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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키워서 잡아먹을거다
작가 : 플로라
작품등록일 : 2018.11.1

"오라버니, 어릴 때부터 한 집에 살았고 이만큼 친하면 그게 남매죠. 피가 섞였어도 원수 같은 남매가 있듯이, 피가 섞이지 않았지만 남매인 사이도 있는 거랍니다.”

환히 웃는 벨과는 상반되게 그의 반듯한 미소가 비틀어졌다.

‘어떻게 얻은 기회인데... 남매? 개나 주라지.’

(남주) 회귀, 계략, 상처, 집착, 순애보, 제국제일 검, 공작
(여주) 능력, 명량, 다정, 외유내강

 
벨과의 1년 (6)
작성일 : 18-11-11 22:35     조회 : 257     추천 : 0     분량 : 5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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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기사님, 오늘 어쩔 거예요?”

 “...응?”

 “기사님이 사고 치셔서 별로 놀지도 못했는데 이미 야시장 파장분위기 라고요.”

 그가 그 말에 주위를 돌아보니 원래도 얼마 없던 천막은 거의 다 걷혀있었고, 불빛도 꺼져가려고 했다.

 아까까지만 해도 바글거리던 사람들도 다들 집으로 들어갔는지 얼마 없었다.

 “미안...”

 밝아졌던 그가 다시 시무룩해졌다. 벨은 그런 기사님을 보며 살짝 웃었다.

 

 “잘못했죠?”

 “응...”

 “그러면 저기에 곰 인형 몇 개만 따주세요. 그러면 용서해 드릴게요.”

 벨의 시선이 있는 곳으로 눈을 돌리니 막 장사를 정리하려는 가게가 보였다. 장난감 화살과 인형들이 산더미로 쌓여있는 것이, 저 화살을 쏘아 인형들을 따는 것 같았다.

 ‘화살...나는 모든 무기를 다 섭렵했지!’

 그가 우울해진 얼굴을 펴고 당당하게 말했다.

 “알겠다. 내가 모조리 다 따오마.”

 “아뇨, 그냥 몇 개만... 벌써 가버렸네...”

 

 순식간에 천막 안으로 뛰어간 그가, 천막의 주인아저씨에게 양해를 구했다. 그러자 주인아저씨는 장사도 잘 안 된 오늘, 이게 웬 떡이냐며 손님을 덥석 물었다.

 핑- 피융-

 그리고 정확히 1분이 지나, 손님을 보며 헤벌쭉 웃던 그의 얼굴이 썩어 들어갔다.

 “와... 역시 제국 제일의 기사님이 맞으시네... 저걸 다 중앙에 맞추다니...”

 그는 몇 분 지나지도 않아 가게에 걸려있는 모든 인형들을 싹쓸이 해왔다. 곰 인형, 토끼인형, 너구리인형...

 양손에 다 들기도 힘들었다.

 

 “기사님, 저는 몇 개만 말했는데 다 따오시면 어떻게요. 저 가게 망하겠어요.”

 “많으면 많을수록 더 좋잖아.”

 “대신에 저 천막주인이 슬프잖아요. 정말 못 살아요.”

 벨은 가게의 주인장에게 죄송한 마음과 불쌍한 마음이 스쳐갔지만, 그냥 운이 안 좋거니... 생각하고 말았다.

 ‘죄송해요... 그냥 제국 제일의 기사를 실물로 영접한 것을 위안으로 삼으세요...’

 어쩌겠는가. 이미 인형들은 자신의 손에 들어왔고, 다시 돌려주기에도 뭐하다.

 

 ***

 

 “기사님, 그래서 오늘의 목적을 달성하셨나요?”

 “무슨 목적?”

 둘은 마감하는 야시장을 뒤로한 채 공작가로 다시 돌아갔다.

 벨의 품에는 커다란 인형들이 몇 개나 안겨 있었고, 아론은 손에 컵케이크 박스를 주렁주렁 들고 있었다.

