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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모자이클
작가 : Ulyss
작품등록일 : 2018.7.23

판타지 성장 소설.
헬릭이라는 신비한 힘이 지배하는 세계.
헬릭을 다루지 못하는 장애를 가진 카렐.
장애를 극복하기위한 노력, 하지만 방해하는 무리들.

 
1.20. 타오르는 사막
작성일 : 18-08-03 15:19     조회 : 296     추천 : 0     분량 : 7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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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검은 옷에 검은 망토를 두른 형. 타오르는 것 같은 붉은 로브를 걸친 파트리시오. 둘은 주심 앞에 마주서서 서로를 노려본다. 파트리시오는 혀를 내민 채로 비웃는 표정과 몸짓을 하며 형을 도발한다. 반면에 감정기복이 거의 없는 형은 역시나 무표정으로 상대를 차분하게 바라보고만 있다. 주심이 큰 목소리로 외친다.

 

 “양 선수 모두 스포츠맨십을 존중해 주십시오. 상대의 생명을 끊을 정도로 치명적인 공격은 지양해 주길 바랍니다. 위험한 상황에서 저의 시합 중지 명령을 어길 시, 실격패입니다. 자! 그럼 양 선수 모두 좋은 경기를 해주길 바랍니다. 이상!”

 

 파트리시오는 마지막까지 형에게 손으로 목을 긋는 포즈로 도발한다. 역시나 형은 무표정으로 그저 고개만 까딱일 뿐. 각자의 사막 지형 시작점으로 향하는 둘. 파트리시오는 모래 위에서 몸을 살짝 띄워 미끄러지듯 날아간다. 그는 시작점으로 미끄러져가면서 두 손을 번쩍 들어 붉은 점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준다.

 

 두둥! 두두두두두두두둥!!!

 

 “와아아아아아! 파트리시오!!”

 

 그의 응원단은 그에게 미친 듯이 북을 쳐대며 열화와 같은 성원을 보내준다. 반면에 형은 발이 푹푹 빠지는 고운 모래 위를 그저 저벅저벅 느릿느릿 걸어갈 뿐.

 

 ‘으이그.. 형은 쇼맨십이 하나도 없네.. 손이라도 한 번 흔들어주지..’

 

 형이 시작점으로 걸어가는 동안에도 계속 소리를 지르고 있던 벵큐가 갑자기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고심에 빠진 얼굴을 하고 있다.

 

 “왜 그래 벵큐? 시작도 전에 지친 거야?”

 

 “아니.. 흠... 아무리 따져 봐도 알로이스 선배님이 너무 불리해. 저 파트리시오는 무자비하게 화염 마법을 날려대는 타입인데... 하필 피할 곳 하나 없는 사막 지형이라니. 게다가 말로만 듣던 파트리시오의 이동술을 실제로 보니 생각보다 더 훌륭한 수준인 것 같아. 너도 지금 시작점으로 미끄러져 가는 거 봤지? 경기 시작 전에는 모든 선수들이 헬릭을 최대한 아끼지. 근데 파트리시오는 승리를 확신 하는지, 저렇게 헬릭 소모가 심한 공중 이동술을 시작도 전에 마구잡이로 쓰다니.. 분명 헬릭의 양이 어마어마한 경지에 올랐있을 거야. 딱히 이동 기술이 없는 알로이스 선배의 도가 파트리시오한테 닿기나 할지 걱정이 되네.”

 

 벵큐가 웬일로 진중한 목소리로 차분히 경기를 분석했다. 헬릭 전투의 광팬인 그의 분석은 얼추 맞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나도 형이 걱정되기 시작한다.

 파트리시오와 형이 모두 시작점에 도착했고, 곧이어 심판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양 선수 모두 시작점에 서 주십시오. 그럼. 경기 시~~작!!!!”

 

 위잉- 샤르르륵

 

 턱- 턱- 턱-

 

 심판의 말과 동시에 파트리시오는 아까처럼 모래 위를 살짝 떠서 빠르게 미끄러져간다. 형도 전속력으로 앞으로 달려 나가지만 모래에 계속 발이 푹푹 빠져서인지 속도가 잘 붙질 않는다.

 파트리시오는 빠르게 사막 지형의 정 가운데에 있는 개미지옥 근처에 다다랐다. 곧바로 그는 개미지옥 위로 몸을 높이 띄운다. 그와 동시에 미리 생성해 둔 작은 파이어 볼 세 개를 달려오는 형에게 날린다.

