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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세계의 환상
작가 : 아리본
작품등록일 : 2018.6.8

6개월 전 일어난 이상 세계 현상.
그 이후로 시작되는 사람들의 이야기

 
World 10-4 Trinity
작성일 : 18-07-06 09:06     조회 : 243     추천 : 0     분량 : 12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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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문득, 이터널은 북쪽 산의 악명을 전혀 느끼지 못하게 됨에 있어 의문을 표했다.

 “교수님, 제가 갑옷을 입고 있어서 춥지 않은 게 아니겠죠.”

 “이터널 군?”

  여전히 로봇처럼 말하는 이터널. 유마는 해방기의 슬롯을 눌러 갑옷을 해제하는 그를 마냥 바라본다.

 ‘갑옷의 유무는 크게 관련 없는 것 같군.’

  여전히 산 속 공기는 차가웠다. 이터널은 오랜만에 맞보는 자유로움과 더불어 몸 구석구석을 껴안는 시원함을 느꼈다.

 “전 이 정도도 충분히 추운 것 같은데…”

  반면 유마는 겨울에나 입는 패딩으로 온몸을 추위로부터 보호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살이 떨리는 추위 때문에 떨 수밖에 없었다.

 “조금 춥네요.”

  민화는 오들오들 떨었다. 입에서는 서리 낀 김이 나왔지만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럴수록 눈을 부릅뜨며 천천히 성채를 향했다.

 “그나저나 아가씨는 처음 뵙는데 누구신가요?”

  유마는 덜덜 떨고 있는 와중에도 처음 보는 민화를 바라보며 말을 걸었다. 민화는 자신의 이름을 간략하게 소개하며 웃는 얼굴로 인사했다.

 ‘뭔가 치유되는 아가씨로군.’

  유마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에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그렸다. 자칫 어색할 수도 있는 두 팀이었지만, 유마의 이런저런 농담 섞인 대화와 민화의 치유되는 미소는 북쪽 산의 매서운 한기도 녹이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지금까지 무사히 걸어왔어. 춥지만 충분히 버틸 수 있고. 하지만 성채 가까이 온 것 같은데 어째서 폭설이 내리지 않는 거지?’

  고속은 좋은 분위기 속에서도 불안한 마음을 내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모두 위험을 각오하고 온 것임에 분명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농담을 할 정도로 밝은 분위기가 이어지자 불안감이 점점 퍼져나갔다.

 “윽!”

  산에 울려 퍼지는 한 마디의 비명. 발끝에서부터 퍼져 나오는 날카로운 고통. 고속은 인상이 구겨지며 움직일 수 없었다.

  고속이 따라오지 않아 뒤를 돌아본 세 사람. 그 순간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

 “고, 고속 씨!”

  고속은 얼음 창의 파편에 발이 찔려버렸다. 고통으로 인해 덜덜 떨리는 몸. 구멍 난 발바닥에 박힌 창의 파편에는 고속의 피가 흥건하게 묻어 있었다.

 “민화 씨! 멈춰요!”

  고속은 고통스러운 중에도 떨리는 손가락 끝으로 그녀의 발밑을 가리켰다. 민화는 걸음을 멈췄다.

 “이, 이게 뭐죠?”

  유마는 구석구석 숨어있던 대지에 박힌 조각들을 바라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마치 사랑니 같이 숨어 있는 엉큼한 모습은 그의 몸에 닭살이 돋게 만들었고, 조심스레 민화를 파편에게서 떨어뜨렸다.

 “둘 중 하나같습니다. 창연이라는 녀석에게 무슨 일이 생겼거나, 원래 있던 함정이거나.”

  이터널은 품속에서 스크롤을 꺼내 얼음 창의 파편을 흡수하기 시작했지만 일부를 제외한, 박혀 있는 수많은 파편들은 흡수할 수 없었다.

 “분명… 창연이 녀석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겁니다. 저번에 왔을 때는 이런 게 없었거든요.”

  고속은 입술을 앙다물며 몸을 일으키려했다. 하지만 흐르는 고통으로 인해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었다.

