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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마감무림
작가 : 촌부
작품등록일 : 201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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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삼진의 평범한 학사, 한재선에게
'무림맹주의 사서를 집필하면 황금 백 냥을 준다'라는 대박 의뢰가 떨어진다.
그리고 뒤이어 '마교 교주의 교리서를 제때 끝맺지 못하면 죽는다'라는 대박 협박 도 떨어진다.
창졸간에 이중계약을 하게 된다.
마감을 피해 달아난, 허장성세로 점철된 한 학자의 기상천외한 도주극이 펼쳐진다.
추적은 지금도 계속된다.

 
제 7 화
작성일 : 16-07-07 17:46     조회 : 517     추천 : 0     분량 : 5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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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쓰면 꼭 광명좌사하고 우사가 촉나라와 위나라를 다스린 것 같잖아. 촉나라는 유비가 세웠고, 위나라는 조비가 세웠는데…….”

 팽여산은 일월신교의 전신이었던 배화교의 초대 교주로, 삼국시대 때 촉나라와 위나라에 사람을 보내서 포교(布敎)한 바 있었다.

 그것을 설명하기 위해 맡기다[司]라는 글자를 써 놓았는데, 써 놓고 보니 포교가 아니라 통치로 받아들여지기 십상이다.

 “이걸 어떻게 하지? 마감까지 며칠이나 남았더라?”

 한재선이 열심히 손가락을 꼽아 가며 계산을 하기 시작했다.

 잠시 혼자 구시렁거리던 한재선이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그래! 하루에 열두 장씩만 쓰면 돼!”

 이것이 바로 글쓰기의 세 번째 단계, 시간 계산의 시기였다.

 마감 날짜를 기준으로 역순을 하는 것이다.

 써야 할 분량이 오십 장이라고 치면, ‘하루에 다섯 장씩만 쓰면 열흘 만에 마감할 수 있어!’라고 계산하는 식이었다.

 마치 겨울에 있을 큰 시험을 준비하는 학사가 여름까지 놀고 나서 ‘한 달에 서책 한 권씩만 떼면 잘 볼 수 있어!’라고 외치는 것처럼 말이다.

 “어떻게든 되겠지!”

 한재선이 불안감을 떨쳐 내려 소리를 지를 때였다.

 옆에서 섬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떻게든 되다니, 뭐가 어떻게든 된다는 말이냐?”

 “헉!”

 한재선이 화들짝 놀라 고개를 돌렸다.

 책상 바로 옆에 최유찬이 서 있었다.

 ‘이, 이 새끼나 저 새끼나 귀신처럼 인기척도 없이……!’

 한재선의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다.

 “선린암에 오지 않아 직접 찾아온 길이다. 대답해라. 어떻게든 된다는 말은 도대체 무슨 뜻이냐?”

 최유찬이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입을 열었다.

 “아무것도 아니외다. 원고를 생각하던 중이었소만, 읽어 보시겠소이까?”

 한재선의 표정은 어느새 담담하게 변해 있었다.

 그는 들고 있던 원고를 최유찬에게 내밀었다.

 “원고는 잘 진행되고 있으니 마감은 걱정하지 마시오.”

 “흐음.”

 최유찬이 무심한 얼굴로 한재선의 원고를 받아들었다.

 곧 최유찬의 눈이 바쁘게 원고 위를 오가기 시작했다.

 잠시 뒤, 최유찬의 얼굴에 흡족한 미소가 떠올랐다.

 ‘제법 괜찮군.’

 운풍자와 마찬가지로, 담당자의 첫 번째 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한 최유찬이었다.

 최유찬은 만족한 얼굴로 한재선을 바라보았다.

 ‘예상보다 괜찮은 놈이었구나. 집에서까지 원고를 보고 있었다니.’

 한재선은 최유찬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 척, 무심한 얼굴로 원고 뭉치를 정리하고 있었다.

 사실, 그것은 원고를 숨기는 작업이었다.

 이 집에는 마교의 원고뿐만이 아니라, 백의검성의 원고도 있는 것이다.

 무림 고수의 안력은 대단하여 천 리 떨어진 곳의 글귀도 읽어 낸다 하니, 자칫 실수했다가는 이대로 모가지가 뎅강 날아갈 터였다.

 ‘들키지는 않았겠지?’

 정리가 끝나자마자 한재선은 번개처럼 최유찬 쪽으로 몸을 돌렸다.

 최유찬이 원고에서 시선을 뗀 채 물끄러미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드, 들켰나?!’

 한재선의 심장이 미친년 널뛰듯 쿵쾅거렸다.

 최유찬이 무거운 얼굴로 중얼거렸다.

 “요즘 어느 말코도사가 이 근처를 서성이더군.”

 어디 상대를 알아보지 못한 것이 운풍자뿐이겠는가!

 최유찬 역시 운풍자의 무위를 파악하지 못하였다.

