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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살인마3+1
작가 : 찐따왕과해오름달
작품등록일 : 2018.11.1
살인마3+1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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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없는 살인마', 그를 추종하는 자, 그에게 부모를 잃은 자. 세 여성 살인마가 서로 쫒고 쫒기는 '추격전'을 벌이며 그녀들에게 관심을 가진 탐정이 그녀들의 이야기를 파헤친다. "우린 살인마다."

 
018. 규서 - 술래잡기 (2)
작성일 : 18-11-06 22:17     조회 : 299     추천 : 1     분량 : 4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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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규서 ↔

 

  “X발!!!”

 

  쾅 -

 

  아으, 아파라. 화가 안 풀려. 어쩌지? 누굴 죽여야 풀릴 것 같은데, 젠장!!!

 

  “누나, 그러다가 손목 부러져.”

 

  옆에서 만화책을 읽고 있던 놈이 무심하게 말한다. 쳇, 훔쳐온 만화책이나 읽는 주제에 말이 많네. 내 부모를 죽인 놈한테 비아냥거림 당한 기분을 네가 알기나 해?

 

  아이씨, 벽에 구멍 났네. 집주인 아줌마가 또 잔소리 하겠지? 대충 신문지로 덮어놔야겠다. 이렇게 벽이 약하면 어쩌자는 거야. 시공이나 똑바로 하지. 잔소리는.

 

  “누나, 아까부터 핸드폰 울리는데. 좀 받아.”

 

  웅 - 웅 -

 

  진짜, 이게 사춘기인가. 놈이 잔뜩 인상 찌푸리며 핸드폰을 내민다. 하나같이 마음에 드는 놈이 없어. 그 년도 마음에 안 들고. 하여튼! 젠장 할. 얼레, 사미화네.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여보세-”

 

  뚝.

 

  뭐야? 왜 받자마자 끊어?

 

  웅 -

 

  - 메일 확인 바람. 여신님짱 킬 예고. 한성러브호텔. -

 

  아아, 그래. 마침 잘 됐네. 누굴 좀 죽이고 싶었는데, 죽이라는 놈이 얘라면 나야 좋지. 얜 또 어떤 쓰레기를 잡았길래 그럴까. 조선호 보다 더한 놈인가? 킥킥.

 

  “야, 갔다 올 테니까 밥 챙겨먹어라. 야, 안들리냐?”

 

  “어, 다녀와.”

 

  “너 진짜 그러다가 후두부 깨지게 처 맞는 수가 있다. 조심해라.”

 

  “후두부? 그게 뭔데?”

 

  얼레, 대답도 않더니만. 궁금한 거 생기니까 바로 눈 반짝이면서 쳐다보는 거 봐. 슬슬 열 뻗치려고 하네. 아오.

 

  “무식한 새끼. 뒤통수잖아. 뒤통수.”

 

  친절히 내 뒤통수를 손으로 쓸어내리며 말했다. 그러자 놈이 깨달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순간마저도 손에서 만화책을 놓지 않는다.

 

  “누난 똑똑하네. 근데 그걸 어떻게 알아?”

 

  아, 빨리 가야되는데 뭘 또 쳐 묻고 있어. 짜증나게.

 

  “아빠가 의사였으니까.”

 

  뭐, 친아버지는 아니었지만 양아버지도 아버지는 아버지니까. 굳이 이딴 걸 설명할 필요는 없겠지.

 

  “이제 됐냐? 그니까 넌 훔칠 거면 만화책 말고 차라리 백과사전을 훔쳐라. 만화책만 보면 멍청해진다. 바보야. 갔다 올 테니까, 밥 잘 챙겨먹어라.”

 

  “…….”

 

  삐졌나? 대답도 없네, 버릇없는 새끼. 검은 머리 짐승은 거두지 말라는 말이 진짠가. 저 만화책이나 조만간 갔다 버려야지. 봐줬더니 점점 기어올라. 손톱만도 안 되는 애새끼가.

 

  역시 이 스쿠터, 뭔가 달라. 사미화 따까리 거라고 하기에는 너무 좋은데. 아아, 역시 사미화 건가? 그럼 뭐 특별히 다뤄줘야지. 그렇지?

 

  잠깐, 출발하기 전에. 메일 확인 하라고 했으니까. 메일…….

 

  아, 하나 와 있네. ……뭐야? 신상정보잖아?

