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기타
면진(免震)
작가 : 디비
작품등록일 : 2018.11.2

이해하지 마! 우린 그저 세상이 돌아가게 만들 뿐이야. 누구 하나 몰라도 돼. 아니 몰라야 해.
우리 사훈(社訓)이 면진(免震)이야! 그러나 정세현이 이해하기 시작했다.
[기업물][경제물][경영물][드라마][성장물]


소설을 처음 써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글에 언급되거나 묘사된 인물,지명,단체 및 그 밖의 일체의 명칭, 그리고 사건과 에피소드 등은
모두 허구로 창작된 것이며 실제와 같은 경우가 있더라도 우연에 의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뱃고동
작성일 : 18-11-02 15:51     조회 : 421     추천 : 0     분량 : 6728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당황한 기색으로 김창록은 덩어리의 걸레질을 보고 있었다.

 “문 사장, 저렇게 걸레로 쓰는 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드네.”

 덩어리들이 게워 낸 냄새가 고약해 문창주는 연신 담배를 빨아 대면서 코를 막았다.

 “그게 무슨 소리야?”

 “지금 35만 원으로 문지르는 거랑 같아.”

 김창록의 목소리에는 힘이 없었다.

 “뭐가?”

 문창주는 약이 바짝 올라 폭발 직전이었다.

 “저 청바지가 35만 원.”

 문창주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석정선을 바라봤다. 석정선도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자세히 말해봐. 청바지 한 벌에 35만 원이라고? 그게 말이 돼? 저런 천 쪼가리가? 석 이사 너 35만 원에 사 입을래?”

 “한 3만 원이면 생각해 보겠는데요.”

 마루에 겹겹이 쌓여 있는 청바지 더미에 문창주와 석정선의 눈길은 이미 고정돼 있었다.

 “석 이사 어디라고 했지. 그 여기에 하청 준 데?”

 “우리 인화 실업에서 주문받아 납품해.”

 언제부터인지 김창록은 반말했지만, 문창주는 눈치를 채지 못했다. 이미 35만 원에 흥미를 느끼고 있었다. 오히려 김창록의 다음 말을 기다리는 듯했다.

 “그래? 그럼 인화 라떼루 달고 백화점으로 나가나?”

 “인화도 OEM으로 주문받는 걸로 알아.”

 “야 김창록이, 너 근데 시발 왜 아까부터 반말 찍찍 싸? 쉽게 설명 안 해? 왜 한국대 나왔다 이거야?”

 문창주는 뺨을 한 대 칠 기세로 청바지에 있던 시선을 김창록 쪽으로 옮겨 노려봤다.

 “그게 인화 실업도 오더를 받아 저희 회사에 하청을 준 걸로 압니다. 원 주문자는 홍콩에 있다고는 들었습니다.”

 김창록은 다시 공손해졌다.

 “홍콩?”

 김창록은 몸을 움츠려 고개만 끄떡거렸다.

 “석 이사 청바지 라떼루 봐봐. 야 니들은 나가서 담배들 한 대씩 피고 대기해.”

 매타작당한 덩어리들이 주섬주섬 나가는 사이 석정선이 청바지 더미 쪽으로 가서 라벨을 확인했다.

 “GIX? 이거 유명한 건가?”

 석정선은 김창록 쪽으로 청바지를 흔들어 보였다.

 “10대부터 20대 중반까지 타깃인데 없어서 못 팔 정도죠.”

 석정선은 청바지 두 벌을 들고 문창주 쪽으로 다가와 한 벌을 건네고 나머지를 가지고 다시 소파로 돌아와 앉았다.

 “어떤 정신 나간 새끼들이 청바지 한 장에 35만 원이나 주고 사 입어. 너갱이 빠진 새끼들이지. 부모 등골 빠는 짓이지. 하긴 그걸 사주는 부모도 참.”

 그런 문창주도 궁금했는지 석정선이 가지고 온 청바지를 이리저리 만져봤다.

 “(GIX INTERNATIONAL) 긱스 인터내셔널? 이름은 멋지네요.”

 석정선도 청바지의 라벨을 꼼꼼히 살폈다.

 “그게 홍콩 애들 이름이란 말이지? 석 이사 근데 인화 실업 인화그룹 새끼 아냐?”

 “그룹 계열사 맞죠. 시장에 상장이 됐던가?”

 “근데 짱개놈들 주문을 받아? 뭐가 아쉬워서?”