 무당파의 공부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이치를 따르고 있어서, 공부가 깊어질수록 흔적이 드러나지 않는 것이다.

 “아는 놈이냐?”

 내심 안도하여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던 한재선이 침을 꿀꺽 삼켰다.

 다행히 들키지는 않았지만, 위기는 원고뿐만이 아닌 것이다.

 또다시 생각하기도 전에 거짓말이 튀어나왔다.

 “시, 실은 그 도복을 입고 다니는 녀석이 제 벗인데…….”

 한재선이 울적한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열네 살쯤 광인(狂人)이 된 녀석이라오. 제가 무슨 무당파나 화산파 도사라도 된 것처럼, 칼을 든 사람만 보면 처단하겠다며 시비를 걸지요.”

 “광인이라?”

 최유찬이 미간을 찌푸리며 중얼거릴 때였다.

 일이 꼬이려면 한정 없이 꼬인다던가!

 문밖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름 아닌 운풍자의 목소리였다.

 “무량수불, 한 학사 계십니까?”

 ‘이, 이런 시발!’

 한재선이 번개처럼 고개를 돌려 문가를 바라보았다.

 시간이 정지한 것처럼, 문이 열리는 모습이 느릿하게 보였다.

 마침내 운풍자가 해맑게 웃으며 모옥에 들어섰다.

 “계셨군요, 한 학사.”

 “용서할 수 없다!”

 찰싹-!

 운풍자가 들어선 것과 동시에 최유찬의 고개가 홱 돌아갔다.

 한재선이 난데없이 최유찬의 뺨을 후려친 것이다.

 워낙 촌각 사이에 일어난 일이라 최유찬은 화를 내지도 못했다.

 최유찬은 뒤늦게 분노가 찾아오는 것을 느끼며 한재선을 노려보았다.

 “이게 무슨…….”

 “이리 오랜만에 찾아와 놓고 용서라니! 네 그 뻔뻔함에는 질리지 않을 수 없구나!”

 한재선이 고함을 지르며 운풍자를 흘끔 돌아보았다.

 “죄, 죄송하오! 결례를 했구려.”

 운풍자가 당혹스러운 얼굴로 서둘러 문을 닫았다.

 무언지 모르지만, 분위기가 영 험악하니 들어갈 수가 없었던 것이다.

 운풍자가 문을 닫기 무섭게 최유찬이 살기를 드러내었다.

 “이게 뭐하는 개짓이냐.”

 “쉿! 밖에 들려서는 아니 되오!”

 한재선이 재빨리 최유찬의 입을 틀어막았다.

 최유찬이 손가락으로 한재선의 손등을 툭, 쳤다.

 “으, 으억!”

 손등의 뼈가 부러진 것만 같은 고통이 밀려들었다.

 한재선은 저도 모르게 신음을 토해 내며 몸을 비비 꼬았다.

 운풍자의 귀에 들어갈까 두려워 소리도 크게 지르지 못했다.

 -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면 죽이겠다. 내 뺨은 왜 때린 것이냐?

 한재선은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한재선의 귓가로 섬뜩한 목소리가 들려왔던 것이다.

 이른바 전음입밀(傳音入密)의 수법이었다.

 - 어서 설명하지 못하겠느냐?

 한재선의 표정이 조금씩 침착해졌다.

 한재선은 일단 장읍하여 머리를 숙였다.

 “바, 방금 저놈이 제 벗이라고 하지 않았소이까?”

 - 벗이 뭐 어떻단 말이냐!

 최유찬이 이를 뿌드득 갈았다.

 ‘절대로 한재선을 해하거나 죽이지 말라’는 명이 아니었더라면, 뺨을 맞자마자 한재선의 목을 베었을 터였다.

 분노로 인해 최유찬의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만약 저 녀석이 칼을 들이댄다면, 신검대주께서는 참으실 수 있겠소이까?”

 최유찬이 일순 움찔했다.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정신병자건 뭐건 그 길로 목을 베었을 것이다.

 “저 녀석이 달려들기 전에 제가 먼저 시비를 걸어야 했소이다. 그래야 저 녀석이 그냥 물러날 테니 말이오. 친구를 위해 목숨을 걸었으니, 부디 용서를 바랄 뿐이오.”

 최유찬이 분노로 인해 떨리는 몸을 바로잡으며 눈을 지그시 감았다.

 입술로는 운가의 가주에게 받은 명을 되뇌고 있었다.

 그러나 최유찬은 한 가지를 간과하고 있었다.

 본능적으로 운풍자를 경계하느라 무학도 모르는 한재선에게 뺨을 허락하고 말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잠시 뒤, 최유찬이 전음성을 보내었다.

 - ……네놈이 신교의 교리를 편찬하는 중이 아니었다면 필시 죽음을 맞았을 것이다.

 최유찬이 전음성을 보내는 중간에, 문이 벌컥 열렸다.

