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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Sin「原罪(원죄)」
작가 : 상처
작품등록일 : 2018.6.20

십대들의 혼수상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우연찮게 꾸게되는 꿈.
이 꿈속에서 탈출하기 위한 필사적인 발버둥을 치는 주인공 '고은아'
그 과정이 펼쳐지는 이야기.
과연 은아는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Chapter 1. Dream #26
작성일 : 18-06-21 23:29     조회 : 251     추천 : 0     분량 :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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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현실임을 직시하고는 전자레인지에 죽을 데우고는 시간을 확인했다. 현재 시간「AM 10시 49분」, 본의 아니게 여유로웠기에 딱히 서두를 것 없어도 되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일찍 학교를 가보기는 해야 한다는 생각에 서둘러서 죽을 먹어치우고 학교로 향했다.

 

 여유를 가지고 등교해서 그런지 매일같이 봐왔던 거리의 풍경들이 오늘따라 새롭게 느껴졌다. 길목마다 빛을 등진 채 본연의 색을 띠며 아름다움을 뽐내는 가로수와 그 뒤로 상가들이 줄지어 서있는 모습을 보니 얼핏 좌우대칭인 것처럼 느껴졌다. 곳곳에 사람들이 북적 북적거렸으며 몇몇은 전단지를 나눠주고, 몇몇은 가계를 홍보하는 것이 복잡해 보였지만 그래도 아예 없어서 썰렁한 것보단 훨씬 낫다고 생각했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가로수 거리를 지나 횡단보도를 건너니 어느새 학교에 도착했다. 한창 수업 중이어서 그런지 왠지 모르게 시끌벅적했으며, 운동장에는 활기가 넘쳐났다. 그 사이를 지나가니 몇몇 애들이 쳐다보면서 수군거렸지만 지각할 때와는 달리 여유롭게 이곳저곳을 훑어보며 걸어가니 얼마 못 가 시선을 거뒀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 복도를 걸어가니 처음 왔을 때와는 다르게 많이 한산했다. 조용히 교무실을 찾아 문을 열고 들어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돌아다니자 처음 보는 선생님께서 물어보셨다.

 

 “무슨 일로 왔니?”

 

 “아.. 담임선생님께서 교무실로 오라고 하셔서 왔습니다.”

 

 그러자 내 말을 들으신 선생님의 낯빛이 살짝 어두워지셨다.

 

 ‘혹시 내가 뭘 잘못 말했나?’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뚫어져라 쳐다보자 선생님은 자리를 손짓으로 가리키시며 “저쪽”이라고 딱 잘라 말씀하시고는 등돌린 채 자리에 가 앉으셨다.

 

 아무 생각 없이 알려주신 자리로 갔지만, 선생님의 반응이 이상했기에 뭐가 문제인지 생각해봤다. 행여 혹시 내가 잘못해서 교무실로 내려왔다고 오해하시는 게 아닐까?

 

 “저…”

 말을 채 다하기도 전에 수업이 끝났다는 종소리와 함께 의자 끄는 소리, 떠드는 소리가 곳곳에 울려 퍼지며 복도를 매웠다. 별안간 말하는 타이밍을 놓친 게 뻘쭘해서 알려주신 곳에 가 선생님들 기다렸다.

 

 예상치도 못한 상황에 죄인처럼 고개를 떨군 채 서있자 교무실을 왔다 갔다하는 선생님들과 학생들의 시선들이 느껴졌다. 그중 몇몇 선생님은 혀를 차는 소리를 내며 대놓고 비아냥댔다.

 

 “벌써부터 말야…”

 

 아무것도 모르면서 툭툭 던지는 행동들이 쌓이고 쌓이다 보니 괜스레 진짜 잘못해서 온 것 같아 얼굴이 달아오르며 수치심을 느꼈다. 때문에 괜히 왔다는 생각을 하며 교무실을 벗어나 문을 열고 나가자 누군가와 부딪혔다. 제법 큰 소리가 나서 그런지 지나가던 사람도 가던 길을 멈추고 볼 정도로 모두의 시선이 쏠리자 얼굴이 화끈거렸다.

 

 “죄.. 죄송합니다!”

 

 허둥지둥 대며 외마디 비명 같은 사과를 하고는 미친 듯이 달려 나왔다.

 

 ‘아씨.. X팔려..’

 

 학교를 벗어나 왔던 길 그대로 달려가 무언가에 쫓기듯 집에 돌아왔다. 전력을 다해 뛰어와서 그런지 방으로 올라갈 힘이 없어 거실 소파에 엎어져 가쁘게 숨을 몰아쉬었다.

 

 “망했다..”

 

 아니나 다를까 아까부터 휴대폰이 미친 듯이 울렸다. 누구 들으라고 뱉은 소리는 아니었지만 반응하는 것 같아 한숨 돌리고 조심스레 휴대폰을 확인하니 발신자는 다름 아닌 아름이었다. 중간중간 선생님의 문자도 보였지만 보기 싫어 휴대폰을 종료하고는 방으로 올라갔다.

 

 ‘귀찮아..’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비틀대면서 방에 들어와 침대에 걸터앉았다. 수치심과 부끄러움에 벗어난 것일 뿐인데 어찌 된 일인지 일이 커진 것 같았다.

 

 ‘그냥 가지 말고 잠이나 더 잘걸..’

 

 분명 기분만큼은 남부럽지 않을 정도로, 손에 꼽을 정도로 여유를 가지며 시작한 하루가 어떻게 이런 식으로 마무리되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괜한 짓을 한 것 같아 머리가 아파와 그냥 이부자리 속으로 들어와 눈을 감았다.

 

 눈을 감은지 얼마나 되었을까?

 

 “야!”

 

 갑자기 귓속을 강타하는 괴성에 깜짝놀라 눈을 떴다. 놀란 마음에 정신없이 주위를 둘러보니 이제는 당연하듯이 내방이 아니었다. 매일 밤마다 왔기에 이제는 적응된 줄 알았지만 여전히 낯설기 그지없다. 동시에 옆에서 5가 웃고 있으니 어이가 없다.

 자다 깬 기분에 짜증이 밀려왔지만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 단 듯이 5의 얼굴을 보니 화내기도 애매했다. 5의 미소에 과연 그런 이유가 있는 건지 알 수는 없지만 한없이 해맑은 얼굴로 나를 보며 5가 말했다.

 

 “일어났구나?”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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