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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안녕하세요. 괴물이 되었습니다.
작가 : LE2HA
작품등록일 : 2018.8.16

2018년, 장신구점 0406이 개점하면서부터 다양한 괴물에 대한 목격담이 들려온다.


[이 작품은 Project Raffaello 에 해당하는 작품입니다.]

 
01. 선물받은 반지
작성일 : 18-08-17 14:20     조회 : 280     추천 : 0     분량 : 3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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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제는 다음 주까지 제출해. 그럼 이만 수업 끝.”

 

  여느 때와 다를 게 없는 평범한 날이었다. 강의실 내 절반의 학생이 나른한 햇살을 만끽하고 잠을 자고 있었고, 그 나머지의 절반은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

  교수님은 보통 맨 앞자리를 보고 수업을 진행했으며, 항상 맨 앞자리에는 두 사람이 앉아있었다.

  댄디 투블럭에 평소에도 파스텔톤의 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앉아있는 정누림과 단발머리에 흰 셔츠에 면바지를 입고 있는 유혜성이다.

 

  “으아, 드디어 수업 끝난 거지?”

  “응. 봐봐. 수업 나오니까 얼마나 좋아. 이렇게 날씨 좋은 날에는 강의실 냄새가 얼마나 좋은데.”

  “무슨 소리야. 이런 날에 수업을 들어온다니. 끔찍한 소리 하지 마.”

 

  강의가 끝나고, 둘은 강의실에 남아 수다를 이어갔다. 사실 누림은 오늘 수업을 나올 생각이 없었다. 혜성의 쉴 세 없는 전화에 결국 수업을 나온 것이 못 마땅한지 계속 투덜대고 있었다.

 

  “그래도 나 덕분에 학점 안 깎인 게 어디야. 선배들한테 물어보니까 이 교수님은 출석 점수 엄청 높게 보신대.”

  “그래도. 오늘은 딱, 수업 쨀 각이었는데. 내 꿀 타임 돌려줘.”

  “흠, 그럼 같이 종각 가자! 내가 어제 0406에서 예쁜 반지 봐둔 거 있거든. 그거 사줄게. 덤으로 아이스크림도.”

 

  혜성의 말에 누림이는 곧장 혜성이를 일으켰다. 얼른 가자며 재촉도 했다. 아이스크림에 이끌려서일까, 누림이는 혜성의 손을 잡고 순식간에 교문으로 나왔다.

 

  “근데, 요즘 그 얘기 많이 하더라. 작년에는 마법사가 등장했다고 소문이 났잖아.”

  “그렇지. 영화 촬영한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아직 정부에서도 그 얘기는 그냥 묻어버렸잖아.”

  “근데 이번 소문은 좀 더 구체적이야. 어느 지역에 팔이 어떻고, 다리가 어떻고. 사람 같지만 사람이 아니라는 얘기도 있고. 그리고.”

 

  지하철에서도 내내 현실에 나타난 괴물의 이야기를 꽃피우고 있었다. 그러던 중 어느 샌가 과제 이야기로 넘어갔다.

 

  “우리 서양문학사 이번 과제가 뭐라고 했었지?”

  “‘안드로이드의 출현과 안드로이드가 사회에 끼친 영향’ 부분이었어. 제발 공부할 때 다른 생각 좀 하지 마.”

  “그치만, 안드로이드 부분은 정말 판타지나 SF에서 나올 법 한 이야기잖아. 그러니까 저절로 다른 생각으로 빠지게 된다고.”

 

  어느새 혜성이 말한 액세서리점 0406에 도착한 둘은 서둘러 매장의 안쪽을 훑었다.

  2018년부터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동시다발적으로 액세서리점인 0406이 오픈했고, 값싼 가격에 질 높은 제품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잡았다.

  티비에 나오는 연예인들도 0406의 팔찌나 반지, 귀걸이를 끼고 출현했고, 연예인들이 착용하자 일반인들의 선호도도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다행이다! 아직 있어! 이 반지.”

 

  혜성이 고른 반지는 은색에 푸른색 큐빅이 박혀있는 반지였다. 모던해보였으며, 노란색 큐빅이 박혀있는 자신의 반지와 같은 디자인이었다.

 

  “이거, 지금 하나밖에 없는 건데. ‘행운을 불러온다.’라는 이름이래. 그래서 꼭 이 반지 사주고 싶었어.”

  “응? 네가 끼고 있는 거랑 같은 디자인이라서 그런 게 아니야?”

  “아니야!”

 

  말을 하고는 계산대로 가서 먼저 계산을 하고 있었다.

 

  “받았으니까, 이제 학교 꼬박 나오는 거야. 알았지? 전혀! 아무런 뜻 없었어! 정말이야!”

  “알았어. 알았어. 선물도 받았겠다! 아이스크림은 내가 살게!”

 

  둘은 아이스크림을 손에 든 채로 도로변으로 나가고 있었다. 사이렌이 크게 들리더니, 평상시에 느꼈던 평온함은 온데간데없어지고 긴급한 상황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도로변에서는 연기가 피어올라오고 있었고, 사람들의 비명소리도 계속해서 들려오고 있었다.

 

  “아까 하려던 말이었는데. 나, 괴물 본 적 있어. 근데, 사람들이 말하던 괴물이랑은 달라. 진짜 괴물이었어. 덩치도 크고.”

  “응? 소문의 그 괴물 말이야?”

  “응. 어제 이 근처에서 반지 보러 왔을 때, 지나가다가 봤는데 키도 엄청 컸고, 머리에는 촉수가 두 개 붙어 있었어. 가슴에는 큰 눈도 달려있었고, 날카로운 손톱과 발톱이 길게 자라 있었어.”