  그가 걱정되어 달려간 민화는 파편에 발이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아야야…”

  자칫 팔이 쓸릴 수 있었지만, 따뜻한 긴 소매 옷만 조금 찢어졌다.

 “역시 순탄하지는 않을 것 같군요. 불길한 예감도 들고…”

  유마는 이터널과 함께 그들을 일으켜 세우며 긴장서린 침을 꿀꺽 삼켰다.

 “전 그렇다 해도, 고속 씨는 어떻게 하죠?”

  민화는 소매를 찢어 고속의 피를 닦아냈다. 만약의 때를 대비해 가져온 구급약이 있었지만, 붕대와 연고로는 그의 부상을 치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 밑으로 내려가다 보면 밭이 보일 겁니다. 그럼 그 근처에 있는 계곡물을 떠다주세요.”

 “계곡물이요?”

 “그렇습니다. 계곡물. 치료의 효과가 있는 물이죠. 그거라면 충분히 나을 수 있을 것 같군요.”

 “네! 지금 당장 가져올게요!”

 “잠깐! 아가씨!”

  유마는 당장 물을 가져오려는 민화를 만류했다.

 “제가 가겠습니다.”

 “그럴 순 없어요. 고속 씨는 저 때문에 여기로 온 거예요. 책임은 제가 질게요.”

 “전 아가씨 같은 여인이 잘못되는 건 전혀 원하지 않습니다.”

  민화는 방금 전까지 상냥하던 유마의 단호한 모습에 흠칫 몸을 떨었다. 유마는 무섭게 할 의도는 아니었기에 금세 사과했지만, 한 번 놀란 민화는 은근히 몸을 움츠렸다.

 “그럼 이걸…”

  고속은 해방기에서 가속 스크롤을 꺼내 그에게 건넸다. 금빛 테두리가 둘러진 스크롤. 유마는 그것을 받아들면서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주머니 속 그거, 해방기가 맞습니까? 그렇다면 그런 표정을 지으실 이유는 없을 것 같은데요.”

  고속은 넌지시 의문을 제시하듯 또박또박 말했다. 그의 뜻을 퍼뜩 이해한 유마는 고개를 끄덕이며 발을 조심스레 움직이며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자네들을 지켜주고 싶지만, 아무래도 나까지 멈춰있기에는 너무 인력이 낭비되는 것 같군.”

  이터널은 넌지시 말하며 두 사람을 뒤로 한 채 성채를 향해 성큼성큼 이동했다.

 “시계를 푸시네?”

  그가 있던 자리에는 신소재 광선 검이 놓여있었고, 민화는 얼핏 그가 이것을 푸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아무래도 생각보다 심각하게 돌아가는 것 같군.”

  이터널은 덤덤하게 파괴되는 성채를 바라보며 낮게 읊조렸다.

  살아있는지 죽어있는지 구분조차 되지 않는 보라색 말. 그것은 마치 혼란을 느끼는 것처럼 미친 듯이 날뛰며 성채를 파괴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과 대립하는 창연은 체력이 한계에 다다른 듯, 거친 숨만 쉬며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왜 또 날뛰는 거냐… 이젠 한계란 말이다.”

  온 몸은 피가 얼어붙어 있었다. 눈은 점점 풀려갔다. 주변에는 얼음 창의 파편이 사정없이 널브러져 있었고, 그 중 일부는 말의 몸에 박혀있었다.

 “이봐 창사.”

  서슴없이 창연에게 다가간 이터널은 말에게 전투 자세를 취했다. 생각지도 못한 인물의 등장에 그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자네는…”

 “저런 짐승도 제압 못하는데, 포우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단 말인가?”

 “그게 아니다.”

  창연은 낮은 목소리로 바닥을 바라보며 이를 갈았다. 이터널은 그를 한 번 곁눈질하고는 다시 말을 노려보았다.

 “저 녀석은 그때 말했던 골칫덩어리 녀석이다. 이 몸의 실수로 죽었던 녀석을 살려냈지만, 갑작스레 폭주해서 며칠 동안 상대하고 있다.”