 

 화르르르! 팍! 팍! 팍!

 

 하지만 형은 재빠르게 몸을 왼쪽으로 구르며 모두 피해냈다.

 

 ‘좋았어! 형!’

 

 하지만 파트리시오의 공격은 쉴틈을 주지 않는다. 끊임없이 파이어 볼을 날리며 형의 움직임을 계속 방해하고 있기 때문. 그 바람에 형은 쉽게 접근을 하지 못한다. 그저 이리저리 구르며 끝없이 쏟아지는 파이어 볼들을 피하기만 할 뿐. 아마 내 생각엔 극심한 헬릭 소모를 요하는 형의 존재 소멸 능력을 중요한 순간에 쓰기 위해, 헬릭을 아끼면서 주로 신체 에너지를 소비하려는 모양.

 내가 봐도 알만한 것을 파트리시오가 모를 리 없었다. 그는 이제 작은 파이어볼 공격을 멈추고선 공중에서 내려와 개미지옥의 중턱에 안착했다. 아마도 휴식을 취하며 소모한 헬릭을 보충하려는 듯 보인다. 공중을 자유자재로 날아다니는 그에게는 개미지옥의 중턱이야말로 상대가 접근하기 어려운 최고로 안전한 휴식처처럼 보인다. 이동술이 전무한 형 같은 검사가 개미지옥에 함부로 발을 들여 놓았다가는, 절대로 올라오지 못할 것이다. 그 사실을 잘 아는 파트리시오는 개미지옥 중턱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손가락을 까딱이며 형을 조롱한다.

 

 둥. 둥. 둥. 둥.

 

 “와하하하하!! 개미지옥에 따라 들어가 보시지? 하하하하!”

 

 붉은 점들도 북을 치며 함께 형을 조롱해댄다. 형은 옷에 묻은 모래를 툭툭 털어내더니 다소 미련해 보일정도로 정직하게 개미지옥을 향해 달려 나간다.

 

 ‘안 돼!! 조롱에 말려들지 마!!!’

 

 파트리시오는 그런 형을 보고 가소롭다는 듯 비웃고는 몸을 띄워 형을 향해 날아간다.

 둘 사이의 거리가 점점 좁혀진다. 20미터... 15미터.. 10미터....

 

 휘-잉!

 

 형을 향해 개미지옥 위를 일직선으로 날아오던 파트리시오가 갑자기 공중으로 솟구쳤다. 그와 동시에 호기롭게 달려오던 형은 개미지옥으로 떨어지는 경계에 겨우 멈춰 섰다. 예상범위보다 훨씬 높이 날아올랐기 때문. 개미지옥 한가운데에 높이 떠 있는 그를 그저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다. 파트리시오는 공중에서 형을 내려다보며 비열하게 웃더니 주문을 외운다.

 

 화르르르륵!

 

 슈우웅-

 

 초반에 생성했던 파이어 볼보다 훨씬 큰 것을 만들어 형을 향해 날리는 파트리시오. 형은 이번에도 재빨리 뒤로 굴러서 그것을 피해낸다.

 

 퍼버버벙!!!

 

 쉬쉬쉬시시시시-

 

 “안 돼!!! 형!!”

 

 그 커다란 파이어 볼이 지면에 닿기 바로 전에 폭발해 버렸다. 그 폭발로 인해 형의 주변이 모래 먼지로 뒤덮여 버렸다. 나는 놀란 마음에 벌떡 일어나 모래 먼지 속을 뚫어져라 살펴본다. 관중들의 침묵. 모래 먼지가 가라앉았고, 거기에는 상처하나 입지 않은 형이 늠름하게 서있었다.

 

 “와아아아아!!!!”

 

 관중들의 환호. 다행히 형은 위기의 순간에 신체를 존재 소멸 시켜 폭발한 파이어 볼의 잔해들을 통과시켜 버린 듯. 하지만 파트리시오는 이미 예상했다는 듯이 연이어 똑같은 폭발 파이어볼을 만들어 형의 주변으로 날려댄다.

 

 화르륵! 슝! 화르륵! 슝! 화르륵 슝슝슝!!

 

 퍼버버벙!! 퍼벙!! 퍼버버버버벙!!!

