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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석공무림
작가 : 봉황송
작품등록일 : 2016.3.28

석공(조각가)의 무림행 이야기.

 
석공무림 1권 4장
작성일 : 16-03-30 14:33     조회 : 598     추천 : 0     분량 : 7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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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가 떠올랐다.

 어두웠던 세상이 밝아졌다.

 봄이 왔지만 아직 추운 시기였다. 천지석공소는 산에 위치하고 있었기에 더욱 추웠다. 군데군데 위치하고 있는 작업장의 화로에서는 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따앙! 땅!

 빠각! 빠각!

 두툼한 솜옷을 입은 다섯 명의 석공들이 저마다 맡은 일들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리고 한쪽에서는 도장석이 석공들을 도왔다.

 “야! 목마르다. 따뜻한 차 한 잔 가져와.”

 “젠장! 잘못 때렸다 싶더니 정 끝이 무뎌졌네. 다른 정 하나 가지고 냉큼 달려와.”

 “빠릿빠릿하게 움직여.”

 석공들이 도장석에게 연신 명령을 내렸다.

 시킨 일을 하느라 도장석이 다람쥐처럼 바쁘게 돌아다녔다.

 그때였다.

 인기척을 느낀 도장석이 얼른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고용주인 왕천삼이 서있었다.

 도장석이 빠른 걸음으로 왕천삼에게 다가가서 허리를 숙였다.

 “안녕하세요. 주인 어르신.”

 “그래.”

 왕천삼이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흠! 잘들 하고 있군.”

 가장 늦게 출근을 한 왕천삼이 열심히 일하는 석공들을 바라보았다. 그가 석공들이 만들고 있는 석상과 벼루 등을 살폈다.

 그것들을 모두 돈이었다.

 석공들은 만든 물건들에 대해 건당으로 돈을 받는다. 그리고 그런 돈 가운데 일정한 비율을 왕천삼이 떼어간다. 석공들의 실력에 따라 비율이 달라지는데, 좋은 실력의 석공에게서는 받는 비율이 낮았다. 하지만 좋은 실력의 석공은 제작의뢰비가 비싸 결국 더욱 많은 돈을 왕천삼이 벌었다.

 왕천삼의 입장에서는 실력 낮은 석공보다 훌륭한 석공이 더욱 필요했다. 그런 의미에서 어제 떠나간 송광의 빈자리가 무척이나 컸다.

 “더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의 입에서 아쉬운 소리가 튀어나왔다.

 그는 가더라도 날씨가 확실히 풀리면 가라며 송광을 붙잡았다. 겨울동안 훌륭한 실력을 지닌 송광으로 인해 벌어들인 돈이 쏠쏠했다. 오랫동안 송광이 있을수록 왕천삼이 벌어들이는 돈이 많아졌다. 송광의 소문을 듣고 먼 곳에서도 천지석공소에 물건 제작을 의뢰했다. 하지만 뛰어난 솜씨를 지닌 송광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어제 떠나버렸다.

 사람이 아니라 돈을 더 많이 벌어들일 수 없다는 사실이 왕천삼은 너무 아쉬웠다.

 “어라? 저런 작은 석상 의뢰는 없었는데……. 개인적으로 받은 의뢰인가?”

 햇볕이 들어오고 있는 창문 한쪽에 서있는 작은 석상을 발견한 왕천삼이 의아해했다. 손바닥 크기의 석상의 표면이 햇볕에 의해 반짝였다.

 “개인적으로 의뢰를 받았으면 말을 해야지. 대체 정신들이 있는 건지 모르겠네. 쯧쯧쯧!”

 왕천삼이 혀를 찼다.

 공방에서 물건을 만들었다면 개인적인 의뢰를 받더라도 천지석공소 주인인 그에게 돈을 줘야만 했다. 그것이 왕천삼과 석공들의 계약이었다.

 창가로 걸어간 왕천삼이 석상을 집어 들고 살폈다.

