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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Sin「原罪(원죄)」
작가 : 상처
작품등록일 : 2018.6.20

십대들의 혼수상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우연찮게 꾸게되는 꿈.
이 꿈속에서 탈출하기 위한 필사적인 발버둥을 치는 주인공 '고은아'
그 과정이 펼쳐지는 이야기.
과연 은아는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Chapter 1. Dream #24
작성일 : 18-06-21 23:29     조회 : 254     추천 : 0     분량 :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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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괜찮아. 졸려서 잠 좀 잔 건데 무슨 일이라도 생겼어?”

 

 “무슨 잠을 하루 종일 자는 거야! 난 또 무슨 일 생긴 줄 알았잖아.. 일단 좀 있다가 만나서 얘기해. 항상 만나던 횡단보도에서 봐”

 

 “알았어. 좀 이따 봐”

 

 그렇게 대답하고는 통화를 종료했다.

 

 ‘아침부터 무슨 날벼락인가..’

 

 침대에서 일어나 통화기록을 확인하니 전화 32통, 문자 8통이 와있었다. 문자와 전화 모두 아름이가 한 것이며, 내용도 왜 전화를 안 받는지에 대한 걱정뿐이었다. 일단은 약속이 잡혔기에 대충 씻고 준비를 마친 후 거실로 내려왔다. 하루 종일 푹 잠만 자서 그런지 배고픔이 밀려와 부엌을 바라보니 그릇에 토스트 몇 개와 메모가 놓여있다.

 

 “맛있는 거 많이 못해줘서 미안. 그래도 꼭 먹고 가”

 

 메모를 보고 나니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갔다. 아침 일찍 출근하면서 어떻게 매일같이 준비하는 걸까. 매일같이 해주시는 그 노력이 감사하게 느껴져 그릇을 들고 거실 소파에 앉아 토스트를 한입 베어 물고는 TV를 틀었다. 첫 화면부터 뉴스여서 채널을 돌리려고 하자 혼수상태에 빠져 일어나질 못하는 십 대 아동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떠들어댔다.

 

 그에 관해 의사들이 나와 그들끼리 현 상황에 대해 토론을 펼치기까지 하는 걸로 봤을 땐 많이 심각해 보였다. 하지만 수많은 전문용어들을 말하면서 방송이란 것을 잊었는지 대화가 격해지고, 본인의 의견이 답이라고 강하게 어필하는 모습에 정작 이해할 수도 없어 채널을 돌렸다.

 

 ‘저럴 시간에 환자 한 명이라도 더 진찰해주지..’

 

 저런 모습을 보니 그들은 환자를 위해서가 아닌 유명세를 떨치기 위해 의사를 하는 건지도 모른다고 느꼈다.

 

 TV를 계속 쳐다보니 토스트도 점점 다 먹어치워갔기에 얼추 주변 정리를 하고는 TV를 끄고 집을 나섰다. 하지만 문 밖으로 나오는 순간 갑자기 피로가 몰려와 몸이 무겁게 느껴졌다. 이상함을 느꼈지만 학교까지 너무나 멀게 보이자 괜히 학교 가기가 싫어졌다.

 

 ‘그냥 아프다고 하고 하루 더 쉴까..’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사소한 생각이지만 왠지 모르게 너무나도 달콤했다. 안된단 걸 알면서도 ‘한 번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라는 감언이설로 나 자신을 현혹시켰다.

 

 그렇게 스스로를 합리화해가던 중 문자가 왔다. 발신자는 다름 아닌 아름이었다.

 

 “어디야? 난 벌써 도착”

 

 문자를 읽는 순간 여태까지의 모든 것을 뒷전으로 치우쳤다. 이유 모를 귀찮음이 조금 있었지만 신경 쓰기보다는 대충 그러려니 하며 빨리 가야겠단 생각에 발걸음을 재촉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늦을 것 같단 생각에 갈수록 발이 빨라지면서 갈수록 뛰어가기 시작했다.

 

 허겁지겁 달려가니 어느덧 시야에 학교가 보이자 털레털레 걸으며 속도를 늦췄다. 횡단보도 근처까지 빠르게 왔지만 체력이 안돼서 그런지 숨이 차올라 계속 헐떡거리다가 힘이 빠져 결국 고개를 숙이고 숨을 골랐다.

 

 시간이 지날수록 호흡도 점점 차분해질 정도가 되자 바닥이 점점 어두워지더니 누군가 내 앞에 멈춰 섰다. 처음엔 내가 길을 가로막아서 그런가 했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움직일 생각이 없어 보였다.

 

 “저 괜찮으니 가셔도…”

 

 말을 다 잇기도 전에 이상함을 느꼈다. 분명히 선명하게 보이는 주변과는 다르게 이 사람의 발은 검은색 페인트를 뒤집어쓴 것처럼 까맣게 보였다. 누군지 싶어 고개를 들자 주위 사람들과는 다르게 검은 사람 모양의 형체가 눈앞에 서있었다.

 

 혹시나 잘못 본 건가 싶어 눈을 비비고 다시 쳐다보자 갑자기 얼굴을 눈앞까지 들이미는 바람에 놀라서 뒤로 자빠졌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눈길도 주지 않은 채 본인들 갈 길을 가며 되려 멍하니 바닥에 주저앉아있는 나를 이상하게 쳐다봤다.

 

 반쯤 넋이 나간 채로 상황을 이해하지도 못하자 형체가 쭈그려앉더니 말했다.

 

 “또 만났네?”

 

 억지로 흉내 내는 목소리. 그 소릴 듣는 순간 누군지 기억났다.

 

 “설마 그때 그…”

 

 “맞아. 근데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네?”

 

 그러고는 그가 손을 튕기더니 주변이 유리처럼 부서져내리더니 조명 불빛 아래 단둘이 남았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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