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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사자이야기
작가 : 빨래가안말러
작품등록일 : 2018.11.1

이억만리 떨어진곳에 심정을 넘겨짚은 불손한 글.

 
9. 사자이야기 3-5
작성일 : 18-11-11 14:14     조회 : 323     추천 : 0     분량 : 5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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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자이야기3-5

 

 그들이 달려온다. 깊은 어둠에서도 그들이 일으키는 흙먼지가 그에 눈에 들어온다.

 

 '됬다.'

 

 리처드는 달려오는 그들을 보면서 슬쩍 미소를 보인다. 그리고 그들과 마주치지 않게 조용히 어둠을 친구삼아 샛길로 빠져나온다. 그리고 곧장 리한나가 보이는 쪽으로 달려간다.

 

 

 

 

 *****

 

 

 

 보인다. 리한나가 보인다. 나무 옆에서, 환하게 피어진 횃불들 사이에서 그는 이 사태와 관련이 없는 듯 조용히 앉자 먼 산만 쳐다보고 있다.

 

 "리한나!!!!!!!!!!!!!!!"

 

 그는 마음이 급한지 오랫동안 애타왔던 그녀에 이름을 불러본다. 그 소리에 리한나가 반응하여 리처드를 쪽을 돌려본다.

 

 리처드는 속도가 붙은 걸음에 더욱더 박차를 가한다. 허나 리한나에만 온 신경이 집중되어 있어 그런것일까.

 그는 옆에 숨어있던 정찰병을 발견하지 못하고 그대로 몸통박치기를 당한다.

 

 -어...윽...

 

 리처드가 땅바닥에 나부껴대 진다. 정신을 차리고 일어선 그에 앞에는 표범 대여섯 마리가 그와 맞서고 있었다. 매서운 눈빛을 쏘아붙이며 연신 으르렁거리는 그들을 보며 리처드는 열화가 같은 살기를 느낀다. 허나 멈출수 없다. 살기라면 지금 자신에 살기가 더욱더 크다. 그는 쫄지않고 그들 앞으로 다가간다. 시간이 없다. 횃불쪽으로 향한 그들은 그곳에 도착하면 곧 방향을 틀어 다시 이곳으로 올게 분명하였기 때문이다.

 

 리처드는 지체하지 않고 대여섯 표범무리에게 달려든다.

 그리고 한녀석에 목을 물고 숨을 끊어버린다.

 별안간 느껴지는 압도적인 힘앞에 다른 표범들에 전열이 흐트러진다. 그리고 그것은 곧 무시무시한 리처드에 힘앞에 굴복해왔던지난날을 상기시킨다. 리처드는 그런 그들을 쭉 둘러본다. 그리고 물고 있던 표범을 무기삼아 그들에게 빙글빙글 돌리며 다가간다. 날라오는 100kg가 넘는 창앞에서 도망가지 않을 표범이 없었다. 그들은 연신 그것을 피하려 땅에 나뿌끼여 지고, 돌에 걸려넘어졌으며 누구는 그것에 맞아 머리가 깨져 피가 철철 흐르고 있었다.그런 그들을 보며 리처드는 외친다.

 

 "난 왕이야! 왕이라고!!!!!!!!!!!!!!!"

 

 -!!!

 

 "아직도 모르겠나... 왕인 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그리고

 

 "너희들을 징벌하러 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리처드에 표효에 표범들이 겁을 먹는다. 그리고 이내 신에게 달려간다. 그들로선 도저히 이길수 없는 상대이다. 지금 이순간 만큼은 과거의 위대한 영웅을 떠올릴만 했다. 그런 그가 리처드였다. 표범들이 물러나자 그는 눈앞에 있는 리한나에게로 향한다. 그리고 곧 그녀앞에 선다. 당당하게 품위있고 무거운 모습으로, 위엄있고 건들지 못할 예전에 두려움으로 그는 그녀앞에 멈춰, 잠시 그녀를 바라본다. 그러더니 연신 숨을 헐떡이던 것을 가라앉히며 그녀에게 얘기한다.

 

 -가자 리한나.

