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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회색순찰자
작가 : 이현주s
작품등록일 : 2018.5.7

숲에 스산한 어둠이 내려앉거든, 작은 소리도 가벼이 여기지 말라.
순찰자의 화살이 그대의 심장을 찾는 소리일지 모르니.

 
11화
작성일 : 18-10-23 12:31     조회 : 290     추천 : 0     분량 : 6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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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여래사의 여름은 봄보다도 바쁘다. 스님들은 수행과 더불어 산으로 자급자족을 위한 먹거리를 찾아다니고, 무승들과 기사들은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한다. 알키비르 공방전 후 전쟁은 소강상태로 돌입했지만 훈련의 강도는 전혀 약해지지 않았다. 언제 다시 전쟁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뿐이랴. 어린 기사 지망생들이 본격적인 교육을 받게 되는 것도 이즈음이었다. 이들은 사찰 건너편 산에 있는 커다란 학교에서 교육을 받는데, 키프로스 전역에서 선별된 이 아이들은 그 수가 무려 수백 명에 달한다. 그리고 오늘은 그 수백 명에 여든 두 명이 추가되는 날이었다.

  “왜 이렇게 늦어. 곧 시작인데!”

  학교 정문에 있는, 학교 이름을 적은 석판 앞에서 한 소녀가 짜증을 냈다. 금발에 코발트 블루의 눈이 매력적인, 그러나 눈썹과 눈매 때문에 날카로워 보이는 인상의 그녀는 정문을 드나드는 여느 아이들처럼 푸른 키프로스 군복을 입고 있었다. 군복 오른쪽 가슴에는 그녀의 이름이 금실로 수놓아져 있었다.

  ‘아리엘’

  소녀는 초조한지 계속 교문 앞에서 산만하게 서성였다. 손톱을 뜯고, 발을 쿵, 쿵, 구르고, 입술을 깨물고, 머리를 쥐어뜯고……. 보기에 예쁘장한 소녀가 그러고 있는 모습은 확실히 눈에 띄는 모습이었다. 그 모습이 딱해 보였는지, 아니면 단지 호기심 때문인지 한 사람이 그녀에게 말을 걸어왔다.

  “누구 기다리나 봐요?”

  옆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아리엘은 화들짝 놀라 그쪽을 바라보았다. 그녀 또래의, 살짝 미소 지은 얼굴의 소년이 그녀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 또한 그녀와 같은 옷을 입고 있었고, 같은 자리에 그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오즈릭’

  그녀는 어쩐지 얼굴이 화끈해져 “네, 네…….”하고 허둥지등 끄덕였다. 평소의 그녀답잖게. 그런 그녀를 본 소년의 산뜻한 미소가 더 짙어졌다.

  “말 편하게 해. 동기니까.”

  “네…… 네?”

  소년은 손을 내밀었다.

  “내 이름은 오즈릭. 오즈릭 크라토스. 넌?”

  “아…… 아리엘. 아리엘이야.”

  아리엘은 간신히 그의 손을 맞잡았다. 손에서 손으로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다. 소년을 보는 소녀의 눈이 묘해지려는 순간, 소년의 어깨 너머로 터덜터덜 걸어오는 한 남자가 그녀 눈에 들어왔다. 아리엘은 손을 잡은 손을 빼 팔을 흔들었다.

  “걷지 말고 뛰어!”

  욕을 속으로 꾹꾹 눌러 담은 아리엘의 고함에, 제비집 머리를 한 키 큰 남자는 입술로 뭐라 꿍얼꿍얼대며 걷는지 뛰는지 모를 속도로 다가왔다. 그를 돌아본 오즈릭이 다시 아리엘을 보았다.

  “나중에 보자.”

  “응.”

  발그레진 소녀를 두고 소년은 학교로 들어갔다. 그사이 그녀에게 다가온 남자가 아리엘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걸 반성의 의미로 생각한 건…… 너무 지나친 기대였다.

  “욱!”

  넘어왔다…… 분명 목 너머까지 올라왔다. 그러나 남자는 그걸 해방시키는 대신 왔던 자리로 다시 돌려보냈다. 꿀꺽, 오만상을 찌푸린 남자가 말했다.

  “허어, 헉. 씨벌, 뒤지겄네.”

  아리엘은 등짝을 갈기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참아냈다. 대신 폭풍 같은 잔소리를 퍼부어댔다.

  “내가 못 살아. 무슨 술을 그렇게 많이 처먹어? 애새끼도 아니고 무슨…….”

  그러나 이 뻔뻔한 남자는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변명을 늘어놓았다.

  “야아, 오빠한테 처먹어가 뭐냐, 처먹어가. 그리고 이건 내가 마신 게 아니라 로저 형이 퍼먹인 거라니까.”