 “어라!”

 그의 입에서 의외의 탄성이 튀어나왔다.

 그가 석상의 요모조모를 꼼꼼히 살피기 시작했다. 석공으로 오랫동안 살아왔고, 천지석공소를 운영하면서 물건을 보는 눈은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었다. 석상을 보면 석공의 솜씨를 어느 정도 알아볼 수 있었다.

 지금 그의 손에 들린 석상은 좋은 솜씨의 석공이 만든 것이었다. 생생하게 살아있는 얼굴 표정과 옷의 주름이 금방이라도 바람에 휘날릴 것처럼 느껴졌다.

 “마석공! 이것 자네가 만든 건가?”

 왕천삼이 석공소 제일의 실력자인 마광수에게 물었다.

 천편일률적으로 똑같은 석상만을 만들던 마광수의 실력이 무척이나 발전했다고 왕천삼이 여겼다.

 “아니요.”

 문인석을 만들고 있던 마광수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장석공! 이것 자네 작품인가?”

 “제가 그런 쓸모없는 작은 걸 왜 만들어요.”

 두 번째 실력을 지닌 장석공도 아니라고 했다.

 왕천삼의 눈에 의아함이 어렸다.

 두 사람도 할 수 없는 걸 실력 떨어지는 나머지 세 사람이 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사온 물건인가?’

 왕천삼이 속으로 중얼거렸다.

 간혹 석공들은 배우기 위해 좋은 석상들을 사는 경우가 있었다. 옆에다 두고서 좋은 석상을 똑같이 따라서 만들려고 노력한다. 그러다 보면 실력이 좋아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주인 어르신! 그 석상 제 것인데요.”

 도장석이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네 것이라고?”

 “예.”

 “어디서 산 거지? 아니, 누구에게 샀지?”

 왕천삼이 물었다.

 이런 물건을 만든 솜씨 좋은 석공이라면 천지석공소로 데리고 와야만 했다. 왕천삼의 주머니를 더욱 두툼하게 만들어줄 석공이었다.

 왕천삼의 시선이 석상에 탐욕스럽게 머물러 있었다.

 “제가 만들었어요.”

 도장석이 말했다.

 “뭐라고?”

 생각지도 못한 말을 들은 왕천삼이 화들짝 놀랐다.

 “정말로 네가 만들었단 말이냐? 거짓말이면 용서하지 않겠다.”

 왕천삼이 으르렁거렸다.

 그는 석상을 단지 석공 보조에 불과한 도장석이 만들었다는 사실을 믿지 않았다. 도장석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기에 그의 눈초리가 사나워졌다.

 “진짜로 어젯밤에 제가 만들었어요.”

 시선을 회피하지 않으며 도장석이 재차 말했다.

 그를 바라보고 있는 왕천삼의 얼굴이 더욱 찡그려지고 있었다. 진실을 말했지만 정작 왕천삼이 믿으려고 하지를 않았다.

 “대체 어떤 석상이라 그러는 거요? 어디 한 번 봅시다.”

 어느새 다가온 마광수가 왕천삼의 손에 들려있는 석상을 빼앗다시피 해서 살폈다. 석상을 대수롭지 않게 살피던 그의 눈초리가 점차 심각해졌다. 작은 석상에서 느껴지는 옷 주름의 선과 얼굴 표정이 생생하게 살아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죽어있는 석상만을 조각해온 마광수가 따라할 수 없는 생생함이었다. 자신이 만들 수 없는 작은 석상에게서 점점 작아지고 있는 마광수이었다. 그런 사실 때문에 그는 무척이나 화가 났다.

 “웃기지 마. 이런 물건을 네 놈 따위가 어떻게 만든단 말이냐?”

 마광수가 도장석에게 발악적으로 소리쳤다.

 마치 도장석을 잡아먹을 것 같은 눈초리였다.

 “정말이에요.”

 도장석이 재차 이야기했다.

