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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현대물
더 기븐(The Given)
작가 : 풍령인
작품등록일 : 2016.7.7
더 기븐(The Given) 더보기

작품안내
http://www.storyya.com/bbs/b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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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 더보기 첫회보기

풍령인 작가의 더 기븐은 꽤 오래 묵은 작품이다.
작가가 영국 유학시절 축구에 눈을 뜨게 되면서 적게 된 이 이야기는
당시 수많은 독자들이 열광했던 “축구이야기”라는 소설과
같은 시기 같이 주목받았던 소설이며,
이제야 그 첫 번째 이야기가 선을 보이게 된 것이다.
세계를 무대로 둥근 공 하나, 꿈을 향한 열정으로 잔디장을
누빈 젊은 청춘들의 성장 이야기.

 
5 화
작성일 : 16-07-07 15:11     조회 : 574     추천 : 0     분량 : 4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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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후우!’

 솔직히 화가 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성격 같아서는 축구화 신은 그대로 얼굴에 하이킥 먹이지 않은 게 용했다.

 하지만 그의 말대로 교장이 보고 있고, 그 순간 그는 징계 정도로 끝나지 않는다.

 ‘진정하자.’

 화로 끓는 속을 달래며 옆을 보았다. 그의 후위에서 태엽이 따라 붙었다. 이미 공을 주고 달렸기 때문에 거리도, 속력도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

 물론 달리면 지후가 훨씬 빠르겠지만 지금은 엇비슷했다.

 ‘잘 받아라!’

 머릿속으로 운동장이 그려지며 그를 막아서는 수비수의 위치가 또렷이 보였다.

 그것은 체스와도 장기와도 같은 느낌이었다. 자신의 나이트가, 자신의 포가 어디로 움직이면 상대가 어떻게 움직일 지 예상되는 경기였다.

 짜여진 시나리오와 각본대로, 그는 연기하는 배우와 같이 움직이면 되는 것이다.

 툭!

 가볍게 아래를 찍은 공이 위로 붕 떴다. 떴지만 느린 속도는 아니었다. 멀리 있다면 스틸이 가능하겠지만 그와 상대 수비의 거리는 고작 4, 5m 정도.

 감이 좋은 수비수라면 어찌 공의 방향을 틀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고작 중학교 3학년에게 그것을 바라는 건 무리다.

 어, 하는 사이에 공은 빠져나갔고 그대로 태엽에게 연결됐다.

 골대와 7m 정도. 적절한 타이밍, 적당한 회전. 모든 것이 종합된, 절로 입이 벌어지는 패스.

 골을 위한 패스였다.

 “땡큐!”

 굳이 자신이 넣지 않고 미뤄 준 것에 대해 태엽이 다가와 지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뭘, 잘 했다.”

 덤덤하게 칭찬하는 지후.

 “지가 다 주고 나서 칭찬하네. 키킥! 너 2대 0 스코어 깨졌다? 그러고 보니까?”

 “어. 오늘 박살내려고.”

 “열 받았냐?”

 태엽의 질문에 지후는 말없이 센터 라인에 가서 섰다. 태엽은 그의 모습에 피식 웃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인 그이기에 지금 얼마나 지후가 화났는지 잘 알았다.

 그 후의 결과가 어떤지도.

 ‘오늘 3학년 개 발리겠네. 꼬시다. 케케케!’

 

 결과적으로 말해서, 3학년은 졌다.

 그것도 처참하게 발렸다.

 지후가 2골 3도움을 했고 태엽이 2골,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넣었다.

 반칙 이후 3학년이 공을 잡은 시간은 극히 적었으며 가장 돋보인 것은 단연 윤지후였다. 모든 골에 관여했고 공격과 수비의 시작이 그에게서 비롯됐으니까.

 영화라면 한 편의 그림 같은 영화였다.

 질주하던 영웅이 마왕의 계략에 넘어지고, 굴하지 않고 끝내 마왕을 무너뜨린…….

 그리고 당연한 소리랄까 1학년 4반은 완전히 윤지후 찬양 분위기였다. 평소에도 인기가 많았지만 지금은 다른 반까지 와서 그를 구경하고 갈 정도였다.

 덕분에 하교 시간이 늦어졌지만 지후도, 태엽도 신경 쓰지 않았다.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

 “역시 네 놈은 난 놈이다. 축구부 들어갔으면 완전 쩔었을 텐데. 지금이라도 전학 가지 그래?”

