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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키워서 잡아먹을거다
작가 : 플로라
작품등록일 : 2018.11.1

"오라버니, 어릴 때부터 한 집에 살았고 이만큼 친하면 그게 남매죠. 피가 섞였어도 원수 같은 남매가 있듯이, 피가 섞이지 않았지만 남매인 사이도 있는 거랍니다.”

환히 웃는 벨과는 상반되게 그의 반듯한 미소가 비틀어졌다.

‘어떻게 얻은 기회인데... 남매? 개나 주라지.’

(남주) 회귀, 계략, 상처, 집착, 순애보, 제국제일 검, 공작
(여주) 능력, 명량, 다정, 외유내강

 
벨과의 1년 (5)
작성일 : 18-11-09 00:38     조회 : 241     추천 : 0     분량 : 5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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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가 뿌듯하게 웃고 있을 때, 벨이 정신없이 먹다 말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어...? 기사님 어디 가셨지?’

 아무래도 달달한 맛에 빠져서 정신이 없었나보다. 역시 케이크의 이름이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맛’ 이던데...

 

 “기사님, 어디 계세요? 기사님? 들리면 소리쳐 봐요!”

 있는 힘껏 소리쳤지만, 주위의 웅성거리는 소리에 파묻혀서 벨의 목소리가 제대로 퍼지지도 않았다.

 ‘어쩌지...? 혼자 계시다가 조금이라도 화나셔서 깽판 치시고 사람들을 해치면 큰일인데...’

 벨이 많은 사람들을 헤쳐 아까전의 컵케이크 천막으로 향했다. 그런데 가는 길 도중에 어딘가에서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모여 있었다.

 

 “어머, 어떻게...”

 

 “저 남자 미쳤나 봐요...”

 

 “아무나 빨리 기사님들 모셔 와야 해요!”

 벨은 그 소리를 들으며 가는 길을 멈춰 궁금해서 인파를 헤쳐 들어갔다. 사실 궁금한 것 보다 직감적으로 저 일에 기사님이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잠시 만요, 저 좀 지나갈게요... 죄송합니다, 잠시만...”

 사람들의 인파를 넘어 시야가 트이자 안의 구석 진 골목에서 한 남자가 여러 남자들을 피 떡으로 만들고 있다.

 “사...살려..”

 “죄송... ㄴ...”

 “한 번만 선... ㄹ...”

 그 패는 남자는 주위의 소리도, 사과도 들리지 않는지 그저 미친 듯이 주먹을 휘둘렀다.

 

 ‘기, 기사님...?’

 처음에는 얼굴도 붉게 물들고 기사님도 머리색을 바꿔서 몰랐는데, 자세히 보니 분명히 기사님이다.

 벨이 기겁을 하면서 싸움 한 복판에 들어가 기사님을 뒤에서 끌어안았다.

 “기, 기사님! 정신 차려요!”

 “... ...”

 

 퍽 퍽퍽! 퍽퍽 퍼버퍽!

 “이러다가 정말 사람 죽겠어요. 아니, 이미 죽은 것 같다고요, 기사님!”

 항상 벨이 오면 정신을 차리던 그였는데, 이번에는 이상하게 아무리 그녀가 말려도 정신을 못 차렸다.

 ‘이상해... 내가 알던 그 기사님이 아니야. 그리고 화내는 모습도...’

 

 생각해보면 그가 화낼 때에는 마치 자기 스스로도 진정이 되지 않는다는 듯 미친 듯이 가구들을 부르고 모든 사람들에게 욕을 했다. 가끔은 스스로 자해까지도 했었다.

 하지만 이번은... 마치 이성이 있다는 듯 그저 묵묵히 정해진 사람들만 패는 것 같다.

 ‘무서워... 원래 화내는 모습을 보면 뭔가 불쌍했는데 지금은 뿜어져 나오는 분위기가...’

 

 “무슨 일입니까!”

 그 사이에 신고를 받은 기사들이 달려왔다.