 “닥쳐! 네 놈이 정말로 맞아봐야지 정신을 차리겠구나. 거짓말쟁이에게는 매가 약이다.”

 마광수가 입에서 침을 튀겨가면서 소리쳤다.

 그가 다시 한 번 석상을 살펴보았다. 이제 열여섯 살, 들어와서 일 년도 일하지 않은 도장석이 만들 수 있는 석상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마광수는 믿지 않았다.

 이런 석상을 만들 수 있는 석공은 일대에 어느 정도 이름을 날려야지만 가능했다. 마광수가 천지석공소에서 제일가는 실력자이지만 그의 이름은 별 것 아니었다. 그저 흔하디흔한 석공 가운데 한 명일 뿐이었다.

 석상을 보면 볼수록 도장석이 만든 것이 아니라고 마광수가 생각했다.

 진짜 때릴 생각인 그가 작업공간 한쪽에 쌓아있는 장작더미를 발견했다. 성큼성큼 걸어간 그가 장작들 가운데 길쭉한 장작 하나를 손에 잡았다.

 “아니에요. 진짜 제가 만들었어요.”

 장작을 들고 다가서는 마광수를 보면서 도장석이 강조했다.

 “대체 뭘 만들었기에 그래?”

 “나도 한 번 봐야겠네.”

 “이리 줘봐. 나도 보자.”

 나머지 네 명의 석공들도 도장석이 만든 석상을 살펴보았다. 그들도 석상에서 예사롭지 않은 솜씨를 발견할 수 있었다.

 조그만 석상으로 인해 천지석공소가 시끄러워졌다.

 “허허허! 이것 참!”

 왕천삼이 허탈한 웃음을 터트리면서 도장석을 바라보았다. 지금까지 보아온 도장석은 군소리없이 시키는 일을 열심히 해왔다. 그리고 그의 말에 결코 토를 달지 않았다.

 ‘진짜일까?’

 그의 머릿속에 사실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불쑥 떠올랐다. 금방 들통난 거짓말을 할 이유가 무엇이 있겠는가? 그리고 거짓말이라고 해도 그걸 증명해낼 방법이 있었다.

 설마 하는 마음에 왕천삼이 입을 열었다.

 “마석공! 잠깐 멈춰봐.”

 “이런 맹랑한 놈은 매로 다스려야 합니다.”

 “장작 내려놔. 녀석의 솜씨를 한 번 봐야겠어.”

 “거짓말쟁이 때문에 시간을 낭비할 생각입니까?”

 마광수가 길쭉한 장적을 내려놓지 않으며 말했다. 화가 잔뜩 치밀어 오른 그는 도장석을 때리고야 말겠다는 생각으로 가득 했다.

 “한 번 확인해 볼 필요가 있겠어. 거짓말이면 그 때 가서 때려도 늦지 않으니까.”

 “쳇! 때리는 걸로 부족하지요. 그때에는 저런 재수없는 놈을 내쳐야 합니다.”

 “약조하지.”

 왕천삼이 동의했다.

 어차피 석공 보조 일을 할 아이들은 많았다.

 그렇기에 도장석을 쫓아내는데 있어 어떤 문제도 없었다.

 “석상을 이리 주게.”

 왕천삼이 석상을 돌려받은 뒤 도장석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네 말이 진짜라면 내 앞에서도 석상을 만들 수 있겠구나.”

 “예. 만들 수 있어요.”

 도장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해보거라.”

 왕천삼이 석상과 비슷한 크기의 돌을 작업대 위에 올려놓았다.

 슥!

 도장석이 의자에 앉았다.

 조각할 형태를 찾기 위해서 그가 돌덩어리를 가만히 응시했다.

 “빨리 만들지 않고서 뭐하고 있는 거냐?”

 마광수가 소리쳤다.

 “왜 안 하는 거지?”

 왕천삼의 눈초리도 사나워졌다.

