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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마감무림
작가 : 촌부
작품등록일 : 201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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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삼진의 평범한 학사, 한재선에게
'무림맹주의 사서를 집필하면 황금 백 냥을 준다'라는 대박 의뢰가 떨어진다.
그리고 뒤이어 '마교 교주의 교리서를 제때 끝맺지 못하면 죽는다'라는 대박 협박 도 떨어진다.
창졸간에 이중계약을 하게 된다.
마감을 피해 달아난, 허장성세로 점철된 한 학자의 기상천외한 도주극이 펼쳐진다.
추적은 지금도 계속된다.

 
제 2 화
작성일 : 16-07-07 17:20     조회 : 570     추천 : 0     분량 : 5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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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운주(華運主)는 들어라! 내 그대를 얼마나 아꼈는지는 모르지 않을 것이다. 신교의 다섯 기둥 중에 하나, 화가(華家)를 책임지는 그대를 얼마나 믿어 왔는지 모르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 자비로 기회를 주마. 소검(素劍)을 올려라.”

 신교의 다섯 기둥은 처음으로 성화의 불길을 배알한 다섯 성인(聖人)의 후예들을 말한다.

 그 다섯 개의 가문에서 교주가 나오며, 장로가 나오고, 신교(神敎)가 나온다.

 그들이야말로 신교의 모든 것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혁련광(赫連光)이 교주 위에 오른 후 모든 것이 달라졌다.

 그는 다섯 가문이 나누어 가진 권력을 하나로 모으기를 바랐다.

 화가의 신물, 소검을 원하는 것은 바로 그러한 까닭이었다.

 “소검을 올리면 그대의 죽음이 명예로우리라.”

 중년인, 아니 일월신교의 교주 혁련광이 차가운 눈으로 배불뚝이 노인을 바라보았다.

 “삼가 신인께 고하옵니다. 소검만은 어찌할 도리가 없사오니,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소인의 목숨을 거두옵소서.”

 소검이란, 곧 화가의 모든 것이었다.

 화가의 모든 무학이 새겨진 비급이거니와, 화가의 초대 가주가 직접 제련한 명검이기도 했던 것이다.

 “명예로운 죽음을 거절하였으니 어쩔 도리가 없군.”

 혁련광이 귀찮은 듯 손을 휘저었다.

 퍽!

 배불뚝이 노인의 머리가 잘 익은 수박 깨지듯 폭발했다.

 박살 난 두개골 조각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것은 처참하기 이를 데 없는 광경인 동시에, 믿을 수 없는 놀라운 광경이었다.

 도대체 어떤 무학을 익혔기에 수세(手勢, 손짓) 한 번으로 사람의 머리를 터뜨릴 수 있단 말인가!

 ‘교주가 극마경(極魔境)에 올랐으니…… 아마 백의검성마저 어찌하지 못할 것이다.’

 운가(雲家)의 가주, 운석원(運晳原)이 씁쓸한 얼굴로 입술을 깨물었다. 신교의 군사를 맡고 있는 운석원의 머리가 빠르게 회전했다.

 ‘화가의 가주가 죽었으니, 이제 교주를 제어할 만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섯 기둥 중, 세 기둥은 단 한 번의 반항도 없이 교주의 발치에 몸을 엎드렸다.

 그중 가장 먼저 엎드린 기둥이 바로 운가였다.

 운가의 신물인 백화경(白化鏡), 그 신묘한 거울은 지금쯤 성화와 함께 놓여 있으리라.

 그러나 일찌감치 교주의 앞에 엎드렸던 것과는 달리, 운가는 뒤로 온갖 계략을 꾸며 놓고 있었다.

 화가를 움직여 끝까지 교주에 대항케 한 것도 바로 운가의 계략이었다.

 비록 교주를 실각시키지는 못하고 실패했지만 말이다.

 마교의 교주, 혁련광이 무심한 어조로 중얼거렸다.

 “명예로운 죽음을 거부하였으니, 저자는 더 이상 성화를 배알하지 못한다. 무저갱에 넣어 영원히 세상을 떠돌게 하라.”

 “신인의 뜻대로 될 것입니다!”

 장내에 자리한 사람들이 하나같이 부복하여 외쳤다.

 이제 교주의 권위에 도전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머리를 숙이는 것뿐인 것이다.

 “운석원은 앞으로 나오라.”

 혁련광이 시선을 돌려 운석원을 바라보았다.

 운석원의 등줄기에 식은땀이 배어 나왔다.

 ‘설마, 그간 했던 짓이 들통 난 것인가?’

 그러나 불안한 심정과는 달리, 운석원의 안색은 평화롭기 짝이 없었다.

 그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태평하게 나와 오체투지했다.

 “신인께선 하명하시옵소서.”