 

  김 현아, 나이 만 17세, 주소……. 이걸 왜 나한테……. 아, 설마. 이 년이 여신님짱? 역시, 어리네.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년이 감히 나한테 아줌마라고 했던 거야? 아줌마? 아, 아직도 열 뻗치네. 그래, 오늘 죽인다. 반드시.

 

  이번에는 비겁하게 도망가지 말라고.

 

  그리고 킬 예고. 이번에는 누구야?

 

 

 <여신님짱! 천수호를 죽이겠습니다!>

 

 

  천수호……. 천수호라. 어라, 그 이름 어디서 봤는데……. 어디였지? 아! 그래. 내가 받은 리스트에도 그게 있었어. 중복 되는 경우도 있나? 일단, 확인해보자. 아이씨. 늦기 전에 갈 수 있겠지?

 

 

  [천수호] 자신이 죽인 아내를 아들에게 살인죄로 덮어씌워 현재 아들은 교도소 수감 중. 일명 쾌락 살인을 즐기며 한동안 ‘묻지 마 살인’으로 유명했음. 현재, 고위 관리들을 죽이고 금품과 돈을 훔치는 것을 반복해 그 돈으로 호텔에서 장기 숙박 중.

 

 

  이야, 이건 쓰레기라고 하기에도 아까운데? 친자식한테 자신의 죄를 덮어씌우고, 자기는 잘 먹고 잘 산다 이건가? 그것도 쾌락 살인까지 하면서?

 

  그래, 뭐. 그건 그렇다 치고. 일단 가볼까. 아직 그 놈 죽였으면 안 되는데. 아직, 술래잡기는 안 끝났거든. 둘 중 하나가 죽어야 끝나는데. 네가 죽게 될 거야. 얼없살.

 

 

  부웅 -

 

  내 것도 아닌데, 존나 밟아보지 뭐. 크하하 - 쩐다 - !!

 

 

  ****

 

 

  야야, 안 돼!! 저러다 죽는 거 아니야? 웬일인지, 누구든 죽일 수 있을 것 같던 얼없살이 주차장 구석에서 목이 졸리고 있다. 아니, 같이 조르고 있기는 하지만 천수호라는 놈이 얼없살 머리채까지 잡은 터라, 너무 강력해 보인다.

 

  말라 보이는데, 심지어 단장까지 했네. 누가 쟤를 살인자로 봐?

 

  어라, 안 돼. 그 년은 내가 죽여야 된다고, 이 개새끼야!

 

  퍽 -

 

  나이스, 날라 차기. 오랜만에 했더니 허리가 좀 뻐근하기는 한데 착지까지 아주 완벽했다. 뭐 덕분에 그 년도 바닥에 같이 굴렀으니까 아줌마라고 부른 거에 대한 복수랄까. 히히, 재밌다.

 

  “뭐야?”

 

  뭐냐니, 사람한테. 섭섭하네. 꽤 아팠나봐. 팔 부여잡고 있는 꼴이 우습다야. 하하 - 아아, 여신님짱. 아니, 얼없살. 그렇게 보지 마. 살려줬는데 왜 분한 얼굴이야?

 

  “뭐긴 뭐야. 사람이지, 눈 삐었냐? 그대로 있어라. 금방 보내줄게.”

 

  이야 - 렌치가 손에 착 감겨드는 맛이 오늘 괜찮은데? 몸도 가볍고 꽤 괜찮네. 컨디션 최상이다, 이 개새끼야. 술래는 한 명이라고. 어디서 되도 않는 반칙을 하려고!

 

  “어이, 도망치지 마라. 이 놈 죽이고 너도 죽여 줄 테니까.”

 

  얼없살은 여전히 분한 얼굴로 날 바라보고 있다. 뭐, 도망칠 것 같지는 않네. 저 놈은 빼고.

 그대로 있으라니까, 왜 도망쳐. 쳇, 그럼 뭐 오랜만에 던져볼까 - 나 한때 사격으로 곰 인형 많이 땄는데.

 

  퍽 -

 

  나이스 샷! 아, 즉사인가? 정확히 후두부를 맞추긴 했는데. 에이, 아쉽다. 때려죽이는 게 손맛이 더 좋은데.

 

  “여신님짱. 아니, 김현아. 한번만 물을게. 내 양부모님 왜 죽였어?”

