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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세계의 환상
작가 : 아리본
작품등록일 : 2018.6.8

6개월 전 일어난 이상 세계 현상.
그 이후로 시작되는 사람들의 이야기

 
World 7-4 오해
작성일 : 18-06-18 08:18     조회 : 281     추천 : 0     분량 : 5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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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찾으시는 책이라도 있으신가요?”

  유마는 서점을 찾았다. 계속해서 책을 찾고 있었지만, 그가 원하는 내용의 책은 도무지 나오지 않았다. 그랬기에 보다 못한 점원이 그에게 다가와 상냥하게 물었다.

 “혜성 시의 역사에 대한… 정확히는 1997년, 2002년, 2007년, 2009년의 사건이 적힌 책만 나온 것이라면 뭐든 상관없습니다.”

 “손님, 그런 책이 있을 리가 없죠.”

  점원은 유마의 요구에 당황하여 곤란한 기색을 내비쳤다.

 “고문서라던가, 신비한 책. 이런 건 없나요?”

 “손님, 장난치지 마세요. 그런 책은 여기에서 팔 수 없어요.”

  점원은 끝까지 친절을 놓지 않았고, 유마는 이곳에서는 원하는 책을 찾을 수 없을 거라는 확신에 고개 숙여 사과했다.

 “그럼, 괜찮은 소설 한 권이랑 디저트 요리책 정도는 찾아주실 수 있으시겠죠?”

  찾는 게 충분히 가능한 조건에 점원은 활짝 웃어 보이며 능숙한 손길로 책 두 권을 그에게 건넸다.

 “계산 도와드릴게요.”

 “감사합니다.”

  젠틀한 신사인 유마는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다. 점원은 은근히 그의 미소가 매력적으로 느껴졌고, 이상한 책들을 찾는 이유가 갑작스레 궁금해졌다.

 “그런데 그 책들이 무슨 의미라도 있나요?”

 “방송 못 보셨군요?”

 “방송이요?”

 “네, 방송. 그, 포우와 이상 세계 현상의 자칭 전문가들이 나와서 떠들어대는 방송 말이죠. 그 사람들의 말대로라면 포우의 정체는 제가 말한 4가지 년도와 연관이 있다 하더라고요.”

  유마는 믿거나 말거나 고개를 들썩이며 말했다. 은근히 그 전문가들을 곱게 보지는 않고 있었고, 그것은 점원에게도 노골적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그 방송 언제 한건가요?”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저도 방금 밖에서 본 게 전부라… 아마 번화가의 전광판에서 계속 틀어준 걸로 기억하는데, 시간 있으면 한 번 보시는 것도 좋을 거라 생각되네요.”

  유마는 웃으며 대답했고, 점원도 웃으며 바코드를 찍었다.

 “포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점원은 책을 봉투에 담으며 조심스레 유마에게 물었다. 유마는 조심한 것이 무색하게 활짝 웃으며 입을 열었다.

 “세상 그 무엇보다 완벽한… 최고의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아, 네.”

  생각 이상으로 최고의 찬사를 보낸 유마. 그녀는 마치 자신의 창조물에게 보내는 창조주의 모습이라 느꼈고, 단순한 과민 반응이라 생각하며 억지로 웃어 보였다.

 “또 오세요.”

  유마는 서점을 나가고, 점원은 기지개를 펴며 스마트폰을 꺼내 유마가 말한 이상 세계 현상의 전문가들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계산 부탁드립니다.”

  요염한 목소리가 점원의 귓가에 노크한다. 그녀는 계산하기 위해 고개를 들었고, 눈에 들어온 수상한 후드를 입은 손님을 보고 흠칫 놀랐다. 하지만 당황하지 않은 척, 애써 웃어 보이며 책을 받아들었다.

  그녀가 건넨 책은 눈치가 없어도, 수상쩍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낡을 대로 낡아빠졌고, 표지는 읽을 수 없는 글씨로 쓰여 있었다. 더군다나 그걸 무시하고 계산을 도와주려해도, 바코드도 없는 탓에 점원은 당황스러움을 금치 못했다.

 “저, 손님.”

 “왜 그러시죠?”

 “이거, 저희 서점에서 파는 책 맞나요?”

  질문이 잘못돼도 한참 잘못되었지만, 그녀로서는 이렇게 묻는 게 최선의 방법이었다. 중고 책을 팔지 않는 건 아니었지만, 이렇게나 낡은 책은 상품의 가치로서도, 서점의 입장에서도 팔면 곤란한 측에 속했기 때문이었다.

 “우흣, 당신 참 귀엽네요.”

  하지만 후드를 입은 손님은 고혹스러운 붉은 입술에 손을 가져다대며 쿡쿡 웃어댈 뿐이었다.

 “예, 예?”