 “며칠 동안이라기엔 녀석은 너무 멀쩡해 보인다만.”

  이터널은 금방이라도 달려들 것 같은 말을 노려보며 해방기와 스크롤을 양 손에 쥐었다.

 “녀석의 몸에는 생명의 힘이 들어 있다. 목소리의 말대로라면 그 힘의 일부에 불과할 적은 양이지만, 저렇게 금세 회복하는 탓에 지금까지 오게 된 것이다.”

  창연이 말을 마친 그 순간, 말은 그들에게 폭주하며 달려오기 시작했다.

 “피해라.”

  짧게 외친 이터널은 스크롤을 해방기에 넣어버리고는 말을 향해 겨눴다. 이내 해방기에서는 한 자루의 검이 생성되었다. 이터널은 마치 총 쏘듯 검을 쐈고 그것은 달려오는 말에 머리에 꽂혀버렸다.

  이터널과 창연은 아슬아슬하게 피할 수 있었다. 이터널은 머리에 칼이 꽂힌 그 틈을 이용해 놀라 날뛰는 말에게 달려가 주먹을 날렸다.

  강한 주먹이 말의 피부와 뼈에 격돌한다. 말의 피부는 뭉개지고, 뼈는 부러진다. 하지만 그것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생명의 느낌. 이터널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뒤로 물러난다.

  말을 멀리 나가떨어지며 잠시 잠잠해진다. 곧 생명의 힘은 짐승에게 생기과 활력을 부여하고, 금세 피부와 뼈가 회복되며 다시 날뛰기 시작한다.

 “이 뜨거움은…”

  이터널으로서는 생명의 힘을 이해할 수 없었다. 처음 느껴보는 강렬함. 일시적이었지만 그의 마음을 흔들어놓기에는 충분했다.

  마음이 흔들린 이터널은 자신에게 달려오는 말의 움직임을 파악하지 못했고, 허무하게 공격을 허용해버렸다.

 

 

  한편 시영은 뒤늦게나마 북쪽 산에 도착했다.

  재킷을 입고 있었지만, 날카로운 냉기를 막아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닭살 돋은 몸을 오들오들 떨며 잠시 걸음을 멈췄지만, 곧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음?”

  자신도 모르게 목소리가 나온 시영. 익숙한 듯 묘한 기척에 고개를 돌린다.

  그곳에선 정체불명의 인물이 매우 빠른 속도로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다. 이따금 멈추는 모습을 보였지만, 눈이 짙은 푸른색이었다는 것 외에는 확인할 수 없었다.

  하지만 자신과 가까운, 그렇기에 거리감이 느껴지는 존재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기묘함에 홀려 몇 초간 그곳을 응시한다.

  계속해서 달린 시영은 점점 추워지는 느낌에 자연스레 이가 부딪쳤다. 걸음은 자연스레 느려졌고, 입김이 얼어붙는 것에 경악하며 입을 굳게 다물었다.

  시영은 문득 길을 잘못 찾아온 것 같다는 불안함이 들었다.

  넓게 펼쳐진 밭, 그 근처에 들리는 물소리. 주변을 둘러봐도 강혁에게 들은 얼어붙은 성채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멈춰 있을 수는 없었다. 북쪽 산에 창연이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상, 민화를 그곳으로 보낼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동굴?”

  그렇게 마냥 움직이던 시영의 눈앞에는 으스스해 보이는 동굴이 음산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그는 묘하게 오컬트와 비슷한 느낌이 들어 그곳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동굴 입구는 막혀있지 않았고, 시영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안으로 들어갔다.

 “향초 냄새?”

  매캐하지만, 나쁘지만은 않은 약재 냄새가 갈수록 그의 코를 간지럽혔다. 동굴 앞에만 해도 이런 냄새는 나지 않았기에 시영은 이곳에 뭔가 있다고 확신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더욱 깊숙이 들어간 시영은 충격적인 광경을 목격하고 말았다.