 

  히히, CCTV는 사미화가 알아서 처리해주겠지. 말해봐, 얼없살. 왜 죽였어? 갑자기 숙녀인 척 하고 있지 말고. 살인마 새끼가 어디서 정상인 척이야. 아까 눈빛으로 날 죽이려고 들었으면서?

 

  “오해에요. 오해라고요.”

 

  “오해? 지랄하지 마!!!”

 

  붕 - 붕 -

 

  빠르네. 내가 후두르는 것도 다 피하고. 역시 얼없살은 남달라. 아, 힘들다. 일단 이쯤에서 그만. 말로 해야지.

 

  “진짜 오해라고요!”

 

  “그럼 말해봐. 뭐가 오해인지. 그게 오해가 아니면 바로 죽일 거야.”

 

  아, 웃어? 웃는 거야? 이 상황에서 웃네. 다른 놈이었으면 오줌 지리고도 남았을 텐데.

 

  “양부모님을 죽였다니요. 전 모르는 일이에요. 전 그쪽 양부모님이 누군지도 모른다고요.”

 

  “하- 얼없살은 양심도 없냐? 네가 얼없살이잖아. 얼없살이 내 양부모를 죽였는데, 네가 아니면 누가 죽였다는 거야?”

 

  얼없살의 눈빛이 싸늘하게 식는다. 뭐지? 내가 말실수라도 했나? 왜……. 정색하는 거야? 정색해야 할 쪽은 나인 거 같은데. 괜히 말리는 느낌인데?

 

  “제가 얼없살이요? 그게 뭔데요?”

 

  “얼굴 없는 살인마! 괜히 모르는 척 시치미 때지 마! 분명 그 여자가 그랬다고.”

 

  “그 여자요?”

 

  아, 말해도 되려나. 일단 그 여자라고만 했으니까. 상관없지 뭐.

 

  “됐고 왜 아닌 척이야? 죽고 싶어?”

 

  “아니라니까요. 전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고요. 전 얼없살이 아니라, 미끼에요. 카페 관리자가 시켜서 하는 짓이라고요.”

 

  “카페 관리자? 시켜서 하는 짓? 그게 다 무슨 소리야?”

 

  어어. 울지 마. 갑자기 우는 게 어디 있어. 동정표라도 얻으려는 거야? 재수 없게.

 

  “전 할머니랑 단 둘이 살아요. 돈도 부족해서 월세도 밀리고 배고프고……. 근데 카페 관리자가 자기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잘 살 수 있게 해준다고 해서 하는 거예요. 그래서 아직까지 집에서 안 쫓겨나고 잘 살고 있어요.”

 

  사미화, 이 년이 하는 말 진짜야? 너 나한테 거짓말 친 거야? 어? 감히 나한테?

 

  울지 말라니까. 젠장, 왜……. 나처럼 구는 거야. 아니, 불쌍하지 않아. 넌 내가 아니니까. 근데……. 근데 왜, 심장이 아프냐.

 

  “그쪽한테 제가 얼없살이라고 말해준 사람도 카페 관리자죠? 그 사람 믿지 마세요. 믿을 구석 없는 사람이라는 거 알잖아요. 절 이렇게 협박하고, 이제 쓸모없어지니까 그쪽을 시켜서 절 죽이려고 하는 거라고요. 죽이지 마세요, 전 얼없살이 아니에요. 그쪽, 양부모도 죽이지 않았다고요!”

 

  대체 난 누굴 원망해야 될까.

 

  범인이라고 생각했던 놈이 사실 아니라는 데. 사미화가 나한테 시뻘건 거짓말을 했다는데.

 

  나 어쩌지? 저 년이 자꾸, 나 같아. 불쌍해.

 

  “절 도와주세요. 계속 카페 관리자한테 이용당하고 있을 수는 없어요. 그쪽도 뭔가 약점이 잡혀있는 거죠? 제가 도와드릴게요. 우리, 서로 도와서 그 사람한테서 벗어나요. 죽이면 더 좋고요.”

 

  넘어가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자꾸 내민 손을 잡게 돼. 그래도 한편으로는 안심하지. 이 년이 사미화 년보다는 나을 거라는 달콤한 상상을 하니까.

 

  술래잡기는 잠깐 타임. 가끔 도망자랑 술래랑 짜고 치고 다른 놈을 잡을 수도 있지, 뭐. 도망자는 하나가 아니니까. 그렇지, 사미화?

 
작가의 말
 

 규서: 젠장, 그렇게 울면 약해진다니까. 울지마, 재수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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