  점원은 알 수 없는 수치심을 느꼈고, 마치 유혹당하는 듯 한 묘한 느낌에 뺨이 새빨개졌다.

 “자, 장난치지 말아주세요!”

 “어머, 죄송해라.”

  진심이 담기지 않은 사과. 최악의 손님이었다. 방금 전의 유마와는 전혀 딴판이었다.

 “아무래도 이 책이면 이 정도의 가격이면 적당할 것 같군요.”

  손님은 계산대에 현금 44만원의 돈뭉치를 올렸고, 터무니없이 큰 액수에 점원은 화들짝 놀라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서점 주인한테 이런 책을 숨기려면 머리 좀 굴리라고 전해줘요. 귀여운 언니.”

  손님은 마지막까지 점원을 조롱하며 쿡쿡 웃어댔다. 결국 기분이 나빠질 대로 나빠진 점원은 후드녀를 노려보며 화를 억지로 참아냈고, 수상해 보이는 낡은 책은 전부 버려버리기로 작정했다.

 “미호 이후로, 귀여운 계집이었어. 우흣.”

  후드는 더 놀려주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느끼며 목적지인 북쪽 산을 향해 서둘러 움직였다.

 

  북쪽 산의 혹한의 추위가 그녀를 덮쳤지만, 별 개의치 않은 모습이었다. 그녀는 고속이 들어가지 못했던 동굴을 아무렇지 않게 들어갔다.

 “어쩐 일이세요, 주인님?”

  그곳에선 머리카락이 마치 동물의 귀처럼 뾰족 튀어 오른 한 여인이 채소를 이용해 스튜를 만들고 있었다. 후드는 그녀를 보더니 사악한 미소를 지었고, 이내 그녀에게 성큼성큼 걸어갔다.

 “우읏!”

  후드의 손아귀는 스튜를 만드는 여인의 양 볼을 덮쳤다. 갑작스런 행동에 그녀는 저항할 수 없었다.

 “미호, 넌 정말 귀여워.”

 “주, 주인님! 스튜가 타겠어요!”

  완고히 저항하지 못하는 미호의 모습에 후드는 낄낄거리며 그녀를 내동댕이쳤다.

  미호는 엉덩이를 문지르며 아픔을 쓸어내렸지만, 곧 끓고 있는 스튜를 보고는 아픔을 제대로 달래지도 못한 채 요리를 재개했다.

 “미호, 너라면 강령술은 식은 죽 먹기겠지?”

 “강령술이요? 앗 뜨거!”

  미호는 스튜의 간을 확인하다 혀를 데고 말았다.

 “그래, 강령술! ‘영혼 술사’라는 이명을 가진 너라면 가능하겠지?”

 “에구구, 그게 가능은 한데…”

  미호는 불타는 느낌의 혀에 부채질을 하며 말했다.

 “가능은 한데?”

 “강령술이라는 게 쉬운 건 아니거든요. 재료도 그렇고, 적게 잡아도 며칠은 걸려요.”

 “책이 있어도 오래 걸리나?”

  후드는 44만원에 사온 낡은 책을 강조하며 물었다.

 “사실 책이 있다고 뭐가 빨리 진행되지는 않아요. 책은 말 그대로 교과서와 가이드북 사이에 위치했을 뿐이에요. 주인님께서 가져오신 고문서는 예전 물건이라 그런지 교과서에 가깝다 볼 수 있어요.”

  후드는 미호의 말을 듣고 이해하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결론적으로 미호는 강령술을 책이 없어도 할 수 있었고, 44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이 허공에 사라져버린 건 불만스럽게 생각했다.

  그렇게 손톱을 물어뜯으며 불만을 표시하는 후드. 미호는 우물쭈물 거리며, 일렁이는 눈빛으로 후드를 바라보았다.

 “저, 주인님. 죄송한데, 제 후드는 돌려주시겠어요?”

  후드는 미호의 간절한 부탁을 들었음에도, 귀를 파고, 귀지를 부는 시늉을 하며 딴청을 부렸다.

 “옷을… 입고 싶어요.”

 “넌 그대로가 아름다운데, 굳이 옷 같은 거추장스러운 천 쪼가리를 입어야 할까?”

  미호는 충분히 수치심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말에는 거역할 수 없었고, 반대되는 의견을 제시할 수 없었다. 그저 최대한 뜻에 그녀의 거역하지 않는 범위에서 말해야했다.

 “부끄러워요….”

  미호는 몸을 움츠리며 새빨개진 볼과 함께 어쩔 줄 몰라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후드는 그 모습에 홍조를 띄며 사악하게 웃어댔지만, 곧 후드를 벗어 그녀에게 걸쳐주었다.

 “미호는 말을 너무 잘 들어서 탈이야. 우흣.”