  그곳엔 하얀 카디건을 입은 눈물 점 소녀와 로브를 입고 있는 한 명의 마법사가 뭔가의 의식을 치루고 있었다. 저주의 의식인지, 성스러운 의식인지는 시영으로서는 구분할 수 없었다.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건, 카디건 소녀는 자신보다 덩치가 훨씬 큰 마법사를 향해 이따금 위협적인 언행과 행동을 보였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뭣도 모르고 들어온 그로 하여금 적어도 정상적인 일을 하는 건 아니라는 걸 확신하게 해주었다.

 “강령술인가?”

  시영이 그 모습을 본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의식을 거행하는 장소에서는 흉측한 영혼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마치 여우와 인간을 강제로 섞어놓은 것 같은 불공정한 모습. 시영은 그 모습에 헛구역질을 두어 번 해야 했다.

  그 바람에 소리가 나버렸고, 의식을 거행 중이던 마법사의 집중은 끊어지고 말았다.

 “쥐새끼가 쥐구멍에서 빠져나온 것 같군.”

  소름끼치는 목소리가 시영을 응시하듯 크게 분노한다.

 ‘진짜 잘 못 찾아온 것 같다.’

  시영은 이곳으로 들어온 것을 후회했다. 번지수를 잘못 찾아와도 너무 잘못 찾아왔기에 여러 가지가 틀어져버릴 수밖에 없었다.

 “죄, 죄송합니다.”

 “도망칠 수 있을 것 같아?”

  막 도망치려는 시영에게 사악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것은 6개월 만에 들어보는 자신을 ‘오컬트 슬레이어’로 이끈 그 목소리였다.

  처음에는 확신할 수 없었지만, 몇 초간 생각하며 그때의 일을 기억해냈다. 원치 않은 흑역사를 만들어버린 목소리가 이곳에 있다고 생각하니 갑작스레 맞서 싸울 생각이 치솟았다.

 “이곳을 어떻게 들어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신성한 의식을 방해하다니…”

  증오가 가득 담긴 목소리였다. 하지만 시영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혼자만 당했더라면 가만히 있을 목소리였다. 자신뿐만 아닌, 창연에게까지 손을 뻗쳤기에 시영은 두려움을 용기로 없애며 성큼성큼 걸어갔다.

 “오, 오지 마!”

  강하게 나오자 당황한 듯 떨리는 목소리. 구체를 생성하며 가까이 오는 시영의 모습은 용맹하기 그지없었다. 손에 들린 구체는 점점 빠르게 회전하고 있었고, 목소리는 계속해서 그에게 가까이 오지 말 것을 요구했다.

 “대체 뭘 하고 계신 거죠?”

  시영은 긴장한 표정의 두 사람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하지만 마법사는 고개를 갸웃거렸고, 소녀는 시영의 인상 쓴 표정에 두려움을 느껴, 마법사의 뒤에 숨어 고개만 내밀었다.

 “그것보다 왜 저희의 의식을 방해하신 거죠?”

  마법사의 목소리는 귀에 맴돌던 오싹한 목소리가 아닌, 오히려 맑고 청아한 목소리였다.

 “죄송합니다. 그런데 인간과 여우가 섞인 강령술은… 아무리 그래도 조금 아니라고 생각되는데요.”

  시영은 정중하게 사과한 뒤 물었다. 하지만 그의 물음에 그들은 침을 꿀꺽 삼켰고, 잠시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잠시 뒤엔 오히려 눈을 깜빡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 저희는 성불을 하고 있었어요.”

 “성불이요?”

 “죽은 자의 영혼을 보내는 의식이요. 다만, 어떤 영혼인지는 저밖에 볼 수 없는데…”

  그들은 역으로 시영을 수상한 눈빛으로 노려보았다. 정작 본 것 그대로 이야기했던 시영으로서는 그녀들의 역공에 심하게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 그게…”

 “뭐, 여길 들어오신 것만 해도 저희 일족이라는 걸 알려주는 증거니까요. 당신도 저희와 비슷한 힘을 가졌군요.”

