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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마도십병
작가 : 조돈형
작품등록일 : 201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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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년의 힘이 이어지다!
그 뜨거운 불꽃은 꺼지지 않고 다시 활활 타오른다!
열혈 대한의 가슴을 더욱 뜨겁게 달굴
거센 사나이들의 장대하고 호쾌한 투쟁의 시간이 다가온다.

 
4 화
작성일 : 16-07-08 10:20     조회 : 523     추천 : 0     분량 : 7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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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장 천마조(天魔釣), 천 년(千年)의 힘이 이어지다

 

 

 묵조영이 천 길이나 되는 천유봉 절벽 중턱에 세워진 독심거(獨心居)에서 지낸 지도 벌써 한 달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사이 늑대들에게 당한 상처도 아물었고 주화입마에 빠졌던 몸도 정상을 찾았지만 그는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을파소 역시 애당초와는 달리 떠나라는 말을 입에 담지 않았다.

 그다지 길지 않은 시간이었음에도 둘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끈끈한 정이 싹트고 있었다.

 연배도 다르고 각기 지닌 사연도 달랐지만 믿었던 사람들에게 쫓겨나 오랫동안 홀로 지낸 그들에게 누군가와 대화를 하고 함께 지낸다는 것은 무척이나 즐거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드러내 놓고 좋아하는 묵조영에 비해 을파소는 내색을 하지 않았지만.

 그들의 일과는 몹시 평범했다.

 때때로 절벽 아래 텃밭에 가서 채소를 가꾸기도 하고 사냥을 하기는 했어도 을파소는 하루 종일 바위에 좌정을 하고 연공을 했다.

 묵조영은 굳이 그 이유를 묻지 않았다. 그저 막연히 제자들에게 당한 부상을 치료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할 뿐이었다.

 규칙적인 을파소의 생활에 비해 묵조영은 좀 더 자유로운 삶을 살고 있었다.

 하루 종일 이 산 저 산 돌아다니며 황산과 더불어 천하제일을 다툰다는 무이산의 절경을 구경하고 을파소를 따라 사냥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가 즐기는 것은 낚시였다.

 어릴 적 선친으로부터 배운 낚시는 그가 기댈 수 있는 유일한 취미이자 위안거리였고, 방랑 생활에서 배고픔을 해결해 주었던 구명줄이었다. 독심거에서 비교적 안락한 생활을 한다고 해도 그의 일상에서 낚시가 빠질 수는 없었다.

 다행히 무이산에는 물이 많았다.

 계곡과 계곡을 관통하는 냇물도 있었고 냇물이 모여 큰 강도 이루었다. 또한 곳곳에 큰 호수가 있어 낚시를 하기엔 최적의 조건이었다.

 그렇다고 문제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었다.

 사람의 손길을 덜 타서 그런지 천유봉 인근의 냇물이나 강, 호수에서 자라고 있는 물고기는 하나같이 힘이 세고 거칠었다. 물고기들과 밀고 당기는 재미는 최고였을지 몰라도 그 힘을 견디지 못한 낚싯대가 자꾸만 부러진다는 데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다.

 처음엔 그러려니 했다. 물고기의 힘을 감당하지 못해 낚싯대가 부러지는 상황은 낚시꾼에게 축복이나 다름없으니까. 하지만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하루가 멀다 하고 부러지는 낚싯대 때문에 묵조영은 고민 아닌 고민을 해야만 했다.

 

 “또 부러졌느냐?”

 “예.”

 “쯧쯧, 벌써 몇 개째더냐? 낚시를 한다는 녀석이 낚싯대 하나를 제대로 만들지 못해서야.”

 양지바른 언덕에 의자 하나를 놓고 앉아 있는 을파소가 아침부터 낑낑대며 대나무를 만지작거리는 묵조영을 보며 혀를 찼다.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 게 아니라 놈들의 기운이 너무 세서 그래요.”

