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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마감무림
작가 : 촌부
작품등록일 : 201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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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삼진의 평범한 학사, 한재선에게
'무림맹주의 사서를 집필하면 황금 백 냥을 준다'라는 대박 의뢰가 떨어진다.
그리고 뒤이어 '마교 교주의 교리서를 제때 끝맺지 못하면 죽는다'라는 대박 협박 도 떨어진다.
창졸간에 이중계약을 하게 된다.
마감을 피해 달아난, 허장성세로 점철된 한 학자의 기상천외한 도주극이 펼쳐진다.
추적은 지금도 계속된다.

 
제 9 화
작성일 : 16-07-07 17:47     조회 : 550     추천 : 0     분량 : 54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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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웃음을 참으려 해도 참아지지가 않는다.

 이렇듯 통쾌하게 도망을 치다니, 세상에 이처럼 신나는 일이 없었다.

 한참 동안 호쾌하게 웃던 한재선이 배를 어루만졌다.

 ‘그러고 보니 배가 좀 고픈걸.’

 긴장한 탓에, 무한삼진을 벗어날 때까지 아무것도 먹지 못했던 한재선이었다.

 자기가 생각하기에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곳에 오자 자연스레 허기가 졌다.

 한재선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작은 수레를 끌어다 놓고 소면을 파는 아낙을 발견했다.

 한재선은 칠렐레팔렐레(?) 뛰어가서는 자리를 잡고 앉았다.

 “여기 계육면 하나 주시오, 계육면!”

 한재선은 흡족한 얼굴로 소매에서 전낭을 꺼내었다.

 전낭 속에는 은자 일곱 냥과 구리 돈 몇 문이 들어 있었다.

 한재선이 아낙을 흘끔 보며 질문했다.

 “계육면 한 그릇에 얼마요?”

 “닷 푼이에요, 닷 푼.”

 한재선은 구리 돈을 조금 꺼내어 아낙에게 건네었다. 아낙이 고맙다고 머리를 꾸벅 숙여 보였다.

 괜찮다고 손사래를 치는데, 문득 아낙 옆에서 칭얼거리는 아이가 마음에 걸렸다.

 “엄마, 나도 계육면 먹고 싶어, 나도.”

 “조금 이따가. 조금 이따가 남으면 줄게.”

 아낙의 얼굴엔 삶의 고단함이 가득 드러나 있었다.

 깡마른 아이를 보는 어미의 심정이, 파는 음식조차 거두어 먹일 수 없는 어미의 아픔이 오죽하랴.

 한재선은 혀를 끌끌 차고는 면발을 한 젓가락 가득 입에 밀어 넣었다. 그러고는 호들갑을 떨며 감탄을 터뜨렸다.

 “이 계육면은 유난히 맛있구나! 내 생에 이런 계육면은 처음이다! 이런 음식을 먹으며 고작 닷 푼만 낼 수는 없지. 받으시오.”

 계육면을 짭짭거리던 한재선이 주머니에서 구리 돈 오십 문을 꺼내어 내려놓았다.

 아낙이 당황하여 손사래를 쳤다.

 “이건 너무 과합니다.”

 “아아, 됐소. 계육면이 너무 맛있어서 주는 거니까, 애 뭐라도 먹이시오.”

 “하, 하지만 학사님…….”

 “됐대도 그러시오.”

 한재선이 어서 받으라는 듯 손을 휘젓고는 따끈한 계육면 국물을 들이켰다.

 국물을 들이켜자 속이 화악 풀리는 것이 느껴졌다.

 한재선이 먹는 모습이 맛있게 보였는지, 호구촌의 서쪽에서 걸어오던 보부상 두 명이 걸음을 멈추었다.

 보부상들이 한재선의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아 아낙을 불렀다.

 “이보시오, 여기 면이나 두 그릇 빨리 말아 주시구려.”

 “예? 예, 그러지요.”

 미안한 시선으로 한재선을 바라보던 아낙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재선은 그러거나 말거나 계육면을 들이켜는 데 여념이 없었다.

 보부상 한 명이 한재선의 먹는 양을 바라보며 입맛을 다셨다.

 “참 맛나게도 먹네그려.”

 “이 사람, 참. 남 먹는 걸 구경하면 좋은가? 실없이 눈짓하지 말고 시선 돌리게.”

 “아까 큰 칼을 든 위인을 만나서 그래. 나는 겁을 먹으면 배가 고파진단 말이지.”

 면박을 당한 보부상이 민망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또 다른 보부상이 턱을 긁적였다.

 “확실히 겁먹을 만했네. 그런 큰 칼은 나도 평생 처음 보았는걸. 한재선이라는 학사를 그렇게 열렬히 찾는 걸 보면 아무래도 원한이 있는 모양인데…….”

 “푸허읍!”

 한재선이 괴성을 내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깜짝 놀란 까닭에 계육면 국물이 코로 역류하고 말았던 것이다.