 태엽의 질문에 지후는 고개를 저었다.

 “야, 오늘 상대가 선수도 아니고 고작 중학생이어서 이겼지, 고딩만 되어도 우리가 못 이겼지.”

 “아닐 것 같은데…….”

 “그리고 선수 생활이 얼마나 힘든데. 내가 아는 동생이 선수라서 그런가……. 아, 아주 죽겠더라. 애를 잡던데?”

 “그래? 그렇게 힘드냐?”

 “어. 새벽부터……. 에휴.”

 지후는 머릿속에 자신을 볼 때마다 투정을 부리는 동생을 떠올렸다. 그래도 자질은 있어서 조금씩 두각을 보이는 동생. 하지만 훈련이 힘든 것은 언제나 똑같다.

 “야, 그래도 진지하게 생각해 봐. 내가 아는 축구부 형들도 너만큼 못 하더라.”

 축구에 관심 많은 태엽은 언제나 K-리그를 비롯한 각종 해외 리그를 찾으며 유망주가 누구니 전략과 전술은 어땠느니 하며 지후에게 썰을 풀어놓곤 했다.

 축구를 태엽만큼 좋아하진 않아도 ‘관심은 있는 편’ 에 속하는 지후도 곧잘 듣곤 했다.

 “내가 축구부 감독님 소개시켜 줄까? 우리 아빠랑 아는 사이인데.”

 초1 때부터 같이 축구로 우정을 다진 태엽. 장난기도 많고 품위 떨어지는 짓도 많았지만 지금은 정말 진지했다.

 “됐다, 임마. 내 실력이 얼마나 된다고…….”

 “야, 야! 아니라니까! 내가 누누이 말했잖아! 너 지금 라 리가나 세리에 A 유스 팀에도 너랑 비교할 사람 별로 없다니까? 유연성 좋지, 순간 가속 좋지, 탄력성 좋지……. 아오! 내가 네 몸이었으면 당장 브라질로 유학을 갔어! 브라질로!”

 태엽이 정말 답답한 듯 가슴을 쳤다. 하지만 지후는 여전히 시큰둥했다.

 “축구는 재밌는데…… 이걸로 인생 걸기엔 너무…….”

 지후의 말에 태엽이 화난 얼굴로 멈춰 섰다.

 “야. 너 만날 그런 말 하는데. 오늘 재미없었어? 솔직히.”

 “…….”

 지후도 멈춰서 태엽을 보았다. 정말 화난 듯 얼굴에는 사나운 기색까지 보였다.

 “조금……. 그다지는 아니고.”

 “아, 미치겠네. 그건 네가 만날 보잘 것 없는 애들이랑 하니까 그런 거야! 하다못해 축구부 정도는 되어야 어디 할 맛이 나지! 너는 유딩이랑 축구하면 재미있겠냐!”

 “…….”

 태엽의 말발에 지후는 슬며시 혹하는 걸 느꼈다.

 확실히 평소의 축구는 재미가 없었다. 가볍게 다리만 슬쩍 흘려 짚어도 제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가속에 들어가면 따라오는 애들은 반에 겨우 1명? 그런 애들도 자신을 제치지는 못 했다. 공을 뺏는 건 생각도 못 한다.

 그래서 축구가 재미없었던 건가. 생각해 보니 그럴 듯 했다.

 어른이 유치원생이랑 축구하면 재미가 있겠나. 봐 주느라고 진땀만 빼지.

 “그러니까 한 번 만나 보라고!”

 “알았으니까 좀 조용히 좀 말해라. 쪽팔리지도 않냐.”

 지후의 말에 태엽은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 옆을 보았다. 옆 학교 애들이 그들을 보며 낄낄대며 지나갔다.

 “에이, 쪽팔리게. 어쨌든 너 약속한 거다? 이번 주 주말에 말 바꾸면 진짜 죽는다, 너!”

 “아, 알았다고!”

 

 

 

 2000. 5. 30.

 대한민국, 서울

 

 

 삐이이……! 삐이이……!

 그네가 작게 앞뒤로 움직였다. 그네에 탄 소녀는 발을 동동 구르며 그 앞에서 공을 가지고 노는 지후의 관심을 끌려 노력했다.

 “오빠.”

 “왜.”

 “내가 좋아, 축구공이 좋아?”

 “축구공!”