 “돌에 조각할 형상을 찾고 있어요. 마음이 서야 손이 따라가는 법이니까요.”

 “웃기는 소리 하고 있네. 못 만드니까 시간을 질질 끄는 것이잖아. 더 이상 어린 놈의 허무맹랑한 짓거리에 끌려 다닐 이유 없습니다. 당장 물고를 내버리자고요.”

 마광수가 침을 튀겨가며 소리쳤다.

 슥!

 왕천삼의 동의가 있으면 당장에라도 도장석을 때린 속셈인 그가 다시금 장작을 치켜세웠다.

 하지만 왕천삼은 도장석의 이야기에서 현묘한 느낌을 받았다. 그도 오랜 시간 석공으로 석상을 만들고 조각을 배운 사람이었다.

 오래 전에 뛰어난 솜씨의 석공에게 지금과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던 적이 있었다. 한쪽 귀로 들었던 내용이 다른 쪽으로 빠져나갔다.

 하지만 눈빛을 반짝이고 있는 도장석은 뭔가 깨달음을 얻은 모양이었다. 그런 사실에 배가 아팠기 때문에 왕천삼은 마냥 기쁘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도장석의 말이 사실이라면 돈을 벌 수 있었으니 기쁘기도 했다.

 “기회를 주기로 했잖은가. 여유를 가지고 기다려보자고.”

 왕천삼이 마광수를 말렸다.

 “기다리게 만들지 마. 네 놈이 잘났으면 저기 문인석을 조각해.”

 마광수가 자신이 만들던 문인석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새롭게 주문을 받은 문인석이었는데, 예나 지금이나 판에 박은 듯이 똑같은 형상의 문인석이었다.

 “문인석으로 해 볼 게요.”

 도장석이 대답하고는 망치와 정으로 돌을 때리기 시작했다.

 따앙! 땅!

 거침없는 손놀림에 단단한 돌조각이 후두둑 떨어졌다.

 진지한 도장석의 표정을 본 왕천삼이 놀라운 시선을 던졌다. 그리고 마광수가 불쾌한 눈빛으로 도장석의 손놀림 하나하나를 살폈다. 다른 석공들도 도장석의 움직임을 눈에 담았다.

 작은 도장석을 여섯 명의 사람이 지켜보았다.

 망치와 정을 움직이는데 몰입한 도장석의 움직임은 물 흐르는 것처럼 자연스러웠다. 쉼 없이 꾸준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순식간에 문인석의 형태를 취했다.

 슥!

 도장석이 수각도를 손에 쥐었다.

 빠각! 빠가각!

 수각도가 움직일 때마다 거친 소리가 일어났다. 돌가루가 튀는 가운데 문인석의 포의 주름이 생생하게 일어났다.

 그것은 석상에 새겨진 옷의 주름과 똑같았다.

 문인석의 얼굴은 둥글지만 상하로 약간 긴 달걀형이고, 눈은 이른바 행인형이며, 눈끝은 약간 위로 올라갔다. 큼직한 코 밑에 있는 입술은 가늘고, 힘 있게 다문 입 양끝은 아래를 향한다.

 금방이라도 웃을 것처럼 생생한 문인석의 얼굴이었다.

 도장석이 순식간에 힘들이지 않고 문인석을 만들어나갔다.

 “사실이었구나.”

 “진짜네.”

 “우와! 정말로 대단하다.”

 “천재가 나왔군.”

 왕천삼을 비롯한 네 명의 석공이 도장석의 신묘한 움직임에 감탄했다. 사실 돌을 조각한다는 일이 쉬운 것이 아니었다. 힘도 들었고, 한 곳만을 잘못 깎아도 석상이 못쓰게 된다. 여기저기 주의하며 살펴봐야 하기에 석상을 만드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게 된다.

