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
 1  2  3  4  5  >>
 
작가연재 > 현대물
더 기븐(The Given)
작가 : 풍령인
작품등록일 : 2016.7.7
더 기븐(The Given) 더보기

작품안내
http://www.storyya.com/bbs/boa...
>

이 작품 더보기 첫회보기

풍령인 작가의 더 기븐은 꽤 오래 묵은 작품이다.
작가가 영국 유학시절 축구에 눈을 뜨게 되면서 적게 된 이 이야기는
당시 수많은 독자들이 열광했던 “축구이야기”라는 소설과
같은 시기 같이 주목받았던 소설이며,
이제야 그 첫 번째 이야기가 선을 보이게 된 것이다.
세계를 무대로 둥근 공 하나, 꿈을 향한 열정으로 잔디장을
누빈 젊은 청춘들의 성장 이야기.

 
4 화
작성일 : 16-07-07 15:11     조회 : 524     추천 : 0     분량 : 5078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태엽은 어안이 벙벙해서 그냥 공을 툭 밀어줬고, 지후는 준비 동작 없이 그대로 왼발을 강하게 디뎌 밀어 찼다.

 쾅!

 가히 대포알 슛이 이런 것일까. 그가 찬 공은 중학생이 찬 것 답지 않게 유선형으로 휘는 것도 아닌, 직선으로 골대를 향했다.

 “어어!”

 가까이에 있던 3학년 공격수가 당황한 표정으로 뒤돌았다.

 산남중학교의 운동장 길이는 가로 75m 정도. 센터서클에서 골라인까지의 길이는 대략 32m 내외가 된다.

 현재 지후의 정확한 킥의 시속은 알 수 없지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30m 정도는 2초 안에 골까지 도달한다.

 출렁!

 “…….”

 모두들 어이가 없는 골에 잠시간 골망이 흔들리는 것을 보고만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비명 같은 환호가 터져 나왔다.

 “우와아아아!”

 “우와아아악! 윤지후! 윤지후!”

 같은 반 애들은 말할 것도 없었고, 지후의 실력을 알든 모르든 대부분의 여학생들은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아, 씨발…….”

 하지만 모두가 좋아하는 것은 아니었다. 바로 면전에서 농락당한 3학년 공격수의 얼굴은 강판에 갈린 토마토처럼 구겨졌다.

 “미친 놈, 그걸 성공시키냐? 으케헤헷!”

 “운이 좋았지.”

 골을 성공시키고 여유롭게 나누는 대화가 귀에 거슬렸던 3학년 공격수는 으르렁거리며 말했다.

 “쪼개지 마라, 새끼야.”

 “…….”

 태엽은 당장 입을 다물었고, 지후는 가만히 서서 3학년을 보았다. 불길한 느낌이 머리에 스쳤다.

 ‘좋지 않은데…….’

 언제부터인가 불길한 느낌이나 예감이 들면 틀림없이 들어맞았다. 신기가 있는 것도 아닌데 그가 안 좋다고 하면 대부분 결과는 좋지 않게 나왔다. 수준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근데 언제부터 내가 그렇게 잘 맞췄지?’

 언제부터인가였다. 그때부터 그는 무언가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 있었고, 그대로 하면 적어도 손해 보지는 않았다. 그런데 그것이…….

 삐익!

 다시 한 번 선생의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경기가 시작됐다. 아직은 1대 0. 집중해야 할 때다.

 하지만 지후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의문.

 ‘대체 언제부터……’

 왠지 기억해야 할 것 같았다. 그렇지 않으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았다.

 지후가 경기에 집중하지 않자 그게 거슬린 3학년이 다가와 낮게 으르렁댔다.

 “이 쌍놈아, 똑바로 안 해?”

 “……큭!”

 옆으로 스쳐가면서 발을 밟아버린 것이다. 선생도 공을 쫓고 있었기에 본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똑바로 해라.”

 3학년은 그렇게 말하고 떠났다.

 ‘이게 불길한 느낌인 건가? 이 정도로 끝나면 좋겠는데…….’

 불행히도 그럴 것 같지는 않았다.

