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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리셋 라이프
작가 : 이그니시스
작품등록일 : 201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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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쟁터에서 죽었다.
원하지 않았던 죽음. 그리고 차갑게 흩어지던 마지막 숨결.
그런데, 다시 눈을 떴다. 게다가 10년 전의 시간으로 돌아가 있다.
10년의 시간과 다시 주어진 기회. 내가 원하는 대로, 세상을 통제하리라!

 
제 3 화
작성일 : 16-07-07 16:37     조회 : 554     추천 : 0     분량 : 6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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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기억에 분명 그녀는 ‘영웅의 피가 아까울 정도군요.’라고 혹평을 했었다. 그것이 감탄으로 바뀔 정도면, 제대로 된 성공이다.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아버지는 내게 무감정한 시선을 던졌다. 이전에 보이지 않았던 이채가 담긴 눈빛이다.

 하긴, 제대로 된 16살의 나라면 이렇게 행동하지 않았을 테니까.

 하는 김에, 좀 더 해볼까?

 “그런데 무슨 일로 방문하셨습니까?”

 내 질문에 가족들 사이의 공기가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아버지는 눈에서 이채를 치우고 대신 으르렁거리는 기운을 담았고, 어머니도 가히 좋지 않다는 시선을 보내왔다.

 가장 볼만한 건 내 옆의 형이다. 당장이라도 내 뺨을 후려칠 기세다.

 레비디안은 찻잔을 내려놓으며 짐짓 추궁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목적 없이 방문하면 안 되는 거였나요?”

 “물론 아닙니다. 하지만 검왕이나 되시는 분이 본 가문에 일 없이 들르시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조금 전 인상을 좋게 봤다고 해서 함부로 이야기해도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리세인 군.”

 피잇!

 공기가 변했다.

 그녀의 눈이 가늘어지며, 칼날로 온 몸을 후비는 듯한 살기가 쏟아졌다.

 차갑게 식은 공기. 검의 극한에 달한 자가 시선의 검으로 내 심장을 노린다.

 죽음의 예감이 닥친다. 절망을 안고 돌격할 때의 그 감각이 다시 전신을 지배한다.

 죽을 거야.

 이대로 있다가는, 사과하지 않으면, 건방지게 그녀와 동등하게 서려고 했던 걸 사죄드리지 않으면 죽을 거야!

 숨이 턱턱 막힌다. 폐가 오그라드는 느낌이 전신을 지배한다.

 그녀의 검은 눈은 심연의 어둠이 되어 끈적끈적하게 다가온다. 전신을 옭아매어 그림자 속으로 끌어들일 어둠이……!

 그렇지만…… 뭐지?

 저 눈 속에서, 눈빛 속에서 뭔가를 기대하고 있는 기색이 보인다.

 공포가 엄습하면서도, 그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으니 그런 생각이 든다.

 그녀는 내게 뭔가를 기대하고 있다.

 입아, 열려라.

 숨을 들이마시고 오그라든 폐를 펼쳐라.

 그리고 말하는 거다.

 어서!

 “검입니까?”

 나는 목소리를 쥐어짜듯이 내뱉었다.

 내 말에 레비디안의 눈이 커졌다. 그와 동시에 살기가 사라졌다.

 푸하! 사, 살겠다……. 정말로 죽는 줄 알았어.

 “놀랍군요. 어린 소년이 거기까지 반응하리라곤.”

 나는 그녀를 보며 웃으려 했다. 그렇지만 바로 그때 내 뒤통수를 찍어 누르는 손이 있었다.

 “죄, 죄송합니다! 제 멍청한 동생이 감히 검왕님을 앞에 두고…….”

 형은 내 머리를 찍어 누르면서 레비디안에게 사과했다. 아직 공포가 가라앉지 않아 힘이 빠져있는 난 그 손길에 그대로 따를 수밖에 없었다.

 내가 엉겁결에 고개를 숙였을 때, 레비디안의 목소리가 들렸다.

 “사과할 필요 없어요. 그 손 치우세요.”

 “예에……?”

 형의 손이 슬쩍 치워지고, 나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아직도 심장이 벌렁거리고 있어 거친 숨이 나온다. 저, 정말로 죽는 줄 알았단 말이야.

 그녀의 표정은 어느 사이엔가 원래대로 돌아가 있었다.

 숨 막히듯 쏟아지던 살기가 거짓말처럼 거둬지고 없어졌다. 그녀는 찻잔을 내려놓으며 소파에 느긋하게 기대며 말했다.