 그런데 도장석은 짧은 시간에 쉬지 않고 조각을 해내가고 있었다. 이는 다른 석공들이 따라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도장석의 마음에는 조각해야 하는 문인석의 얼굴이 생생하게 떠올라 있었다. 마음이 일었기에 그의 손놀림에는 망설임이 보이지 않았다. 다른 석공들을 몰랐지만 그의 마음은 돌조각과 하나로 이어진 상태였다.

 “크윽!”

 마광수가 침음을 흘렸다.

 툭!

 그의 손에 들려있던 장작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수각도가 움직이면서 살아있는 문인석의 얼굴표정이 멋지게 나타났다. 점점 완성을 향해 내달리는 문인석을 보면서 마광수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는 눈에 들어오는 모습에 감탄하면서도 화가 치밀어 올랐다.

 “빌어먹을! 왜 저런 애송이 놈에게 훌륭한 재능을 준 거지?”

 마광수가 소리쳤다.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을 어린 도장석이 해냈다는 사실에 분노했다. 타인의 재능을 축복하지 않고 시기하는 소인배의 마음을 지닌 마광수였다.

 문인석을 완성한 도장석이 가만히 수각도를 내려놓았다. 찰나의 순간 그가 말없이 문인석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마음속에 있던 수많은 문인석 가운데 하나가 세상에 만들어졌다.

 “믿지 못 해서 미안하다.”

 왕천삼이 도장석에게 고개를 숙였다.

 “아니에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도장석이 황급히 손을 가로저었다. 입으로는 사죄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지만 그의 얼굴에 은은한 자부심이 어려있었다.

 “장석이! 정말로 훌륭하다.”

 “멋지게 만들었다. 장석아!”

 “잘 만들었다.”

 마광수를 제외한 석공들이 도장석에게 연신 말을 걸어왔다. ‘야!’ 라고 호칭하던 석공들이 이제 그의 이름을 불러주고 있었다. 도장석에게 윽박지르듯 토해내던 그들의 어투가 이제는 조심스러웠다.

 석공 보조로 힘겹게 지냈던 도장석은 이제 과거로 사라지고 있었다. 이제 그는 다른 석공들보다 뛰어난 실력을 지닌 한 명의 당당한 석공이었다.

 “언제 이처럼 훌륭한 실력을 배운 것이냐?”

 왕천삼이 물었다.

 “겨울동안 송광 사부님에게 배웠어요.”

 “아! 그랬구나. 대단하다.”

 왕천삼이 도장석을 치켜세웠다.

 이제 그와 도장석의 위치는 완전히 달라졌다.

 그가 언제든지 내칠 수 있었던 도장석은 이제 없었다. 오히려 그가 바지가랭이라도 붙잡고 매달려야 하는 판국이었다. 도장석만한 실력을 지닌 석공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업체 간에 실력 좋은 석공을 빼내오는 일이 빈번하게 벌어졌다.

 뛰어난 재주를 지닌 도장석이 다른 업체로 간다면 왕천삼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신세로 전락하고 만다. 왕천삼은 다른 업체로 훌쩍 떠나기 전 도장석과 계약을 맺어야만 했다.

 “장석아! 우리 주점에 내려가서 음식을 먹으면서 이야기하자.”

 “해야 할 일이 있는데요.”

 “아니다. 이제 너는 보조가 하는 그런 허접한 일은 하지 않아도 된다. 주점으로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자.”

 왕천삼이 도장석의 손을 잡고 이끌었다.

 그 손길에 도장석이 마지못해 끌려나갔다.

 그도 이제는 알고 있었다.

 도장석은 자신이 왕천삼에 비해 갑의 위치에 올라서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힘들고 어렵던 석공 보조의 시간은 끝났고, 이제 당당하게 날개를 펼 수 있는 시기가 도래했다.

 ‘고마워요. 스승님. 이게 모두 스승님 덕분이에요.’

 작업장을 빠져나가는 도장석이 송광을 떠올리며 고마워했다.

 산을 내려가는 그의 발걸음이 무척이나 가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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