 

 형은 몸을 굴려가면서 최대한 파이어볼의 잔해가 덜 퍼지는 곳으로 피한다. 그리고 위험한 상황에는 존재 소멸을 사용하여 잔해들을 몸으로 통과시켜버린다. 아직까지는 상처하나 입지 않았지만 속절없이 피해 다니기만 하는 형의 모습에 나는 아랫입술을 계속 깨문다. 파트리시오의 폭발 파이어볼이 터지는 곳의 모래가 움푹 파이는 것을 보니 그 위력이 엄청난 지 가늠할 수 있었기 때문. 아무리 봐도 형이 그를 이길 방도가 보이지 않는다.

 

 ‘형... 형은 무슨 작전이 있는 거지?’

 

 형은 파이어 볼과 잔해들을 피해서 뒤로 계속 물러난다. 어느덧 봉긋 솟아있는 모래 언덕까지 밀려나 등지고 선 형. 파트리시오는 그제야 난사를 멈추고 잠시 뜸을 들인다. 뭔가 작전을 바꾼 듯.

 

 화르륵! 화르륵! 화르륵! 화르륵!

 

 슈슈슈슈슈슝!!!

 

 그는 전과 달리 폭발 파이어볼을 동시에 여러 개를 만들어 한꺼번에 형의 주변으로 뿌렸다. 형의 뒤를 가로막은 모래 언덕과 동시다발적으로 주변으로 쏟아져 오는 여러 개의 폭발 파이어볼. 형은 더 이상 피할 곳이 없다고 판단하곤 최대한 몸을 웅크린다.

 

 퍼버버버버버버버벙!!!

 

 형 주위에서 한꺼번에 터져버린 폭발 파이어볼들. 형의 주변으로 거대한 모래 먼지가 피어올라 아예 형의 형상조차 보이지 않게 되었다.

 

 ‘형...? 에이.. 설마.. 존재 소멸 했겠지.. 그치?’

 

 모든 관중들이 숨을 죽이고 모래먼지가 가라앉기만을 기다린다. 하지만 바로 그 때, 멀찌감치 떨어져 파이어 볼만 난사하던 파트리시오가 빠르게 날아가기 시작한다. 바로 형이 아직 웅크리고 있을 뿌연 모래 먼지 구름 근처. 그가 모래 먼지구름까지 날아와 비명을 토하듯 주문을 외친다.

 

 “하하하! 끝이다! 삘라르 데 리야마!!!”

 

 후우우우호아아아아!!!

 

 이번에는 전과 같은 폭발 파이어볼이 아닌, 엄청난 크기의 거대한 화염 기둥이 그의 손에서 마치 토해내듯 뿜어져 나왔다. 그 큰 불기둥이 그의 손에서 벗어나는 순간, 그는 재빠르게 공중 이동술로 뒤로 튕기듯 빠져나간다.

 

 콰지지지지짓!! 콰콰콰콰광!!!! 콰광. 콰과과광!! 푸쉬쉬쉬쉬!!!!!

 

 “끼야야야악!!”

 

 “앗 뜨거!!”

 

 “허걱-!”

 

 거대한 불기둥이 모래먼지에 닿는 순간, 엄청난 크기의 폭발음이 장내를 휘감았다. 경기장 내의 모든 관중들은 관중석까지 느껴지는 엄청난 폭발의 열기와 빛에 놀라, 순간적으로 손으로 얼굴을 가리거나 의자 밑으로 몸을 숨겨 버렸다. 관중석은 경기장과 제법 거리가 있는데다가 헬릭 보호막이 쳐져 있는데도 그 폭발의 열기가 느껴질 정도의 위력. 이 정도 위력의 폭발을 한가운데서 직접 맞은 형은?

 

 ‘안 돼.. 형....’

 

 한동안 지속되던 폭발이 멈추자마자 의자 밑으로 숨겼던 내 몸을 재빨리 일으킨다. 개미지옥 중턱으로 몸을 피신시켰던 파트리시오도 엄청난 양의 헬릭 소모에 숨을 헐떡이며 지친 듯 쓰러져있다. 형이 있던 자리는 거대한 폭발로 인해 엄청난 크기의 거대한 모래 구름이 또다시 피어올라있다. 어찌나 폭발이 강력했던지, 형이 등지고 있던 높은 모래 언덕이 절반 크기로 줄어있는 모습이 어렴풋이 보인다. 그 처참한 광경을 지켜보는 내 눈가가 갑자기 촉촉해진다.