  하지만 마법사는 너무나도 쉽게 시영에 대한 의심을 풀어버렸다. 오히려 시영은 그녀의 행동에 당황하여 어떻게 반응해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여기에 무슨 결계라도 있는 건가요?”

  시영은 조심스레 마법사에게 질문했고,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근처에 끓고 있는 스튜를 국자로 저었다.

 “그럼요. 저희 마법의 일족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결계를 만들었어요. 아무래도 결계가 검은 모자 씨는 막지 않는 걸 보니, 저희 일족이라는 게 확실해요. 며칠 전에는 어떤 수상한 남자가 이곳에 들어오려다 들어오지 못했거든요.”

  마법사는 그릇에 스튜를 담았고, 시영에게 건넸다.

 “드실래요?”

  시영은 그것을 받고 그릇째 후루룩 들이켰다. 맛은 있었다. 문득 채소의 느낌이 어딘가 익숙했지만 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나저나 혹시 얼어붙은 성채로 가는 길을 아시나요?”

 “성채요? 아, 그 잠자는 공주님이 계신 그곳이군요.”

  시영은 잠자는 공주라는 말에 눈이 번쩍 뜨였다. 빈 그릇을 옆에 내려놓으며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곳에 대해 아시나요?”

 “네, 그게… 아흣!”

  마법사는 말하려다 말고 교태 섞인 비명을 지르며 입을 굳게 다물었다. 그녀는 허벅지를 문지르고 있었고, 근처에 있던 소녀는 아무렇지 않은 듯 오른손을 문지르며 허공을 바라봤다.

  시영은 소녀를 수상쩍은 눈길로 바라보며 눈을 흘겼다. 마법사가 그녀에게 약점을 잡히지 않은 이상 작은 소녀에게 맞기만 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저 소녀는 너무 수상한데…’

  하지만 심증으로는 그녀에게 그 어떤 것도 확신할 수 없었다.

 “저, 검은 모자 씨. 성채라면 오른쪽으로 계속 가시다보면 길이 하나 나올 거예요. 그곳으로 쭉 가시면 돼요.”

 “아, 네. 알겠습니다. 갑자기 찾아와서 죄송했습니다.”

  시영은 정중하게 사과하고는 밖으로 나가버렸다. 그가 나간 뒤로 얼마 지나지 않아 카디건 소녀는 마법사와 의식 장소를 번갈아 바라봤다.

 “들킬 뻔했군. 그나저나 이렇게 된다면 강령술은 어떻게 되는 거지?”

 “실패했어요. 저 영혼은 이제 현실과 사후 그 어딘가를 영영 떠돌게 될 거에요.”

 “그렇군. 시험사마 아무 영혼으로 해보길 잘했어.”

  카디건 소녀는 입술에 손을 가져다대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반면 마법사(미호)는 그녀의 눈치를 보며, 로브에 가려진 슬픈 눈빛으로 영혼을 애도했다.

 

 

  뒤쳐진 만큼 늦게 올라간 시영은 내려오는 민화 일행과 유마 일행을 볼 수 있었다.

 “다들 여기서 뭐 하시는 거죠?”

  그로서는 그들이 어째서 같이 있다는 사실보다 왜 이곳에 있냐는 게 더 의문이었다.

  시영의 물음에도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다. 그가 받는 취급을 알고 있기에 나온 동정심, 그에게 가진 불만, 그 무엇도 아니었다. 단지 저 무지막지한 존재를 이길 수 없다는 두려움에 나온 행동이었다.

 “민화야, 유마 씨.”

  이름을 부르는 시영이지만, 그들은 그곳에서 보고 느낀 공포감에 취해 입을 열 수 없었다.

 “시영아 가자, 돌아 가야해. 창연 씨를 구하고 싶지만 그럴 수는 없을 것 같아.”

 “창연 씨를 구해? 대체 무슨 소리인지 말해줘야 할 거 아냐.”

  민화의 어깨를 흔들며 묻는 시영이었지만, 그녀는 고개를 돌리며 그에게서 시선을 회피 할 뿐이었다.

 “시영 군, 차가운 심장의 기사와 잠자는 공주의 일에 대해서 알고 계십니까? 알던 모르던 이번에는 시영 군이라도 앞으로 보낼 수는 없습니다.”