 “작년 7월에 홍콩이 중국에 반환됐으니까 영국회사였을 수도 있어요. 아님 홍콩? 진짜 지금은 모르겠네요. 어떤지? 근데 그게 지금 중요한가요?”

 “토 달기는. 그럼 중요하지.”

 문창주는 머릿속에서 이미 계산을 끝낸 후였다.

 “이봐 김 사장 보험 든 거 있지?”

 김창록의 얼굴빛이 검게 변했다.

 문창주는 그런 김창록을 보며 콧방귀를 뀌었다.

 “김창록 씨, 내가 장로야. 자살은 죄악이라고 했을 텐데. 뭘 생각하는 거야? 그 비루한 몸뚱이 몇 푼 받지도 못해.”

 “그럼?”

 “이를테면 화재 보험 같은 거 들어놨냐고?”

 “네. 하나 있습니다.”

 “얼마짜리야?”

 “1억인가 2억인가 긴가민가해서요.”

 “됐어. 대비해 놨다는 것만 해도 어디야.”

 문창주는 석정선을 보며 눈을 찡긋거렸다. 석정선은 문창주의 공식을 어렴풋이 푼 것 같았다.

 어느 정도 정리를 끝냈다는 생각에 돌아갈 채비를 하던 중 밖에 있던 덩어리들이 들썩들썩하는 소리가 들렸다. 날파리들이 꼬인 모양이었다.

 “밖에 뭐 이리 시끄러워. 석 이사 나가봐. 날파리들인가? 날파리들이면 쫓아 버려. 아님 죽여 버리든가.”

 석정선이 막 현관문을 나설 참이었다. 덩어리 대 덩어리들이 서로 뒤엉켜 현관으로 밀려 들어오고 있었다.

 “뭐여? 이미 손님들이 있었구먼?”

 분명 말소리는 들렸으나 실체가 없었다.

 “야야 비켜 봐라. 아이고 근데 이건 또 무슨 냄새야? 누가 똥 지렸나?”

 날파리 덩어리들 뒤편에서 멜빵바지에 하얀 오리털 점퍼를 입은 땅딸막한 사내가 코를 막고 들어왔다.

 “누가 여기 주인장이여? 당신? 아님 당신?”

 사내는 석정선, 김창록을 번갈아 봤다.

 그때였다. 문창주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어? 어? 너 뱃고동? 맞지? 귀두새끼.”

 문창주가 땅딸보의 얼굴에 삿대질했다.

 “참 어느 분께서 겁대가리 없이 아니지. 교양 없이 말씀하실까?”

 소파에 앉아 있던 석정선과 김창록을 바라보던 사내가 뒤를 돌아봤다.

 사내도 의아해했다.

 “뭐여? 창주 형님? 맞어?”

 사내도 문창주를 보며 맞삿대질했다. 당황한 표정이었다.

 “뱃고동 맞구나. 근데 뜬금없이 니가 왜 여기에?”

 “그건 내가 하고 싶은 말이요. 왜 형님이 여기서 나와? 형님이 여기 주인장?”

 “그건 알 거 없고 뱃고동 니가 여기는 왜?”

 “참 첫인사치고 깜찍하네. 이 봐 창주 씨 내 이름은 뱃고동이 아니고, 백기동이요. 오랜만에 고향 선배라고 만난 게 하필 문창주 씨네.”

 “뭐 창주 씨? 이 새끼가?”

 문창주의 손이 어깨 위로 올라갔다.

 “참, 나잇살 처먹고 아직도 욕지거리요 어렸을 때부터 천성이 못돼 쳐 먹은 건 알았지만 아직도 나잇값 못하나?”

 문창주는 올렸던 손을 내리며 어이가 없는 듯 웃었다.

 “알았고 그래 백기동 씨, 니가 여기 왜 나타났냐고? 사람 놀라게?”

 “나야 비즈니스. 형님이 여기 주인이냐고? 하 시발 좆같네. 입 아프게 지금 몇 번 말하냐?”

 “주인이면 어쩔래?”

 백기동이 비웃으며 손뼉을 쳤다. “농고 출신이 그래도 출세했네. 사람 구실은 하는 가벼? 평생 감방이나 들락날락 거리며 폐인처럼 살 줄 알았는데. 그러고 보면 세상 참 불공평해. 안 그요?”

 “뱃고동 너 이 새끼. 말 다했어?”