 

 ‘서.. 설마... 저 엄청난 폭발에 형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거나, 아니면 모래 속에 깊이 파묻혀 버린 건 아니겠지? 형!! 빨리 나와! 멀쩡하지? 형!!’

 

 숨을 죽이고 지켜보던 관중들도 웅성거리기 시작했고, 심판도 경기를 중단시키기 위해 손을 들어 준비하고 있다. 그의 옆에선 치유 팀도 심판의 경기중단 사인에 맞춰 빠르게 달려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흑- 흑- 으어어어어엉~”

 

 나는 갑자기 목에서 무언가 올라와 울컥했다. 다리에 힘이 풀려 의자로 털썩 쓰러져 얼굴을 감싸고 흐느낀다. 주자나와 하인츠가 내 어깨를 토닥이며 뭐라고 위로하고 있지만, 내 귀에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그저 형과의 추억들이 머릿속에서 파노라마처럼 흐를 뿐. 거대한 모래먼지가 가라앉기까지의 시간이 너무나 길게 느껴진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시간관념마저 사라져 정신이 몽롱해진다. 마치 지금 형과 아버지와 함께 데겐하르트에서 돼지 앞발 요리를 먹고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왠일로 사이좋게 하하 호호 화목하다. 근데 누군가 자꾸 나의 행복한 회상을 방해를 한다.

 

 “....레.. 엘... 카.... 레...에.. 엘!!!”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 누군가 내 몸을 거칠게 흔들어대는 기분. 점점 그 목소리가 커지면서 점점 또렷이 들린다. 하인츠의 목소리.

 

 “카렐!!! 카렐!!!! 정신 차려!!!! 저기 봐봐!!! 카렐!!!!”

 

 나를 다급하게 부르는 하인츠의 목소리에 퍼뜩 정신을 차리곤,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눈물 때문에 흐려진 눈을 재빠르게 비벼본다. 하인츠는 일어선 채로 경기장을 손으로 가리키며 내게 소리를 지르고 있다. 그제야 나는 제 정신으로 돌아와 현실을 감각을 찾는다.

 

 “우와아아아아아아!!!!”

 

 갑자기 관중들의 엄청난 함성소리가 내 귓속으로 물밀 듯이 밀려들어온다. 나는 일어서서 하인츠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린다.

 형이 있던 그 자리. 거대한 폭발들로 지형마저 변해버린 그 곳. 아직도 모래 먼지가 완전히 다 가라앉지 않았다. 하지만 절반이 날아가 버린 모래 언덕위에 사람의 형상이 또렷이 보인다. 매우 익숙한 형상. 바로 형이 그 곳에 오롯이 서 있다!!

 

 “혀.. 형!!!”

 

 하지만 형의 검은 옷은 군데군데 불에 타 찢어져있다. 게다가 화상을 심하게 입었는지 군데군데가 검게 그을려있다. 그럼에도 형은 언덕 위에 꼿꼿이 서서, 아직도 개미지옥의 중턱에서 기진맥진해 있는 파트리시오를 향해 도를 천천히 뽑아든다.

 

 스릉-

 

 솨샥! 샥!

 

 형은 그 예리한 도로, 반쯤 타버린 검은 망토와 셔츠를 깔끔하게 잘라 내었다. 반쯤 불에 그슬려 화상 입은 상체를 드러낸다. 그러더니 개미지옥 속에 힘겹게 앉아있는 파트리시오를 향해 도를 치켜든다.

 

 “와!!! 와!!!! 가라!!! 알로이스!!!! 우와아아아아아!!”

 

 “아~~알로이스! 알로이스! 알로이스!!”

 

 부상을 입은 형의 살기어린 도발. 그 모습에 관중들은 광란의 도가니로 빠진다. 그 정도의 폭발에서 살아남은 것도 신기한데 심각한 화상을 입은 몸으로도 여유 있게 반격의 의지를 드러내는 모습에 팬들의 가슴이 뜨겁게 타오른 것. 수많은 관중들이 흥분에 휩싸여 형의 이름을 연호한다. 나 또한 잔뜩 흥분하여 소리를 질러댄다.