 “우아아아! 뜨거워!”

 한재선이 코로 뜨거운 국물을 뿜어내며 바닥을 데굴데굴 뒹굴었다. 국물이 스쳐 지나간 코끝이 몹시 화끈거렸다.

 그러나 고통을 느낄 여유조차도 없었다.

 한재선이 코를 감싸 쥐면서 다급히 되물었다.

 “이, 이보시오!”

 바닥을 뒹구는 한재선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던 보부상들이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한재선이 재빨리 말을 이어 나갔다.

 “하나만 물어보겠소이다! 학사를 찾는다는 사람은 어떻게 생겼는지 기억하시오?”

 “눈이 부리부리해서 감히 시선을 마주치지 못했소. 볼에 큰 자상이 있는 것까지는 봤는데…… 어라? 그러고 보니 그가 찾는 사람이 그대를 닮았소이다.”

 보부상 한 명이 손가락으로 한재선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런 빌어먹을!”

 주위를 탐문할 정도면, 벌써 가까이 와 있다는 뜻이었다. 한재선이 다급히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나는 배를 타고 왔는데 어떻게 이렇게 빨리 쫓아왔단 말인가! 내가 여기 있는 줄은 또 어찌 알고!’

 다급해진 한재선이 발을 동동 굴렀다.

 한재선은 몰랐지만, 사실 그를 쫓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한재선은 무한삼진을 떠나며 몇 가지 중요한 단서를 남기고 말았는데…….

 첫 번째 단서는 새벽에 떠난 배가 한 척뿐이었다는 점이었다.

 나머지 배들은 선적이 늦어 정오가 지나서야 출발하게 되었던 것이다.

 한재선은 그러한 사실은 꿈에도 모른 채 신이 나서 첫 배를 타고 출발해 버렸다.

 두 번째는 한재선의 시야가 몹시 좁다는 점이었다.

 평생을 무한삼진에서 벗어나지 않았던 한재선에게 이 정도 거리면 충분히 먼 거리였으나, 전 중원을 종횡무진하던 최유찬에게 이 정도 거리는 앞 동네 마실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짧은 거리였던 것이다.

 한재선의 시야가 좁을 것임을 짐작한 최유찬은 가까운 거리를 먼저 탐문하기로 했고, 그 결과 반나절 만에 한재선의 지근거리에 당도할 수 있었다.

 “일단 튀어야 해!”

 한재선은 짐이랄 것도 없는 바랑을 대충 쥐어 들고는 저잣거리를 정신없이 달려가기 시작했다.

 길도 제대로 몰랐지만, 일단은 뛰어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헉!”

 이름 모를 객잔의 모퉁이를 돌려던 한재선이 황급히 벽에 등을 기대었다.

 멀찍이서 최유찬의 모습이 보였던 것이다.

 최유찬은 주위의 사람들에게 한재선의 외모를 설명하며 ‘혹시 이러한 사람을 보지 못했나’라고 묻고 있는 중이었다.

 ‘빨리도 왔구나, 이 새끼!’

 한재선은 정신없이 고개를 휘젓다가, 좁은 틈새 하나를 발견했다.

 건물을 어찌 지어 놓은 것인지, 점포와 점포 사이에 사람 하나 겨우 들어갈 만한 틈이 있었던 것이다.

 “오오, 하늘이시여!”

 한재선은 크게 기뻐하며 틈으로 기어들어 갔다.

 낑낑거리며 애를 쓰며 나아가던 한재선은 잠시 뒤 조그마한 틈새를 벗어났다.

 본래대로라면 빙 돌아갔어야 할 거리를 조금 더 빨리 지나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좋아, 이제 튀기만 하면…….”

 “한 학사? 한 학사 아니십니까?”

 좁은 틈새를 벗어나자마자 불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재선의 몸이 뱀 앞의 개구리처럼 딱딱하게 굳었다.

 ‘이, 이 목소리는 설마…….’

 한재선은 마치 목각 인형처럼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한 학사! 여깁니다!”

 “니미럴!”

 한재선이 다급히 고개를 돌렸다. 멀찍이서 운풍자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최유찬과 달리, 운풍자는 탐문을 통해 한재선을 추적했다.

 한재선은 무한삼진에서 함께 나고 자란 벗, 곽구에게 ‘나는 이 땅을 떠나 동쪽으로 간다. 부디 잘 살아라’라는 서신을 남겼는데, 무지한 촌부였던 곽구는 영험하다는 무당파의 도사님이 질문하자 서신을 통째로 보여 주고 말았던 것이다.

 운풍자가 반가운 얼굴로 손을 흔들었다.

 “걱정이 많았습니다, 한 학사! 저는 그만 마감을 피해 도망가신 줄 알고…… 어? 어디를 가십니까?”

 한재선은 운풍자의 말은 듣지도 않고 몸을 홱 돌려 열심히 걸음을 옮겼다.