 “아 시발 거 참. 뱃고동 뱃고동. 수준 떨어져 대화하기 정말 거북하네. 이봐 형님. 나 여기 비즈니스 때문에 왔다고. 그리고 내가 너한테 그런 소리 들은 만한 위치가 아냐. 문창주 이 좆병신아 분위기 파악 좀 해.”

 문창주는 백기동에게 달려들려 했으나 뒤에 날파리들이 너무 많았다. 상황판단이 빠른 문창주 아니었던가.

 석정선이 소파에서 일어나 문창주 쪽으로 다가 왔다.

 “이 분은 저희 사장님이시고 여기 창록실업 대표는 이쪽입니다. 저희는 채권자구요.”

 “그래요? 진작 말씀하시지. 오랜만에 고향 선배 만나서 너무 기쁜 나머지 실례를 한 것 같네요.”

 백기동은 김창록 쪽으로 다가갔다.

 “사장님? 성함이?”

 “김창록입니다.”

 “사장님도 인화에서 대금 못 받으셨나요?”

 “네. 근데 사장님은 어떻게 오셨는지? 처음 뵙는 분이라?”

 백기동은 김창록의 옆에 앉았다. 키가 작아 서있으나 앉아 있으나 별 차이가 없는 듯했다.

 “아 인사가 늦었군요. 날파리들이 날아다녀서.”

 백기동은 문창주와 석정선을 바라봤다.

 “백기동이라고 합니다. 사장님하고는 관계가 있다면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저희는 인화실업 채권자입니다. 인화실업 하청 공장들 찾아다니면서 분위기 파악이라고 할까요? 실사라고 할까요? 아무튼 상황파악 하러 다니는 겁니다.”

 문창주가 못마땅한 표정으로 쳐다봤다.

 “지랄 꼴값하고 자빠졌네. 니가 그동안 뭘 하며 어떻게 살아왔는지는 모르겠는데 뱃고동 니가 인화실업에 돈을 꿔줬다고?”

 백기동의 날파리 덩어리들이 문창주에게 달려들려 했다. 백기동이 손을 들어 제지했다.

 백기동은 하얀 점퍼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나 너무 당황스러워 얼굴 창백해진 거 보여? 김 사장님 보여요?”

 백기동은 김창록 쪽으로 얼굴을 돌려 씩 웃어 보였다.

 “창주 형님. 이너서클이라고 알아? 내가 당황스러운 게 이거야. 내 레벨의 이너서클에는 우리 문창주 같은 개씹새끼가 들어와 있으면 안 되거든. 왜냐? 그럼 세상 불공평한 거야. 공정 상식이 다 무너진 사회라는 거지. 우리가 같은 자리에서 만나면 안 되거든. 그럼 뭐냐? 우연이거나 똥파리 새끼들이거나. 둘 중 하나지 뭐.”

 백기동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실례 많았습니다. 저는 이만. 또 경기도 광주 쪽 공장 가봐야 해서. 거긴 뭐 만드는지 사장님은 모르시죠?”

 “네. 저야 뭐.”

 백기동은 김창록에게 명함을 건넸다.

 “지금 명함이 없어서. 이를 어쩌죠?”

 김창록도 같이 일어섰다.

 “괜찮습니다.”

 문창주와 김창록 둘 다 지금까지는 백기동과 아무런 상관이 없어 정말 다행이었다. 백기동은 일어서서 현관문 쪽으로 나가다가 문창주를 바라봤다.

 “형님, 언제 한 번 술 한잔해요.”

 아무 의미 없는 형식적인 인사였다.

 백기동은 덩어리들과 현관을 나가다가 뒤를 돌아 히죽 웃었다.

 “근데 창주야? 아까 내가 한 말들은 다 이해해? 하긴 농고 출신이 얼마나 알아먹었겠어?”

 “뭐? 넌 문턱이나 가봤어?”

 “중퇴? 언제 적 이야기야. 나 학사 출신이야. 비록 야간이지만. 이건 알아먹으려나 모르겠다? 문창주 좆병신아. 가자. 늦겠다.”