 

 

 

 3학년 공격수는 체격으로 1학년을 밀어붙였다. 대부분 키가 이제 갓 160이나 165에 도달한 1학년들은 체격으로 열세였다. 애초에 몸으로 버틸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

 간신히 골을 막은 키퍼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어디 줄 데가 없다. 수비수들 근처에는 어김없이 3학년이 어슬렁대고 있었으니까.

 그 때 멀리서 지후가 손을 흔들었다. 키퍼는 모르겠다 싶어서 그대로 공을 질렀다.

 공은 비교적 정확하게 지후를 향해서 왔다. 조금 비틀어지긴 했어도 크게는 아니었다.

 공을 보며 조금씩 뒤로 물러나고 있을 때였다.

 “받게 놔둘 것 같으냐?”

 귀에서 들리는 나지막한 소리에 지후의 얼굴이 찌푸려졌다. 하지만 신경 끄고 슬쩍 몸을 옆으로 틀었다.

 작은 동작이었지만 순간적으로 3학년의 시선이 가려졌다.

 순간이지만 결과는 컸다.

 지후는 그대로 허벅지로 공을 받아 부드럽게 땅에 놓고 힐 패스 주듯 뒤로 찔렀다.

 지후의 루트를 막고 선 3학년의 가랑이로 공이 쏙 들어갔다.

 자연스럽게 시선이 공을 쫓은 그 짧은 시간.

 0.5초도 안 되는 사이에 지후는 뒤로 돌아 가속을 시작했다.

 앞 발바닥이 땅을 디디고, 아킬레스건이 당겨지며, 근육이 급격히 압축되었다.

 그리고 폭발하는 가속!

 공중 볼을 처리하고, 뒤로 흘리고 돌아 가속하는 데까지 기술한 것은 길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1초 안에 이루어졌다.

 “이, 이런 씨바……!”

 뒤에서 3학년이 욕을 하며 뒤쫓았지만 개의치 않았다. 50m를 6.59에 끊는 지후는 이미 4m 이상 앞선 후였다.

 툭!

 발등에 걸리는 공의 감촉이 선명했다. 그리고 더불어 느껴지는 초감각이라 할 지각.

 시야가 넓어지며 그를 향해 오는 수비수들이 보였다.

 고작 해야 4명.

 5명 넘게 센터라인을 넘어 가 있었다.

 풀백이라 불러야 할 그들은 지후가 오자 우왕좌왕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모습이 눈에 선했다.

 -15m

 -10m

 -6m

 머릿속으로 수비수와 자신의 거리가 그려졌다. 발을 들어 슬쩍 옆으로 공을 밀었다.

 톡 찬 것 같은데 공은 쭉 하고 멀어졌다.

 3학년 수비들도 그에게 다가왔기 때문에 공을 찬 이후에 거리는 1미터도 남지 않았다.

 “어!”

 그렇다. 어, 하는 순간이다.

 지후는 속도를 죽이지 않았고, 그대로 수비수를 제쳤다. 사이드 백들은 이미 안중에도 없었다.

 “야! 야!”

 골키퍼가 놀라서 소리치지만, 알 게 뭔가.

 지후는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골대가 가까웠음에도 말이다. 그 모습에 포기했던 키퍼가 나왔다. 키퍼 차징을 노리는 걸까?

 하지만 그것은 광대의 재롱에 지나지 않았다. 우스꽝스럽게 조롱당하고 죽는 투우사의 황소였다.

 키퍼는 나왔지만 지후는 그를 발끝하나 대지 않았다.

 속도 그대로 공에 왼발을 대고, 오른발을 가볍게 밀어주며, 왼발로 공을 흘렸다.

 지네르타 지담의 특기인 마르세유 턴이었다.

 툭!

 키퍼를 제친 지후는 가볍게 골 앞에 서서 뒤꿈치로 공을 툭 밀어 찼다. 시작과 끝을 이어주는 수미상관이 이러할까.

 한 편의 아름다운 행위 예술 같은 지후의 플레이에 1학년들은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분위기는 이제 1-4 대 3-11의 대결이 아닌, 1학년 대 3학년의 구조였다.

 다시 한 번 굴욕적인 골을 먹은 후 3학년 공격수는 분에 타는 눈으로 지후를 보며 중얼거렸다.