 묵조영이 겸연쩍은 미소를 지으며 변명 아닌 변명을 했다.

 최근에 발견하고 직접 천상연(天上淵)이라는 이름까지 붙여준 연못. 한번 낚시를 하러 갈 때마다 낚싯대를 서너 개는 챙겨가야 할 정도로 그곳에 서식하고 있는 물고기들은 힘이 셌다.

 어제만 해도 준비한 낚싯대가 모조리 부러지는 바람에 한 마리도 잡지 못하고 돌아오지 않았던가.

 “여기 대나무는 너무 약해요. 옛날 낚싯대였다면 그까짓 녀석들 문제도 없는데.”

 낚싯대 끝에 명주를 꼬아 만든 낚싯줄을 묶던 묵조영은 지난날 늑대들과의 싸움에서 선친이 남겨준 낚싯대를 잃은 것을 무척이나 아쉬워하며 혀를 날름거렸다.

 “이놈! 곧 죽어도 실력이 없다는 소리는 안 하는구나!”

 을파소가 콧방귀를 뀌며 소리쳤다.

 “제가 이래 봬도 넉 달 전 송계현(松鷄懸)에서 열린 낚시대회에서 우승까지 했던 몸이라고요. 그때 잡은 물고기가 한 자(33㎝) 반이 넘었어요.”

 묵조영이 정색을 하며 대꾸했다. 양손으로는 자기가 잡은 물고기를 어림잡아 표현했다.

 그런 묵조영이 귀엽기도 하고 가소롭기도 하여 코웃음을 치는 을파소.

 “낚시대회? 쯧쯧, 어떤 정신 나간 놈이 그딴 대회를 연단 말이냐? 그나저나 알 만하다. 네가 우승을 할 정도면.”

 이 정도면 비웃는 것이 아니라 노골적으로 약을 올리는 것이었다.

 “그게 아니라니까요! 인근에서 한다 하는 사람은 다 모였어요! 참가한 사람만 수백 명에 현감까지 와서 구경을 할 정도였다고요!”

 빽 소리를 지르는 것이 꽤나 분한 듯했다.

 “그래그래, 그렇다고 치자꾸나.”

 을파소는 약을 올리며 슬그머니 고개를 돌려 묵조영의 반응을 살폈다. 그의 예상대로 묵조영은 씩씩거리며 분함을 삭이지 못했다.

 ‘고 녀석, 다른 것은 아무렇지도 않으면서 낚시 얘기만 나오면 열을 올린단 말이야?’

 잔뜩 얼굴을 찌푸리고 있는 묵조영을 살피며 을파소는 내심 고소를 지었다.

 “조영아.”

 “…….”

 대답이 없었다.

 ‘단단히 삐친 모양이군.’

 피식 웃음을 터뜨린 을파소가 다시 은근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조영아.”

 “…….”

 고개를 돌린 묵조영은 여전히 대답이 없었다.

 “근사한 낚싯대가 있는데…….”

 순간, 묵조영의 어깨가 꿈틀했다.

 을파소의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오래돼서 그렇지 제법 근사한 놈이라지, 아마…….”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묵조영의 고개가 돌려지고, 을파소는 입가에 머물러 있던 미소를 재빨리 지웠다.

 “낚싯대요?”

 “그래, 낚싯대.”

 “어디에요?”

 발딱 일어나는 것이 당장에라도 달려가 가져올 태세였다.

 “보여줄까?”

 목소리가 그렇게 은근할 수가 없었다.

 “예.”

 언제 삐쳤냐는 듯 목소리에 힘이 넘쳤다.

 “내 방에 가면 벽에 걸려 있는…….”

 더 이상의 말은 필요가 없었다. 묵조영은 이미 방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고작 두어 번 숨을 내쉬었을까?

 방까지 한달음에 달려갔다 온 묵조영이 숨을 할딱이며 기다란 자루 하나를 들고 왔다.

 “이거 맞지요?”