  시영은 그를 제지하며 낮은 목소리로 대신 말해주었다.

 “얼추 들어서 알고는 있어요.”

 “그러니까 가면 안 된다는 겁니다. 창연 군도 나름의 사정이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만… 저희들이 나서봐야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럼 왜 다들 이곳으로 온 건가요? 특히 민화, 난 네가 위험에 처했을 것 같아서 여기로 달려온 거야.”

  하지만 그들은 모두 대답을 회피했다. 그 어느 누구도 이곳에 온 이유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고속 군은 발에 파편을 찔려 부상을 입었고, 이터널 군은 시스템의 절반 이상이 망가진 상태. 저와 민화 씨로서는 도저히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시영 군도…”

  유마는 민화의 부축을 받는 고속과 갑옷의 6할이 망가진 이터널을 가리키며 말했다.

 “창연 씨는 그 일에 대해서는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 왜 네가 더 미안해하는 거야? 넌 엄연히 피해자야.”

  민화가 그의 눈을 바라보며 조심스레 그에게 물었다. 그의 눈에서 느껴지는 마음은 그에게 느끼는 연민과 도와주고 싶다는 선함이었다.

 “이유가 어떻게 되었든, 내가 그 사람을 괴롭게 했어. 모두의 미소를 보고 싶어. 그러니까 이번에는 그의 미소를 되찾아주고 싶을 뿐이야.”

 “그러니까 너한테는 그런 의무 따윈 없어!”

  민화는 큰 소리로 말했다. 그 소리는 산을 타며 곳곳에 메아리쳤다.

 “그럴지도 몰라. 하지만 지금은 아닌 것 같아.”

 “무슨 소리야?”

  민화의 물음에 시영은 영혼 없이 피식 웃으며 품속에서 해방기를 꺼냈다.

 “유마 씨, 해방기의 제작자셨죠? 늦었지만 유마 씨에게 감사드릴게요.”

 “뭘 말입니까?”

 “힘이 없는 제게 포우라는 엄청난 힘을 주신 거나 다름없잖아요.”

  시영은 활짝 웃으며 해방기를 흔들었다. 얼음 파편에 비친 그의 모습은 하얀 초인 포우의 모습이었다.

 “흠흠!”

  유마는 의도치 않은 칭찬에 헛기침을 하며 먼 산을 바라봤다.

 “예전이야 어떨지는 나도 잘 몰라. 하지만 중요한 건, 난 포우가 되어 있었다는 거고, 포우의 이름에 먹칠을 할 수는 없어. 그리고 그의 의지가 이상 세계 현상에 관련된 사람들을 구하는 거라면, 난 그의 의지를 이어 의무를 가지고 움직일 거야.”

  그의 진심어린 말은 네 사람으로 하여금 각기 다른 반응을 이끌어냈다. 민화는 인상을 쓰며 고개를 저으며 거부감을 표시, 유마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 이터널은 그를 빤히 주시, 그리고 고속은 고통 중에도 미소를 지었다. 공통적으로는 '원해서 포우가 된 건 아니다.'로 통일되었다. 그를 마냥 포우라 생각했던 고속, 유마, 이터널으로서는 형언할 수 없는 무언가를 느끼게 되었다.

 “대체 왜 이렇게 까지 하는 거야?”

  민화는 그를 이해할 수 없었다. 이해하려 노력했지만, 자신이 아닌 타인을 위하는 그의 태도는 이해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그게 바로 내가 가진 세계의 환상이니까.”

 ‘세계의 환상…?’

  이터널은 순간적으로 짧지만 강렬한 뜨거운 무언가를 느꼈다. 마치 보라색 말 속의 보라색 불꽃을 만졌을 때와 비슷한 이루 형언할 수 없는 느낌이었다.

 “포우의 의지를 이어갈 거야. 그러니까 이 힘의 이름은 판타지 오브 월드(Fantasy Of World)! 초성만 따면 FOW가 되는구나. 그래, 이제부터 이 힘은 판타지 오브 월드야!”

