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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어쩌다보니 마왕군 제 1군단장이 되어있었다
작가 : KoreaTea2
작품등록일 : 2018.5.30

[착각계] [정말 자기가 약하다 생각하는 주인공] [주변인의 뿌리깊은 오해들] [+2배로 커져라!]

나는 시골의 천진난만한 소녀로 태어났었다.

그러다가 고결하고도 아름다우신 사제님을 보고 사제가 되고싶다는 꿈을 키우면서 커갔다.

"...내가 어쩌다 이렇게 된거지?"

그런 나는 지금 마왕군 제 1군단장이다.

 
하루 사이에 두 번의 깊은 오해가 서로 심어졌습니다
작성일 : 18-05-30 22:15     조회 : 247     추천 : 0     분량 : 7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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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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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한 두어시간쯤이 지났을까,어느덧 해가 주황빛으로 온연하게 물들고 사벨레인의 눈꺼풀이 슬슬 감겨올때 문을 아주 조심스럽게 두드리는 소리가 귓전에 들려왔다.

 

 

 

 똑.... 똑...

 

 

 "...!"

 

 '부관이구나.'

 

 마치 간을 보고있다는 느낌을 팍팍 주는 이 노크소리는 틀림없이 몇시간 전에 정신 이상증세를 보이며 뛰쳐나간 보좌관을 대신하여 온게 틀림없을 언제나 미안한 우리 부관,다르칸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자신보다 월등하게 강한 그가 어째서 저렇게 간을 보는듯한 행동을 하는건지는 잘 모르겠으나,계급에 맞춘 최소한의 예우임이 틀림없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똑... 똑...

 

 

 '....니 죄를 니가 알렸다 식의 압박인가? 그래서 일부러 문을 박차고 들어오지 않고 이러고 있는거지? 암만 봐도 그런거 같은데!'

 

 

 계속해서 간을 보는듯한 그의 노크방식에 사벨레인은 혹시라도 다르칸이 왜 보좌관이 저런 비참한 꼴이 되어서 왔는지 일부러 무언의 압박을 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에 이르러 불안감이 서서히 피어올랐다.

 그녀는 손톱을 잘근잘근 물어뜯으며 "들어와" 라며 서서히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왜,매도 먼저 맞는것이 낫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덜컥,끼익-

 

 

 과연 기다렸다는 듯이 문손잡이를 조심스럽게 돌리며 서서히 들어오는 다르칸이 모습을 보였다.

 그의 모습을 봤을때 사벨레인은 불안감에 살짝 어깨를 떨었다.

 

 

 '뭐,뭐야...무섭게...! 역시 일부러 그런건가봐...'

 

 

 다르칸은 문짝을 열고 들어올때 상당히 굳은 표정을 하며 서서히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안그래도 마족 특유의 붉은눈과 아우라에 고유한 날카로운 눈매,차가운 인상을 가진 다르칸인지라 사벨레인으로써는 상당히 무섭게 느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도 자신의 인상이 그렇다는 것을 잘 알고있을터,그럼에도 저렇게 굳은 표정으로 들어왔다는 것은 뭔가 일을 저지를지도 모른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만 같았다.

 

 

 

 "실례하겠습니다,부관 다르칸입니다."

 

 

 심지어는 목소리도 아주 딱딱하게 굳어있었다.

 사벨레인은 분명 그가 아주 화가난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기에 책상을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렸다.

 불안함을 느끼는 그녀가 으레하는 행동이었다.

 

 

 '어쩌지? 지금이라도 늦지않은거 같은데,빨리 미안하다고 해야할까,아니면...?'

 

 

 지금 그녀의 머릿속은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야할지에 대한 생각들로 아주 가득했다.

 물론 선택지는 죄다 '용서를 구한다'라는 선택지 밖에 없었다.

 

 

 '...그래,미안하다고 하면 한번은 봐주겠지...?'

 

 

 그녀는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이걸로도 안된다면 무릎을 꿇고 빌어서라도 살아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입을 열었다.

 

 

 "미..."

 

 

 그러나 다르칸이 먼저 고개를 팍 90도로 숙이면서 그녀에게 진심과 간절함이 담긴 목소리로 재빠르게 소리쳤다.