 

 마을의 치안을 담당하는 기사들이 달려오자, 주위를 둘러싸고 있던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갔다.

 그리고는 기사들을 잡아 이끌며 피로 물들은 사건의 현장에 데려놓았다.

 “기사님, 이러다 정말 사람 죽겠어요! 저 미친놈 좀 어떻게 해봐요.”

 “예, 알겠습니다.”

 “맡겨만 주십시오, 저희들은 여러분을 지켜드립니다!”

 그들은 기사도에 휩싸여 축제를 부란케 하는 미친놈을 노려보았다. 이 안전한 마을에, 오랜만에 사고가 생기자 그들의 마음은 정의감에 불타올랐다.

 

 훈련된 기사들은 인사 불란하게 사람들을 물리고, 저 눈앞에 보이는 미친놈을 제압하려 밧줄을 꺼냈다.

 “좋은 말로 할 때 그만해고 손들어라. 그렇지 않으면 목숨의 안위를 보장하지 않겠다.”

 “... ...”

 “그만하지 못할까! 기사의 명을 듣지 않은 죄로 가중처벌 될 것이다.”

 “... ..."

 그런데 아론은 여전히 손만을 휘둘렀다. 오로지 자신이 패고 있는 놈들만이 보일 뿐, 그의 눈에는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았다.

 “뭣들 하느냐, 당장 포박해라!”

 기사단장은 아예 미쳐버린 놈이라 생각하며 기사들에게 눈짓했다.

 “예, 단장님!”

 

 단장의 명령에 기사들이 맞고 있는 사람들을 떼어내고, 미친 사람을 포박하려 했다. 그런데 그 기사들의 무리에서 가장 어려보이는 한 사람이 갑자기 손을 멈췄다.

 “선배님, 자...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뭐지?”

 일을 방해받은 것이 불쾌한 선임기사가 눈을 찡그리고는 후배가 가리키는 손끝을 봤다.

 아무리 봐도 온 몸에 피 칠갑을 한 미친 놈... 자, 잠시만! 자세히 보니 저 갈색머리만 긴 은색머리칼로 바꾸면...

 ‘고, 공작각하? 주군?!’

 그가 포박하고 있던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 기사 서임식 때 직접 칼을 내려 주셨던 그 주군이라는 것을 알아채자,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알아차린 것이다.

 “주, 주군! 어찌...”

 

 “기사님들... 도와주세요.”

 자세히 보니 주군 옆에 자그마한 여자 한 명도 있었다.

 “저 사람은...?"

 “왜 그 유명한 그 아가씨잖아요! 갑자기 나타나서 주군과 항상 함께 있다던 그 아가씨! 주군이 개처럼 쫓아다니신다는 그 영애!”

 “아...”

 

 열 개가 넘는 기사들의 눈이 벨에게로 박혔다. 평민의 옷을 입고 있어 몰랐으나, 얼굴을 찬찬히 살피니 연무장에서 훈련받을 때 주군의 옆에 가끔 계시던 그 분이었다.

 “뭐하세요? 빨리 어떻게 좀 해봐요...”

 그 아가씨의 다급한 목소리에 기사들이 상념을 멈추고 정신을 차렸다.

 “아, 예! 알겠습니다!”

 그들이 빠르게 마차 하나를 준비 해 와서 안절부절 하는 아가씨와 여전히 패고만 있는 주군, 그리고 여전히 맞고 있는 남자들을 태웠다.

 

 “우, 우선 치안대 분부로 가겠습니다. 그 곳에서 저 맞은 사람들의 신원을 확인하면 될 것입니다.”

 “저기... 이 사람들 이미 죽은 것 같은데...”

 벨이 피 떡이 된 사람들을 가리켰다. 기사님이 저주 때문에 언젠가 사고를 친다는 꿈을 꿔 본 적은 있지만, 이정도로 심각하게는 아니었다.

 이대로 저 사람들이 죽는다면 기사님은 불쌍하게도 아무런 이유도 없이 백성을 죽인 나쁜 놈이 되 버리고 말 것이다.

