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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설령 당신이 저를 기억 못해도 저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작가 : 어린꿈
작품등록일 : 2018.11.9

병원에서 태어난 기분이 들었다. 새롭게 시작하고 싶다는 듯이. 눈을 뜨자 옆에서 남녀 성인이 나를 껴안고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나는 무언가를 놓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몇 주후, 부모는 일 때문에 거의 집을 비어 나 혼자서 사는 거나 다름없었다. 조용하고 아늑하지만, 마음 한 구석으로 쌀쌀한 기분이 들었다. 마치 누군가가 없는 것처럼.
어느 때나 다름없는 아침을 맞이하던 중, 집의 초인종이 울렸다. 대낮에 집에 올 사람이 있나? 라는 생각과 함께 문을 열었다. 열었는데...
"주인님~!"
위험한 말을 하는 소녀를 만나고.
"이거 어때요~?"
쇼핑같은 데이트를 하고.
"언제까지 지상계에 머무르고 있을 거지?"
라며 하늘 위의 나라인 천상계인이라고 주장하며 미첼을 추궁하는 사람도 만났다.
평범하지 않은 계속되는 만남. 평범하지 않은 우연이 나 - 남수현의 평범한 인생을 뒤바꿨다.
"설령, 주인님이 저를 기억 못하셔도... 저는 주인님을 사랑하는 걸요...!"
라고, 천사가 웃었다.

 
귀엽고 위험한 소녀를 만났습니다. - 3
작성일 : 18-11-11 22:41     조회 : 289     추천 : 0     분량 : 4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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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님!"

  목소리가 귓가에 울려퍼진다. 그 소리에 눈을 살며시 뜬다. 전등이 눈부셔 질끈 감았다가, 다시 천천히 떴다. 뭔가 뒷통수가 부드러운 느낌이 나는데 기분 탓인가. 눈을 떠보니, 눈앞에는 왠 여자애의 얼굴이 보였다.

  "주인님! 괜찮아요?"

  "...?"

  아, 이게 말로만 듣던 무릎베개인가. 미첼의 무릎은 부드럽고 따뜻... 아니, 그만 표현하고 눈을 감자.

  "...아니, 안 괜찮아..."

  약간의 사실과 좀 더 미첼의 무릎베개를 느끼고 싶다는 욕심 반반 섞여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살짝 옆으로 누워 볼을 무릎에 갖다댔다. 마음이 편안해진다. 뭔가 변태같지만,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거다.

  그나저나...

  - 방금 건, 꿈인가?

  꿈치고는 생생하다. 생생하기보다는... 뭔가 과거의 이런 일이 있었던 것만 같은...

  - 머리가 아파온다.

  "...윽..."

  "괜찮아요...?"

  고개를 끄덕였다. 이럴 떈 치유가 필요하다! 더욱 볼을 비벼댄다. 따뜻한 체온이 머릿속으로 흘러들어와 아픔을 눌렀다. 미첼이 약간 이상한 소리를 내는 것 같지만 기분 탓으로 넘어가자.

  다시 생각해볼까. 꿈에서 보았던 그 광경은, 언제나 반복되는 꿈이다. 어느샌가 나는 꿈 속에서 땅에 누워있고, 주변에는 항상 강아지 한 마리가 날 자기 발로 치고 있다. 나는 일어서고 싶지만, 이상하게도 온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일어서기가 힘들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생생하게...

  - 비린내가 코를 찔렀다.

  피 냄새라는 건 알고 있다. 그치만 내가 왜 도로에 뻗어있고, 피가 나는 이유는 정작 알지 못했다. 어째서일까. 이유를 알고 싶다.

  - 또 머리가...

  신경쓰지 않고, 생각에 집중했다.

  "주인님..."

  "...아..."

  "만져도 되긴 하지만... 너무 부끄럽네요."

  어느새 미첼의 허벅지 부분을 꽉 쥐고 있었다.

  "...미안..."

  살며시 허리를 일으켰다. 잡혀가지는 않겠지? 누군가 이 상황을 보지 않는 이상 나는 잡혀가지 않을 것이다. 물론... 아무도 보지 않았다면 말이다.

