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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키워서 잡아먹을거다
작가 : 플로라
작품등록일 : 2018.11.1

"오라버니, 어릴 때부터 한 집에 살았고 이만큼 친하면 그게 남매죠. 피가 섞였어도 원수 같은 남매가 있듯이, 피가 섞이지 않았지만 남매인 사이도 있는 거랍니다.”

환히 웃는 벨과는 상반되게 그의 반듯한 미소가 비틀어졌다.

‘어떻게 얻은 기회인데... 남매? 개나 주라지.’

(남주) 회귀, 계략, 상처, 집착, 순애보, 제국제일 검, 공작
(여주) 능력, 명량, 다정, 외유내강

 
벨과의 1년 (3)
작성일 : 18-11-04 11:09     조회 : 260     추천 : 0     분량 : 56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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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던 사이 사라졌던 너구리가 손에 두 팔찌를 쥐고 돌아오더니 이제는 그 팔찌가 공작의 눈앞에 나타났다.

 그 팔찌조차 허공에 둥둥 떠 있었다.

 “대금은 공작가로 청해라.”

 “예, 다음에도 많이 이용해 주십시오.”

 그가 손을 휘휘 저으니 신기한 너구리는 인사를 하고 순식간에 사라졌다. 벨이 한 번 만져보고 싶어 손을 뻗었지만 이미 사라진 후였다.

 

 아쉬운 눈빛으로 허공을 바라보자 공작이 팔찌를 눈앞에 흔들어 시선을 돌렸다.

 “팔찌를 한 번 껴보아라.”

 “네...마법이라는 것이 이렇게나 대단하고 신기한 것인지 처음 알았어요.”

 벨이 몽롱한 시선으로 아직도 허공을 보고 있자 그가 피식 웃었다. 그리고는 팔찌를 손수 벨의 손목에 걸어주었다.

 손목에서 팔찌의 차가운 감촉이 느껴지자 그제야 정신이 돌아온 벨이 그에게 물었다.

 

 “그런데 이 팔찌는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죠? 무슨 용도인가요?”

 “서로 같은 팔찌를 낀 상대끼리는 상대가 나타나기를 바라면 나타나지. 물론 상대가 원할 때에만 나타나니 사생활이 침해 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마법은 그런 것도 가능하게 해 주는군요. 어떻게 그런 것이 가능한 것일까요?”

 평민들에게 마법이라는 것은 다른 세상의 것이었다. 오직 귀족들의 전유물인 것이다.

 그렇기에 벨이 이렇게 놀라는 것도 이상한 것이 아니다. 벨은 사실 같은 홀로그램을 띄우는 것도, 특정 생각을 하면 순간이동이 가능하게 만들어 주는 것도 신기했다.

 

 그런 벨의 궁금증을 풀어주려 공작이 자신이 아는 한에서는 상세히 설명했다.

 “나는 기사라 잘은 모르지만 아마 순간이동 마법진과 정신연결 마법진 등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새겨져 있을 것이다. 더 알고 싶다면 마법사를 불러 주도록 하지.”

 “헉, 아니에요. 그러지 말아주세요...”

 벨은 그의 단조로운 말에 그냥 생각하기를 포기했다.

 아주 자그마한 수식 하나가 새겨져 있는 것도 엄청난 가격을 자랑하기로 알고 있는데, 여러 가지 수식이 있는데다가 두 개의 팔찌가 한 세트라니.

 ‘내가 열 번을 살아도 살 수 없을 거야... 이런 거지같은 세상.’

 

 벨이 덜덜 떨리는 손으로 팔찌를 착용하였다. 비록 손목에 걸려 있을 뿐인 팔찌지만 자신의 몸뚱어리보다 더 비싼 것이 바로 그 팔찌였다.

 물론 벨의 그런 생각을 알 리가 없는 공작은 심각해 보이는 벨 쪽으로 슥 다가와 고개를 들이 밀었다.

 ‘나는 너밖에 안 보이는데...너는 다른 생각을 한다는 거지.’

 그가 참아 두었던 말을 조곤조곤 꺼내었다.