 운풍자의 가슴이 쿵쾅쿵쾅 뛰었다. 이성의 외침이 맞을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느낌이 든 것이다.

 “한 학사!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사람이 많아 경공을 펼치기 뭣했던 운풍자가 크게 외쳤다.

 한재선이 몸을 돌린 채로 손을 휘저었다.

 “저는 한 학사가 아닙니다. 사람 잘못 봤어요.”

 “하, 한 학사? 한 학사 맞잖습니까!”

 “아니라니까요!”

 “맞잖아요?!”

 운풍자의 걸음이 한층 더 빨라졌다.

 한재선의 걸음은 아예 달음박질이 되어 있었다.

 운풍자가 입술을 질끈 깨물며 도호를 외쳤다.

 “무량수불!”

 그와 동시에 운풍자의 신형이 마치 구름을 밟은 것처럼 부드럽게 치솟아 올랐다.

 운풍자의 앞에 있던 아낙이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르며 주저앉았다.

 “꺄악!”

 “미안하오!”

 운풍자와 충돌할까 두려워 눈을 꼭 감았던 아낙이 고개를 들자, 벽을 평지처럼 밟고 달려가는 도사의 모습이 보였다.

 “시, 신선님이셨구나!”

 아낙이 크게 감탄을 터뜨렸다. 그러거나 말거나 운풍자는 다급히 한재선을 쫓아갈 뿐이었지만 말이다.

 “한 학사? 어디를 가십니까! 한 학사!”

 한재선이 면포점 모퉁이를 돌아서 사라지자 운풍자의 마음이 다급해졌다.

 운풍자가 크게 발을 구르자 벽면이 움푹 파이는가 싶더니, 그의 신형이 쏜 화살처럼 사라졌다.

 운풍자는 공중에 크게 반원을 그리며 회전하여 모퉁이 너머에 착지했다.

 “한 학사?”

 모퉁이를 넘어왔건만, 한 학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운풍자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돼지를 실은 마차가 하나 있었고, 과일을 파는 좌판이 하나 있었다.

 옆에 있는 객잔의 이 층에서는 ‘무당파 도인인가 보다’라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었다.

 어디에도 한재선의 모습은 없었다.

 ‘한 학사는 숨어 버린 건가?’

 주변을 서성이던 운풍자가 눈을 지그시 감고 청력을 돋우었다.

 사람들의 목소리와 숨소리가 바로 옆에 있는 것처럼 들려왔다.

 그러나 운풍자는 한재선의 흔적을 찾아내지 못하였다.

 거친 숨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렸다가, 돼지들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실망의 한숨을 내쉬었을 따름이었다.

 운풍자가 돼지를 실은 마차에 끈을 동여매고 있던 사내에게 질문을 던졌다.

 “혹시 이 근처로 학사 한 명이 뛰어오지 않았습니까?”

 “그런 일은 없었는뎁쇼.”

 끈을 동여매던 사내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객잔 주위에 있는 사람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졌으나, 모두들 그런 사람은 보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놓친 것인가…….”

 운풍자가 맥이 풀린 표정으로 눈을 지그시 감았다.

 그때, 운풍자가 나타났던 모퉁이에서 거도를 움켜쥔 냉막한 인상의 사내가 뛰어들었다.

 사내는 다름 아닌 최유찬으로, ‘한 학사!’라는 외침을 듣고 재빨리 달려온 참이었다.

 “으음.”

 주위를 둘러보던 최유찬의 눈에 이채가 어렸다.

 좌측에 도사 복장을 한 정신병자, 즉 운풍자가 서 있었던 것이다.

 운풍자가 먼저 읍하여 아는 체를 했다.

 “형님을 찾으시는 모양이로군요, 소협.”

 “소협?”

 최유찬의 표정이 뜨악하게 변해 갔다.

 자신의 외모를 보고 소협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난생처음이었던 것이다.

 ‘아아. 그때 학사 놈이 했던 거짓말을 믿은 게로군.’

 뒤늦게 상황을 이해한 최유찬이 측은한 얼굴로 혀를 찼다.

 “쯧쯧.”

 난데없이 혀를 차는 소리를 듣게 된 운풍자가 불쾌한 듯 미간을 찌푸렸다.

 최유찬의 태도가 몹시 거만하게 보였던 것이다.

 ‘과연 부모의 재산을 한입에 털어먹은 자답구나. 가까이 해서는 아니 될 자로다.’

 운풍자가 못마땅한 얼굴로 도호를 읊조렸다. 최유찬과 상대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한재선의 행방을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아무래도 귀하는 귀하의 형님과 함께 오신 모양인데, 형님이 어디로 가셨는지 알고 있소?”

 ‘아무래도 한 학사와 온 모양인데, 너 미친놈은 한 학사가 어디로 갔는지 알고 있느냐?’라고 물으려던 최유찬이 입을 꾹 다물었다.

 미쳐도 단단히 미친놈에게 질문을 던져 봐야 뭐하겠나 싶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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