 “그래, 열어봐라.”

 허락이 떨어지자 묵조영의 손길이 분주해졌다.

 주머니 끝을 봉하고 있는 실을 풀고 조심스레 내용물을 쏟아냈다. 그러자 다섯 자 남짓 되는 거무튀튀한 나무 막대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우와!”

 절로 탄성이 터져 나왔다.

 한눈에 봐도 멋들어졌다.

 오랜 세월을 자랑이라도 하듯 전신에 어린 묵빛은 묘한 기운을 풍기고 있었고, 손잡이 부분에 음각(陰刻:평평한 면에 글자나 그림을 안으로 들어가게 새긴 것)으로 새겨진 용두(龍頭) 또한 예사롭지 않았다.

 “펴보아라.”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묵조영은 하나로 겹쳐진 낚싯대를 쭉 폈다. 그의 손길에 따라 큰 몸통에 몸을 숨긴 작은 마디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낚싯대의 길이는 어림잡아도 이 장은 되어 보였다.

 특히 도드라진 것은 작은 마디들이 펼쳐지자 완전히 모습을 드러낸 음각의 용 무늬였다.

 낚싯대 전체를 휘감고 돌며 여의주를 입에 물고 승천하는 모양이 실로 섬세하게 표현되어 당장이라도 살아 꿈틀거릴 것만 같았다. 사람의 솜씨라고 하기 힘들 정도로 정교하게 새겨진 용 무늬는 놀라움을 떠나 신비로움 그 자체였다.

 “너무 멋져요. 혹시 따로 부르는 이름이 있나요?”

 묵조영이 몽롱한 표정으로 물었다.

 “천마조(天魔釣)라고 한다.”

 “천… 마… 조.”

 묵조영은 그 이름을 뇌리에 각인이라도 하려는 듯, 한 자 한 자를 끊어 읊조렸다.

 “천마조라……. 조금 으스스하기는 해도 근사한 이름이네요. 너무 잘 어울려요.”

 “옛날엔 간혹 시산혈해(屍山血海)라고 불리기도 했다더구나.”

 “시… 뭐요?”

 잠깐 딴생각을 하느라 제대로 듣지 못한 묵조영의 물음에 을파소는 조용히 고개를 흔들었다.

 “아무것도 아니다.”

 ‘녀석과는 상관없는 이름. 굳이 알려줄 필요는 없겠지. 혹시라도 인연이 닿는다면 모를까.’

 천마조를 지그시 응시하는 그의 눈길엔 알 수 없는 회한이 담겨져 있었다.

 “어쨌거나 마음에는 드느냐?”

 “예.”

 묵조영이 활짝 웃었다.

 “그것이라면 조막만 한 물고기를 잡느라 대가 부러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럴 것 같아요.”

 평소의 묵조영이라면 조막만이라는 말에 발끈할 터이지만 지금은 아예 대꾸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만큼 눈앞의 낚싯대는 정신을 멍하게 만들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을파소가 빙그레 웃음 지었다.

 ‘아무렴. 부러질 일이 없지. 그게 어떤 물건인데.’

 “한데 이건 뭐지요?”

 낚싯대를 이리저리 살피던 묵조영이 낚싯대 맨 밑 손잡이 부분에 살짝 튀어나와 있는 반지 모양의 끈을 가리키며 물었다.

 “낚싯대를 잡고 손가락을 끼워보거라.”

 천마조를 움켜쥔 묵조영이 엄지손가락을 끈에 집어넣었다.

 “엄지손가락에 끼는 것 맞지요? 조금 헐거운데요?”

 “그거야 나중에 조정을 하면 되는 것이고, 끈을 당겨보아라.”

 “예?”

 “당겨보라니까.”

 묵조영은 을파소가 시키는 대로 살짝 끈을 당겼다. 그러자 쭉 펴진 낚싯대가 움찔했다.

 “조금 더 세게.”