 ‘아니지, 불쌍하다니...나쁜 것은 맞잖아.’

 그렇게 심각해지는 벨의 얼굴을 본 기사들이 손사래를 쳤다.

 

 “걱정 마십시오, 주군도 별 이유도 없이 사람을 때리지 않으시니 아마 정당방위나 또 다른 이유가...”

 “주군은 갑자기 꼭지가 돌면 이유도 없으신데.”

 옆에서 후배의 자그마한 부정하는 소리가 들려왔으나 가볍게 무시했다.

 “그리고 어차피 거리에서 전전하던 깡패들이니 상관없을 것입니다. 아마 현상금이 걸려있는 악한 자들일 지도 모릅니다.”

 “네... 그러길 바라야죠...”

 벨이 축 처진 어깨로 마차 안에 몸을 싫었다.

 

 ***

 

 치안대 본부에 와서 남자들의 신원을 확인하고 감방에 넣은 후에야 아론은 진정했다.

 긴장이 풀린 벨이 의자에 풀썩 앉자, 기사단장이 다가와 차를 건네주었다.

 “신원을 알아보니 현상수배 되어있던 놈들이더군요. 아무 걱정하실 필요 없으십니다, 아가씨.”

 “아... 다행이네요...”

 “... 그런데 주군은 어찌...?”

 

 그가 감히 실례되는 말을 못하겠는 듯 말을 흐렸다. 그래도 이미 중요한 말은 다 나온 후였다.

 “...그러게요. 그것을 알면 제가 그렇게 걱정을 했을까요, 그보다 도와주셔서 감사해요.”

 “별 말씀을요. 다 저희들의 일입니다.”

 기사단장과 더불어, 그 뒤에 서있던 기사들도 꾸벅 고개를 숙였다.

 아무래도 주군의 애인이라 소문난 아가씨인지라, 지금은 초라하고 입고 있는데다 과거도 제대로 밝혀진 것이 없지만 함부로 대할 수가 없었다.

 벨은 그것도 모르고 기사님이 부하들 하나는 잘 훈련시켰다며 기뻐했다.

 

 “그런데 그 연무장에서 훈련하시던 분들 아니세요? 얼굴이 낮 익은데...”

 “북부에 있는 모든 기사들은 한 달에 한 번씩 공작가의 연무장에 가서 훈련받고 시험을 치니 아마도 맞을 겁니다.”

 “어머, 저는 매일매일 똑같은 분들인 줄 알았어요.”

 “하하, 아닙니다. 매일매일사람이 바뀝니다. 기사 서임을 받기 전에는 연무장에서 매일 단체수련을 받지만 그 후에 기사서임을 받고 정식기사가 되면 배당 된 곳으로 가서 공작령을 지켜야 합니다.”

 “그랬구나...”

 “예...”

 “... ...”

 “... ...”

 

 말이 이어지지 않고 주제거리가 사라지자 적막이 흘렀다.

 기사들 입장에서는 공작각하의 애인이라 소문 난 분께 함부로 말을 걸 수가 없었고, 벨 입장에서도 귀족인 기사들과 마음 편히 얘기를 하기 에는 담력이 부족했다.

 

 “그, 그럼... 저희 이만 가볼게요. 너무 감사했어요.”

 벨이 급히 다 마신 차를 내려놓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기사들도 불편한 분이 일어서자 안색이 펴지며 문을 열어주었다.

 “아닙니다, 모셔서 영광 이였습니다. 마차를 부르겠습니다.”

 “아뇨, 머리도 식히고 그냥 걸어갈게요.”

 “예. 조심히 들어가십시오.”

 벨이 문을 나가자 구석에서 조용히 처져있던 아론도 벨의 뒤를 따라 나왔다.

 

 “... ...”

 “... ...”

 그들 사이에 오가는 말은 아무것도 없었다. 벨은 그저 앞만 보고 걸었고, 아론은 계속 벨의 눈치를 봤다.