 백기동의 등장은 의외였다. 문창주의 생각은 그랬다. 어렸을 때 이름 때문에 귀두라고 불렸지만, 백기동이 중학교 재학 시절 귀두라고 불렀다는 이유만으로 한 학년 선배를 피떡으로 만들어서 학교를 그만둬야 했기 때문이다. 그 뒤에 난다 긴다 하는 2살 터울 선배들도 차마 귀두라고는 부르지는 못했지만, 자존심은 있어 이름을 딴 뱃고동으로 불렀다. 문창주와는 5살 차이가 났다. 그때는 감히 문창주와 눈도 마주치지 못했다. 문창주도 그 당시 고향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어쩌면 백기동에게 문창주가 선망의 대상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백기동이 인화실업의 채권자라니 문창주로서는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었다.

 “석 이사, 인화실업의 규모의 회사도 개인한테 돈을 빌려?”

 “아니요. 개인이 그 만한 돈이 어디 있어요? 최소 몇십억 일 텐데. 아니면 몇백억?”

 “그렇지. 그건 그렇고 아까 한 말은 뭐야?”

 “뭐요?”

 “이너 뭐 어쩌고 했잖아?”

 “저도 잘 모르겠지만 이너서클이라고 한 거 같은데. 제가 이해한 바로는 그러니까 쉽게 생각하면 양궁 과녁 있잖아요. 동그란 거? 각 동그라미에 경계가 그어져 있잖아요. 근데 자기가 있는 위치에 어떻게 대표님도 같이 있냐 이런 뜻 같던데요. 한마디로 너랑 나랑은 다르다. 사람 취급 안 하고 벌레 보듯 하던데......”

 석정선은 아차 싶어 문창주의 눈치를 봤다.

 “이 귀두 개새끼.”

 문창주는 김창록이 쥐고 있던 백기동의 명함을 낚아챘다.

 ‘(SHINGIROO ENTERTAINMENT) 신기루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백기동’

 “엔터테인먼트? 석 이사 이거 뭐야?”

 “딴따라요.”

 석정선은 이해하기 쉽게 요약하는 재주가 있었다.

 “딴따라? 이 새끼 업소 하는 거야? 뭐야?”

 석정선도 명함을 유심히 살폈다.

 “글쎄요? 업소에 얘들을 대주는지? 업소를 직접 하는지? 아니면 진짜 기획사를 하는지 모르겠네요? 다시 볼 사람도 아닌 데 신경 쓰시지 않는 게 정신건강에 좋으실 것 같습니다.”

 문창주가 쥐고 있던 명함을 으그러트렸다.

 “순간적으로 스쳐서 억울해서 그러지. 한마디도 못 하고. 에이 가자. 머리가 너무 아프다.”

 현관문을 나서다 문창주가 석정선을 바라봤다.

 “청바지 두 개만 챙겨. 그리고 잘 지키라고 해. 창고에 가 있는 애들한테도 전달하라고 해. 오늘 봤지. 날파리들 날아다니는 거.”

 

 운전석을 뒤로 길게 뉘어 덩어리가 신나게 자고 있었다. 문창주와 석정선이 올라타는 소리에 그제야 깼다. 누워 있던 운전석을 세운다는 것이 긴장해서 너무 빨리 세웠다. 그 반동으로 운전석의 머리 받침대가 덩어리의 뒤통수를 가격했다.

 문창주는 화를 낼 기운도 없는 듯 뒷자리에 앉아 손으로 이마를 감싸 쥐었다.

 “출발해. 오늘 너무 힘들다.”

 문창주를 태운 차는 창록실업을 빠져나갔다.

 

 차창 밖의 해가 어느덧 지고 있었다. 석정선은 은단을 꺼내 오도독오도독 씹었다.

 “대표님, 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하세요?”

 문창주는 창밖만 바라봤다.

 “생각은 무슨. 그냥 가압류 풀고 저 청바지 다 받아. 그다음 청바지 좀 더 구해놔.”

 “네? 무슨 말씀이신지?”

 “그냥 싸구려 청바지. 아니면 김창록한테 말해서 원단이라도 구해 놔.”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서류 완벽해야 돼. 다 끝나면 박스갈이 해놓고.”

 석정선은 문창주의 공식을 이제 완벽히 푼 것 같았다.

 “어쩌시려고요? 그 많은 물량 풀 데가 있을까요? 저희 유통망도 없고 맨 손인데. 이쪽은 젬뱅이나 마찬가집니다. 가장 걱정은 인화실업이나 홍콩 긱스 인터내셔널이 나중에라도.”

 “아 그건 나중에 생각하자. 그냥 일단 시킨 것만 해. 일단 스텝이라도 밟아야 꼬시는 거야.”