 엄지손가락에 힘을 더 주자 움찔했던 낚싯대가 갑자기 반으로 접혔다.

 “이야! 이거 신기한데요?”

 낚싯대의 갑작스런 변화에 놀란 묵조영이 신나 소리치자 을파소는 별것 아니라는 듯 말했다.

 “낚싯대의 마디마디가 끈으로 연결되어 조종이 가능한 것이다. 단, 어느 정도의 힘을 주느냐에 따라 움직임이 결정되지. 한 번의 움직임으로 완전히 접을 수도 있고, 지금처럼 반 정도가 접힐 수도 있다. 그것을 결정하는 것은 순전히 너의 감이다. 쉽게 되지는 않겠지만 며칠 연습하면 어느 정도는 적응이 될 게다.”

 “그렇군요.”

 “이리 줘봐라.”

 낚싯대를 건네받은 을파소가 끈을 당겨 낚싯대를 완전히 접었다. 그리곤 묵조영을 향해 살짝 시선을 던졌다.

 “줄이는 것은 끈으로 하지만 낚싯대를 펴는 것은 이렇게 하는 것이다.”

 묵조영이 침을 꼴깍 삼키며 그의 행동을 뚫어져라 살폈다.

 을파소의 왼손이 낚싯대를 향해 천천히 움직였다. 그리곤 손바닥으로 낚싯대의 맨 밑 부분을 툭 쳤다.

 순간, 완전히 접혔던 낚싯대의 두 번째 마디가 살짝 모습을 드러냈다.

 “이것 역시 힘 조절이 필요하다. 얼마나 세게 치느냐에 따라 조금 움직일 수도 있고 이렇게 한 번에 움직일 수도 있지.”

 을파소의 손이 재차 움직이고, 두 번째 마디만 살짝 보이던 낚싯대가 완전히 펴졌다.

 “와!”

 묵조영의 탄성이 또다시 터졌다.

 “끈을 이용하는 것보다 익숙해지기는 어려울 게다. 하나, 이것 또한 연습하면 금방 네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을 터. 노력하다 보면 나중에는 단지 손목의 움직임만으로도 낚싯대를 자유자재로 접고 펼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모두 네가 하기 나름이지만.”

 낚싯대를 건네는 을파소의 얼굴이 자못 근엄했다. 하지만 낚싯대를 건네받는 묵조영의 얼굴은 밝기만 했다.

 “신기하기는 한데요… 사실 낚시할 때 이런 기능은 그다지 필요 없어요. 묵직한 놈이 걸려도 부러지지 않는 탄력이 있으면 그게 최고지요.”

 순식간에 떫은 감을 씹는 듯한 표정으로 변하는 을파소.

 그것을 못 본 묵조영은 자루에서 꺼낸 낚싯줄을 살피며 얼굴을 찡그렸다.

 “낚싯대는 마음에 드는데 줄이 영 부실하네요.”

 “뭐가 말이냐?”

 되묻는 을파소의 음성은 퉁명하기만 했다.

 “너무 낡은 듯해서요. 이렇게 낡아서는 큰 물고기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요.”

 “과연 그럴까?”

 씰룩거리는 을파소의 입가가 묘한 분위기를 풍겼다.

 “낡아 보이면 어디 끊어보아라.”

 “예?”

 “그렇게 약해 보이면 끊어보라니까.”

 “하지만…….”

 “네 힘으로 끊어질 정도면 어차피 물고기의 힘도 견디지 못할 것 아니냐? 그러니까 미리 시험해 봐야지.”

 “뭐, 그러지요.”

 묵조영은 당연한 것을 왜 시키냐는 듯 떨떠름한 표정으로 낚싯줄을 잡았다. 그리곤 양손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굵기가 머리카락과 엇비슷할 정도로 얇은 낚싯줄이 팽팽하게 당겨졌다.

 한데 뭔가가 이상했다.