  “그건 뭐, 진짜 괴물 수준인데.”

  “그래서 사람들이 막 대피하고 그랬었는데, 그 때 여자애를 봤었거든.”

 

  둘이 골목을 막 나섰을 때에, 벚꽃잎과 흩날리는 상아색 머리카락의 소녀와 마주했다. 누림이와 눈이 마주친 소녀는 누림이를 보자마자 여유를 띈 미소를 지어보였다.

 

  “맞아, 저 여자아이였어. 그 때도 저 괴물이었어. 도망쳤던 괴물.”

 

  도로에서 괴물과 매칭 중이던 소녀는 골목에서 나온 둘을 보고, 괴물을 한 대 더 쥐어박으며 두 사람에게 다가갔다.

 

  “하, 내가 현장을 뛴 게 이제 세 번짼데, 너는 두 번째 때에 놓친 걸 하필 딱 봤나봐. 그래서 잡으러 왔잖아.”

 

  소녀는 괴물을 계속해서 주시하면서 둘을 보며 웃어보였다. 둘을 위아래로 간단히 훑고는 누림이가 끼고 있던 반지를 보더니 인상을 찌푸렸다.

 

  “예쁜 반지네.”

 

  순간, 괴물이 다시 소녀에게 달려들었지만, 소녀는 간단하게 한 손으로 괴물을 막아 세우면서 괴물을 돌아봤다.

 

  “누나가 대화중일 땐, 끼어드는 거 아니랬지.” 라며, 괴물을 텅 빈 대로로 날려버렸다. 이내 괴물에게 다시 달려가려다 누림이를 돌아보면서 웃었다.

 

  “쇳독 조심하고.”

 

  이윽고 둘은 경찰복을 입고 있는 사람에게 이끌려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

 

  “민간인 대피 완료. 안드로이드, 아나. 변형인간 생포 작전 개시.”

 

  경찰은 이어폰에 대고 말을 하고 있었다. 둘은 그를 지나쳐오며 우연히 무전의 내용을 엿들었고, 그의 말에 두 가지 의문점이 들었다.

  하나는 ‘안드로이드, 아나’라는 부분이었고, 다른 부분은 그가 말했던 ‘변형인간’에 대한 점이었다.

  물론 목격담을 모아보면 인간과 다른 점은 변형된 신체들뿐이었다. 물론 일반인들도 생각하고 있던 것처럼, 그들이 원래는 인간이었을 거라고 추측은 했을 것이다.

  매번 목격담에는 증거가 없었으며, 괴물이 전자기기를 마비시킨다는 이야기도 떠돌았으며, 갑자기 빛이 번쩍거린 것이 전자기기를 마비시킨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었다.

 

  어제까지 누림이에게 소문으로만 들려오던 판타지같은 ‘괴물’ 이야기는 어느 샌가 ‘변형인간’이라는 주제로 제법 진지하게 다가왔다.

 

  “기준은?”

  “어떤?”

 

  아까까지 풍기던 기분 좋은 데이트의 분위기는 무전을 하던 경찰의 말에 어두운 분위기로 전락해 버렸다.

  어느 샌가 둘의 미래 이야기보다는 자신도 언젠가 그들처럼 괴물이 되어버릴지도 모른다는 불안함이 둘을 덮쳐왔다.

 

  “근데, 아까 ‘안드로이드’라는 말. 우리 과제에 나온 그 안드로이드가 맞는 거겠지?”

  “몸에 있는 코어가 안드로이드임을 증명해준다고 하니까. 사람이랑 똑같다는 말이 아닐까.”

  “그럼, 아까 그 여자아이는?”

  “괴물을 혼자 상대한 걸로 봐서는 안드로이드가 아닐까. 한 손으로 막았잖아.”

 

  둘의 이야기는 또 어느새 안드로이드를 이야기하고 있었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변형인간’이라는 단어를 담아두고 있었다.

  오래전, 한 전자제품회사인 ‘라파엘로’에서 획기적인 새 제품을 소개한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50기의 안드로이드를 무료로 배포했었다.

  안드로이드는 사람과 외형이 닮았지만, 몸 속 어딘가에 코어를 두고 있었다. 코어는 충전 뿐 아니라, 그들의 현재 상태까지 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인격이 없던 안드로이드들은 인간들의 행동을 보면서 인격을 갖춰버렸고, 이내 안드로이드의 인권을 존중해달라는 사람들과 안드로이드들도 사회에 출현했다.

  떼돈을 벌 줄로 알았던 ‘라파엘로’는 어째서인지 50기의 안드로이드들을 배포한 뒤, 잠적을 감췄다.

 

  “우리 사회에도 그런 안드로이드들이 있을 줄이야.”

  “괴물도 있는 사회에서 뭘.”

 

  지하철역에 도착해서야 둘의 분위기는 제법 가벼워졌고, 놓았던 손도 어느 샌가 다시 잡고 있었다.

 

  “조심히 들어가고, 내일은 수업 꼭 나와야한다? 또 날씨 좋다고 수업 안 나오려고 하지 말고.”

  “음, 그건 내일의 나한테 물어봐야 하지 않을까.”

 

  둘은 서로 반대방향으로 헤어졌다. 조금 더 같이 있고 싶은 마음에 아쉬웠고.

 

  “쇳독인가.”

 

  그리고, 아까부터 간지러운 손가락 뿐이었다.

 
작가의 말
 

 오백원짜리 하나로 아이스커피 두 개가 탄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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