 “굉장하군요. 아직 어린 소년이 집중시킨 살기에 이 정도로 맞설 수 있을 줄은 몰랐어요. 그리고 상당히 흥미로운 말을 하더군요.”

 나는 힘겹게 웃었다. 정말로 죽음 직전을 다시 맛봤다. 하지만 내 도박은 적중했다.

 그녀는 나를 시험했던 것이다.

 나는 말했다.

 “원하시는 것이…… 그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떻게 알았죠?”

 “저희 가문의 검술은 제국 최고니까요. 검왕께서 관심을 가지시리라 짐작했습니다.”

 우리 가문의 시조는 제국 개국공신의 일원이다.

 그리고 대륙을 위기에서 구한 영웅이기도 하고. 그것도 검으로 유명해 그의 검술이 가문 대대로 전해져 내려온다.

 검왕이 우리 가문에 찾아온 이유는 우리 가문의 검술을 보고 자신의 약점을 돌파할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이다.

 내가 22살 먹은 무렵에 알게 된 사실인데, 지금의 레비디안은 검술에 어떤 버릇이 있었다고 한다.

 검사가 버릇을 가진다는 건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는 것이나 같다. 버릇은 다시 말해 빈틈이며, 이것이 간파되는 것은 목숨과 직결된다.

 검왕이란 칭호를 얻은 사람이니까 버릇이 있어도 간파되기 전에 먼저 이기면 끝이지만 그 자신은 그 버릇에서 한계를 느끼기 마련이다.

 지금의 레비디안은 자신에게 버릇이 있다는 걸 알아도 그것이 어떤 것인지는 모른다. 지금으로부터 3년 뒤에야 그것을 깨닫게 되지만…….

 “맞아요. 외람되지만, 헤르듀크 가문의 검술을 보려고 왔어요. 새로운 깨달음을 얻을 계기가 필요하니까요. 오래 걸릴지도 모르겠지만, 제게 그런 시간은 아깝지 않거든요.”

 검을 위해서 생애를 바치리라 맹세한 사람이 하는 말이기에 그 무게는 더욱 실감났다.

 이 사람이라면 깨달음을 위해서라면 평생을 걸려도 아까워하지 않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더라도 3년은 길지 않습니까?

 그 시간, 내가 줄여주지요.

 

 연습용 갑옷을 걸치면서 나는 기억을 되새겼다.

 예전 검왕은 우리 가문에 3일간 머물다가 실망하며 떠났었다.

 이유는 내가 진짜 16살 무렵, 나와 형은 물론이고 아버지 역시 검왕의 별다른 흥미를 끌지 못했었기 때문이다.

 형은 사심이 많이 들어갔다는 이유로, 나는 볼 가치도 없다는 이유로 검왕이 외면했다.

 아버지?

 아버지도 검술이 뛰어나긴 했지만, 검왕은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그녀는 그냥 3일간 유숙한 뒤에 떠났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지.”

 나는 미소를 머금었다.

 나는 16살 당시에는 검을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

 이상하게도 내가 가진 대부분의 특기는 20살 무렵에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지만, 그때는 이미 좋은 기회가 떠나간 뒤였다.

 지금의 육체가 16살의 몸이더라도 그 기억은 남아있다. 26살의 나는 우리 형에게 이길 수 없었지만, 지금이라면 형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다. 호오, 사사건건 날 무시했던 대가를 치를 수도 있겠군.

 아무튼, 지금 내 실력이라면 검왕을 깜짝 놀라게 할 수 있다.

 어떻게 놀라게 하느냐고?

 검왕 레비디안의 검술에 있는 버릇.

 그 약점을 노리는 것이다.

 “대체 무슨 생각이지?”

 “응? 뭐가?”

 “왜 검왕님을 도발했지?”

 “그건 아무래도 상관없지. 검왕님이 만족하셨으면 된 거 아닌가?”

 형은 기이함을 담은 눈으로 날 보고 있었다. 그리고 늘 존재하는 경멸에 미미한 경악이 섞여 있었다.

 분명 그가 기억하는 나는 어제와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일 것이다.

 그는 인상을 찡그리며 불쾌한 얼굴로 말했다.

 “너……? 머리라도 잘못 부딪혔냐?”

 “무슨 의미지?”

 “어제까지만 해도……. 아니다. 흥. 미쳤어도 곱게 미쳤다고 생각하지.”

 형은 연습용 검을 어깨에 걸치고는 무기고의 문을 열고 나갔다.

 그리고 나는 그 등을 보고 있다가, 묵묵히 고개를 돌렸다.

 어렸을 때라면 저런 말에도 가슴 아파했겠지만, 지금은 다르다.