  후드를 벗자, 흑색 장발의 눈물 점을 가진 날카로운 인상의 여인이 손가락을 입에 가져다 댄 채 웃고 있었다.

 “주인님의 목소리가 들려올 때면, 항상 화가 나 있으니까… 제가 말을 잘 들어야… 주인님의 행복을 위해서…”

  미호는 주섬주섬 후드를 입으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눈물 점의 여인은 순종적인 그녀를 매우 좋아했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순종적인 모습에 조금은 불안감이 들었다.

 “그것보다 그 스튜, 또 근처에서 서리해 온 작물이야?”

 “네, 네!”

  그릇에 스튜를 담는 미호는 어두운 시선을 감추지 못했다. 손은 떨리고 있었고, 입 꼬리는 미세하게 내려가 있었다.

 “널 여기로 보낸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가끔은 번화가라도 다녀오라고. 항상 자금을 지원하는데도 왜 작물을 서리하는 거지? 돈은 충분할 텐데.”

  눈물 점의 여인의 마지막 말에는 뼈가 있었고, 미호는 흠칫 놀라 우물쭈물 거렸다.

 “혹시 이상한 생각을 하는 건…”

 “아, 아녜요!”

  그 순간, 미호가 그녀에게 강하게 부정 의사를 표출한 바로 그때. 미호의 주변에서 어두운 검보라색 손아귀가 일렁이듯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흉측하고 끔찍한 수많은 손들의 모습에 미호는 두려움을 느꼈고, 그것은 눈물 점의 여인의 손짓 한 번에 깨끗하게 사라졌다.

 “그게, 아니라면 왜 굳이 훔쳐 먹는 거지?”

 “저 밭에서 재배한 작물이 아니라면, 항상 속이 더부룩해요. 더군다나 그 생명의 돌과 힘에 대한 연구를 하다보면 끼니는 항상 거르게 되고, 밥을 먹고 싶어질 때는 주변은 캄캄해져서, 편의점 밖에 열리지 않아요. 그런데 편의점 음식은 입에 맞지 않고…”

  눈물 점의 여인은 미호의 고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예전부터 예민한 소화기관을 가진 미호는 신선한 식재료가 아니면 복통이 일어났고, 그랬기에 깨끗하게 재배되는 강혁의 밭에 흥미를 보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그, 그래서 저번에는 엔트라는 가게에 가려 했었어요. 엔트는 깨끗한 재료로 만든 음식만을 대접한다고 들었거든요. 특히 심야 식당이라면 사람도 별로 없을 것 같고… 그래서 가려 했는데…”

 “가려 했는데?”

 “은발의 소년과 부딪치는 바람에 수정구에서 유령들이 빠져나갔거든요. 더군다나 그 사건 이후로 엔트에는 안 좋은 소문들이 무성해져서…”

 “더 이상 시내로 나가기 힘들다는 말이지?”

  미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흣, 미호. 넌 정말 뭐라고 해야 할까, 아름답기에 키우기 어려운 화분 같아.”

  눈물 점의 여인은 미호의 턱은 검지로 올리며 입술에 요염하게 침을 묻혔다. 미호는 시선을 옆으로 돌리며 입을 굳게 다물었다.

 “이번 강령술이 끝나면, 옷을 입도록 해. 단, 후드나 로브가 아닌, 평범한 사복. 네게 어울리는 옷들을 입도록 해. 그리고 하루에 한 번은 외출을 하는 거야.”

 “…네 주인님.”

  그렇게 눈물 점의 여인은 동굴을 나와 자신의 저택을 향했다. 그녀의 저택은 이 마을 사람들에게 마왕성이라 말하면 누구나 알 법한 고풍스러운 어두운 저택이었다.

  생김새가 마치 마왕이 사는 성을 연상하기에 마왕성이라 불렸지만, 엄연히 사람이 사는 대저택이었다. 그녀는 이런 소문이 있는 걸 대충은 알고 있었지만, 기분 나빠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혜성의 명물 중 하나가 되자, 내샘 기뻐하던 그녀였다.

  하지만 명물이라 해도, 엄연한 개인 사유지였고, 함부로 촬영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었지만, 눈물 점의 여인은 사진 촬영까지는 막지 않았다.

  그렇게 마왕성에 가까워졌을 무렵, 그녀는 낯선 검은 옷의 사내를 볼 수 있었다.

  검은 모자, 검은 재킷, 검은 바지. 온통 검정으로 맞춘 옷을 입은 사내. 그는 시영이었다. 그는 왼손으로 모자를 잡고 있었고, 마왕성을 묘한 눈빛으로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눈물 점의 여인은 그에게 천천히 다가갔지만, 인기척을 느낀 시영은 모자를 고쳐 쓰며 다른 곳으로 금세 떠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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