 

 “내가 부를 때에는 언제든지 와라. 옷을 갈아입을 때도, 밥 먹을 때도, 다른 사람과 놀고 있을 때도.”

 “언제든지...”

 “안 그러면 벌 줄 거다. 아까 내가 화나면 얼마나 무서운 지 봤겠지. 너와 있으면 화가 나지 않지만... 네가 잘못하면 화가 날 수도 있어.”

 자기 딴에야 겁을 주려는지 나직한 목소리였지만, 벨의 눈에는 그저 불쌍하고 안쓰럽게 보였다.

 

 ‘다 가진 귀족이 저주가 얼마나 힘들었으면 나 같은 사람을 저리 간절히 바랄까?’

 벨은 비록 평생 도와줄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같이 있는 날이라도 힘닿는 곳 까지 도와주겠다고 결심했다.

 

 ***

 

 그 후로는 그저 남들처럼 평범한 삶을 사는 것 같았다. 아니, 가질 수 없었던 것을 가졌기에 다른 사람들보다 더 행복했다.

 항상 저주스럽고 힘들었던 하루하루가, 잠들 적 내일이 오지 않기를 바랐던 그 하루하루가.

 처음으로 달라졌다.

 

 “기사님, 이 책 봐요.”

 

 [이 세상의 모든 저주는 에베라스트 산과 관련이 있다. 그 저주받았다고 불리는 산 말이다.

 -마탑주 프라우세 후작-]

 

 “뭔가 신빈성이 있지 않나요? 마탑주님이 쓴 글이잖아요!”

 “흠...”

 “기사님, 이게 저주를 푸는 단서가 될 지도 몰라요. 왜 관심이 없나요...”

 벨은 순간순간 저주를 풀려 노력을 다 했다. 기도하기, 미신 따르기, 책 조사하기...

 “내가 공작인데 설마 마탑주 하나 만나보지 않았을까 봐.”

 “앗, 그렀네요.”

 

 비록 별 도움이 되지는 않았지만 함께 있다는 것으로도, 평온을 느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

 벨도 그것을 아는지, 팔찌로 부를 때가 아니더라도 항상 같이 있을 수 있게 노력했다.

 일을 할 때에도.

 “기사님, 저는 여기서 책 읽고 있을게요.”

 밥 먹을 때에도.

 “팥이 신경안정에 도움이 많이 된데요. 혹시 모르니 이 팥빙수 많이 드셔보세요.”

 회의 할 때도.

 “드르렁... 푸우...드르...”

 

 물론 간혹 떨어져 있을 때도 있었다. 저주는 아직 풀리지 않았기에 어김없이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런...못한 년이! 감히 발걸음에 소리를 내? 시끄러워서 잠을 깼잖아!”

 “소, 송고... 흡, 흐... 흑...”

 “울어? 감히 내 앞에서 울어? 닥치라고, 귀가 울려서...”

 옛날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성을 완벽히 잃어버리기 전에 기댈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는 계속 벨을 떠올렸고, 부름을 들은 벨은 그의 눈앞에 항상 나타났다.

 

 “기사님, 진정해요 진정!”

 “허억... 헉...”

 “쉬, 다 괜찮아요... 제가 왔잖아요.”

 벨은 항상 그를 꼭 안아 주었다.

 가까이 있으면 있을수록 효과가 더 좋다는 그의 말 때문이었다. 서로 몸을 맞대는 것이 가장 가까운 거리니까.

 

 “기사님, 숨을 깊게 들이셨다가 뱉어 봐요.”

 “후... 후...”

 “이제 진정이 좀 되셨어요?”

 “... 그래...미안.”

 “저한테 하면 안 되고 시녀님에게 해야죠.”

 “...미안하다.”

 “아, 아닙니다... 제가 더 죄송합니다.”

 “기사님이 잘못한 건데 왜 시녀님이 사과하나요. 기사님, 저주를 못 풀 수도 있으니 감정을 조절하기로 우리 약속했잖아요.”

 “응... 잘못했다.”

 “알면 됐어요.”

 

 내가 만난 모두가 저주받은 나를 조금 신경 쓰고 안쓰럽게 여기다 금방 포기한 듯이 내버려 두었는데, 너는 끝까지 나를 챙겨주고 신경 써줬다.