 “...샤벨, 오늘은 나도 사과 안 할 거다. 나도 정당했어.”

 “어떻게 말해도 사람을 폭행한 것은 정당하지 않아요. 아까 그 분들이 현상범이라고 하였든, 사과는 했어야죠.”

 

 옛날 어느 하루는, 그가 또 이성을 잃고 화를 내다가 정신을 차린 후 울적하게 말했다.

 “오늘도 심한 말 했다.”

 “... 괜찮아요. 저주 때문이었잖아요.”

 “항상 저주라고 변명하던 아버지처럼 되고 싶지 않았단 말이다... 나도 어쩔 수 없는 이 가문의 후손인가보다.”

 

 어릴 때, 아주 저주의 영향을 심하게 받지 않을 때에는 그도 항상 화만 내는 아버지를 욕했었다.

 하지만 커서 대부분의 저주의 영향을 받던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저주는 그에게로 넘어왔고 그도 그렇게나 싫어하던 아버지처럼 되었다.

 다 포기한 것 같은 그의 얼굴을 본 벨이 갑자기 손뼉을 딱 쳤다.

 “기사님, 그러면 앞으로는 사과를 해보아요.”

 “...사과?”

 “네, 잘못했으면 사과를 해야 해요. 기사님 아버지는 그 알량한 귀족의 자존심에 사과 같은 것 하지 않았죠?”

 “응...”

 “그러니 이제부터 이유도 없이 막무가내로 화낸 사람에게 사과를 하는 거예요. 그것만으로도 기사님은 아버지와 다른 거니까요.”

 “...좋아.”

 

 그 날 이후로 그는 항상 정신을 차리면 화낸 상대에게 사과했다. 그것이 시종이여도, 기사여도, 부하여도, 마부여도.

 하지만 오늘은 그가 때린 남자들에게 사과하지 않았다. 벨이 계속 눈치를 주었는데도 말이다.

 그가 앞서가던 벨의 옷 끝을 살짝 붙잡고는 땅만 내려 보던 시선을 벨에게로 맞췄다.

 “오늘은 저주 때문에 화를 낸 것이 아니다.”

 “... ...”

 “항상 발자국소리, 별 것 아닌 실수... 그런 것에 저주 때문에 화가 났는데 오늘은 아니었다. 그들을 때릴 때에도 나는 이성을 잃지 않았다. 그러니까 사과 못 한다.”

 “...그러면 왜 그랬는데요?”

 “너 가지고 장난쳤다. 막, 발목이 가늘다, 얼굴이 뽀얗다, 목선이 길다... 가, 가슴도 크다고 하고...”

 “아...”

 사람 마음 어쩔 수 없는 것인지, 벨도 ‘그래도 폭력은 나빠요!’ 하면서 화내려 하다가도 얼굴에서 살짝 미소가 피어올랐다.

 그 남자들에게 돌아가 자신도 화내고 싶다가도 그가 대신 화내 준 것을 생각하면 또 다시 웃음이 나왔다.

 

 “지금 웃은 것 맞나? 이제 화 풀린 건가...?”

 “아, 아니에요. 그냥 쳐져있는 기사님 모습이 웃겼을 뿐이라고요. 어떻게 말해도 폭력은 나쁜 거예요. 뭐 심한말도 아니고 그 정도 일은 그냥 넘어가면 되는 일이라고요...”

 “심한 말이 아니라니! 걔들은 더 맞아도 쌌다.”

 “풋, 정말...”

 “이제는 진짜 웃었다. 이제 화 풀렸지?”

 그가 드디어 증거를 잡았다는 듯 눈을 반짝였다. 그 눈을 한참이나 바라보던 벨도, 결국 잡아떼지 못할 만큼 크게 웃었다.

 

 “네... 그들은 잘못한 것 맞으니까 이번에는 그냥 넘어갈게요. 다음부터는 폭력 안돼요.”

 “알겠다!”

 

 아론은 벨의 한마디에 날아갈 것처럼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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