것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만난 이후 시간만 나면 함께 어울린 친구의 얼굴을 떠올리는 그의 입가에 미소가 흘렀다.

 “그러고 보니 못 본 지도 꽤 오래됐네. 암굴 수행도 오늘이면 끝날 거고…….”

 말이 좋아 암굴 수행이지, 친구는 그와 함께 뱀을 잡아먹은 일이 들통 나서 백 일 동안 벌을 받는 중이었다.

 “오랜만에 녀석이나 만나러 가야겠다.”

 묵조영은 그 즉시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쓰다 남은 밑밥은 땅에 묻고 지렁이도 풀어줬다. 그리곤 물에 담가놓은 살림망을 들었다.

 “운이 좋구나, 이 녀석. 조만간 다시 만나자꾸나.”

 한데 뭔가를 생각했는지 붕어를 풀어주려던 손을 멈칫거렸다.

 “그놈 성격에 빈손으로 가면 투덜댈 게 뻔하고… 이거라도 가져가야겠다.”

 물속을 뛰어들고 싶어 푸덕거리는 붕어를 다시 갈무리한 그는 마지막으로 부드러운 천을 꺼내 천마조의 물기를 닦기 시작했다.

 ‘응?’

 물기를 닦아내고 막 천마조를 접으려던 묵조영의 신형이 움찔거렸다.

 고개를 돌린 묵조영이 귀를 쫑긋거리며 주변을 살폈다.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나 묘하게 신경을 자극하는 소리가 들렸다. 게다가 미약하게나마 몸에 전해오는 것은 기분 나쁜 살기였다.

 “짐승? 아닌데.”

 혹 무리를 지어 다니는 늑대는 아닌가 잠시 의심했으나 점점 더 가까이 접근하는 기운은 결코 늑대의 것이 아니었다.

 ‘뭘까?’

 묵조영은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챙챙!

 또렷이 들려오는 소리는 병장기가 부딪치는 소리였다.

 ‘젠장!’

 묵조영의 얼굴이 대번에 일그러졌다.

 싸움이 벌어졌다면 아무리 자신과 상관없으리라 여겼던 일도 상관이 있게 되는 법. 그게 바로 무림의 생리였다.

 묵조영의 손이 빨라졌다. 귀찮은 일에 말려들기 전에 피하는 것이 상책이란 생각에 재빨리 자리를 피하려 한 것이다. 하나, 그러기엔 이미 늦고 말았다.

 차르르르.

 수풀이 마찰하는 소리와 함께 천상연의 동쪽 숲에서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새하얀 무복을 나풀거리며 달려오는 사람은 가냘픈 몸매의 여인이었다.

 상처를 입었는지 옷 이곳저곳에 붉은 기운이 보였고, 무복 위에 걸친 백색 장삼은 안쓰러울 정도로 찢겨져 있었다.

 미처 자리를 피하지 못한 묵조영은 긴장된 표정으로 달려오는 여인을 살폈다.

 여인은 삽시간에 거리를 좁혔다.

 그녀가 가까이 다가올수록 묵조영의 눈이 점점 커졌다.

 이유는 간단했다.

 아름답다는 것.

 아니, 단순히 아름답다고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그녀의 미모는 눈부셨다.

 찢어진 의복도, 몸 이곳저곳에 당한 상처도, 전신을 뒤덮고 있는 땀과 먼지도, 그리고 피곤에 지쳐 있는 모습도 그녀의 미모를 가리지는 못했다.

 여인의 몸이 그를 스쳐 지나가는 순간, 그는 아예 두 눈을 질끈 감고 말았다.

 ‘아!’

 묵조영은 다리에 힘이 빠지는 것을 느끼며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다.

 실로 찰나의 시간이었다.

 여인이 수풀을 가르며 나타나는 순간에 숨을 들이켰고, 그녀가 지나가는 것과 동시에 바닥에 주저앉으며 겨우 숨을 내뱉었다. 하지만 그에겐 마치 시간이 멈추기라도 한 듯 너무나도 긴 시간이었다. 그 시간 동안 여인의 모습이 그의 뇌리에 너무나 또렷이 각인되었으니까.

 천상연의 가장자리를 박차며 뛰어오를 땐 비단결보다 더 곱고 아름다운 머리카락이 왼쪽 눈을 살짝 가렸고, 수면에 떠다니는 연잎을 발판 삼아 재차 도약을 할 때는 입술이 살짝 벌어지며 새하얀 치아가 언뜻 보였는데, 햇빛을 받은 치아는 명주(明珠)보다 더 밝게 빛났다. 땅에 발을 내딛는 순간, 그녀는 부상의 고통 때문인지 살짝 얼굴을 찌푸렸다. 고통을 참기 위해 입술을 깨무는 그 모습이 그렇게 안쓰러우면서도 앙증맞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자신을 스쳐 지나가며 슬쩍 던진 눈길. 흑진주보다 더 짙은 눈동자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은 도저히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이 영롱하고 아름다우며 단숨에 혼백을 빼앗아갈 만큼 신비로운 것이었다.

 “서, 선녀(仙女)?”

 몽롱한 표정으로 여인의 뒷모습을 쫓는 묵조영이 떠올릴 수 있는 말은 오직 그뿐이었다.

 “하아!”

 그녀의 모습이 수풀에 가려지자 묵조영의 입에서 절로 탄식성이 터져 나왔다.

 마치 평생을 간직했던 그 무엇인가가 빠져나가는 아쉬움과 안타까움, 무기력에 전율하는 순간 묵조영의 뇌리로 전해오는 음성이 있었다.

 [어서 도망치세요. 위험한 사람들이 오고 있어요.]

 천상의 옥음(玉音)이 이러하련가?

 “아!”

 그 어떤 악기로도 흉내 낼 수 없고, 감히 인간의 힘으로는 범접할 수 없는 아름다운 음성에 묵조영은 또다시 전율했다. 가뜩이나 몽롱했던 눈빛은 그 순간 완전히 풀려 버렸다.

 그것이 일정 수준에 오른 무인이라면 당연히 할 수 있는 전음에 불과했음에도 그는 아무런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저 바닥에 주저앉은 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녀가 사라진 숲만을 하염없이 응시할 뿐이었다.

 일단의 무리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묵조영의 눈에서 여인의 모습이 사라지고 그가 정신적 공황에 빠지고 난 바로 그 직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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