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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Sin「原罪(원죄)」
작가 : 상처
작품등록일 : 2018.6.20

십대들의 혼수상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우연찮게 꾸게되는 꿈.
이 꿈속에서 탈출하기 위한 필사적인 발버둥을 치는 주인공 '고은아'
그 과정이 펼쳐지는 이야기.
과연 은아는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Chapter 2. Sin #2
작성일 : 18-06-21 23:30     조회 : 265     추천 : 0     분량 : 1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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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다, 가“

 

 말은 그렇게 해도 희미하게 긴장의 끈을 부여잡은 채 천천히 나아갔지만 나와는 반대로 5는 신기하다는 듯이 이곳저곳 훑어보느라 정신이 없어 보였다. 5의 방으로 가는 길처럼 촛불이 나열되어 있을 뿐인데 그게 그렇게 신기할 일인가 싶었다. 게다가 오는 길을 알고 있을 정도면 분명 몇 번 와봤을 텐데 매번 올 때마다 저러는 건가 싶었다.

 

 그런 5를 바라보면서 거리를 어느 정도 두고 같이 계속해서 걸어간지 좀 된 것 같은데 좀처럼 끝이 보이질 않는다. 게다가 가면 갈수록 무언가에 압박되는 느낌에 심장박동이 빨라져만 갔다.

 

 “5, 우리 지금 7(Ⅶ)한테 가는 거지?”

 

 “응! 되게 친한 친구야”

 

 평소 같았으면 순진무구한 5의 말을 믿었겠지만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불안감이 심해져 슬슬 못 미덥기 시작했다.

 

 ‘애당초 착하다고 하는 친구가 있는 장소에 이런 분위기가 흘러나오는게 말이 되나?’

 

 무엇이 맞는 건지 갈팡질팡할 무렵 드디어 눈앞에 문이 보이기 시작했다. 가까이 다가가보니 5의 방문과는 다르게 무언가 적혀있기보다는 푯말이 걸려있었다.

 

 “용무가 있을 시 반드시 노크하세요”

 

 ‘반드시’라는 부분만 유난히 빨갛게 보였다. 그만큼 강조하기 위해 한 것 같지만 5는 다가가 노크하기는커녕 자연스레 본인 방인 것처럼 손잡이를 돌리며 문을 밀었다. 하지만 손잡이는 허공을 헛돌며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에..? 이럴 리가 없는데?”

 

 얼마나 자주 왔으면 저런 소리를 하는 걸까 싶었다. 하지만 5는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손잡이를 돌렸지만 꿈쩍하지도 않자 이내 포기한 듯이 문 앞으로 가까이 다가갔다. 그러고는 문에 기댄 채 두드리는 게 아닌 입으로 직접 “똑똑”거리며 두드리는 소리를 냈다.

 

 “...지금 뭐 하는 거야?”

 

 당황스러워 묻는 나의 질문에 5는 몸을 잔뜩 움츠린 채 대답했다.

 

 “잘 봐, 하나.. 둘... 셋!”

 

 ‘셋'을 외치는 동시에 갑자기 문에서 잠금장치가 풀리는 소리가 났다. 하지만 잠금장치가 얼마나 많은지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소리가 멈췄다.

 

 “봤지? 들어가자”

 

 그렇게 말하는 5의 행동은 자기 집처럼 들어가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문을 열려고 하는 그 순간, 문이 먼저 열렸다.

 

 “어?”

 

 5는 문이 열리는 것을 그저 바라볼 뿐, 아무런 행동도 하질 않았다. 아니, 하지 못했다고 표현하는 게 맞을 듯싶다. 눈 깜박할 사이에 활짝 열리는 문을 피하지 못하고 이윽고 묵직한 소리와 함께 5는 “컥”하는 소리를 마지막으로 문과 하나가 되어 벽에 부딪혔다.

 

 벽은 금이 가면서 갈라지는 소리가 났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입이 자연스레 벌어졌다.

 

 “5, 괜.. 찮아..?”

 

 그러자 문이 서서히 뒤로 밀려나더니 작은 틈새로 5가 나왔다.

 

 “빙빙 돈... 다..”

 

 그 한마디를 마지막으로 5가 바닥에 쓰러졌다. 다가가서 확인하자 안에서 누군가 말했다.

 

 “꼴좋다. 놀자고 한지가 언젠데 이제 와?”

 

 목소리를 듣자 몸이 굳었다. 분명히 방문을 부술 기세로 두드리던 그 목소리였다. 천천히 고개를 돌리자 안쪽에서 누군가 보이기 시작했다.

 

 나와 비슷한 얼굴에 긴 생머리를 가졌으며, 복장은 깔끔한 트레이닝복에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 5와 마찬가지로 왼쪽 눈 밑에 7(Ⅶ)이라는 숫자가 적힌 그녀는 나와서 5를 보며 말했다.

 

 “풋.. 5, 너 되게 웃긴 거 알아?”

 

 그 말이 끝나자 꿈쩍도 안 하던 5가 벌떡 일어났다. 그러고는 코를 닦자 팔소매에 피가 묻어 나왔다.

 

 “... 나 코피 난다..”

 

 5는 그 한마디를 하고는 눈가가 촉촉해져 갔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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