  시영과 판타지 오브 월드의 의지는 이곳에 있는 누구도 꺾을 수 없었다. 무력으로도, 정신적으로 꺾을 수 없을 정도로 강철 같은 각오를 마친 그였다. 그리고 그의 불끈 쥔 손 주변에선 구체가 희미하게 생성되어 힘차게 회전하며 공전했다.

 “그나저나 다들 창연 씨에 관련되었기에 온 것 아니었나요?”

  여전히 아무것도 모른 채, 북쪽 산으로 온 시영으로서는 그들이 어째서 뭉쳐있는지도, 왜 이곳에 온 건지도 파악하지 못했다.

 “그러고 보니 창연 씨를 구하고 싶다고 했지?”

 “시영아, 가자. 더 이상 그 사람에 대해서 참견하는 건 실례야.”

 “하지만 지금 상황으로서는 난 그 사람에게 뭔가 문제가 생겼다고 느낄 수밖에 없어. 이유를 알려주지 않는다면 직접 움직여서 찾을 뿐이야.”

  시영의 조곤조곤한 설명에도 모두 입을 굳게 다물며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이쯤 되자 그는 슬슬 오기가 생겼고, 고개 숙인 모두를 한 번씩 노려보며 성채를 향해 빠르게 달려갔다.

 “유마 씨, 부탁드릴게요.”

  민화는 부축하던 고속을 유마에게 넘기며 말했다. 유마는 당황스런 기색을 보이며 엉겁결에 고속을 부축했다.

 

 

 “네게 그 힘을 준건 실수였던 것 같다.”

  상처투성이의 창연은 흔들림 없는 눈으로 완전해진 말을 노려보았다. 말은 그에 화답이라도 하듯 서리 낀 콧김을 내쉬며 그를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 날도 그랬었지… 넌 그때도 이 몸을 위협했고, 이 몸은 그걸 뛰어넘었다.”

  창연은 그때의 일을 회상했다. 골칫덩어리인 녀석은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날뛰었다. 창연은 그것을 보란 듯이 제압했다. 폭력을 휘두른 것도, 짐승에게 모독을 하여 굴복시킨 것도 아니었다. 오직 그의 기량과 실력으로만 제압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창연도 은연 중 느끼고 있었다. 그때의 마음을 얼려버린 자신으로서는 오직 말에게 폭력만을 휘두르려 했다. 그랬기에 말은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포우에게 당한 그 날 이후로 창연은 지금까지 쉼 없이 이 녀석을 상대했었지만, 그때마다 생명의 불꽃으로 인해 회복해버렸다.

 

 “뛰어 넘을 수 없다면, 넘지 않겠다. 널 이길 수 없다면, 이기지 않겠다.”

  창연은 손에 들린 창을 고쳐 잡고는 살기어린 눈빛으로 말을 노려보았다. 말도 그의 호전성에 점점 흥분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금방이라도 서로를 죽일 듯이 응시했다.

 “여기가 성채인가? 뭔가 많이 부서졌네…”

  때마침 시영이 성채에 도착했다. 그는 아름다움을 많이 소실한 성채를 바라보던 중, 그 중심에 있는 창연과 보라색 말을 발견했다.

 “싸우려는 건가?”

  심상치 않은 모습에 놀란 시영은 그 길로 투지를 부딪치는 두 존재 사이에 섰다. 갑작스런 그의 등장에 창연과 말은 주춤거렸다. 시영은 서로를 번갈아보며 그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심호흡을 했다.

 “둘 다 다 멈춰요.”

 “당신은 포우?”

  창연으로서는 그의 등장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았다. 그에게 졌기 때문이 아닌, 그가 자신을 원망하고 있다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 일은 자기 자신도 잘못하고 있다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창연 씨, 우선 그때 일은 사과드립니다.”

 “음?”

  창연은 그가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비난이 아닌 사과를 하고 있다. 제 아무리 그라도 사과는 자신이 해야 한다는 걸 아프도록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유가 어떻게 되었든 전 모두가 미소 짓기를 원해요. 그렇기에 당신을 괴롭게 만든 걸 사과드리겠습니다.”