  “아이구, 아주 잘나셨네요. 올해 서른여덟 살 처드신 앤-더-슨 씨! 어떻게 넌 사람이 스무 살이랑 지금이랑 그렇게 한결같애?”

  “넌 어째 막말하는 게 여덟 살이랑 열네 살이랑 그렇게 한결같냐. 아니, 아니다. 오히려 진화하는 거 같애.”

  “닥쳐.”

  “넵.”

  앤더슨은 크게 하품하며 기지개를 쭈욱 폈다. 그러면서 소년이 사라진 쪽을 흘끗 보았다.

  “근데 아까 걘 뭐야? 친구?”

  아리엘은 고개를 끄덕였다.

  “응. 친구.”

  “……남자친구네.”

  크흠, 헛기침을 한 앤더슨이 아리엘의 눈치를 살살 살폈다.

  “음…… 어, 어디까지 갔냐?”

  아리엘은 어처구니없다는 얼굴로 그를 보더니, 그의 어깨를 퍽 쳤다.

  “뭐래. 방금 만났어, 방금!”

  강한 충격에 앤더슨의 상체가 들썩였다.

  “흡.”

  기겁한 아리엘이 주먹을 치켜세웠다.

  “토하지 마. 토하면 죽여 버린다!”

  다행히 한 소녀와 청년의 추한 드잡이질은 수위의 외침에 멈출 수 있었다.

  “교문 닫겠습니다!”

  “아, 잠깐만요! 들어갈게요!”

  다급히 외친 아리엘은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손으로 입을 틀어막은 앤더슨을 끌고 교문을 통과했다. 그들이 통과하자마자 교문이 쿵, 닫혔다. 휘유, 한숨을 돌린 아리엘이 앤더슨의 손을 놓았다.

  “빨리 가자. 우리 늦었…… 어라?”

  아리엘은 자기 쪽으로 딸려오는 앤더슨의 손을 보고 멍청한 표정을 지었다. 어느새 그들의 손은 손깍지가 껴져 있었다. 앤더슨이 헤헤 웃었다.

  “잡았지롱~.”

  “…….”

  그녀는 잠시 앤더슨을 쳐다보았다. 이 남자…… 이 남자는 뭐랄까, 어째 가면 갈수록 애 같아진다. 원래 이렇긴 했지만 요새는 더.

  평소라면 이쯤에서 유혈사태에 준하는 일이 벌어졌겠지. 평소라면. 하지만 그의 얼굴을 보자 이상하게도 화가 나지 않았다. 그 미소가 너무나 순수해서, 즐거워 보여서……

  마치 영원한 슬픔을 방황한 끝에, 마침내 미소를 얼어낸 사람 같아서.

  아리엘은 가볍게 팔을 흔들었다.

  “안 놔?”

  역시나 반응은 예상대로였다.

  “싫은데싫은데싫은데~? 안 놓을 건데에?”

  ……점점 골 때리는 새끼, 아니 놈이 돼가는 것 같다. 결국 포기한 아리엘이 작게 한숨을 쉬며 팔을 내렸다.

  “알았어, 그럼. 빨리 가기나 하…….”

  앞으로 확 당기는 압력에 아리엘의 말이 뚝 끊겼다. 정신 차려보니 앞에 달려가는 앤더슨의 등이 보였다. 앤더슨이 쏜살같이 앞으로 뛰쳐나간 것이다. 그와 연결된 그녀는 그를 따라갈 수밖에 없었던 거고. 간신히 넘어지지 않은 그녀는 그와 속도를 맞추며 “멈춰. 멈추라니까! 하나, 둘, 셋…….” 따위의 협박을 해댔다. 그러거나 말거나 앤더슨은 신나게 웃으며 뛰어갈 뿐이었다. 교정의 하늘 위로 그의 맑은 웃음소리와 아리엘의 비명이 조화를 이루며 흩어졌다.

 

 

  키프로스에서 가장 큰 규모, 내로라하는 인물들로 구성된 교사진, 가장 좋은 시설 등. 그러나 이런 지표들보다도 지금 현재 이 학교가 ‘최고다!’라는 걸 알 수 있는 것은, 입학식 내빈들이다.

  키프로스 최고 권력자 콘월 공작, 서부 전선 총사령관 무니 주베온스 남작, 동부 전선 주력 장수인 로저 마일로, 최고의 마이스터(Meister. 의사, 문신 기술자, 대장장이 등을 포함하는 모든 기술자와 과학자, 철학자 등을 아우르는 직업)로 꼽히는 롤랜드 등 각 귀족, 기사, 마이스터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최고에 속하는 자들이었다.

  그중에서도 놀라운 것은 한 검은 여자의 등장이었다.

