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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사자이야기
작가 : 빨래가안말러
작품등록일 : 2018.11.1

이억만리 떨어진곳에 심정을 넘겨짚은 불손한 글.

 
10. 사자이야기 3-6
작성일 : 18-11-12 15:43     조회 : 326     추천 : 0     분량 : 3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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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자이야기 3-6

 

 바람이 분다. 리처드에 상심한 마음을 촉촉히 적셔줄라 치는 시원한 바람이다. 허나 그 바람을 혼자 맞는 리처드에겐 그것도 곧 자신에 쓸쓸함을 대변하는 상처로 다가온다. 한동안 참아왔던 눈물을 리처드는 그 바람을 핑계삼아 꺼억대면 흘려댄다.

 

 

 -어흑...어...흑...

 

 모든 서러움이 폭발한다. 허나 그 울음소리는 자신에 소심한 성격과 초라한 자세에 비추어 더욱더 퍼져가지 못하고 계속 그자리에 머무른다. 그럴수록 더욱더 리처드는 그 눈물에 자신에 얼굴을 파묻는다.

 

 -어..엉ㅇ어엉..어ㅓㅇ헉 엉엉엉..

 

 그에 뒤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무도 따라오지 않았다. 왜 아무도 없었나에 이유는 묻고싶지 않다. 그저 자기가 자기를 쫓을 뿐이였다.

 

 -왜!!!!!!!

  왜........ 나인거야.... 왜!!!!!!!!!!!!! 다들 날 싫어하는거야.......내가 뭘 어쨋든건데.. 어쩐건데!!!!!!!!!!!!!!!!!!!!!!!

 

 마지막 포효에 리처드에 울음은 그제서야 날개를 달고 하늘로 기지개를 피는가 싶다. 허나 그것도 오직 그에 바램일뿐. 조용한것을 싫어하는 대나무숲 바람소리에 막혀, 채 그 기개를 피지 못한채 조용히 심연속으로 가라앉는다.

 

 

 *****

 

 

 한참을 울고 있는 자세로 땅에 수그린채 있던 그는 더이상 나올눈물도 메마르자 조용히 멍한상태가 되어 앞만 바라보고 엎드려 있는다. 그 누가 자기를 해하지 않는데도 이미 그는 무언가에 짓눌려 그렇게 자세를 잡지 않고는 살수가 없었다.

 그치만 그런 공허한 시간에 지겨움을 자연은 허락하지 않는다. 곧 리처드는 앞에 있는 풀 한포기를 앞발로 살짝살짝 건드리며 해탈에 지경에 빠진채 자신에 슬픔을 망각하려 든다.

 잠시에 공허한 시간은 마음을 정리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시간이다. 그저 멍하니 있는것 만으로 그 시절을 벗어 날수 있으며, 때로는 예전에 슬픔을 잊은 채 자신이 무슨일을 했었는지도 모른채 살아갈수 있다. 리처드는 한동안 풀잎포기를 툭툭 건드리며 그렇게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싫었는지 자연은 그에게 하늘에서 온 사자를 내려 보낸다.

 

 별안간 어디서 나타났는지 어치 한마리가 그에 발치로 내려오거든 그에 앞발에 풀썩 앉는다. 그리고 잠시 리처드를 바라본다. 리처드는 툭툭 건드리던 손을 멈추고 그대로 가만히 있는다. 움직일라 치면 그 어치가 훌훌 날아갈것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착한마음도 잠시. 리처드는 곧 어치와 장난을 치고 싶어지는지 천천히 반대발을 조용히 내민다. 그리고 전광석화같이 그에 앞발로 그 발을 향한다.

 

 팍!

 

 푸르르륵.

 

 리처드에 앞발만 아프게 됬다. 어치는 이내 리처드에 의도를 눈치채고 하늘로 훌훌 날라가 버린다. 허나 그 바람에 리처드는 잠시 공상에서 벗어나 자신에 아픈발을 부여잡고 다른 생각을 떨쳐버릴수 있었다.

 

 -아.........으.........!

 

 너무 쌔게 내리쳤는지 자신에 앞발이 얼얼하다. 그런 자신에 발을 보면서 리처드는 다시 생각에 잠긴다. 어젯밤에 일 때문이여서 그런지 발은 온 곳이 피투성이였고 발톱은 갈기갈기 찢겨 날라갔다. 그 발을 보자 천천히 자신에 모습이 궁금해진다. 주변에 물이 고인곳을 찾아 자신에 얼굴을 확인한다. 거울에 비친 자신에 모습을 보며 그는 천천히 얼굴을 매만진다.

 

 갈기는 사방팔방 나풀나풀거려 온데간데 정신이 없었고 얼굴은 피죽이 되어 주름만 더욱 상기시킬 뿐이였다. 몸통은 군데 군대 난 생채기 때문에 신에게 잡히더라도 더이상 가죽으로서에 쓸모는 없을것 같았다.

 

 리처드는 그런 그곳을 하나하나 이정표를 찍듯 발로 갖다대며 만진다. 때론 문지르기도 하고 어느때는 침을 발라 약처럼 바르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것도 잠시, 계속해서 거울에 비치는 자신에 모습을 보며 이내 리처드는 다시 무너진다.

 

 -어.......흑............... 어흐..........흑...................