  그런데...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더라? 기억이 나지 않아 나는 신경쓰지 않기로 하고 소파에 기대었다. 아직 손에 남아있는 따뜻함에 나는 문득 부끄럽다고 생각했다. 무의식이라고는 하지만, 미안해지는데...

 

  "어쨌든, 너는 미첼에... 내가 기억을 잃기 전에 애완동물이었다... 이거야?"

  "네!"

  내가 기억을 잃은 건 어떻게 안 거야?

  "근데 동물이라면 강아지나 고양이... 이런 거 아니야?"

  "...아..."

  동물의 모습이 아닌, 사람의 모습에 나는 당연히 의아할 수밖에 없지만 그녀가 보여준 '강아지 귀' 에 믿어야 할 지 말아야 할 지를 고민하고 있었다. 의심해봤자 아무런 손해도 없지만... 왠지 모르게 그렇게 생각해버리고 말았다.

  "주인님은... 기억 안 나시는 거에요?"

  "..."

  침묵. 무겁다. 입을 떼기가 힘들다. 응, 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뜻대로 입이 움직이지 않았다. 의심스럽다고 생각하면 응, 이라고 답하는 게 제일 나은 방법인데 어째서 나는 답하지를 않을까.

  - 몸이 그렇게 반응하고 있다.

  정말로 내가 의심하고 있는 거라면, 어째서 나는 말을 하지 않는가. 답은 나와있지 않을까.

  - 이 소녀는, 기억을 잃기 전의 나랑 알고 있다는 것.

  무엇보다 이 소녀는 날 주인님이라고 불렀다. 확신에 찬 목소리로, 처음에 만나자마자. 너무 큰소리였다는 게 그랬지만. 그래도 어떤가. 미첼은 다시 날 만나서 기쁜데.

  마음을 먹고,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말했다.

  "미안... 기억이 안 나."

  "..."

  분위기가 무거워졌다. 드라이아이스를 풀어놓은 것처럼 공기가 차갑고 미첼의 표정이 한 번 더 굳어졌다.

  "잠깐, 잠깐... 너무 슬퍼하지 마. 너도 기억이 안 나지만... 나 자신도 기억이 안 나."

  "에...?"

  굳은 표정에서 당황하는 표정으로 바뀐다. 감정 기복이 심한 애일세.

  "모르겠어. 며칠 전부터 이래 왔어. 전에 내가 무엇을 했는지도 몰라. 더 심한 건 오늘이 며칠인지도 몰랐어."

  "기억... 상실증... 같은 거에요?"

  "거의 그럴 것 같아."

  내가 처음 눈을 떴을 땐 병원 침대에 누워있었다. 주변에는 부모로 보이는 성인 남녀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내 손을 붙잡았다. 괜찮다고. 다행이라고. 죽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하지만 그 때는 내 이름이나, 부모의 이름, 심지어 내 나이도 몰랐다. 부모님이 내 이름 수현과, 나이를 말씀해주시고, 그리고는 이제 푹 쉬라고, 아무데도 가지 말라는 말을 듣고서 나는 계속 혼자 살았다. 친구도 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나질 않는다.

  퇴원하기 전, 의사의 말을 들어보니 기억상실증이라고 했다. 생활에는 지장이 없지만, 너무 억지로 기억해내려고 하면 머리가 아플 거라고 하긴 했다. 두통을 참으면서 생각을 해내려고 했지만, 중간에 나도 모르게 의식이 없어졌다.

  "그러셨군요... [ 저... 때문에... ] "

  "기억을 잃은 게 왜 네 탓이야?"

  "아... 아니에요. 타이밍을 잘못 잡았나, 싶어서요."

  "괜찮아. 너가 와줘서 심심하지는 않게 돼서."

  얼굴을 들이댄다.

  "진짜요?"

  "응...?

  너무 가깝다. 미첼의 숨소리가 느껴진다.

  "정말 정말 정말요?"

  "어... 어! 정말이지! 안 그래도 혼자였는데. 얼마나 외로웠는지 몰라."