 

 “야시장에서 놀면서 재미있고 싶다고 하셨잖아요. 재미있었어요?”

 “물론이다.”

 “사람 때리고 치안대가고 푸닥거리를 다 했는데요?”

 “응.”

 벨이 신기하다는 듯 그를 봤다. 그가 벨을 빤히 바라보더니 조금 주저하며 말을 꺼냈다,

 

 “사실 조금 무서웠다. 네가 나 싫어할까봐...”

 

 “...제가요? 왜요?”

 “이제까지 중에서 피칠 해 있는 가장 무서운 모습 보여줬잖아.”

 “처음 만났을 때도 피에 덮여있었는데요 뭐.”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무서운 모습을 한 그의 손을 잡고 공작가에 온 것도 신기한 일이였다. 샤벳을 잃어서 살짝 미쳤었나.

 벨이 그때의 일을 생각했다. 별로 안 된 것 같았는데, 벌써 한참이나 지난 일이었다.

 ‘그러고 보니 그 때는 기사님도 엄청 무서웠는데 지금은 그냥 아이 같은 어른 같잖아...’

 벨이 신기하다며 피식 웃는데, 그는 여전히 우울했다.

 

 “그런가...? 하지만 그 때는 전장이여서 어쩔 수 없었지만 이번은 아니었다. 사람들은 그렇게 피칠 해 있고 화내고 고함지르는 모습을 보면 안 좋아한다.”

 그의 심각한 어조를 듣고는 벨도 헤실거리던 얼굴을 걷고는 다시 이야기에 집중했다.

 “그건 당연한 거죠. 그런데 공작님도 그것을 알고 계실지는 몰랐어요.”

 “내가 어렸을 때에 공작가의 많은 사람들이 나를 불쌍하게 보더군.”

 공작가의 시종인들은 그가 저주에 걸렸다는 사실까지는 몰랐어도, 화만 내는 아버지와 그 아버지 때문에 미쳐가는 어머니 사이에서 난 그를 불쌍해했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였다.

 “내가 계속 화를 내고 점점 더 폭력적여 지면서 나를 피하기 시작했지. 기사들도 나를 따르는 것 같지만 사실 내가 폭력적으로 다뤄서 공포에 따르는 것이다.”

 “... ...”

 “그래서 너도 그렇게 될 것 같았다. 이제 이런 나에게 질려버린 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럴 리가요. 그리고 제가 보기에는 아까 그 기사님들이 공작님을 존경하는 것 같던데요? 공작님이 아무 이유도 없이 사람들을 패지 않았을 것이라고 하셨어요.”

 “...그런가...아마 네 앞이 여서 그랬을 것이다.”

 벨이 자신의 위로에도 펴지지 않는 기사님의 얼굴을 보고는 인형들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새끼손가락을 쫙 폈다.

 갑자기 눈앞에 들어오는 보이는 손가락에, 그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자, 기사님 새끼손가락도 여기에 걸어요.”

 “새끼손가락...?”

 “귀족들은 어떨지 몰라도 저희들은 새끼손가락 걸면서 약속하거든요. 어서요.”

 “...그래.”

 그가 영문도 모른 체 벨이 시키는 대로 새끼손가락을 잡았다. 벨은 연결된 두 손을 보며 기도하듯 눈을 감았다.

 

 “약속할게요. 저는 어떤 일이 있어도, 그 일이 아무리 심각해도, 영원히 기사님을 싫어하지 않을 거예요.”

 “... ...”

 “이렇게 약속드려요. 아까 말 못 들었어요? 우리는 운명이라 하는데, 그런 관계가 싫어하는 관계로 변할 리가 없잖아요.”

 벨이 서로서로 꼭 걸려있는 손가락을 흔들며 웃었다.

 “그래... 믿는다.”

 그의 얼굴도, 꼭 연결된 두 손을 보며 조금씩이나마 펴졌다.

 

 ***

 

 영원히... 영원히 나를 싫어하지 않는 다라...