 그 사실이 너무 좋았다. 네 옆에서 찾을 수 있는 평온함에 행복했다. 정말로,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할 만큼.

 그저 이 순간이 멈추기를 바랄만큼.

 “우리 정원이나 가자. 머리를 식히고 싶어.”

 “네, 기사님.”

 

 ***

 

 내성 밖으로 나가니 잘 관리 된 정원이 보였다.

 다른 귀족가의 정원은 잘 관리 된 꽃밭이 있고, 웅장한 분수가 흐르며 갖가지 동상들이 있는 반면 공작가의 정원은 그러한 인공적인 느낌이 나지 않았다.

 나지막한 언덕 위에 성이 있고, 그 주위로는 넓은 초원이었다. 주위에는 말과 소들이 풀을 뜯고 옆의 연무장에서 우렁찬 기합 소리가 들렸다.

 

 “오늘도 저기 나무 밑에서 쉴까요?”

 “그래.”

 연무장 바로 반대편에는 조금 작은 호수가 있었고, 그 호수가 내다보이는 곳에 서 있는 굵고 긴 나무는 휴식을 취하기 딱 알맞은 곳이었다.

 “제가 여기 처음 왔을 때 집사님이 이 성을 소개해 주셨잖아요.”

 “내가 수도에 가 있어서 그가 했었지. 지금 생각해도 아쉽다.”

 “매일 같이 있는데 뭐가 아쉬워요. 어쨌든 집사님이 다른 귀족가와는 다른 이 넓디넓은 초원이 이 공작가의 매력이라고 하셨단 말이에요.”

 벨이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며 나무 그늘에 앉았다. 그도 벨의 무릎 위에 얼굴을 기대고 누웠다.

 

 “북방의 매력이지. 다른 곳들은 땅덩어리가 작아서 이리 넓은 공간을 그저 놀려둘 수는 없거든. 이리 넓은 평야가 잘 있지도 않고.”

 “어쨌든, 그 때 집사님이 사람의 인공적인 손길이 닿지 않은 이 정원을 보면 자신은 마음이 탁 트이는 기분이라고 하셨어요. 사실 정원이라고하기 에는 너무 넓어서 무리가 좀 있지만요. 어쨌든, 저도 그 말을 들었을 때 이곳이 굉장히 매력적인 곳이라고 생각했고요.”

 “나도 그런 생각 못 했는데 요즘 하게 됐지.”

 

 벨이 그의 담담한 말에 조금 우울한 표정을 짓더니 위로하듯 머리카락을 살살 쓰다듬었다.

 “그런데 그 ‘인공적인 손길이 닿지 않은’ 이라는 그 말에 굉장한 어폐를 느끼지 않으세요?”

 “...손 멈추지 말고 계속해.”

 그가 떨어지는 벨의 손을 다시 붙잡아 자신의 머리 위로 올렸다. 그러자 그가 눈을 감은 채 자는 것 같아 벨이 의심쩍다는 눈빛을 쏘았다.

 “에휴... 제 말 듣고 계시는 거세요?”

 “물론.”

 “...생각해봐요, 다른 집들은 그저 꽃을 좀 다듬고 분수와 동상 몇 개 세우는 것이 끝이에요. 많이 해봤자 온실하우스 세우는 것이고요.”

 “그치... 그런데?”

 “저기 저 호수요, 호수. 저것 땅을 파서 만든 것이라 며요?”

 벨이 자신들이 앉아있는 나무 아래에서 한 눈에 보이는 호수를 가리켰다.

 

 그 호수는 햇볕에 반사되어 물들이 반짝이고 있었는데, 그 물이 끝이 없어 호수의 끝조차 보이지 않는 것이다.

 “아... 그랬지.”

 “물도 직접 길어서 다 옮기고. 물고기도 풀고. 해초도 심고!”

 “그치...”

 벨이 열정을 다하여 말하고 있는데, 그는 여전히 눈을 감은 채 아무런 감흥이 없어 보이는 얼굴이었다.

 마치 ‘그게 어때서’ 라는 말이 자동적으로 지원이 되는 것 같았다.