 관중의 응원에 보답이라도 하듯, 형은 검 집을 옆으로 던져 버리곤 도 하나만 들고 언덕을 내질러 내려온다. 무서운 속도로 파트리시오가 피신해 있는 개미지옥에 가까워지는 형. 하지만 파트리시오도 가만히 있진 않는다. 그는 힘겹게 일어나서 그의 남은 헬릭을 쥐어 짜 공중으로 다시 몸을 띄운다. 형이 아무리 힘껏 뛰어 도를 휘둘러도 닿지 않을 정도의 충분한 높이. 한 4 미터 정도 쯤 될까? 게다가 그가 떠 있는 곳은 개미지옥 바로 위. 개미지옥은 밑으로 족히 5 미터 깊이는 되어 보인다. 형을 응원하는 관중들이 파트리시오가 공중으로 떠오르는 것을 보곤 아쉬움의 탄성을 흘린다.

 

 “아.... 저건.. 좀..”

 

 ‘하- 형이 이길 절호의 찬스였는데... 형이 거대한 폭발에 몸을 피하고 있는 동안 파트리시오가 헬릭을 조금 회복했나보군..’

 

 타다다다닷!

 

 그렇게 모든 사람들이 탄성을 비웃기라도 하는 마냥, 형은 그대로 전속력으로 달려간다.

 

 팟!

 

 심지어 개미지옥 위로 힘껏 도약해버리는 형.

 

 ‘안 돼!! 저 높이면 도가 파트리시오한테 닿지도 않을 텐데?! 게다가 밑은 개미지옥이라고!!!’

 

 하지만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 형은 분명 포물선을 그리며 개미지옥으로 고꾸라져야했지만, 말도 안 되게 공중을 날아?버린 것. 형의 예상치 못한 엄청난 도약에 파트리시오는 당황해서 몸을 피하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꽈-악! 훅-!

 

 형은 공중에서 그의 붉은 로브를 한 손으로 단단히 움켜쥐곤 끌어내린다.

 

 “으아아아아아아아!!!”

 

 형과 파트리시오는 함께 개미지옥으로 떨어진다.

 

 ‘어?! 저 높이에서 저 깊은 개미지옥으로 떨어지면 둘 다 큰 데미지를 입을 텐데?’

 

 검은색과 붉은색이 한데 어우러져 한참동안 개미지옥 바닥까지 떨어진다.

 

 “어? 어? 어? 윽-”

 

 쿠궁-

 

 나는 둘이 깊은 개미지옥 바닥에 닿기 바로 전에 두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부드러운 모래 위에 떨어졌음에도, 관중석까지 들릴 정도로 제법 큰 충격음이 들려왔다. 그만큼 엄청난 높이에서의 추락.

 모든 이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개미지옥 안을 들여다본다. 개미지옥의 가장 밑바닥에는 파트리시오의 붉은 로브가 널브러져 있다. 파트리시오는 큰 데미지를 입은 듯, 꼼짝도 하지 않고 있다.

 

 ‘형도 저기에 함께 뒤엉켜 쓰러져 있는 건가?’

 

 관중들은 너무 깊어서 잘 보이지 않는 개미지옥 안을 더 자세하게 보기 위해 나처럼 목을 쭉 빼곤 상황을 확인한다. 잠시 후, 파트리시오가 쓰러져있는 곳에서 바로 몇 발자국 옆. 움직임이 포착된다. 모래 속에서 그림자 같이 어두운 무언가가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땅에서 솟아난 그 그림자는 바로 사람의 형상.

 

 ‘어!!!? 어!!!!?’

 

 땅에서 솟아오른 그림자는 사람으로 돌아와 쓰러져있는 파트리시오에게 다가간다. 그는 번뜩이는 도로 천천히 그의 목을 겨누면서 심판을 쳐다본다.

 

 삐- 삐- 삐-!!!!

 

 심판의 휘슬소리가 세 번 울려 퍼졌다. 그와 동시에 대기하고 있던 응급 치유 팀이 개미지옥 안으로 황급히 달려 나갔다.

 

 마침내 경기 끝. 장내 아나운서는 흥분한 목소리로 외친다.

 

 “경기 종료!!!!! 타오르는 사막위의 혈전!!! 그 승리자는..... 바로 그룬돌프의 검은 독수리!!!! 아~~~~~~ㄹ로이스!!!!!!”

 

 “와~~~~~~~아아아아아아아아!!!! 우와아아아아아아!!!!”

 

 관중들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미친 듯이 소리 질러댄다. 나, 벵큐와 아이들, 헬가, 하인츠, 심지어 주자나까지 일어나 서로를 껴안고 자리에서 방방 뛰어다닌다. 내 인생 최고의 카타르시스.

 

 나의 자랑스러운 형, 알로이스가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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