 사람의 말 믿을 것 하나도 없다고 머릿속으로는 알고 있지만 벨이 그리 말해주니 신임이 갔다. 살짝 미친 늙은이가 한 말이지만, 그 운명이라는 말에도 신임이 갔다.

 

 ‘영원히 기사님을 싫어하지 않을 거예요.’

 ‘영원히.’

 그 말이 주는 무게감이 마음에 들었다.

 

 ***

 

 “선물- 선물- 선물--”

 “갑자기 웬 선물이요?”

 “어제 기사님이랑 야시장에 다녀왔잖아, 그런데 오는 길에 기사님이 선물을 준비해 놓으셨다면서, 내일 부엌으로 가보라는 것 있지.”

 이비가 벨의 설명을 듣고 오늘 아침의 믿을 수 없는 일을 이해했다.

 항상 조금이라도 더 자려던 벨이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자발적으로 옷을 갈아입고 부엌으로 달려간 것이다.

 

 “이비, 드디어 부엌 앞이야. 완전 기대되지 않아?”

 “아가씨 선물인데 제가 왜 기대되겠어요, 어서 문 열어봐요.”

 “응! 자, 두구두구두구”

 벨이 두 눈을 꼭 감고 문을 활짝 열었다.

 눈앞에 보이는 기사님과 그와 이야기 하는 금발머리 파티시에... 금발머리? 공작가의 파티시에는 갈색머리를 가진 푸근한 아주머니인데?

 벨이 잠시간 이해를 못 하는데, 그 옆의 이비가 꽥- 고함쳤다.

 

 “꺅! 아가씨, 야시장의 명물인 그 컵케이크 파티시에예요!”

 기대 안 한다는 이비가 벨보다 더 호들갑 떤다. 이비의 목소리에 공작과 얘기하고 있던 제빵사도 고개를 돌렸다.

 그가 매주 보는 익숙한 얼굴을 보고는 활짝 웃었다.

 “하하, 안녕하십니까. 오늘부터 공작가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우와... 대박!”

 벨이 잠시 멍하게 서 있다 기사님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기사님, 설마...?

 

 “큼, 뭐. 어제 그리 맛있어하지 않았나. 이 큰 공작가에 일하는 파티시에가 한 명 이라는 것이 부족하게 느껴지기도 했고 뭐...”

 말은 그리하지만 벨은 공작가의 주인인 기사님이 달달한 디저트 종류는 거의 먹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또한 저 제빵사님은 소녀취향의 달달한 것이 주 전공이라는 것도 안다. 오색이가 양 손을 가슴 위에 얹고 감동이라는 듯 말했다.

 

 “기사님... 저를 위해서...”

 “큼, 큼! 뭐 너도 나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하고! 큼!”

 “기사님, 완전 많이많이 사랑해요!”

 벨이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겠다는 듯 달렸다, 기사님을 향해서. 그리고 그대로 기사님의 품에 안겼다.

 “뭐, 뭐냐. 이게 뭐하는 짓...”

 그는 두 손을 어디에 놓아야 할지도 몰라 하며 뒤로 엉거주춤 물러났다.

 

 “뭘 당황해요. 우리 거의 매일매일 안잖아요. 이것도 똑같은 거예요.”

 “아, 아니... 그게...”

 분명 매일매일 안았는데 지금은 뭔가 다른 것 같다. 정의할 수 없는 그런, 두근거리는...물론 화날 때에도 두근거리지만 그것과는 다른 무언, 그런 두근거림 말이다.

 “기사님, 정말 감사해요.”

 “너, 너를 위해서 한 것이 아니래도 그러네.”

 그 날, 금발의 파티시에는 공작가의 커다란 부엌에서 커다란 케이크를 만들어 모두에게 돌렸다.

 공작가는 이제껏 먹었던 견과류 케이크가 아닌, 초콜릿 케이크를 먹는 것을 감사하며 눈물을 흘렸다.

 

 ***

 

 그날부터 너는 조금씩 변했다. 항상 나와 함께 있어주겠다는 너는 항상 간식 먹는 시간쯤 사라졌다.