 “본 교주는 권토중래(捲土重來)를 원하노라.”

 혁련광이 차가운 어조로 말하였다.

 운석원이 안도한 듯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교주는 아직까지 운가가 해 왔던 짓을 알아차리지 못한 것이 분명했다.

 “그대는 신교의 머리이니, 말하라. 어찌하여야 하겠는가?”

 안도감은 잠시일 뿐.

 운석원의 안색이 다시금 딱딱하게 굳어 갔다.

 ‘교주는 벌써 중원을 도모할 생각인가?’

 아직 사십 년 전의 상처를 치유하지 못한 일월신교였다. 내부의 혼란을 겨우 수습한 지금으로서는 중원을 도모할 힘이 없는 것이다.

 ‘지금은 아니 된다, 지금은 아니 돼.’

 수많은 생각이 운석원의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한동안 상념에 빠져 있던 운석원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중원의 불쌍한 중생들에게 교리를 가르쳐야 하옵니다.”

 “신교의 신관들에게 경서를 편찬하게 하라.”

 “신인의 뜻이 과연 옳사옵니다. 허나, 중원의 불쌍한 중생들은 무지하여 신교의 교리가 낯설다 꺼릴 것이오니 신인께서는 부디 살펴 주시옵소서.”

 교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어찌하여야 하겠는가?”

 “중원의 상식과 중원의 문화로서 경서를 편찬하여야 하옵니다. 그리하면 낯설다 꺼릴 중생들도 낯익다 반겨 할 것이옵니다. 중원의 학인(學人)에게 경서를 편찬케 하옵소서.”

 신교의 신관들은 자신들의 편에서 경전을 편찬할 테니, 다른 이에게 맡겨 중원의 실정에 맞게 경전을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었다.

 교주가 싸늘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시간이 걸릴 일을 권하는구나, 운석원.”

 운석원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교주의 말대로, 그는 시간을 벌 요량으로 그리 권했던 것이다.

 운석원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들고 교주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교주의 얼굴에는 기이한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허나 그대의 생각이 옳도다. 중원의 학인을 천거하라. 그리하면 운가의 죄를 사하리라.”

 “아아!”

 운석원의 입에서 작은 탄식이 새어 나왔다.

 운가의 죄를 사하겠다는 말은 곧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는 뜻이나 다름없었다.

 그간 운가가 해 왔던 일부터 중원의 학인을 권한 이유까지 모두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뜻대로 움직인다는 것은, 교주 역시 중원을 바로 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같은 생각을 하고 계셨나 보오, 교주. 하지만 말이오, 나는 그대의 생각 이상으로 일을 어렵게 할 계획이라오.’

 “삼가 신인께 고하옵니다. 소인은…….”

 운석원의 입가에 슬며시 미소가 떠올랐다. 중원에 무불통지가 있다면 신교에는 자신이 있다.

 그리고 사람을 알아보는 안목이라면, 무불통지보다도 자신이 더 나을 것이다.

 “한재선이라는 자를 천거하겠사옵니다.”

 

 ***

 

 며칠 뒤.

 무림맹의 서신을 받은 무당산의 도인(道人)이 하산하여 호북(湖北)의 무한삼진으로 여행을 떠났다.

 청해의 외진 곳에서 한 명의 도객이 무한삼진으로 출발한 것도 그때쯤이었다.

 그들 모두는 한재선이라는 자를 찾고 있었다.

 일을 꼬이게 만들고 말 것이라는 이상한 학사(學士)를.

 

 3

 

 

 

 그로부터 두 달의 시간이 흘렀다.

 무한삼진은 수로(水路)가 오가는 길목으로, 예로부터 사람이 많기로 유명한 곳이었다.

 그 명성만큼이나, 무한삼진의 뒷골목 역시 부흥해 있었다.

 뜨내기 상인들을 노리는 기루(妓樓)와 도박장이 수도 없이 많았고, 그것을 장악한 흑도방파 역시 수도 없이 많았다.

 무도방(無道房) 역시 그런 곳 중 하나로, 오직 하나의 규칙만이 존재하는 곳이었다.

 바로 도박 빚을 떼먹지 않는 것.

 “사, 삼육(三六)! 났다!”

 주사위를 바라보던 보부상 장삼(長三)이 크게 감탄을 터뜨렸다.

 하마터면 전 재산을 잃을 뻔했는데, 마지막 순간에 기사회생을 한 것이다.

 장삼을 상대하던 왕장선(王長善)이 불쾌한 얼굴로 입술을 삐죽였다.

 “삼육이라니, 운도 좋수그래?”

 “그렇지요. 운이 좋았지요. 하마터면 입던 옷까지 빼앗길 뻔했지 뭡니까?”

 장삼은 어느새 함박웃음을 짓고 있었다. 도박에 미친 사람이라고 보기엔 너무나 순박한 미소였다.