 

 “어떻게 반응이 그럴 수가 있죠? 저것이 사람이 만들 수 있는 크기인가요? 아니, 애초에 호수를 사람이 만들 수 있는 것이에요?”

 “기사들에게 땅을 파라 시키니 하루도 안 걸리던데.”

 “... ...”

 “그저 수영장 하나 만든 것이야. 훈련하고 나면 더우니까 저 곳에서 수영도 하고, 샤워도 하고, 물고기도 잡아먹고.”

 “... ...”

 벨은 자연스럽게 속이 터지는 기분이었다. 더한 것은 공작가에 있는 시녀, 시종, 기사 모두가 저리 말한 다는 것이었다.

 ‘설마 내가 이상한 것일까? 저들이 정상인 거야?’

 

 

 “아주 그러다가 산도 만들겠어요.”

 “저기 성 아래에 있는 언덕도 만든 것이다. 뭔가 높은 곳에 성이 있으면 더 멋있어 보이지 않을까 싶어서... 원한다면 한 개 더 만들어줄까?”

 “... ...”

 벨이 그의 말에 성 아래의 언덕으로 눈을 옮겼다.

 어쩐지 넓은 평야에 솟아오른 땅이 신기하다고는 생각을 했는데, 설마 그런 비밀이 숨겨져 있는 줄은 꿈에도 몰랐었다.

 

 “어떤 산을 원하나. 황토 산? 전나무 산? 둥근 산? 뾰족한 산?”

 “... ...”

 “말만 해라. 네가 원하는 것은 다 해주겠다.”

 벨은 그냥 그에게 정상적인 사고를 이해시키는 것을 그만두기로 했다.

 그래, 이 성에 있는 모든 사람들 중 자신만이 정상인 것이다. 어떻게 대자연을 인간의 손으로 만들 수 있겠는가.

 

 “...됐어요. 산 같은 거 필요 없어요.”

 “그럼 말고... 그나저나 너랑 이리 있으니 좋다. 따뜻하고, 포근하고, 평화롭고... 마치 그... 엄마? 그래, 엄마 품에 안겨있는 기분이야.”

 그가 벨의 이야기는 저 멀리로 치워두고, 무릎 위에 누운 채 허리를 감싸 안았다.

 그럴 때마다 불쌍하다며 같이 안아주었는데, 지금은 아까의 얘기 때문인지 틱틱 거리는 말이 절로 나왔다.

 

 “기사님 어머님은 어디가고 저에게서 엄마를 찾나요.”

 “죽었어, 아버지 손에.”

 “...저, 전대 공작각하 손에요?”

 “아버지도 항상 화가 나 계셨거든. 어느 날 어머니가 실수로 식사 자리에서 포크를 달그락 거리면서 놓으신 거야. 아버지가 그 소리에 화가 심하게 나셔서 죽였지.”

 “아...”

 

 벨이 그의 말에 틱틱대던 말을 멈추고, 원래처럼 꼭 안아주었다. 그가 정상이던, 정상이 아니던 무슨 상관이랴.

 태어나서부터, 어려서부터 그런 장면을 보며 커 온다면 다들 조금은 이상하게 변하지 않을까? 오히려 이 정도면 잘 큰 것일 것 같았다.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 저주도 풀고, 차차 나아지면 되는 것이 아닐까.

 그는 안아주는 벨이 좋은지 베실베실 웃으며 말했다.

 “몇 년 후 아버지는 전염병에 돌아가셨지. 어릴 적에는 그리 커 보이던 분이였는데 죽은 모습을 보니 참 별 것 없더군.”

 “전염병...”

 “설마 이것도 모르는 것인가? 황녀님도 이 때 돌아가셨는데.”

 

 그 때는 제국에서 역사상 최악의 전염병이 돌았던 때였다. 인구의 3분에 1이 죽어나갔고, 고위층들도 많이 죽어 제국에서 혼란이 찾아왔었다.

 “하하...기, 기억이 안나네요. 기사님도 참 힘들었겠어요.”

 그런데 역시나 벨은 전염병에 대해서도 모르고 있었다. 그는 이제까지 너무나 많이 겪어온 일이라 놀라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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