 

 리한나는 그런 그를 보며 잠시 눈빛이 흔들린다. 그리고 이내 몸을 일으켜 리처드와 같이 떠날려는 듯한 인상을 보인다. 허나 일어설 듯한 그녀에 포즈는 점차 힘을 잃고 다시 제자리에 멈춰 그대로 그곳에 틀어박힌다. 그런 그녀를 리처드는 이해할수없다.

 

 -뭐해 리한나. 빨리가자고. 시간이 없어.

 

 리처드에 재촉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제 리한나는 그에 시선을 외면하여 다시 먼산만 쳐다보고 있다.

 -리한나. 꾸물거릴 시간없어. 지금 떠나야 해. 안그러면, 안그러면 그들이 곧.....

 

 리처드는 자신에 말을 다 하지 못했다. 리한나를 더 설득시키지 못했다. 왜냐하면 어둠속에서 천천히 리한나 뒤에서 나타나는 검은 그림자들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곧 그들은 자신이 죽은줄로만 생각했던 그들에 무리였다.

 

 *****

 

 

 그들에 모습이 횃불에 의하여 훤히 들어내자 리처드는 안도에 한숨과 동시에 두려움에 뒷걸음칠 쳤다. 반가워야할 리처드를 바라보는 그들에 모습은 예전에 왕을 경외 했던 그 눈빛이 아니였기 때문이었다. 그저 뭐에 약간 짓눌려있고 서글프며 그런 귀찮은 자리에 도리어 가장 귀찮은 자가 왜 왔냐는 듯한 문전박대에 눈빛이 가득하였다. 리처드는 그런 그들에 위세를 보며 한동안 말을 있지 못한다.

 

 허나 이상황을 타계해야했다.

 그래, 차라리 잘됬다 싶었다. 그들 모두를 이끌고 이 지옥에 구렁텅이에서 빠져나가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였다. 그들 모두를 구하여 나간다면 예전에 구가했던 자신에 왕의 위용을 조금이나마 되찾는 결과이기도 하였다.

 

 하여 리처드는 다시금 용기를 내어 그들에게 다가선다. 이윽고 과거에 영광이 떠오르듯 그들에게 명하려고 한다. 굵은 목소리가 울대까지 차오른다. 그리고 그곳은 곧 폭발할 활화산처럼 그에 머리속을 점유한다. 이윽고 리처드에 눈빛이 변하고 턱은 하늘높이 들어 올려진다. 그 거만하고 위풍당당한 자세. 예전부터 리처드가 무리들에게 명령을 내리던 그 자세. 그때에 품위로 리처드는 돌아간다.

 그리고 무거운 음성으로 나직히 말한다.

 

 "무리들이여... 나와같이..."

 

 그런 그에 말을 리한나가 선수 쳐 가로 막는다.

 

 -떠나자고..? 흐흐흐...

 

 포효는 입밖까지 나오지 못했다. 그저 리처드에 입안 언저리에서 메아리치다 바람에 흩날리는 촛불처럼 사그라든다. 별안간 자신에 말을 끊는 리한나를 보며 리처드는 조용히 고개를 숙여 그녀에 말을 경청하려든다. 그리고 리한나는 자신에 등 뒤에 서있는 사자무리를 원군삼아 재차 말을 이어간다.

 

 

 -다시 돌아간다라... 그게 무슨의미가 있지 리처드?

 

 리처드는 돌이어 오는 그녀에 말에 말문이 막힌다. 당최 리한나가 하고 있는 말이 무슨 말인지 파악이 안된다.

 

 -돌아가야지 리한나. 우리가 살던 그곳으로. 우리가 향유했던 그곳으로 다시 떠나야지. 새 세상을 만드는거야. 왜 그러는 거야 리한나..

 

 -새 세상...? 우리가 살던 그곳!? 그곳이 어디지 리처드? 있기나 했었나.. 그런곳이...?

 

 리한나에 반응은 너무나 냉담했다. 조롱하는 듯한 그녀의 어조와 자신을 구하러 온 백마탄왕자를 마다하는 그녀를 보며 리처드는 그녀가 신에게 사상까지 복속되어 자기에게 저렇게 차가운 반응을 보이는거라 내심 위안을 삼는다.