 지이익!

 연습용 갑옷의 끈을 바짝 죄며, 나는 씩 웃었다.

 “아직 놀랄 일은 더 많이 남아있다고. 형.”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거든.

 

 검왕 레비디안의 검술은 그녀를 배출한 ‘무예의 전당’에서도 비밀리에 전해져 오던 검술이라고 한다. 정확한 이름은 밝히지 않았기에 아무도 모르지만, 사람들은 그녀의 검을 보고는 ‘세븐 스타’라고 부른다.

 일곱 개의 별이 빛나고, 그 빛이 지나간 자리엔 누구도 목숨을 부지할 수 없다.

 다른 말로는 ‘데스 스타’.

 일곱 개의 별이 번득이면 남는 것은 죽음뿐일지니.

 지금, 그 별의 주인이 검을 휘두르고 있다.

 “하앗!”

 창! 차앙! 차자장!

 아버지와 레비디안은 연습용 검으로 한껏 대련을 펼치고 있었다.

 아버지도 ‘어느 정도는’ 검의 극에 달한 사람이기에 검왕에게 쉬이 당하진 않는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지.

 휘이익!

 아버지의 팔과 다리가 부드럽게 움직인다. 그렇지만 그 부드러움 속에 강한 힘이 실려 있다.

 얼핏 춤 같은 그 동작을 우습게보다가는 언제 죽었는지도 모르게 목이 달아날 것이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무의식중에 중얼거렸다.

 “예전과 같군.”

 “뭐라고?”

 “아니. 아무것도.”

 “바보 같기는.”

 형의 말은 지그시 무시하자. 일단 레비디안과 아버지의 대련은 내 기억과 한 치도 다르지 않게 진행되고 있다.

 칭! 창! 티잉! 탱! 차자자장!

 서로 검을 부딪치면서 때론 물러났다가, 때로는 앞으로 나아가고, 격렬하게 검을 주고받다가도 어느 순간엔가 고요히 서로를 견제한다.

 그 사이에서 부딪히고 있는 검은, 비록 연습용일지라도 맹렬하게 꽃밭을 만든다.

 한 차례 불꽃의 꽃밭이 만들어졌다가, 뒤엎어졌다. 두 사람은 커다한 불꽃을 한 송이 피우고는 거리를 벌렸다.

 레비디안은 여전히 무표정으로 아버지에게 말했다.

 “대단하시군요. 역시 ‘댄스 오브 나인 소드’의 일인자답군요. 공작 각하.”

 “별 말씀을. 검왕의 검이야 말로 명불허전. 빈틈이 없소.”

 그녀는 아버지를 상당히 띄워주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녀의 완전한 우세다.

 왜냐면 아버지는 땀을 주르륵 흘리면서 어깨를 들썩이고 있지만, 그녀는 숨결 하나 흐트러지지 않았다.

 저 가냘픈 몸매의 어디에서 저런 힘이 나올까 궁금하다.

 비록 나이의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26세의 여자가 39세의 남자를 몰아붙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검왕님은 정말 대단하군. 파고들 틈이 안 보여.”

 옆에서 형이 신음을 흘리듯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일단은 그 말에 기꺼이 동의해 줄 용의가 있지만, 그거야 형의 기분을 맞춰주는 것 외엔 도움이 안 되니 집어 치우자.

 한 가지 이야기를 하자면, 난 이미 그녀의 습관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녀의 습관을 미리 알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아마 몰랐다면 평생 알아볼 수 없는, 매우 작은 습관이었다.

 그녀가 워낙 실력자이기에 딱히 지적할 필요도 없지만, 만약 그녀가 자신과 대등한 사람과 만날 경우엔 치명적일 테지.

 그러나 그녀와 대등하지 못한 아버지는 굳은 얼굴로 말했다.

 “후우……. 그럼 마무리를 지어보지요.”

 “원하신다면 기꺼이.”

 아버지의 근엄한 얼굴에 결의가 스며든다.

 대련이지만 실전보다 더 심각한 공기가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것 같다. 우리 가문의 검이 드디어 펼쳐지려는 것이다.

 댄스 오브 나인 소드.

 우리 가문에 전해지는 고유의 검술로, 크게 달성하면 아홉 자루의 검이 춤을 추듯이 보인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빠르게 검을 움직여 적의 눈을 비롯해 감각까지 속이는 환검의 일종이다.

 아버지는 뛰어난 검사의 자질을 가지고 있지만, 최고가 될 자질은 아니라고 늘 이야기 되어왔다.