 “네. 알겠습니다.”

 “라디오나 켜봐. 너무 텁텁하다.”

 “은단 드릴까요?”

 “아냐 됐어.”

 차 안에는 달콤한 여자 DJ의 음성이 퍼졌다.

 ‘여러분은 언제가 가장 그리우세요? 또는 후회가 되나요? 저는 짝사랑 때가 생각나네요. 다들 경험이 있으실 거 에요. 에이 그때 고백이라도 해 볼 걸. 그때가 가장 그립고 후회가 되는 데요. 그때 또다시 그런 기회가 와도 고백을 못 하겠죠? 먼 훗날 오늘을 기억할 수 있다면 그립고 후회 없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마지막 곡입니다. 임창정. 그때 또다시.’

 

 횡단보도 앞 신호가 주황색에서 빨간색으로 바뀌었다.

 "에이 씨발."

 횡단보도를 건너던 사람들을 칠뻔한 덩어리가 놀라서 자기도 모르게 소리쳤다.급정거와 동시에 경적을 크게 울렸다.

 문창주와 석정선의 몸이 앞으로 쏠렸다 뒤로 밀렸다.

 “그래 에이 씨발이지 오늘. 뱃고동, 뱃고동 시발 뱃고동 석 이사 이거 뱃고동 소리 같지? 그래 후회 없는 오늘이 되자.”

 운전석의 덩어리에게 문창주의 손과 발이 무차별적으로 날아들었다.

 덩어리의 머리와 팔이 휘청거리면서 간헐적으로 핸들 가운데 클랙슨이 눌리면서 소리가 울렸다.

 덩어리의 비명같이 장단음으로 울려 퍼졌다.

 횡단보도를 지나가던 사람들에게는 낯선 풍경이었다. 희극인지 비극인지 알 수가 없었다.

 뱃고동 소리만 우렁차게 울릴 뿐이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36 땅을 파봐라. 돈이 나오지. 2023 / 4 / 14 188 0 7086   
35 가자! 기회의 땅(The Land of Opportunity)으로 2023 / 4 / 10 189 0 7233   
34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則生 必生則死) 2023 / 4 / 5 194 0 5964   
33 또 하나의 가족(2) 2019 / 7 / 10 381 0 7389   
32 또 하나의 가족 2019 / 6 / 27 382 0 5589   
31 검은머리 외국인 2019 / 6 / 20 396 0 5297   
30 인간 쓰레기들 2019 / 6 / 9 415 0 8653   
29 동물의 왕국 2019 / 6 / 5 389 0 7101   
28 금선의 아이들(OB와 YB) 2019 / 5 / 30 399 0 7241   
27 씨종자도 못할 놈 2018 / 12 / 16 396 0 5636   
26 PC통신(ATDT 01410) 2018 / 12 / 12 431 0 8585   
25 바퀴벌레들 2018 / 12 / 9 400 0 6147   
24 쇼당 2018 / 12 / 6 417 0 8276   
23 축! 합격! 2018 / 12 / 2 397 0 8450   
22 그냥 지금 이대로! 2018 / 11 / 26 432 0 6353   
21 각기 다른 중국몽(夢) 2018 / 11 / 22 428 0 6469   
20 알제네레이션(R generation)의 태동 2018 / 11 / 20 412 0 6232   
19 굿바이(Good bye) 노랑이 2018 / 11 / 15 410 0 9016   
18 불놀이 2018 / 11 / 11 412 0 5890   
17 Here, I Stand For Money 2018 / 11 / 8 432 0 7497   
16 '돈(豚)됐구만'과 '와룡(臥龍)' 2018 / 11 / 4 430 0 6320   
15 뱃고동 2018 / 11 / 2 422 0 6728   
14 (昌祿實業) 창록실업 2018 / 11 / 2 428 0 6516   
13 충청투자 2018 / 11 / 2 416 0 5439   
12 전화위복 (轉禍爲福) 2018 / 11 / 2 426 0 4854   
11 여왕벌 2018 / 11 / 2 421 0 5947   
10 금선당 2018 / 11 / 2 440 0 6248   
9 지옥의 급행열차(2) 2018 / 11 / 2 416 0 5375   
8 밥상머리 교육 2018 / 11 / 2 448 0 5622   
7 지옥의 급행열차 2018 / 11 / 2 414 0 6532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