 그리고 운풍자가 불쑥 모습을 드러내었다.

 “아, 참! 한 가지를 잊었습니다.”

 “이 새끼가 그래도!”

 철썩!

 최유찬의 고개가 또다시 돌아갔다.

 문을 열어젖히고 들어선 운풍자를 경계하느라 또다시 한재선에게 뺨을 허락하고 만 것이다.

 운풍자가 재빨리 들고 있던 무언가를 내려놓았다.

 “저, 전에 부탁하신 것입니다. 부디 결례를 용서하십시오. 내력으로 막아 일부러 소리를 듣지 않았으니 저는 염려하지 마십시오!”

 운풍자가 빠르게 외치고는 황급히 문을 닫았다.

 문이 닫히자 최유찬의 눈에서 분노의 불길이 쏟아졌다.

 - 너 이 새끼……!

 “미, 미안하게 됐소이다!”

 한재선이 재빨리 머리를 숙였다.

 최유찬이 이를 뿌드득, 뿌드득 갈아 대었다.

 조금 전, ‘내력으로 막아 소리를 듣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보니 모든 것이 확실해졌다.

 저 도사 놈이 그런 뛰어난 고수일 리가 없을 터, 미쳐도 제대로 미친놈이 맞는 것이다.

 최유찬은 씹어 먹을 듯 한재선을 바라보다가, 은신의 술을 발휘해 모습을 숨겼다.

 어둠 속으로 녹아드는 최유찬에게서 살기 어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 저 친구는 네게 감사해야 할 것이다. 천하의 신검대주의 뺨을 때리게 만들다니, 대단한 우정이로군. 또한, 너는 교주성하께 감사드려야 할 것이다. 교주성하께서 맡긴 일이 아니었다면, 너는 목숨을 잃었을 테니.

 한재선은 최유찬이 모옥을 떠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한두 번 겪은 일도 아니니 이제 놀랄 것도 없었다.

 긴장감이 풀린 한재선이 느릿하게 대꾸했다.

 “무례를 용서해 주시니 그저 고마울 따름이외다.”

 마침내 최유찬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졌다.

 이제 머지않아 모옥을 완전히 벗어날 것이었다.

 최유찬의 전음성이 한재선의 모옥을 맴돌았다.

 - 참, 내일이 마감이라는 것은 알고 있겠지?

 “뭣이?!”

 한재선이 화들짝 놀라 외쳤다.

 아까 계산하기로는, 분명히 마감까지 사흘이나 남아 있었다.

 결코 내일이 마감일 리가 없는 것이다.

 “그, 그럴 리가…….”

 - 선린암에서 기다리고 있으마.

 “아니오! 귀하가 잘못 계산한 거요! 아직 마감은 오 일이나 남았단 말이오! 아, 아니? 내가 계산을 잘못했나? 그, 그렇다면 마감 기한을 늘려 주시오!”

 한재선의 목소리는 최유찬에게 닿지 못했다.

 최유찬은 이미 모옥을 벗어나 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야, 이 개새끼야! 기한 늘려 줘!”

 대답 받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한재선은 부질없이 고함을 질렀다.

 다리에 힘이 풀린 한재선이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창밖에서 은은한 빛이 새어 들어왔다.

 운풍자도, 최유찬도 떠난 모옥은 조용하기 짝이 없었다.

 은은한 빛살 가운데서 절망하여 앉아 있던 한재선은 고요에 힘입어 기나긴 사유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오랜 사유의 끝에, 한재선은 마침내 글쓰기의 마지막 단계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내일이 마감이야! 도망쳐야 해!’

 

 글쓰기의 마지막 단계.

 도주(逃走).

 

 

 <제4장> 도주(逃走)

 

 

 1

 

 

 

 하남성(河南省), 정주(鄭州).

 정주의 유수 문파 중에서도 가장 명성이 높은 것은 유가장(柳家莊)일 터였다.

 가주인 유협(儒俠) 유승호(柳勝號)는 무학은 물론, 그 인품까지 군자라 불려도 모자람이 없는 위인으로, 세인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기인인 것이다.

 그의 성품답게, 유가장의 가주전(家主殿)은 화려하다기보다는 소박한 정취를 뿜어내고 있었다.

 가주가 아닌 낮선 위인이 상석에 앉아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평소와 똑같은 가주전이었다.

 상석에 앉아 있던 중년인이 담담한 얼굴로 차를 들이켰다.

 “괜찮은 차를 얻었구나.”

 “문상(文上)께 드릴 것이라고는 그것밖에 없더군요.”

 유가장주 유승호가 진중한 어조로 대답했다. 부복하지 않은 것이 이상하게 여겨질 만큼 정중한 태도였다.

 “겸양이 지나치군. 이만한 차라면 황궁에서나 맛볼 수 있는 것을.”

 문상이라 불린 중년인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찻잔을 내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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