 

 

 "죄송합니다! 사벨레인님,제 부하가 심기를 어지럽힌 것에 대한 사죄를 대신 드리겠습니다,그에 합당한 벌은 얼마든지 받겠습니다.

 그러니 제 부하에게 선처를...! 부디 부탁드립니다!"

 

 

 흠칫-

 

 

 예상과는 전혀 다른 다르칸의 말에 그녀는 입을 그대로 다시 닫았다.

 머릿속에 혼란이 가중되었다,아니. 오히려 더 부정적으로 치닫고 있다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아직은 때가 아니니까 이러는건가? 용사나 제국연합하고 전쟁이 다시 발발하면 그때 죽이고 군단장 자리를 차지하려는 고도의 계획? 그것도 아니면 이렇게 나에게 원한을 가진 이들을 모아서....? 혹시 이러면서 서서히 날 꼭두각시로 만드려는 초장단계는 아닐까?'

 

 

 벌써부터 그녀의 머릿속엔 각기다른 배드엔딩이 펼쳐지고 있었다.

 사람의 불안감이 극에 달한다고 해도 사벨레인만큼의 극단적인 생각까지는 하지 않을만큼 죄다 그녀가 죽거나 죽느니만도 못한 상태가 되어버리는 극단적인 배드엔딩이었다.

 

 

 "...으음..."

 

 

 그녀 스스로도 상상하기조차 싫은 끔찍한 배드엔딩의 향연에 저절로 닫힌 입술 틈 사이로 낮은 침음성이 흘러나왔다.

 그리고는 다르칸이 지금 어떤지 살피려고 슬쩍 눈을 흘겼다.

 다행히 그는 어떠한 행동도 보이지 않은채 그저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사벨레인의 말을 기다릴 뿐이었다.

 

 

 '역시 조금이라도 편안하게 있으려면... 알겠다고 해야겠어.'

 

 

 사벨레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는 뜻을 내보였다.

 말을 하려고는 했지만 목소리가 좀 많이 떨리면서 차마 나오지가 않았기에 어쩔 수 없이 대신 고개를 끄덕인 것이다.

 

 

 "감사합니다,사벨레인님."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본 다르칸은 고개를 깊숙히 숙였다.

 약간의 침묵이 이어진 후 그는 고개를 들어서 본래 그의 보좌관이 전해야만 했던 말을 대신 전하였다.

 

 

 

 "그리고 한 가지 전해드릴 것이 있습니다,까마귀가 온다고 합니다."

 

 

 "...."

 

 

 다르칸의 말이 끝나자 그녀의 표정이 한순간에 굳어졌다,물론 그녀의 얼굴이 굳어진 것은 딱히 별다른 이유가 없었다.

 

 

 

 '...저게 무슨 소리지? 까마귀가 올 수도 있는거 아냐...?'

 

 

 

 진짜 그게 뭘 의미하는지 몰랐기 때문이었다.

 

 

 "그럼,좋은 저녁되시길."

 

 

 덜컥- 쾅!

 

 

 하지만 그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듯이 사벨레인의 얼굴이 굳어지자 다급하게 문을 향해 몸을 돌리고는 문을 재빠르게 열어서 나갔다.

 마치 무언가에 쫓기듯이 말이다.

 

 * * *

 

 내 이름은 다르칸,마왕군 제 1군단장 사벨레인님의 최측근인 부관의 자리를 맡고있다.

 아무래도 자리가 자리이다 보니까 월급도 빵빵하고...휴가야 사벨레인님이 허락한다면 거의 1년내내 쓸 수 있을만큼 잔뜩 받아뒀다,솔직히 있으나마나한 휴가지만.

 

 

 어찌되었든지 이 부관 자리는 꽤나 편안하다.

 처음 임명되었을때는 사색이 되어서 울고불고 아주 난리를 쳤었지만 지금와선 그때 왜 그랬는지 이해가...아주 안되는 것은 아니다만 지금의 내 모습을 옛날의 내가 본다면 틀림없이 그러지는 않았을거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사벨레인님은 무언의 종말이라는 수식어와 틀림없이 어울리는 분이기는 하나 또 틀림없이 어울리지 않으신 분이기 때문이다.

 

 

 일단 그분은 종말이라는 수식어와는 다르게 파괴적이시지도 않고,성정이 불같으시지도 않다.