  만족스러운 대답을 들은 건지 이제서야 떨어졌다. 위... 위험했다. 하마터면 이성이 날아갈 뻔했어.

  "다행이다..."

  "...?"

  뭐가? 라고 물으려는데 너무나 행복하게 웃는 미첼의 모습을 깨기가 싫어 목 너머로 삼켰다. 행복은 잠시지만, 잠깐이나마 즐기는 게 인생이 아닐까.

 

  미첼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다가 오히려 자기가 피곤해서 잠에 빠져버렸다. 귀엽게 새근새근 거리며 내 무릎을 베개 삼아서 자고 있다. 나도 무릎베개 해줬으니, 너도 무릎베개를 하라는 식인가. 그런 의도는 아니겠지.

  무릎에 머리를 놓아서 무거울 줄 알았는데 그렇게까지 무겁지는 않았다. 내가 머리를 댔을 땐 무겁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 말도 안 했으니까 상관은... 없으려나.

  하지만 아직도 생각하게 된다.

  - 이 소녀는 '왜' 인간의 모습으로 날 찾아온 걸까.

  기억을 잃기 전의 애완동물이라고 한다면 동물일텐데, 기억을 잃고 나서는 왜 사람의 모습을 띄고 날 찾아왔을까. 애초에 동물에서 사람으로 변할 수나 있나? 요즘 최첨단 과학 기술이 그 정도까지는... 하지 못한다.

  지금 시각은? 3시가 다 돼간다. 벌써 3시간이나 이야기 했다니.

  일단은 밥이나 만들까. 내 무릎을 베개 삼아 누운 미첼의 머리를 살짝 들어 그 밑에 쿠션을 갖다놓았다. 깨지 않게 조심해야지. 가벼운 머리를 조심히 내려놓고 소리가 나지 않게 일어나 주방으로 향했다.

  후라이팬을 꺼내 가스레인지에 올려놓고 냉장고를 열어보았다. 햄이랑 채소... 그리고 2명이서 먹기에 적당한 밥. 우연이겠지? 계란은 보란 듯이 많이 남아있다. 대충 머릿속으로 그려낸 것은 볶음밥 정도였다.

  밥을 먼저 넣어 약한 불로 데우고 그 위에 햄과 채소를 투척. 그리고 식용유를 살짝 뿌렸다. 그리고 고소한 냄새가 날 때까지 잘 저어주면 끝! 이렇게 쉽고 노하우인 요리가 어디있을까.

  그리고 다른 후라이팬을 꺼내 다른 가스레인지에다가 올려놓고서 식용유를 뿌린 다음에 약한 불로 놓고, 또 작은 접시를 꺼내 거기다가 계란을 깨서 젓가락으로 풀어주고 후라이팬에 올렸다. 알맞게 익어가는 계란 후라이랑 볶음밥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콧웃음을 치고 말았다.

  "흐아암..."

  타이밍 좋게 일어났네. 살짝 봤는데 귀엽게 기지개를 핀다.

  "일어났어?"

  "흐아앙... 주인님...? 뭐하세요...?"

  "요리하지, 뭐하겠냐."

  "...설마... 보신탕 아니죠...?!"

  난 생물의 목숨을 존중하는 사람이다.

  "아니야. 볶음밥. 너 몫까지해서. 다 됐으니까 여기 와서 앉아 있어."

  "사료면 되는데..."

  "지금은 사람이잖아. 사람한테 사료 먹일 생각 없으니까 밥 먹어."

  내 그릇과 미첼의 그릇에 볶음밥을 적당히 나눈 다음 계란후라이를 한 걸 그 위에 얹었다. 입맛에는 좋으려나... 약간의 걱정도 있었지만, 부디 입맛에 맞길 바라며 나는 미첼에게 그릇을 넘겼다.

  한 숟가락 퍼서 먹는 미첼. 나는 그 모습을 본다. 심사위원이 시식을 한 다음 평가를 기다리는 것처럼 왠지 모를 긴장감이 공기를 떠돌았다.

  "맛있어요...!"

  통과다! 속으로 환호를 지르며 나는 미소를 지었다.

  "다행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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