 허나 그렇다고 그녀를 설득 시키지 못할 묘수가 없다. 시간은 점점 촉박하여 그에게 다가오는데 리한나는 여전히 먼산만 쳐다보고 있다. 그녀를 설득시키는게 안되면은 그녀를 힘으로써라도 제압하고자 리처드는 그녀앞으로 한발을 내딛는다. 그러자 뒤에 있던 그들에 무리들이 살짝 으르렁거리며 리한나 주위로 다가선다. 그 위세에 리처드는 발길을 멈추고 오히려 주춤거린다.

 

 다시 리한나가 말한다.

 

 -리처드 가면 뭐해? 다시 붙잡혀 올텐데.

 

 뒷걸음질치는 리처드를 보며 리한나가 그때를 놓치지 않는다.

 

 -그 수모와 치욕을 견디면서 살면 뭐해? 다시 돌아올텐데... 도대체 무엇하러 돌아가지?

 

 -...

 

 -가면 뭐가 있는데. 좋은세상이 있어? 꿀이라도 떨어져? 뭐가 있어. 여전히 우리는 도망쳐야하는 존재.

 이거자나.

 아니야?

 그걸로 돌아가자고? 그상태로 다시 돌아가자고? 힘을 합쳐서 다시 그 고난을 견뎌내자고?

 

 고개를 가로저으며

 

 -흐흐흐 난 싫어. 리처드.. 그건 너무 힘든일이야...

 우리도..

 이들도...

  이제는 여기서 같이 살거야. 리처드...

 

 -...

 

 -그들에 삶이 옳아. 그들에 방식이 옳다고. 그 권력... 그 힘... 이제는 버리지 못할거 같아 리처드.

 

 계속하여 이어진다.

 

 -예전엔 몰랐어. 무조건 작게 태어난다는것. 세상에 생길때부터 힘이없다는것. 당연히 몰랐지. 그래본적이 없으니까.

 허나 이젠 알것같에. 그 눅눅함을.. 비가와도 자라지 못하고 기지개를 피어도 머리가 깨지 않은 그 자리를 이제야 조금 알것같에. 그리고 그들이 우리를 얼마나 싫어하는지도 이해가 가...

 리처드.. 그래서 난 지금 신에 방식이 좋아. 자신에게 귀부하면 온정을 베풀고 자신에 울타리안에 사는 모두를 해하게 하는 어떠한 자라도 징벌을 내리는 신. 난 그가 하는 방식이 과거에 우리가 했던 것보다 더 고차원적이고 옳은 판단이라는 생각이 들어 리처드...

 

 그리고선 감정에 북받쳐는지 점점억양이 높아진다.

 

 -새로운 세상? 우리만에 세상? 그게 정말 우리만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거야? 리처드!?

 

 -...

 

 -오~ 그건 신이나 할수있는 소리야. 후후후... 가없은 리처드...

 아직도 모르겠어? 현실을 모르겠냐고.

 멍청아.

 넌 더이상 제왕이 아니야.

 왕이 아니라고...!

 

 

 천천히 고개를 돌려 리처드를 바라본다

 그리고 마지막 말을 내뱉는다.

 

 -낭만은 끝났어 리처드... 다시 돌아오지않아 그시절은...

 

 

 그말을 끝으로 리한나는 그에게서 그윽한 시선을 거둔다. 다른 사자들은 그녀에 말에 뜻을 같이하는지 눈빛이 매서워진다. 뒤에서는 리처드를 좇으려 표범무리들이 달려온다. 신도 달려온다.

 리처드는 눈앞에서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거두며 그대로 무언에 어둠속으로 도망쳐 사라진다.

 

 *****

 

 자신에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무리들은 자신을 이탈하고 배신하여 그쪽으로 갔다. 그리고 자신을 내몰았다. 그것이 오늘 리처드가 본 결말이였다.

