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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마감무림
작가 : 촌부
작품등록일 : 201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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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삼진의 평범한 학사, 한재선에게
'무림맹주의 사서를 집필하면 황금 백 냥을 준다'라는 대박 의뢰가 떨어진다.
그리고 뒤이어 '마교 교주의 교리서를 제때 끝맺지 못하면 죽는다'라는 대박 협박 도 떨어진다.
창졸간에 이중계약을 하게 된다.
마감을 피해 달아난, 허장성세로 점철된 한 학자의 기상천외한 도주극이 펼쳐진다.
추적은 지금도 계속된다.

 
제 8 화
작성일 : 16-07-07 17:46     조회 : 560     추천 : 0     분량 : 5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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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일은 잘되어 가고 있느냐?”

 “무림맹의 일은 어렵지 않습니다. 백의검성이 굳건하게 버티고 있으나, 마교 토벌은 이미 대세가 되어 있습니다. 백의검성은 결코 마교 토벌을 제지하지 못할 것입니다.”

 “간자(間者)로 들어간 애들이 고생이 많았겠구나.”

 문상이 안쓰러운 얼굴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그의 목소리는 덤덤하기 짝이 없었으나, 그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은 것이었다.

 천하의 무림맹에 간자를 심어 두었다는 말에 놀라지 않을 이가 어디에 있으랴!

 “무림이 재편되면 한 자리씩들 하겠다는 기대감에 다들 기뻐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 고생쯤은 고생이라고 여기지도 않을 테니 염려 마십시오.”

 유승호가 애써 미소를 지으며 답하였다.

 문상이 무릎을 치며 대답했다.

 “신상필벌이라! 믿음에는 반드시 상을 내릴 터, 그들의 믿음은 보상 받으리라. 그래, 마교 쪽은 어떠한고?”

 “그쪽이 어렵지요…….”

 유승호가 씁쓸한 얼굴로 찻잔을 어루만졌다.

 차를 즐기는 문상과 달리, 유승호는 차를 한 모금도 들이켜지 않은 상태였다.

 “혁련광의 손속이 제법 매섭습니다. 모든 권력을 홀로 쥐는데 성공했어요. 오가(五家)가 권력을 잃었으니 간자도 힘을 쓸 수가 없습니다.”

 “으음.”

 문상이 신음을 내뱉자 유승호의 표정이 새하얗게 변해 갔다.

 유승호는 침을 꿀꺽 삼키고는 서둘러 변명했다.

 “허나 대승적 관점에서 보면 크게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권토중래는 마교의 목표이자 꿈이 아닙니까? 현 교주 역시 그것을 바라고 있으니, 머지않아 중원으로 들어올 것입니다.”

 “하기사, 그렇겠지.”

 문상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차를 한 모금 들이켰다.

 유승호가 안도한 얼굴로 눈을 꾸욱 감았다.

 세인들은 당금 강호가 평화롭다 노래하지만, 사실 강호는 일촉즉발의 위기를 앞에 두고 있었다.

 머지않아 마교는 권토중래를 외치며 중원으로 향할 것이고, 무림맹은 마교 토벌을 외치며 청해로 향할 터였다.

 그것이 바로 태상(太上)께서 원하는 바였다.

 문상이 대소를 터뜨렸다.

 “허허허! 이거, 무상(武上)이 기뻐하겠군. 천하가 너무 고요하다 탓하던 그가 아닌가.”

 “출도하라 권하시지요. 제가 보아도 무상께서는 강호에 계신 것이 어울립니다.”

 “아니, 아직은 때가 아니야. 더 전할 소식이 있나?”

 “크게 주목할 만한 일은 없습니다. 아! 무림맹에서 민심을 등에 업기 위해 백의검성의 열전을 만든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하여 그를 이용할 생각입니다만…….”

 “백의검성의 열전이라?”

 “예, 그렇습니다.”

 유승호가 고개를 두어 번 끄덕였다.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에 마교 역시 교리서를 편찬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을 설명하자, 문상이 호기심 어린 표정을 지었다.

 “재미있는 소식이구나. 그래, 백의검성은 어느 학사에게 원고를 맡겼다더냐?”

 “송구하오나 아직 그것은 알아내지 못하였습니다. 마교에서는 무한삼진의 한재선이라는 자에게 원고를 맡겼다는데…….”

 무림맹주 백의검성은 열전을 만드는 것은 좋으나, 그를 쓸 사가(史家)는 자신이 직접 고르겠다며 고집을 피웠다.

 주전파(主戰派, 전쟁하기를 주장하는 파)들이 크게 난리를 피웠으나, 맹주의 뜻을 꺾지는 못했다.

 맹주는 열전에 관한 사항들을 모조리 비밀에 부쳤다.

 “알아보라 명하게. 잘하면 재미있는 장난을 쳐 볼 수도 있겠어.”