 마치 감히 다가갈 수가 없는 꽃처럼 아름답고 우아하시며 또 어딘가 요염하신 매력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물론 내가 말하는 그 꽃은 적어도 용사 하나쯤은 우습게 먹어치운 식인식물이겠지만 말이다.

 

 

 무언이라는 수식어처럼 말은 거의 안하시고,하실때는 문을 두드리며 들어가도 되는지 허락을 맡을때 들어오라고 말하시는 것과 음식 중에서 특별히 뭔가 드시고 싶으실때 부르는 것을 제외하면 진짜로 없으시다.

 예외가 있다면 마왕님을 뵈러갈때 나에게 엄청 작은 목소리로 안가면 안되냐고 말하시는 것 정도다.

 

 

 그러니까 지금 내가 하는말의 논점은 사벨레인님은 부하들에게 거칠게 대하시는 타입도,짜증난다고 마구 부려먹는 타입도 아닌 할건 너가 알아서 하라는 식의 아주 편안한 분이시라는 거다.

 그와는 별개로 만나뵙고 무언가를 보고하러 갈때마다 강자가 내뿜는 고유한 피어에 의해 몹시 고통받기는 하지만 그것도 몇 년이 지나서 익숙해졌다.

 

 

 물론 나만 익숙해진 것이다,다른 놈들은 얄쨜없다.

 그래서 그런지 다른 애들은 갔다가 오면 정신이상 증세를 호소하면서 이마가 죄다 까져서 온다.

 나도 처음에 그랬으니 아예 이해를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문제가 있다면 저런일이 빈번하게 발생해가지고 사벨레인님께 직접 가서 보고하는 일은 거의 내 전담이 되어버렸다는 거다.

 

 

 나 다르칸,나름 높은 자리에 있는데 보고하는 일 정도는 아래에 있는 애들 좀 쓰고싶은데.

 하필 그 대상이 대상인지라 오래전부터 함께 해왔던 나밖에 면역이 되어있지가 않아서 맨날 나만 보고하러 갔다.

 그래서 한번 보고를 전담으로 하는 녀석을 키워보려고 마음먹은 찰나에 마침 오늘 보고할게 들어왔다,그래서 과감하게 녀석에게 간단한 보고 임무를 맡겼다.

 

 

 그시간동안 나는 조금씩 밀린 업무를 끝마쳐가고 있었다.

 그런데 불현듯 문이 왈칵 열린 것이다.

 나는 보고를 끝마치고 온 보좌관이겠거니 하며 마지막 사인을 하고 서류철을 덮으면서 말했다.

 

 

 "뭐냐,너,문정도는 좀 살살 열고 들어오...너 왜그러냐?!"

 

 

 그런데 고개를 들어 녀석을 보니 꼴이 말이 아니었다.

 머리는 온통 산발이었고 이마는 당연한 건지 피부가 완전히 까진채 피가 잔뜩 흐르고 있었다.

 

 

 "다,다르칸님...저,저...어떡합니까..."

 

 

 녀석은 나를 보자마자 울먹거리면서 대답했다.

 당연히 심상찮은 일이 벌어졌음은 틀림이 없는 일,나는 침착하게 일어서서 말했다.

 

 

 "자초지종을 설명해봐,빨리."

 

 * * *

 

 "그렇군...그랬던거냐."

 

 

 보좌관이 설명한 자초지종을 죄다 들은 나는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내 표정은 그 누구보다 진지했다고 생각한다,녀석이 겪은 일을 들어보자니 나였어도 금방 패닉상태에 빠질만한 것들이었기 때문이었다.

 누구라도 그만한 최강자가 살벌한 피어를 내뿜으며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데 겁에 질리지 않고서는 못 배길 것이다.

 

 

 "어쩔 수 없구만."

 

 

 지익- 탁!

 

 

 나는 자리로 돌아가서 노란색 휴가증을 하나 뜯어내었다,그리고 과감하게 한 달이라는 글자가 박힌 거의 새것이나 다름없는 도장을 들어 휴가증에 턱 하니 찍어주었다.

 

 

 "받아,한 달간 휴가를 끊어줄테니 심신을 안정시키고 좀 평화롭게 살다가 복귀하고."

 

 

 "아,하...하지만.."