 어둠속을 헤치며 달리는 그에 뒤로 자욱한 먼지구름이 온 청량한 달빛을 덮는다. 그에 뒤에는 그에 동료들을 해한, 어찌보면 선전포고를 한 리처드를 응징하러 천자에 대군들이 몰려오고 있다. 허나 달리는 리처드는 꼭 그게 표범들만 같지는 않다. 마치 자신에 머리속을 점유하고 있는 또다른 자들. 무리를 배신하고 왕을 포기한채 떠난 그에 대한 원망과 한스러움이 동반하여 힘을 합쳐 달려오는 것만 같다.

 하여 더욱더 리처드는 도망가고 싶다. 도저히 저 현실을 맞닿아 뜨릴수 없다. 닿게 된다면, 손이라도 스치게 된다면, 그때는 진짜, 어둠에 협곡속으로 아무저항도 못한채 소스라치게 놀란 얼굴로 빨려 들어가 다시는 나오지 못할것만 같았다.

 

 "쿠우아와와와왁~~~~~~~왕"

 

 달리던 리처드는 별안간 포효를 지른다. 마치 그들만은 떨처내려, 자신에 뒤에 있는 자들이 오직 표범만이기를 바라며 그는 울부짖는다. 하여 그에 모진바램에 온 세상이 리처드가 도망가는 장면을 목격한다. 그리고 왕에 달림에 작디작은 표범들이 점점 뒤쳐지는 것 또한 보여진다.

 

 동물들은 너나할것없이 신을 도운다. 신이 따로 명령한것도 아닌데, 신을 향해 리처드를 뒤에서 쫒는다. 가젤,영양,물소 할것없이 곧 사방팔방에서 마름모꼴로 리처드에 뒤로 모여든다. 기린은 그가 어느방향으로 도망가는지 알려주고 독수리는 연신 그에 상태를 생중계한다. 두더지들은 연신 땅굴을 파 그가 그곳에 발에 걸려 넘어지기를 간절히 원하고 거북이는 자신에 등껍질을 믿고 그에 앞길을 방해하여 그가 조금이라도 느려지게 만든다.

 

 세상 모든것들이 리처드에 편이 아니다. 세상 모든것들이 리처드가 사라지길 바란다. 세상 모든 미움을 리처드가 다 받는다.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되는 이들까지도 모든 서러움을 리처드에게 폭발시킨다.

 그게 지금 온연한 모습에 리처드이다.

 

 

 표범들과 달리 힘이 펄펄 끓는 그들은 곧 리처드에 엉덩이 가까이 붙어 연신 인두같은 발굽을 그에게 들이댄다.

 그에 엉덩이가 따갑다. 뒤를 살짝 돌아보나마나 그것은 그들에 눈초리 때문에 그런것이다. 이미 발톱은 닳을대로 닳아 피가 흘러내리지만 리처드는 그냥 달려야했다.

 그는 강물을 뛰어넘고 계곡을 가로저으며 진흙탕에 빠지고 가시나무가 자신에 발에 생채기를 내는데도 포기하지 않고 달린다. 그리고 그런 그에 노력이 효과가 있었던 것인가.. 언제부터인지 뒤에서 오는 그들에 소리가 줄어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점차 사그라들기 시작한다. 어느새 부턴가 끝나 온세상이 조용해 졌지만

 

 리처드는 달려야했다. 도망쳐야했다. 멈출수가 없었다. 두려움? 아니다. 공포? 더욱더 아니다. 그것은 비단 온전히 달리는 것이 그가 지금 할수있는 유일한 것이기 때문이었기 때문이었다.

 왕이 었을때부터 지금까지 남은것. 남은것은 그거 하나였다.

 

 

 

 그후로

 얼마나 달렸을까. 그는 시야에 펼쳐지는 장황한 대나무숲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속으로 몸을 풀썩 들어 던진다. 그다음, 숨을곳을 찾아 정신없이 헤매인다. 가까스로 마땅한 곳을 찾고 나서야 몸을 수그린 그는 그제야 뒤를 돌아 쫓는 자가 없다는 것을 눈치챈다.

 

 아무것도 없다. 정말로 아무것도 없다. 그를 따라오는 자. 따르는 자 그 누구도 그에 뒤를 밟지 않았다. 그런 허망한 빈 공간을 바라보며 한동안 리처드는 멍하니 그 자리에 서 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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