 “그리하겠습니다.”

 유승호가 정중한 태도로 머리를 숙여 보였다.

 문상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만 가 보겠네. 바쁜 사람 시간을 빼앗자니 민망하구먼.”

 유승호는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음속에 가득 차 있던 긴장이 조금이나마 풀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여태 한 가지 질문을 두려워했는데, 문상은 천만다행히 그 질문은 하지 않았던 것이다.

 유승호가 장읍하여 머리를 숙였다.

 “태상께 문안이나 전해 주십시오.”

 “그리하지. 앞으로도 수고하게. 돈을 좀 두고 갈 테니, 아이들 배불리 먹이고.”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유승호가 얼른 고개를 숙여 보였다.

 돈을 ‘좀’ 두고 간다고 했지만, 문상이 두고 간 재물의 규모는 결코 작지 않았다.

 태상의 수하 중 상단(商團)을 이끄는 자가 있다고는 들었는데, 그가 벌어오는 돈이 결코 적지 않은 모양이었다.

 문상은 벌써 가주전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유승호는 읍한 채로 문상이 사라지기를 기다렸다.

 그때, 문상이 문득 걸음을 멈추었다.

 “참, 한 가지를 빼먹었군.”

 유승호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내내 꺼려 왔던 질문이 나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유승호는 긴장한 얼굴로 침을 꿀꺽 삼켰다.

 “무, 무엇인지요?”

 문상이 부드러운 눈으로 유승호를 바라보며 말했다.

 “신단비고(神丹秘庫)에는 누구를 보내 두었던가?”

 “아아…….”

 긴장이 풀린 유승호의 어깨가 추욱 늘어졌다.

 “혈수신마(血手神魔)를 보내 두었습니다만.”

 문상이 못마땅한 듯 미간을 찌푸리며 이마를 쓰다듬었다.

 “그 녀석 하나로 괜찮겠는가? 모자란 바가 있는 듯한데…….”

 “어차피 쉬이 들어갈 수 없는 곳, 길이나 알아 두라고 보낸 녀석입니다. 들어갈 방법을 찾거든 몇 명 더 보낼 생각입니다.”

 “그래, 알겠네. 실수 없이 하게. 다른 일은 몰라도 그 일만큼은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 하네.”

 “명심하겠습니다.”

 유승호가 다시 한 번 읍하였다.

 문상이 어깨를 으쓱해 보이고는 다시금 걸음을 옮겼다.

 “그간 일을 잘해 주었으니 내 선옹(仙翁)에 관한 일은 묻지 않기로 하지. 담 좀 키우게, 이 사람아. 자네 긴장하는 꼴이 볼만하구먼.”

 문상이 됐다는 듯 손사래를 치고는 가주전을 빠져나갔다.

 몸을 부들부들 떨던 유승호가 한숨을 내쉬며 자신이 앉아 있던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등허리에는 식은땀이 잔뜩 배어 있었다.

 “하아…….”

 문상의 태도는 편안하기 짝이 없었지만, 유승호는 그를 볼 때마다 공포에 빠져들곤 했다.

 한순간이라도 실수를 한다면, 목숨이 달아나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지금은 넘어갔지만…….’

 선옹에 관한 질문은 추후에 반드시 받게 될 터였다.

 그때 제대로 대답하지 못한다면 목숨을 잃게 되리라.

 ‘바, 반드시 선옹을 찾아야 해.’

 유승호는 미처 즐기지 못했던 차를 즐기려는 듯 찻잔을 들어 올렸다.

 찻잔을 든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2

 

 

 

 같은 시각.

 선린암은 그 어느 때보다도 고요했다. 객이 더 이상 찾아오지 않으니, 소란스러울 일이 없는 것이다.

 선린암의 앞에는 최유찬이 무심한 얼굴로 서 있었다.

 ‘설마…….’

 아무리 찾아봐도 한재선, 한 학사가 보이지 않았다.

 처음에는 늦잠이라도 잔 줄 알았다.

 한재선은 때때로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늦잠을 자곤 했던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한재선은 선린암을 찾지 않았다.

 하여 집까지 찾아가 보았는데, 한재선의 모습은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

 무한삼진의 저잣거리와 중통(中桶), 심지어 상통(上通)까지 샅샅이 뒤졌지만 마찬가지였다.

 결국 최유찬은 선린암으로 돌아와 한재선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기다린 지 벌써 하루가 지났다.

 ‘설마, 일월신교의 위엄이 있거늘, 설마…….’

 최유찬의 안색이 점점 더 어두워져 갔다.

 문득 한재선에게 얻어맞은 뺨이 간지러워졌다.

 뺨을 맞는 수모까지 참고 봐주었거늘, 놈은 믿음을 배신하고 만 것이다.

 “이 빌어먹을 놈이…….”