 

 어제에 설움이, 지난날에 설움이, 잠시 꿈쳐놧었던 그것이 다시 밖으로 툭 튀어나온다. 그 슬픔을 주체하지 못하는 리처드를 하늘은 가만히 내려다본다. 아무위로도, 아무걱정도, 그 흔한 담요도 그는 그에게 내려다 주지 않는다. 그저 바라볼 뿐이다. 그게 연명에 최선 이라는 것처럼...

 

 그런 하늘을 보며 리처드는 야속함을 느낀다.

 허나 그도 하늘이라는 녀석이 자신에게 어찌해줄 도리가 없는걸 알고 있다. 그저 고개를 푹 숙이고 거울만 바라 보는게 지금 그게 그가 할수 있는 전부다.

 

 

 -난 실패자야...

 

 -난 버림받았어

 

 -난 아무것도 할수없어.

 

 -난 아무것도 할수없는 거야...

 

 리처드는 떠나기로 마음먹는다. 들어왔던 대나무 숲과 반대로 걸어가려 마음먹는다. 그곳으로 가면 그래도 반대편으로 가면 새로운 세상이 있지 않을까. 자신을 받아주는 세상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 기대감으로 리처드는 무거운 몸을 천천히 일으킨다.

 

 그리고 한발 한발 내딛는다.

 

 헌데 그런 생각에 갇혀 한발을 내딛을려는 찰라 별안한 하늘에서 무언가에 소리가 따라 들려온다.

 

 -난 실패자야!

 

 -난 버림받았어!

 

 -난 아무것도 할수없어!

 

 -난 아무것도 할수없었어!

 

 

 -뭐지..........?

 

 리처드는 그 소리에 의아함에 이상함을 느끼고 멍하니 가던길을 멈춰선다.

 

 그러자 다시 그 소리는 반복되어 내려온다.

 

 -난 실패자야!

 

 -난 버림받았어!

 

 -난 아무것도 할수없어!

 

 -난 아무것도 할수없었어!

 

 

 -누구야! 어떤새끼까 날 따라하는거야!

 

 그렇다. 그 소리는 방금 전 리처드가 낸 음성을 고대로 따라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음성도 다시 반복하여 따라하고 있는다.

 

 -누구야! 어떤새끼까 날 따라하는거야!

 

 

 -뭐야! 어떤새끼야! 어떤놈이 날따라하는거야! 잡히면 죽을줄알어!

 

 -뭐야! 어떤새끼야! 어떤놈이 날따라하는거야! 잡히면 죽을줄알어!

 

 

 -놀려대지마 이새끼야! 너같은 거 지금 안중에도 없어!

 

 -놀려대지마 이새끼야! 너같은 거 지금 안중에도 없어!

 

 

 리처드는 자신에 초라한 처지를 보고 누군가가 자신에 처지를 비꼬는 것이라 생각한다. 해서 애써 무시하고 가던길을 가려 마음먹는다.

 다시 발을 옮기는 그런 그에 앞에 하늘에서 무언가가 조르르 하고 내려온다. 그리고 파르르하며 착륙을 완수한다. 그것에 더해 그에 앞에서 그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대놓고 일갈한다.

 

 -놀려대지마 이새끼야! 너같은 거 지금 안중에도 없어! 놀려대지마 이새끼야! 너같은 거 지금 안중에도 없어! 놀려대지마 이새끼야! 너같은 거 지금 안중에도 없어!

 

 리처드는 자신을 따라하는 자가 누군지 눈치챈다. 방금전 자신에 손바닥 위에서 놀았던 어치였다. 그는 본능적으로 그것을 잠재우려 그에게로 뛰어간다.

 

 

 폴싹

 

 

 온힘을 다하여 그 작은곳에 집중하여 그는 점프를 뛰었지만 어치는 약을 올리는지 푸르르하고 다시 하늘로 날아간다. 하늘로 날아가는 어치를 고개를 들어 보며 리처드는 한동안 시선으로만 그를 따라다닌다. 허나 시야에서 안보이자 다시 가던길을 가려 머리를 내리는 찰라. 그에 위에서 다시 목소리가 들려온다.

 

 

 -놀려대지마 이새끼야! 너같은 거 지금 안중에도 없어!

 

 -시끄러 이새끼야. 너 이새끼!! 이새끼!!!!!! 잡히면 죽을줄 알어!!!!!!!!

 

 그 협박에 어치는 더 원없이 자신에 재주를 희끄려 놓는다. 더욱더 발악하여 말을 하기 시작하는 그는 이윽고 그동안 배웠던 모든 것을 쏟아낸다.

 

 -시끄러 이새끼야. 너 이새끼!! 이새끼!!!!!! 잡히면 죽을줄 알어!!!!!!!!

 

 뭐야! 어떤새끼야! 어떤놈이 날따라하는거야! 잡히면 죽을줄알어

 

 넌 아무것도 할수없어!

 

 넌 버림받았어!

 

 넌 실패자야!

 

 

 그에 정신없음에 가뜩이나 지쳐있는 리처드는 노이로제가 걸릴것 같다. 온 천지를 울리고 돌아다니는 그에 음성에 리처드는 머리를 감싸 쥐고 애써 귀를 막으며 다시 한번 아픈 기억을 상기시키는 그 어치에 말을 막으려 애를 쓴다. 그런 그를 아는지 모르는지 어치는 연신 신이나, 했던 말을 계속해서 반복한다.

 그러더니 점차 반응없는 그에 모습에 재미가 없어졌는지 이내 잠잠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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