 처음에는 30분, 조금 지나서는 1시간, 2시간, 3시간... 가끔은 저녁 먹기 전에야 돌아오기도 했다.

 “샤벨, 요즘 어딜 그리 가느냐?”

 “앙드레님에게 가요. 가면 항상 달달한 디저트를 주시거든요.”

 “...앙드레?”

 “네. 정말 요즘은 더 맛있어 졌다니까요.”

 바삐 머리를 땋는 너를 보며 나는 책상에 삐뚜름하게 걸터앉아, 더 삐뚜름한 목소리로 말했다.

 “... 나한테도 론이라고 불러봐라.”

 “네에?”

 “내 애칭이다. 그 제빵사는 이름으로 부르고 왜 나는 항상 ‘기사님, 기사님’ 이렇게 부르느냐.”

 “그, 그야 기사님은 귀족이시잖아요...”

 너는 어색한 얼굴을 하며 쌩하니 밖으로 나가버렸다. 그렇게 내가 몇 번이나 부탁해도 들어주지 않았다.

 입에 붙지 않는다, 귀족이다, 어색하다... 갖가지 이유를 붙이며 말이다. 혹시 직감적으로 ‘론’이라 부르면 안 된다는 것을 알아차린 것일까?

 

 귀족 세계에서 이름은 참 중요한 것이어서 성은 모두가 부를 수 있지만 이름은 허락된 자에게만, 애칭은 친구 같은 친한 사이.

 애칭을 더 줄여서 한 글자만 부르는 경우는 가족과 연인만이 가능했다. 그러니 너는 직감적으로 ‘론’이라 부르면 안 된다는 것을 알아차렸을지도 모른다.

 

 또 한 가지 더 변한 것이 있었다. 너는 나에게 ‘영원히’ 화내지도, 싫어하지도 미워하지도 않겠다고 했는데 잠시 동안이지만 화를 냈고 말을 걸지도 않았다.

 아마 그 앙드레라는 남자에게 칼 소리가 너무 시끄럽다고 뺨을 몇 대 친 이후였을 것이다.

 원래라면 나를 꼭 안아줬을 너는, 그 앙드레라는 남자에게 달려가 뺨을 걱정스레 바라보며 손으로 감쌌다.

 

 “괜찮아요? 많이 부었어요.”

 “걱정해줘서 고마워요. 하지만 정말로 괜찮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요.”

 “괜찮다니요, 이렇게 아파 보이는데...미안해요.”

 그 순간 나는 그 공간에 존재하면 안 되는 기분이 들어서 그냥 조용히 조리실에서 나왔다. 그리고 너를 계속 기다렸는데, 그 날 너는 끝내 오지 않았다.

 나는 앙드레라는 사람에게 사과를 하지 않아 네가 화난 것 같아서 다시 찾아가 사과도 했다. 그런데도 너는 계속 나에게 퉁명했다.

 며칠 후에 나에게 사과를 했지만, 아직도 그 순간이 잊히지가 않는다.

 

 너 뿐만이 아니라 나도 변한 것이 있다.

 너와 함께 있으면 그저 잔잔하고 평안했던 기분이, 조금씩 요동치기 시작하더니 수시로 두근거렸다.

 처음에는 너의 효과가 떨어졌구나 싶었는데, 신기하게 그냥 평온하지도, 화나지도 않는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그런 기분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네 얼굴을 보기가 힘들어 너에게서 달아났고, 그런 나를 너는 항상 쫓아왔다.

 

 “기사님, 저에게서 멀어지시면 안 되잖아요.”

 “나, 나도 사생활이 필요하다. 이제 좀 그만 오너라.”

 “에이, 사생활이라뇨. 그 저주를 해결하기 전까지 제가 곁에 있는 것은, 기사님 때문에 상처받을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고요.”

 그렇게 하루하루가 지나 인질교환식을 하는 날로, 네가 공작성에서 떠나는 날로 가까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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