  “저 사람…… 다니엘 델린저 경 아냐?”

  누군가의 경악 섞인 외침에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앳된 눈길들이 초롱초롱하게 빛났다.

  다니엘 델린저! 키프로스에서 이 이름을 모르는 이가 몇이나 있을까. 자타가 공인하는 키프로스 최고 기사. 3년간 전장을 누비며 오백 명에 달하는 제국군의 수급과 예순에 가까운 오크의 머리칼을 취한 자. 그 공적에 키프로스에서 가장 명예로운 칭호인 ‘드히라스 알키비르’를 당당히 수여받은 자 아니던가.

  그 쟁쟁한 명성을 입증하듯 그녀가 등장하자마자 누군가 (아마 입학생의 보호자이리라.)가 크게 외쳤다.

  “드히라스! 키프로스의 드히라스 만세!”

  많은 이들, 대부분의 사람들이 호응하였다.

  “키프로스를 위하여! 조국을 위하여!”

  “키프로스여, 영원하라!”

  열렬한 반응에도 다니엘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 그 신비로운 황금색 눈으로 관중을 한 번 쏘아볼 뿐. 그러나 그런 무심한 반응에도 사람들은 크게 좋아하였다. 함성 소리가 더 크게 울려 퍼졌다.

  그녀를 보던 아리엘이 앤더슨을 툭 건드렸다.

  “앤더슨. 저 사람이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야?”

  아차, 여기 있었다. ‘다니엘 델린저’를 모르는 사람. 산만 쏘다니던 소녀는 이토록 세상 소식에 둔했다. 앤더슨은 뿌루퉁한 입술로 말하였다.

  “걍 또라이야. 쌈 잘하는 쌍또라이.”

  “그으래에?”

  아리엘은 그의 말은 1도 믿지 않은 채 다니엘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190cm정도는 돼 보이는, 엄청나게 큰 키, 보통 체중이지만 척 보아도 알 수 있는 근육질의 몸, 그리고 황금빛 눈에서 쏟아지는 카리스마까지.

  ‘나참, 저렇게 멋진 언니가 어떻게 또라이라는 거람.’

  그리 생각하던 그녀는 문득 등골이 오싹해짐을 느꼈다. 좌석을 찾아 앉은 다니엘이, 정확히 자신을 보고 있음을 깨달았다.

  ‘설마, 착각이겠지…….’

  애써 부정하였지만 몸을 점점 잠식하는 싸늘함은 그녀의 생각을 명백히 부정하고 있었다. 그녀와 그녀 사이의 인파는 의미 없이 오로지 두 사람만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듯 했고, 맹수의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듯 했다……. 그녀는 식은땀을 비 오듯 흐르고, 손톱을 손바닥에 깊숙이 파묻었지만 결코 상대의 시선을 피하진 않았다.

  그러자 숨이 턱 막혀와 숨을 쉬지 못할 지경이었다. 이대로 죽겠구나, 싶은 순간 거친 손바닥이 그녀의 몸을 잡아 끌었다.

  “것 봐라. 또라이라니깐. 개쌍또라이.”

  아리엘을 저 뒤로 숨긴 앤더슨이 말했다. 숨통이 트인 아리엘은 숨을 몰아쉬었다. 다니엘을 보았다. 아리엘은 앤더슨 뒤에서 자신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그녀가 시선을 거두는 것을 분명히 보았다.

  다니엘이 시선을 돌리자 그녀 좌편에 앉아 있던 로저가 작게 말했다.

  “친애하는 델린저 경. 믿는 신이 있소?”

  다니엘은 천천히 눈을 돌려 로저를 보았다.

  “없습니다만.”

  “그럼 조상님께 감사하쇼. 적당할 때 끊게 해줘서 감사하다고. 일 초만 더 그 지랄했으면 식이고 뭐고 다 엎어버렸을 거니까?”

  그의 성격상 진짜 그랬을 테지만, 다니엘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

  “마일로 경은 믿는 신이 있습니까?”

  그 말에 로저의 이마에 힘줄이 투두둑 돋아났다.

  “있.습.니.다.만?”

  다니엘은 눈을 돌려 정면을 보았다. 그리고 말했다.

  “다행이군요.”

  비웃음도, 기다란 조롱의 말도 없이 평소 그녀의 딱딱하고도 무심한 목소리 그대로였다. 오히려 그렇기에 그러한 것들을 이용한 것보다도 더 심한 모멸감을 줄 수 있었다. 얼굴이 시뻘겋게 변한 로저가 정말 ‘다 엎어버릴’ 찰나였다.

  “……이어서 윤교의 종정이신 혜원 스님의 축사가 있겠습니다.”