 툭 건드리기만 해도 끊어질 것만 같던 낚싯줄이 의외로 질긴 것이 아닌가. 아니, 엄밀히 말하면 질긴 정도가 아니었다.

 “왜? 금방 끊을 수 있을 것 같다더니?”

 을파소가 고소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아, 아니, 그게…….”

 얼굴이 붉어질 정도로 힘을 주었던 묵조영은 손바닥을 파고드는 아픔에 결국 힘을 빼고 말았다. 그리곤 황당하다는 듯 낚싯줄을 쳐다봤다.

 “낡아빠졌는데…….”

 쉽게 끊어질 것처럼 보였던 낡디낡은 낚싯줄의 어디에 그런 질긴 힘이 있는지 의아할 정도였다.

 “고작 네 힘에 끊어질 정도라면 천 년의 세월을 견디지도 못했을 것이다.”

 “예? 처, 천 년이요?”

 “그래, 천 년이다. 저 낚싯대와 낚싯줄이 견뎌온 세월이.”

 “세상에!!”

 자신이 살아온 세월이 고작 십여 년. 천 년이라면 도대체 어느 정도의 세월이란 말인가? 도저히 계산이 되지 않았다.

 “한데 어떻게 그런 오랜 세월 동안 변하지 않고 전해질 수 있지요? 천 년이라면 산이 깎여 들판이 되고 거대한 암석이 모래가 될 정도로 오랜 시간일 텐데요.”

 “궁금하냐?”

 “예.”

 “궁금하면 냉큼 술이나 내오너라. 오랜만에 목 좀 축여야겠구나.”

 묵조영은 단숨에 부엌으로 내달려 간단한 안주와 함께 을파소가 삼 년 전에 담갔다는 머루주를 내왔다.

 연거푸 석 잔의 술을 들이킨 을파소는 궁금증에 귀를 쫑긋 세우고 있는 묵조영을 바라보며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그렇게 재촉할 필요는 없다. 알고 나면 그다지 대단할 것은 없으니까. 아무튼 목을 축였으니 말은 해주마. 우선 낚싯대는 말이다…….”

 묵조영은 숨소리조차 감추며 다음 말을 기다렸다.

 그의 얼굴엔 어린아이만이 가질 수 있는 천진난만함과 즐거움, 두근거림, 그리고 감출 수 없는 호기심이 담겨 있었다.

 “낚싯대의 재질은 보다시피 대나무다. 그런데 한낱 대나무가 어찌 천 년을 견딜 수 있을까? 그리고 이런 단단함을 자랑하며 말이다.”

 설명을 하다 말고 낚싯대를 치켜든 을파소가 옆에 있는 바위를 후려쳤다. 묵조영이 기겁을 하며 말리려 했지만 낚싯대는 이미 바위에 부딪치고 말았다.

 묵조영은 산산이 조각나는 낚싯대를 상상하며 두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러나 잠시 후, 살짝 뜬 그의 눈에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광경이 들어왔으니…….

 “세, 세상에!”

 입을 쩍 벌린 묵조영은 할 말을 잃고 말았다.

 바위를 후려친 낚싯대는 멀쩡하고 오히려 낚싯대에 맞은 바위가 산산이 박살나고 만 것이다.

 묵조영의 놀람과는 상관없이 을파소의 설명은 이어졌다.

 “사람이라고 모두 같은 사람이 아니듯 대나무라고 모두 같을 수는 없는 법이다. 어느 지역에서 자란 대나무냐에 따라 그 기질도 두께도 다르다. 큰 것은 어른이 보듬어 안기가 힘들 정도고 길이만 십 장이 넘는 것이 있다. 여느 거목과 비견하여도 꿀리지 않을 크기지.”

 “해남도(海南島)에 그런 대나무가 있다고 들었어요. 그래도 대나무가 이렇게 강하다는 말은 들은 적이 없어요.”

 아직도 조금 전의 충격이 가시지 않았는지 묵조영의 얼굴은 여전히 상기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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