 10년 뒤에는 일곱 자루의 검을 보이게 되지만, 지금은 다섯 자루가 한계일 것이다.

 “나의 검. 공간을 희롱해 춤을 춘다…….”

 가문에 대대로 전해져 내려오는 검의 주문. 수련할 때부터 읊어와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그 말이 울려 퍼진 직후.

 “가겠소!”

 파바밧!

 5미터의 거리가 급격히 좁혀진다.

 불규칙적인 보폭으로 다가가며 상대의 눈대중을 헷갈리게 만드는 교묘한 접근. 그리고 흔들리는 검 끝으로 상대의 시야를 유린해 집중을 흐트러뜨리는 수법이 펼쳐진다.

 휘이익! 차악!

 내 기억에 있는 순서대로, 아버지는 죽일 듯한 기세로 달려가서는 찔러 들어가던 검을 갑자기 아래로 내리며 몸을 먼저 들이댄다.

 잠깐의 순간, 반응하기에도 미처 짧은 시간, 아버지는 온 몸으로 검을 끌어당겨 후려쳤다. 예상하지 못한 동작으로 만든 짧은 틈을 이용한 훌륭한 기습이다.

 후웅!

 뿌리 채 뽑힌 나무가 휘둘러지는 소리가 날 정도로 거대한 힘이 실려 있다.

 처음부터 나온 변칙에 레비디안은 몸을 뒤로 빼서 피하지만, 그 전에 몸을 제대로 돌린 아버지는 그녀의 다리를 자신의 다리로 후려친다.

 파앗!

 보통 검사라면 넘어졌어야 하지만, 검왕은 몸을 훌쩍 뒤로 넘기는 걸로 피했다.

 그녀의 몸이 활처럼 휘어지며 비어있는 왼손으로는 땅을 짚고 뒤로 한 바퀴를 돈다.

 그러나 그녀의 다리가 땅에 닿기도 전에 아버지는 검을 찔러 들어온다.

 그것도 한 호흡에 세 번을 찌르는 엄청난 빠르기로.

 타다당!

 막힌다.

 검이 제대로 보이지도 않을 텐데, 그녀는 검을 딱 맞춰 세 번 휘두르는 것으로 검을 모두 막아낸다.

 그리고 그녀가 고개를 들었을 때는, 아버지가 본격적으로 검술을 펼치기 시작한 뒤였다.

 “하아앗-!”

 우렁찬 기합성과 함께 휘몰아치는 검의 폭풍!

 휘휘휘휘휭!

 한 자루의 검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양 팔과 양 다리, 그리고 목을 향해 동시에 베어 들어가는 것처럼 보이는 검의 환영!

 누구라도 도망칠 수 없는 환영의 앞에서, 검왕은 검을 들이대었다.

 그 행동에 실린 의미는 단 하나.

 도망칠 수 없다면 부순다!

 “차앗!”

 파바바밧!

 잔상이 일 듯 그녀의 몸이 움직인다. 그 몸에 이끌리듯 그녀의 검이 닥쳐 들어오는 검을 상대로 한 치도 굴하지 않고 그대로 맞받아친다.

 일곱 줄기의 섬광이 다섯 개의 환영을 향해 내달린다!

 차자자자장!

 한 순간에 들린 다섯 번의 소리.

 그 순간, 찰나와 영겁이 겹치는 순간이 지나자 검왕 레비디안의 검 끝은 아버지의 목젖을 노리고 있었고, 아버지의 양손 어디에도 검은 없었다.

 그 검이 어디로 갔는지 확인할 필요는 없다.

 나는 어깨를 으쓱하고는 허공으로 시선을 돌렸다.

 우웅……. 웅…….

 검이 허공에서 빙글빙글 돌면서 나를 향해 떨어지고 있었다.

 정말이지, 이런 세세한 부분까지 똑같을 필요는 없는데 말이야. 아무래도 과거 재현이 너무 확실하군. 데자뷰 같다.

 나는 뒤로 반걸음 물러났다.

 푹!

 검은 정확히 내 발 앞에 떨어져 꽂혔다. 그렇지만 난 검에 눈을 주지 않고 검왕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

 내 예상대로, 그녀는 나를 바라보았다.

 내가 진짜 16살일 때, 나는 허둥거리면서 날아오던 검을 피했었다.

 그때도 검왕은 날아간 검의 행방을 쫒듯 시선을 돌리다가 꼴사나운 내 모습을 봤었다.

 그녀는 허둥대는 날 보며 한심하다는 듯 한숨을 쉬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그녀는 눈에 놀라움과 감탄을 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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