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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Sin「原罪(원죄)」
작가 : 상처
작품등록일 : 2018.6.20

십대들의 혼수상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우연찮게 꾸게되는 꿈.
이 꿈속에서 탈출하기 위한 필사적인 발버둥을 치는 주인공 '고은아'
그 과정이 펼쳐지는 이야기.
과연 은아는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Chapter 1. Dream #17
작성일 : 18-06-21 23:28     조회 : 24     추천 : 0     분량 :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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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에라 모르겠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눈을 감았다. 그런데 생각해볼수록 꿈이 현실에 영향을 끼치는 것도 아닌데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다. 신경 쓰지 않고 자연스레 받아들이자 몸이 나른해지는 것이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과연 이게 맞는 건가 싶던 찰나에 옆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났다. 처음에는 벌레인 줄 알고 내쫓을까 했지만, 저들도 얼떨결에 이곳까지 흘러들어온 거라 생각하고 무시했다. 하지만 소리는 점점 거슬리는 정도에 이르러 짜증에 겨운 채 실눈을 뜨고 쳐다보니 누군가 옆에 누워 몸을 뒤척이고 있었다.

 

 잘못 본 거겠지 싶어 눈을 감고 등을 돌린 채 다시 자려고 했다. 하지만 그게 착각이 아니란 것을 아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몸부림치다 못해 좁다는 듯이 옆으로 팔을 휘두르는 바람에 얼떨결에 맞아 충격에 정신이 번쩍였다.

 

 화가 나 이불을 걷고 일어서 누군지 쳐다보려고 하자 어딘가 이상했다. 주변을 둘러보니 내 방이 아니기에 무슨 상황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뭐지 싶은 마음에 눈을 비비고 다시 쳐다봤지만 틀림없이 다른 장소였다. 그렇다면 침대에 누워 몸을 뒤척이는 저것은 누굴까?

 

 조심스레 다가가 이불을 걷어보니 이상한(?) 복장의 여자가 몸을 웅크린 채 누워있었다. 자세히 바라보니 덥수룩한 롱 웨이브에 나와 비슷한 얼굴을 하고 있기에 놀라서 뒤로 넘어질 뻔했다. 하지만 그녀가 깰까 봐 살며시 다가가 쳐다보니 왼쪽 눈 밑에는 로마숫자로 5(Ⅴ)가 적혀있는 게 보였다. 그것을 보는 순간 대충 감이 잡혔다.

 

 ‘꿈에서 봤던 그 문 넘어가 여기인 건가?’

 

 그런데 도대체 왜 같이 누워 있던 걸까?

 

 내가 누군지도 모르면서 자신의 방으로 데려온 것도 이상하다. 그것도 침대에 눕혀 같이 자기까지.. 그녀의 옷차림을 보니 더더욱 이해가 되질 않았다. 교복에 서로 색이 다른 스타킹에 넥타이는 가슴까지 늘여놨으면서도 왜 벗질 않고 잔 걸까 싶다.

 

 게다가 저 교복을 어디서 본 것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어디서 본 건지 곰곰이 생각하자 환기구에서 내려다봤던 6(Ⅵ)이라고 적힌 그녀와 같은 종류의 교복이었다.

 

 놀란 마음에 입을 벌려서 하마터면 소리 지를뻔했다. 한시라도 빨리 이곳을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에 양손으로 입을 틀어막은 채 조심이 뒷걸음질을 치며 문을 찾았다. 방이 어두워서 잘 안 보였지만 벽을 짚으며 걸어가자 얼마 안 가 손잡이가 손에 잡혔다. 천천히 소리 안 나게 손잡이를 허공에 돌린 채 문을 밀자 “끼이익”거리는 소리와 함께 서서히 문이 열렸다.

 

 ‘망했다..’

 

 소리가 예상과는 다르게 너무 크게 났기에 천천히 고개를 돌려 뒤를 쳐다보니 아니나 다를까, 그녀가 상체만 일으킨 채 눈을 비비며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아무 말도 못한 채 쳐다만 보자 그녀가 검지로 이리 오라는 손짓을 했다. 도망쳐도 소용없을 거라 빠르게 포기하고는 문을 닫고는 옆으로 다가갔다.

 

 그녀는 조용히 누우라고 명령조로 읊고는 다 뜨지도 못한 눈으로 뚫어질 듯이 쳐다봤다. 그 말을 거부하지도 못하고 침대에 눕자 그녀가 이불을 덮고는 나를 껴안고 다시 자기 시작했다.

 

 지금 무슨 상황인지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아 조심스레 그녀를 흔들며 말했다.

 

 “저기.. 잠깐만 일어나면 안.. 될까?..”

 

 그러자 그녀는 등을 돌린 채 입맛을 다시고는 대답했다.

 

 “조금만 더 자고…”

 

 말을 다하지도 않고는 이번에는 코를 골면서 잤다. 하는 수 없이 누워서 천장을 쳐다보며 이불을 끌어안았다.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이해가 되질 않아 머릿속이 난잡했다.

 

 ‘지금 내가 뭘 하고 있는 걸까..’

 

 체념하듯이 있자 갑자기 덥고있던 이불을 빼앗겼다. 허탈해서 헛웃음이 나온다. 침대에서 일어나 가려고하자 어느순간 그녀가 내 팔을 붙잡았다.

 

 “가지말고 같이 있자..”

 

 그 말은 진심인걸까?, 아니면 잠결에 그런걸까?

 

 말에 담긴 진심을 모르겠다. 서로 누군지도 모르는데 왜이렇게 다정하게 느껴질까. 그래서인지 그 목소리에는 간절함이 느껴졌기에 침대에 걸터안고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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