 본래 장삼은 보부상을 해 먹은지 일 년밖에 되지 않는 초짜로, 무도방에는 시간이나 때워 볼까 해서 들렀던 것뿐이었다.

 “이제 내가 문제로군. 은자를 네 냥이나 꼬라박았으니…….”

 씁쓸한 얼굴로 혀를 차던 왕장선이 이내 고개를 저었다.

 “뭐, 잃은 돈은 어쩔 수 없지. 따먹고 도망칠 생각 말고 말이나 놓아 두시우. 이번엔 내가 이길 테니까 판돈 건드리지 말고.”

 왕장선이 주사위를 통에 넣으며 씩 웃었다.

 “그, 그래야지.”

 장삼이 홀린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집안을 말아먹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이번 상행에서 얻은 이득을 대부분 잃었던 장삼은 어떻게든 본전은 회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럼 나부터 시작하우. 알았지?”

 왕장선이 주사위 통을 턱 내려놓았다.

 주사위 두 개를 굴려 말을 움직여 먼저 나는 사람이 이기는 도박을 쌍륙(雙六)이라 하는데, 장삼과 왕장선이 하고 있는 놀이가 바로 그것이었다.

 “어이쿠, 이삼(二三)? 염병하고…….”

 왕장선이 불쾌한 목소리로 외쳤다.

 다음 차례는 장삼이었다.

 장삼은 주사위를 데구르르 굴려 놓고는 눈을 질끈 감았다. 그의 마음속에서는 어느새 천둥이 치고 있었다.

 ‘제발! 제발! 본전만 찾으면 다시는 도박하지 않을 테니까, 제발!’

 “우, 우와아! 육육(六六)!”

 장삼이 벌떡 일어나며 환호했다.

 주사위 눈이 여섯, 그것도 두 개 다 여섯이었다. 이대로라면 반절은 이긴 것이나 다름없다.

 상대보다 일곱 걸음이나 앞서 있었으니 말이다.

 장삼은 자신만만하게 은자 한 냥을 꺼내 들었다.

 “어서 거시구려! 이번엔 내가 한몫 잡을 모양이니.”

 왕장선이 뜨악한 목소리로 되물었다.

 “그게 전 재산일 텐데, 진짜로?”

 “내, 가진 옷까지 걸리다!”

 장삼이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왕장선의 눈빛에 이채가 떠올랐다.

 마치 ‘드디어 걸렸구나’라고 말하는 듯한 눈빛이었다.

 “좋아! 내 이처럼 사내다운 사내를 만났으니 별수 없지! 니미럴, 해보자, 해봐!”

 왕장선이 짐짓 호기로운 체 은자를 꺼내어 던져 놓고는 주사위를 굴렸다.

 장삼은 흡족하게 웃으며 굴러가는 주사위를 바라보았다.

 “어, 어라?”

 왕장선의 주사위는 육오(六五)였다. 장삼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었다.

 장삼이 ‘아직 내 운은 끝나지 않았다!’라고 외치며 주사위를 굴렸으나, 이번에 나온 것은 삼일(三一)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장삼의 안색은 새파랗게 변해 갔다.

 어떻게 된 일인지, 자신이 굴리는 주사위는 개똥 같은데 상대의 주사위는 자꾸 대박이 나는 것이다.

 어느새 자신의 진영 속에 들어온 말이 네 개나 된다.

 “허, 헐! 마지막!”

 장삼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외쳤다.

 방금 전, 자신의 주사위는 오사(五四)였다.

 단 세 걸음이 모자랄 뿐, 나기 직전까지 온 것이다.

 그러나 나기 직전인 것은 상대도 마찬가지.

 그가 여섯 걸음만 움직이면 장삼은 패배하게 될 터였다.

 “일(一)이나 나와라! 일! 눈이 하나! 제발!”

 데굴데굴 구르는 왕장선의 주사위를 바라보던 장삼이 애절하게 외쳤다.

 남몰래 장삼을 흘겨보던 왕장선의 입가에 싸늘한 미소가 떠올랐다.

 첫 번째 주사위가 먼저 멈추었다.

 일이었다.

 “그렇지!”

 두 번째 주사위는 영원히 굴러가기라도 할 것처럼 계속 구르고 있었다.

 장삼이 침을 꿀꺽 삼키며 눈을 부릅떴다.

 느리게 굴러가던 주사위가 마침내 멈추었다.

 “유, 육…….”

 다리에 힘이 풀린 장삼이 털썩 주저앉았다.

 왕장선이 흡족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형씨도 날 뻔했는데, 이거 미안하게 됐수.”

 “자, 잠깐!”

 장삼이 다급히 판돈을 쓸어 가는 왕장선의 손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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