  이 와중에도 식은 여러 지루한 절차를 이어가고 있었고, 마침내 마지막 차례가 왔다. 그리고 혜원 스님이란 말에 모두가 놀라 웅성거렸다. 심지어는 시종일관 무표정하던 콘월 공작이나 다니엘도 눈썹을 꿈틀했을 정도였다. 두 사람도 기싸움을 멈추고 한쪽을 바라보았다.

  종정. 나라에서 가장 큰 종교의 가장 높은 직위이다. 그런 사람이라면 당연히 이런 자리에 걸맞는 화려한 옷, 아니면 최소한 멀끔하게 차려입고 나와야 정상이다. 그래야 종교의 위신이 서지 않겠는가. 허나 스님의 복장은 좌중을 당황시킬 만큼 파격적이었다.

  ‘저런 옷은 정말 거지도 안 입겠다’ 싶을 만큼 누더기가 된 승복. 본래 황색을 띠는 승복은 세월의 풍파를 맞아 거의 회색에 가깝게 변해 있었다. 깔끔한 여타 승려들과 기우되 질 좋은 천을 덧대는 십자회 사제들을 생각하면 사뭇 다른 모습이다.

  앤더슨은 언젠가 큰스님이 하셨던 말씀을 떠올렸다. 종정쯤 되시면서도 왜 저렇게 다니냐는 물음에, 큰스님은 웃으며 말했다.

  “육신조차 의미가 없거늘, 하물며 의복이 무슨 대수냐?”

  그때 그는 물었다.

  “육신이 어째서 의미가 없습니까?”

  큰스님, 혜원은 답하였다.

  “육신은 수레이고, 식벽 능력은 말을 모는 마부이다. 감각 기관은 말이고, 마음은 말을 제어하는 고삐이며, 감각이 좆는 여러 대상은 말이 달리는 길이다. 육신과 마음과 감각 기관을 자신이라고 착각하지 마라. 그렇게 착각하는 동안에는 솟아나는 기쁨과 휩쓸어가는 슬픔에 영원히 갇혀 빠져나오지 못하리라.”

  돌이켜 생각해보면 스님이 저 누더기 승복을 고집하는 건 그 가르침을 잊지 않게 하시는 게 아닐까. 사람들에게도, 당신에게도. 그러한 숭고한 정신 때문인지 큰스님에게는 누추하되 그를 능가하는 장엄함이 있었다.

  터벅터벅 걸어와 연단에 선 스님이 좌중을 둘러보더니, 미소 지으며 입을 열었다.

  “좋은 날입니다.”

  별로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는데도 모두에게 들릴 만큼 컸따. 그러면서도 쩌렁쩌렁하진 않으니, 마치 눈앞에서 대화를 나누는 것 같다. 참으로 기이한 일이다.

  “얼마 전에 오늘 이 자리에 있는 한 아이에게 이런 질문을 받았습니다. ‘큰스님, 학교에서는 무엇을 배우나요?’ 그 아이에게 했던 말을 여기에서 다시 일러드리겠습니다.”

  한 소녀는 자기 얘기임을 깨닫고 얼굴을 붉혔다.

  “그 아이가 정말 뭘 배우는지 몰라서 한 질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기사 과정과 순찰자 과정, 마이스터 과정이 있는데 기사 과정과 순찰자 과정은 장교나 기사가 되는 길이고, 마이스터는 대장장이, 의사 등 모든 기술직을 포함한다.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대부분 눈으로 귀로 대략적으로 알게 되는 사실이지요. 그 이상은 알 필요 없고. 질문의 요지는 그런 단순한 문제가 아닌, 좀 더 본질적인 문제에 닿아 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대답했느냐. 그는 답했다.

  “저는 대답했습니다. 비를 피하는 법보다는 함께 비를 이겨내는 법을, 고정된 원칙을 넘어 모든 상황에 대처하는 법을, 살아남기 위한 힘과 살아가기 위한 지혜를, 타인에게 먼저 손을 뻗는 용기를, 그리고 무엇보다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큰스님은 좌중을 둘러보았다.

  “사랑하는 법. 거기에서 더 나아가 사랑을 지속하고, 사랑을 지켜내는 법을 배우는 것. 그것이 네가 배울 것이고, 배워야 할 것들이다.”

  그는 말을 이어 마쳤다.

  “오늘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말이자, 앞으로도 잊지 말아줬으면 하는 말입니다.”

  연설이 끝났을 때,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호는 없었다. 진미를 찬찬히 음미하듯, 모두가 경건한 고요를 지켰다. 그러다 누군가가 박수를 치자 다른 누군가도 따라했다. 하나, 둘로 시작한 그것이 전체가 되기까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사람들의 호응 속에서 큰스님은 천천히 물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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