 최유찬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의 얼굴에 있는 자상이 힘 있게 꿈틀거렸다.

 묵도라 이름 붙인 그의 거도가 바르르 떨려 왔다.

 “마감을 안 하고 튀어?”

 운가의 가주께서 ‘반드시 원고를 받아 오라’라는 명을 내렸기에 그럴 수는 없었지만, 마음은 ‘어서 마감 안 하고 튄 사특한 놈을 잡아 목을 베어라’라고 말하고 있었다.

 “흥! 무학도 익히지 않은 놈이 도망을 치면 어디까지 치겠느냐? 기다려라, 기다려.”

 최유찬이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마다 살기가 짙어졌다.

 “너는 원고를 마감하지 않고는 버티지 못할 것이다. 내가 지옥 끝까지 찾아가 원고를 받아 낼 테니.”

 느릿하게 움직이던 최유찬의 신형이 안개처럼 사라졌다.

 

 한편, 저잣거리에 서 있던 운풍자 역시 최유찬과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지난 밤 내내 한재선을 찾아 무한삼진을 떠돌았던 운풍자는 아침이 되어서야 현실을 직시했다.

 ‘설마하니, 선인세만 받고 도망을…….’

 운풍자의 이성은 그간 봐 왔던 한재선의 이상한 모습들을 주목하라 외치고 있었다.

 마감이라는 단어를 들을 때마다 움찔거리던 모습과 ‘원고를 한번 볼 수 있겠습니까?’라는 질문에 고개를 연신 젓던 모습이 저절로 떠올랐다.

 ‘아니, 아니다. 변고를 당했을지도 모르잖은가.’

 운풍자가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저었다.

 운풍자의 감성은 한재선의 호방한 기질을 생각하라 권하고 있었다.

 고료로 백성들을 구휼하겠다던 큰 뜻, 가난한 백성에게 옷까지 벗어 주던 인자함을 기억하라 말하고 있었다.

 ‘일단 한 학사를 만나야겠다. 그때까지는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어.’

 항상 무당산에 처박혀 있느라 강호 경험은 적었지만, 덕택에 오히려 은거한 고인들의 조언을 얻을 수 있었던 운풍자였다.

 ‘추종술을 전문적으로 익힌 적은 없으나…….’

 운풍자의 신형이 한재선의 모옥 쪽으로 향했다.

 ‘사람만큼 확실한 증거는 없다고 했지.’

 먼저 한재선의 모옥 주변에서 탐문을 시작할 계획이었다.

 아주 어린아이부터, 오랜 세월을 겪은 노인까지 가리지 않고 캐물어 보리라.

 그리고 한 학사를 만나 ‘마감은 하셨습니까?’라고 물어보리라.

 그렇게 운풍자는 담당자의 두 번째 단계에 접어들었다.

 ‘글 쓰는 이를 의심하라’라는 단계에 말이다.

 

 최유찬과 운풍자가 추적을 개시할 무렵이었다.

 감시가 가장 소홀하다 싶은 새벽을 골라 배를 타 버린 한재선은 세상에서 가장 느긋한 얼굴로 장강(長江)의 풍경을 감상하고 있었다.

 배는 순풍을 받아 호구촌(虎口村)으로 향하고 있었다.

 “하하하! 마감 따위 꺼져! 나는 배를 타고 있다고!”

 스쳐 가는 풍경을 보다 보니 세상에 이처럼 아름다운 것이 없을 것만 같았다. 습기 어린 바람마저 정겹게 느껴질 정도였다.

 한재선은 가슴팍을 한 차례 어루만졌다.

 옷자락에 꿰매 둔 황금 이십 냥 상당의 전표가 든든하게 느껴졌다.

 최유찬과 함께 있을 때 운풍자가 놓고 간 전표였다.

 ‘마감을 무사히 했더라면 황금 이백 냥이었겠지만…….’

 욕심이 많으면 없던 마(魔)가 꼬이는 법이다.

 한재선은 이십 냥에 만족하기로 한 자신의 소박함을 칭찬했다.

 ‘암, 사람은 소박하게 살아야 하는 법이지. 이십 냥이면 충분해.’

 한재선은 가슴팍을 툭툭 두드리고는 다시금 풍경을 구경했다.

 그렇게 얼마가 지났을까.

 저녁 무렵이 되었을 즈음, 배가 잠시 쉬어갈 거라는 선부(船夫)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벌써 호구촌이로군.”

 호구촌의 서쪽 나루에 도착한 배가 느릿느릿 정박을 시작했다.

 찰랑이는 물결이 물안개가 되어 뺨을 스치고 지나갔다.

 설레는 마음으로 배와 나루를 잇는 널빤지가 당도하기를 기다리던 한재선은 다리가 설치되자마자 달음박질쳤다.

 “이러면 내가 계속 배를 타고 간 줄 알겠지!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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