 

 

 아무래도 이녀석의 눈치를 보아하니 무려 한 달이라는 도장이 찍힌 휴가증을 감히 받아야 하는 것인지 말아야 하는 것인지 고민하는 티가 역력했다.

 나는 그에게 익숙할 터인 장난기 어린 얼굴로 한 가지 사실을 말해주었다.

 

 

 "내가 너를 아낀다는 거,잘 알지 않냐? 그래서 그런거야."

 

 

 "예...?"

 

 

 "만일 사벨레인님이 너를 찾는다면 난 너를 부를 수 밖에 없거든,그러면 뻔하잖냐,너가 어떻게 될지는...그러니까 잠시 대피하라고 보내는거야,알아들었어?"

 

 

 "...군단장님이 그래도 가만 두십니까?"

 

 

 "내가 조심해야할 점과 대처하는 방법을 알려주면서 말했잖냐,사벨레인님은 부하들에게 상당히 관대하시다고,그래서 웬만한 일은 한 달 정도가 지나면 잊으시거나 봐주시는 편이야. 더욱이 너같은 경우는 그때의 기분이 좀 안좋으셨던 모양이시니까."

 

 

 나의 설명에 그는 까진 이마에 주름을 잡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저보다도,다르칸 님이 괜찮으신 겁니까?"

 

 

 "...글쎄,이래뵈도 한 10년은 모셨으니까 적어도 목이 달아나지는 않겠지."

 

 

 "..."

 

 

 "아,됐어 임마,빨랑 가보기나 해.너 때문에 괜히 할일 늘었으니까 빨리빨리 휴가 보내고 복귀해서 내 짐이나 덜어줄 생각을 하란말이야."

 

 

 "...죄송합니다,다르칸님."

 

 

 문을 열고 나가면서 나를 바라보던 보좌관은 고개를 꾸벅 숙이며 정말 미안한 기색으로 말했다.

 자식이 괜히 안맞게 진지한 모습이었기에 나는 질린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됐다,임마."

 

 

 그는 마지막까지 고개를 꾸벅 숙이면서 나갔다.

 물론 나는 그가 나가자마자 벌떡 일어서서 옷매무새를 고쳤다,이런 일은 빠르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니까 말이다.

 

 

 "후우..."

 

 

 그렇게 나는 언제왔는지도 모르게 벌써 사벨레인님의 방 앞에 도달해있었다.

 오랜 부관 경험으로 인해 느껴졌다,저 방안에 있는 심히 언짢으신듯한 그분의 기색이 말이다.

 그래서 나는 신중하게 노크를 했다.

 

 

 똑.. 똑...

 

 

 꽤나 노크 사이사이의 간격이 크지만 이건 어쩔 수 없었다.

 괜히 그분을 놀래키기라도 하면 일을 더 키울 수가 있었으니까 말이다.

 

 

 ...

 

 

 돌아오는 것은 고요함이었다.

 아무런 소리도 안들렸기에 나는 다시한번 똑같은 노크를 했다.

 

 

 똑... 똑...

 

 

 -들...

 

 

 다행히 이번에는 대답이 들렸다.

 한 글자밖에 들리지 않긴 했지만 그것은 틀림없는 들어오라는 말이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문고리를 돌려 방문을 찬찬히 열었다.

 

 

 덜커덕,끼익-

 

 

 후욱-

 

 

 '큽!'

 

 

 문을 열자마자 한순간에 밀려들어오는 아주 강력한 압박이 온몸을 죄어왔다.

 평소 사벨레인님이 내뿜으시는 피어에 비해 1.5배 이상은 되는듯한 강력함에 몸이 뻣뻣해진듯 움직이지가 않는다,

 그만큼 제법 화가 나셨다는 뜻임이 틀림없었다,아무런 말조차 하지 않으시는 사벨레인님 곁에서 부관생활만 10년이다,이정도는 눈치만으로도 알 수가 있다.

 

 

 '온몸의 근육이 경직된 듯이 둔하다,마법사들이 거는 슬로우 마법보다도 더....!'

 

 

 다리의 근육이 잘 움직여지지가 않는다,관절은 삐걱거려서 자세도 무엇도 아주 딱딱한 목각인형처럼 절제된 동작밖에 할 수가 없었다,

 심지어 안면의 근육과 턱뼈가 고정된 듯이 뻣뻣해져서 간신히 입을 열어 말을 내뱉는 것이 나에겐 고작이었다.