  시영은 그에게 정중한 자세로 사과했다. 필요 이상으로 예의바른 시영의 행동은 방금 전까지 살기를 내뿜은 창연이라도 금세 당황하게 만들었다.

 “그, 그건 이 몸이…”

 “민화를 비롯한 모두가 여길 왔다 간 것 같더군요. 그런데 왜 다시 내려온 건지 잘 모르겠어요.”

  시영의 방금 전 이곳에 왔던 사람들의 언급에 창연은 내색하지 않으며 적지 않게 당황했다. 하지만 입을 굳게 다물었고, 고개를 돌렸다.

 “창연 씨! 피해요!”

  시영은 창연을 밀쳐내며, 그들에게 달려오는 말을 피했다. 하지만 창연을 밀던 팔을 다치고 말았다.

  그 모습을 보던 창연은 그를 더더욱 이해할 수 없었다. 타인의 미소라는 이해할 수 없는 사상, 충분히 피할 수 있었음에도 자신을 위해 기꺼이 팔을 다치는 희생정신.

  지금의 창연으로서는 그를 절대 이해할 수 없었다.

 “아야야.”

  시영은 다친 팔에 바람을 불며 억지로 고통을 삼켜내려 했다. 때마침 지켜보던 민화가 나타나 그를 막아섰고, 시영은 민화의 존재에 의아함을 느끼며 눈을 세차게 깜빡였다.

 “아무리 포우라고 해도, 이렇게 다치면서까지 의무를 수행하지 말아줘. 포우이기 이전에 넌 평범한 한 사람이야. 왜 네가 이런 고통을 받으면서 까지 힘들게 있어야 하는 건데?”

  민화는 시영의 다친 팔을 한심함과 동정심이 섞인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시영 씨. 이렇게 불러야 할지… 아무튼 더 이상은 제 앞에 나타나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창연은 그에게 간절히 부탁했다. 하지만 시영은 슬픈 표정의 민화와, 창연의 상처투성이인 몸과 웃음을 잃어버린 차가운 표정이 강하게 의식되었다. 그랬기에 그들의 말을 무시한 채, 벌떡 일어섰다.

 “고작 팔 하나 다쳤을 뿐이야. 이상 세계 현상의 피해자들은 이것보다 훨씬 더한 고통을 받았어.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닌데다, 창연 씨가 웃고 계시지 않으시잖아요. 그러니 전 싸울 거예요. 이상 세계 현상의 피해자인… 당신을 이대로 지켜만 볼 수는 없어요.”

  시영의 머릿속에선 6개월 전 이상 세계 현상이 일어났을 때가 떠올랐다. 그렇게 감정이 폭발하는 시영. 마치 마음 속 응어리가 무너지듯 시영의 눈은 붉게 타올랐다.

 “그러니 저런 녀석들 때문에!”

  시영은 잠자는 공주와 그녀의 모습에 절망한 불쌍한 차가운 심장을 기사를 생각했다.

 “모두가 슬퍼하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아! 단지 모두가 웃는 세상을 원해요!”

  공주와 기사, 그 옆에는 잘못된 선택을 한 쌍둥이들의 엇갈린 시선을 떠올렸다.

 “그러니, 망상일지도 모르지만, 이 세상에서 한 번만이라도 모두가 웃는 그 날을 위할 겁니다! 거짓말쟁이든 도시전설 속 그 영웅이든 다 되어주겠어! 난 판타지 오브 월드다!”

  마지막으로 떠오르는 건, 이상 세계 현상이 일어난 혜성 시, 그 속에서 절망한 자신의 모습이었다.

  시영의 가슴 속에서 울리는 뜨거운 심장소리. 그는 해방기에 스크롤 세 장을 집어넣었다. 해방기를 잡은 외손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천천히 움직였다.

  그리고 슬롯을 누른 그 순간, FOW는 각성하고, 세상 속에서 붉은 눈동자를 개안했다.

 

  Trin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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