 지후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이씨! 그러기야!”

 “뭐가.”

 지후는 여전히 무성의하게 대꾸했다. 정이 떨어질 법도 하지만 이것이 나름대로의 애정 표현 방식이라는 것을 알기에 소녀는 뭐라 하지 않았다.

 소녀는 잠시 고민하다가 질문을 바꿨다.

 “그러면 축구가 좋아, 내가 좋아?”

 “니가 좋다.”

 이번에도 망설임은 없었다. 그제야 소녀의 얼굴이 활짝 피었다. 하지만 곧 미간을 좁혔다. 뭐가 맘에 들지 않는 걸까?

 “축구보다 내가 좋은 데 왜 내가 공보다 아래야!”

 “너는 가지고 놀 수 없잖아.”

 “…….”

 지후의 말에 소녀의 얼굴이 빨갛게 물들었다.

 “너 무슨 생각하는 거냐? 어린 것이.”

 통!

 공이 가볍게 튀어 올라 소녀의 머리를 통, 하며 치고 갔다. 소녀가 빨개진 얼굴로 도리도리 저었다.

 “안……. 안 했어!”

 “그래, 안 했겠지.”

 지후는 무릎으로 가볍게 공을 눌러 위로 튕겼다.

 “우와……. 그게 가능하네?”

 “불가능하진 않아.”

 불가능하진 않다. 그런데 현재 지후 나이 또래에서는 거의 불가능했다.

 “오빠, 하루에 몇 시간이나 공 가지고 놀아? 공부 안 해?”

 “글쎄……. 꽤 오래 하지?”

 “오빠네 엄마, 뭐라고 안 해?”

 “안 하시던데.”

 지후의 가족은 철저한 자기관리가 모토다. 어렸을 때부터 ‘네 인생을 책임지는 것은 너지, 부모가 아니다.’ 라는 말을 무수히 들어왔다. 때문에 시험 점수가 안 나와도 친구와 좀 싸우고 돌아가도 뭐라고 하지 않았다.

 예전에는 자신을 버린 자식인가 싶기도 했다.

 하지만 부당한 대우 앞에서 철저한 가림막이 되어주는 부모님의 모습에 그렇지 않구나, 라는 것을 느꼈다.

 그 후로 부모님의 말을 곰곰이 되씹었고 그 의미의 가치와 무거움을 알게 됐다.

 “오빠. 오빠는 나중에 축구 선수 할 거야?”

 “글쎄…….”

 지후는 축구 선수가 된 자신의 모습을 상상했다. 그다지 떠오르지는 않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축구는 지루했다.

 “오빠는 축구 선수하고 나는 가수하고. 어때?”

 “축구 선수는 됐어.”

 “왜! 멋있잖아! 뛰는 거! 슉슉 제치고!”

 소녀가 손을 이리 저리 움직이며 설명했다. 꽤나 귀여운 동작이었지만 지후는 영 시큰둥했다.

 “아직은 생각 없어.”

 “치이……. 오빠는 만날 그래. 대체 하고 싶은 게 뭔데?”

 “내가 하고 싶은 것? 글쎄, 뭘까?”

 지후는 그것이 궁금했다. 내가 하고 싶은 게 뭘까?

 “오빠는 나보다 못 하다! 베에! 나는 가수 되고 싶은 꿈이 확실한데!”

 소녀의 말에 지후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네.”

 지후의 수긍에 소녀는 입술을 삐죽였다.

 “그런 사람한테 내가 시집가야겠어? 어서 꿈을 정하라고!”

 “결혼은 거룩한 서약이야. 쉽게 내뱉을 말이 아니야.”

 지후는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지후의 손길을 느끼던 소녀는 입술을 삐죽였다. 그래도 손을 내치지 않았다.

 “치, 나도 안다!”

 “그래, 잘 알아야지. 이제 오빠는 가봐야겠다.”

 지후는 아파트 주차장에서 자신에게 손을 흔드는 부모님을 보며 말했다.

 “나중에 또 보자.”

 지후는 걸어가며 트래핑을 시작했다. 바닥이 불완전한 모래인데도 별로 어긋남이 없었다.

 얼마나 걸었을까 차에 가까이 왔을 때였다.

 “오빠!”

 “……?”

 “마음 정하면……! 나한테 제일 먼저! 알려 줘야 해!”

 소녀의 말에 지후는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그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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