 

 

 "실례하겠습니다,부관 다르칸입니다."

 

 

 성대는 역시 멀쩡하나 온몸이 뻣뻣해진 기분에 목소리도 덩달아서 딱딱해진 것만 같았다.

 그런 나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으신 걸까,사벨레인님은 무언가 언짢으신 기색으로 연신 나를 훑으시더니 책상을 손가락으로 두드리셨다.

 

 

 톡톡-

 

 

 '...! 젠장..조심해야한다,몇십배는 더...'

 

 

 언짢으신 그 사벨레인님이 어떻게 나오실까 두려웠다.

 지금 이자리에서 날 죽이실 수도 있고 언제든지 부하들을 학살하실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시지 않으셨다,오히려 입을 여셨다.

 

 

 "미.."

 

 

 '미'라는 이 한글자가 들려오는 순간에 나는 어떤 일이 발생할지,어떤 말을 내뱉으실지가 두려웠기에 곧장 속사로 말을 내뱉었다.

 

 

 "죄송합니다! 사벨레인님,제 부하가 심기를 어지럽힌 것에 대한 사죄를 대신 드리겠습니다,그에 합당한 벌은 얼마든지 받겠습니다.

 그러니 제 부하에게 선처를...! 부디 부탁드립니다!"

 

 

 나는 그대로 고개를 팍 숙이면서 최대한 머릿속에서 생각나는대로 말을 내뱉었다.

 내가 무슨 말을 한 것인지 잘은 모르겠지만 그때만큼은 안면근육의 경직도 턱뼈 관절의 뻣뻣함도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서 아주 빠르게 말을 내뱉었다는 것만큼은 확실했다.

 

 

 흠칫-

 

 

 다행스럽게도 나의 말이 잘 먹혔는지 사벨레인님은 입을 열었다가 다시 다무셨다.

 그리고는 심히 갈등되시는지 입술을 비트시며 침음성을 흘리셨다.

 

 

 "으음..."

 

 

 아직 뭔가가 마음에 드시지 않는걸까,나는 긴장으로 인해 두배는 족히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사벨레인님의 처분을 기다리며 서있을 뿐이었다.

 

 

 '제발...'

 

 

 그리고 아주 간절하게 제발 용서해달라고 추가적으로 마음속으로 빌었다.

 사벨레인 님의 방이 나말고 다른놈이 들어가면 죽거나 미치는 방으로 낙인 찍히는 것이 싫었고,그녀석 말고는 보고업무를 맡겠다는 용감한 녀석도 없었기 때문이다.

 꽤나 사적인 욕심이 있기는 하지만 제 1군단 보좌관으로 들어올 정도라면 상당한 인재임은 틀림이 없다,그런 인재가 한순간의 심기를 어지럽혔다는 것으로 세상 하직하기에는 아까웠다.

 결코 사적인 것만은 아닌 것이다.

 

 

 "..."

 

 

 그리고 이런 내 간절함이 통했는지 사벨레인님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셨다.

 나는 속으로 안도하며 기쁨을 표했다,하지만 아직 전해야 할 것이 남아있었다, 이건 사벨레인 님으로써도 꽤나 큰 일이었기 때문이다,단단히 긴장하고서 나는 잠시 뜸을 들인 후에 본래 보좌관이 전해야만 했던 것을 대신 전하였다.

 

 

 "...그리고 한 가지 전해드릴 것이 있습니다,까마귀가 온다고 합니다."

 

 

 "...."

 

 

 과연,사벨레인님은 단숨에 표정이 굳어지셨다.

 저 순수한 황금을 녹인 것만 같은 눈동자가 단숨에 불길과도 같이 일렁이는 것처럼 보였다.

 저것은 혹여 분노가 아닐까,그리 생각하는 순간 심상치 않은 기운이 점점 목을 죄어오는 것처럼 느껴졌다.

 얼굴 표정이 굳으신 걸로 보아서는 무의식적으로 그러시는 것일지도 몰랐다.

 

 

 "그럼,좋은 저녁되시길."

 

 

 덜컥- 쾅!

 

 

 나는 그분이 혼자서 생각하시게 부리나케 인사를 하고는 문을 뛰쳐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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