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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Sin「原罪(원죄)」
작가 : 상처
작품등록일 : 2018.6.20

십대들의 혼수상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우연찮게 꾸게되는 꿈.
이 꿈속에서 탈출하기 위한 필사적인 발버둥을 치는 주인공 '고은아'
그 과정이 펼쳐지는 이야기.
과연 은아는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Chapter 2. Sin #10
작성일 : 18-06-21 23:32     조회 : 246     추천 : 0     분량 :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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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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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나도 외롭게 느껴지는, 작디작은 그 등에 얼마나 많은 것을 짊어지고 있기에 저리도 무겁게 보이는 걸까.

 

 7이 가고 난 뒤 적막한 분위기 속에 나 홀로 있는 기분이지만 옆에서 5가 몸을 뒤척이며 본인의 존재감을 나타냈다. 피식 웃으며 주위를 둘러보니 그제야 청소 좀 됐다는 듯 방은 깨끗해져 있었다. 처음 왔을 때와는 너무나도 다르기에 얼핏 낯선 감도 느꼈다.

 

 이제 할 일도, 갈 곳도 없었지만 많이 돌아다녀서 그런지 피로가 몰려와 조심스레 새우잠을 자는 5의 옆에 누웠다. 그러고는 여태 있었던 일들을 생각해보니 매 순간이 아찔하기 짝이 없었다. 하지만 그런 일들을 겪었음에도 이상할 만큼 그저 덤덤했다.

 

 ‘그래봤자 꿈일 뿐인데..’

 

 그러려니 하면서 고개를 돌리니 5는 여전히 잘만 자고 있다. 계속해서 입맛을 다지는 모습에 무슨 꿈을 꾸는지 궁금했으나, 피로를 이기지 못한 눈꺼풀이 무언가에 짓눌려 조금씩 눈이 감겼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이렇게 눈을 감으면 본능적으로 무언가 달라져있을 거란 느낌이 왔다. 그래서 눈을 떠보니 아니나 다를까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

 

 살짝 찜찜한 느낌에 침대에서 일어나 시간을 확인해보니 그리 많지만은 않았다.

 

 ‘그냥 아프다고 하고 가지 말까..’

 

 어제 있었던 일을 생각하면 가기 싫었지만 그렇다고 이런 식으로 계속 안 갈 수는 없었다. 당연한 일로 고민되자 한숨이 절로 나왔다. 일단은 씻고 나서 생각하려고 화장실로 들어갔지만 이미 머릿속에는 ‘어떻게 하면 학교를 안 갈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이 가득했다. 옷을 갈아입으면서도, 대충 아침을 먹고 집을 나서는 그 순간까지도.

 

 책가방을 매고 걸어가는 이 길은 변함없는데 오늘따라 왜 이리 발걸음이 무거운 걸까.

 

 ‘그냥 확 가지 말고 쉴까? 아냐, 변명거리만.. 어제 일로 학교 가기 싫다고 할까? …’

 

 현실을 거부하고, 지금의 상황을 모면하기위한 생각에 계획을 다 짰음에도 끊임없이 수정하거나, 다른 방법은 없는지를 반복했다.

 

 “은아야!”

 

 큰소리로 부르는 목소리에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보니 아름이가 맞은편에 서서 손을 흔들었다.

 

 ‘그냥 교실서 자야겠다.’

 

 아름이를 보자마자 모든 것을 포기한 것처럼 생각하기를 관두고 웃으면서 나도 손을 흔들어줬다. 잠시 후 신호가 바뀌어 건너자 아름이가 먼저 한 걸음에 달려오더니 바로 내 상태를 확인했다. 아무래도 그때의 미안함이 아직도 남아있는 듯했다.

 

 “다행히도 별일 없어 보인다.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엊그제도 그렇고, 어제도 그렇고”

 

 “미안 미안, 너무 놀래서 나도 많이 당황했었어”

 

 그러고 큭큭 웃자 아름이의 표정이 점차 풀렸다. 서로 그렇게 웃으며 이야기를 했지만 정작 내 머릿속에는 ‘한시라도 빨리 가서 자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같았다. 그래서인지 언제 교문을 통과했는지도 느끼지 못했다. 그저 문을 여는 소리에 드디어 교실에 도착했음을 느꼈다. 교실에 들어서니 떠들던 애들도, 조용하던 애도 곁눈질로 나를 쳐다보고는 수군거렸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내 관심은 오로지 내 책상이었다.

 

 책상에 다가가 가방을 걸어놓고 자리에 앉자 처음 맛보는 편안함이 온몸에 느껴졌다. 점점 기분 좋아짐에 한껏 그 기분을 맛보고는 살며시 책상에 엎드리고 손으로 얼굴을 감싸니 천국이 따로 없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누군가 나를 살며시 흔들었다.

 

 “은아야 뭐 해.. 선생님 오셨어..”

 

 조용히 말하는 그 목소리에 조심스레 고개를 들자 이미 선생님이 교실에 들어와 수업을 진행하고 계셨다. 하지만 그것에 개의치 않고 아름이에게 머리가 아프다는 핑계를 댔다. 그러자 아름이가 조용히 “양호실에 가봐야 하는 거 아냐?”고 물었지만 나는 “잠시 자고 나면 괜찮을 것 같다”라는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고는 다시 엎드렸다.

 

 아름이도 알았다는 듯 더 이상 건들지 않았다. 그 덕에 나는 점점 잠에 빠졌다. 창문 틈새로 들어오는 봄바람과 따스한 햇살, 백색소음처럼 다가오는 수업 소리에. 시간이 지날수록 아무런 것도 느껴지지 않고 그저 끝없이 가라앉는 느낌을 받았다. 나도 이 기분을, 이 시간을 방해받지 않고 만끽하려 했으나 얼마 안 가 누군가 또다시 흔들었다.

 

 “은아야 일어나”

 

 고개를 살짝 들어서 쳐다보니 이번에는 아무도 없는 교실에 나와 아름이 단둘이 남아있었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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