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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Sin「原罪(원죄)」
작가 : 상처
작품등록일 : 2018.6.20

십대들의 혼수상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우연찮게 꾸게되는 꿈.
이 꿈속에서 탈출하기 위한 필사적인 발버둥을 치는 주인공 '고은아'
그 과정이 펼쳐지는 이야기.
과연 은아는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Chapter 3. 외현몽(外現夢) #8
작성일 : 18-07-23 23:35     조회 : 259     추천 : 0     분량 : 1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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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로 말없이 학교에 도착해 시끌벅적한 교실에 들어서자 정적과 함께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지금 상황을 아름이에게 다시 물어보고 싶었지만 표정을 보니 차마 말 걸기도 애매했다. 조용히 자리에 앉자 처음과 같은 시끌벅적이 아닌 소곤소곤 거리는 게 귀가 간지러웠다.

 

 수업을 위해 들어오시는 선생님들의 반응 또한 비슷했다. 몇몇분은 신기하게, 또 다른 몇몇분은 안 좋은 시선을 보냈다. 가시방석에 앉은 듯 안절부절못하다 결국 점심시간이 돼서야 아름이를 불렀다.

 

 “잠시 시간 좀 내줄 수 있어?”

 

 방금 전 수업을 복습하는 듯 필기하던 아름이의 손이 멈췄다. 들릴 듯 말 듯한 한숨과 함께.

 

 “... 옥상으로 먼저 가 있어”

 

 그렇게 한마디하고는 다시 공책을 써 내려갔다. 그런 아름이의 반응에 우리 사이가 뒤틀린 것 같아 가슴이 저려왔다. 대답도 없이 묵묵히 교실을 빠져나와 옥상으로 향했다. 점심시간이라 복도가 북적거리고 혼잡했지만 가는데 큰 지장은 없었다. 내가 나아갈 때마다 애들이 자연스레 길을 비춰줬기 때문이다.

 

 한 명씩 지나갈 때마다 교실에서 겪은 것처럼 소곤소곤거렸지만 그렇게 신경 쓰이진 않았다. 오로지 아름이의 반응이 너무 차가워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 고민하기만 했다. 옥상에 도착하고 나서도, 난간에 상체를 기댄 채 고민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바빴다. 그러다 얼굴에 무언가 닿았다.

 

 “앗 차거”

 

 옆으로 몸을 빼고 쳐다보니 아름이가 바나나우유를 건네고 있었다.

 

 “... 잘 마실게”

 

 조심스레 바나나우유를 건네받고 뜯으려고 하자 이번엔 말없이 빨대를 줬다. 빨대를 꽂고는 서로 약속이라도 한 듯 난간에 몸을 기댄 채 우유를 흡입했다.

 

 “아침에는 미안했어”

 

 그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아름이가 허공을 보며 우유를 마시고 있었다.

 

 “아냐, 내가 잘못했으니 그런 거겠지..”

 

 “진짜 기억 안 나는 거야? 아니면 모른 척 하는 거야?”

 

 “응?”

 

 아름이는 이상하다는 듯 쳐다봤지만 이번엔 나도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작 어디서부터 물어봐야 할지 몰라 그저 쳐다보기만 할 뿐이었다.

 

 “대체.. 어제의 너는... 어휴, 그냥 평소와는 다르게 이상했어. 도대체…”

 

 그렇게 말을 하다 말고 갑자기 빨대를 뽑아 던지더니 우유를 들이켰다. 처음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무언가를 감추는 것 같은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혹시 내가 너한테…”

 

 “없어, 그런 일.”

 

 말을 다 하기도 전에 끊기자 분위기가 다시 어색해졌다. 아름이도 더 이상 말을 이어가기 애매했는지 우유를 만지작거렸다.

 

 “아무튼, 내가 용서해줄 테니 다신 그러지 마. 먼저 내려갈게”

 

 어지간히 무안했는지 그리 한마디하고는 내려가는 아름이를 그저 쳐다봤다. 마치 내가 못 물어볼 걸 물어봤다는 듯 표정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따라가 마저 물어보고 싶었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무슨 수로 아름이를 붙잡을 수 있을까 싶어 관뒀다. 하는 수없이 남은 우유를 마저 털어마시고는 교실로 내려갔다.

 

 등교했을 때처럼 문 열고 들어가자 반사적으로 그러는 건지 몰라도 또 시선이 나에게 쏠렸다. 하지만 그 시선들이 결코 반가워서 그런 게 아닌 걸 알기에 자리에 앉아 수업을 포기한 채 엎드리고 잠을 청했으나 잠이 오질 않았다.

 

 ‘미치겠다..’

 

 아무것도 모르는데 왠지 욕이란 욕은 다 먹는 기분이 들었다. 게다가 1분 1초가 너무나도 길게 느껴진 나머지 결국 참질 못하고 조퇴해야겠다고 마음먹고 교실에서 나왔다. 그렇게 교무실로 들어가 담임선생님을 찾아가자 선생님께선 이상할 만큼 자세히 물어보지 않고 조퇴 처리를 해줄 테니 집으로 가서 푹 쉬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크게 별말씀 안 하셨지만 왠지 모르게 내가 잘못한 것 같아서 도망가는 기분을 벗어날 수가 없었다.

 
작가의 말
 

 군대에서 쓰는 마지막 소설입니다.

 그동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머지는 사회에 마저 쓰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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