 “이 씨발 새끼……. 죽인다…….”

 삑!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공을 받은 공격수. 뒤로 흘리지 않고 그대로 지후에게 돌진했다.

 ‘공 넘겨주려고?’

 지후는 중앙 공격수 및 공격형 미드필더지만 수비를 못하는 게 아니다.

 ‘오른쪽이네.’

 지금 같은 경우는 더 그렇다. 뭔지 모를 느낌이 오는데, 그 경우에는 늘 들어맞았다.

 슬쩍 오른발을 옆으로 빼면서 자세를 낮췄다. 아까 그가 한 것처럼 가랑이 사이로 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타이밍이 적절하게 이렇게 펼치면 대부분의 공을 막을 수 있다. 타이밍이 좋지 않다면 옆으로 돌아갈 것이고, 아니면 멈춰서 버릴 것이지만…….

 빡!

 “악!”

 

 

 

 삐익!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경기가 멈췄다.

 “뭐야, 일부러 밟은 거야?”

 “중3이 쪽팔리지도 않나? 와…….”

 사람들이 웅성대는 소리가 운동장 가운데까지 들릴 정도였다.

 심판을 맡은 체육 선생이 화난 얼굴로 달려왔다.

 “이재민! 너 뭐하는 짓이야!”

 “실수였습니다.”

 지후의 발을 밟은 이재민은 태연한 얼굴로 그렇게 말했다.

 “고의였잖아!”

 “실수입니다. 발을 헛디뎠는데 재수가 없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이재민은 깔끔하게 고개를 숙였다. 가식적인 태가 많이 났지만 일단 고개를 숙이니 체육선생도 어찌할 수 없었다.

 “지후야, 괜찮니?”

 지후는 그의 담임이 체육 선생에게 안부를 부탁할 만큼 각별히 신경 쓰던 학생이었다. 처음에는 조금 별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학생인 것이다.

 지후의 플레이는 무언가 특별했다.

 지후의 플레이는 심장을 뛰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

 지금 이 순간 그 플레이에 찬물이 끼얹힌 것이다.

 “크으……. 예에…….”

 지후는 어금니를 꽉 깨물며 대답했다. 자신을 조롱어린 눈으로 보는 저 엿 먹을 놈을 두고 약한 척 하기는 싫었다.

 “교체하는 게 좋겠다. 교체할래?”

 “아니요. 그냥 할래요. 파스 좀 뿌리고 올게요.”

 지후는 최대한 시간을 끌기 위해 절뚝거리며 그의 반으로 향했다.

 지후의 모습에 학생들은 더더욱 웅성대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재민이 뒤에서 신경 써주는 척 하며 다가오자 소리는 쏙 들어갔다.

 “괜찮으냐? 병신아?”

 앞의 소리는 컸지만 뒤의 소리는 작았다. 지후에게만 겨우 들릴 만큼.

 지후는 욕을 듣고도 활짝 웃으며 말했다.

 “예, 병신도 못 막는 머저리가 밟을 밟았는데 부러뜨리지도 못했네요. 아깝게.”

 지후의 대답에 이재민의 얼굴이 사납게 일그러졌다. 하지만 지후의 담임이 다가와 어떻게 하진 못했다.

 “너……. 조심해라.”

 “풋…….”

 지후는 실소를 머금고는 파스를 뿌렸다.

 “괜찮으냐? 교체하지 그래?”

 “괜찮아요. 그냥 할래요.”

 지후는 그렇게 말하며 다리를 풀었다. 통증이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뭔가 위험을 느낀 순간 다리를 뒤로 뺏기에 제대로 밟히지는 않았다. 천만 다행이었다.

 “정 그렇다면 그렇게 해라. 하지만 아파 보이면 선생 권한으로 바꿀 거다.”

 “예.”

 지후는 고개를 끄덕인 후 다시 운동장으로 달려갔다.

 “우와아아아!”

 “윤지후! 윤지후!”

 흔들림 없는 그 모습에 학생들이 열광했다. 그것은 열광주의와 비슷했다. 학교의 폭군 이재민을 상대하는 고귀한 영웅. 그렇기에 그를 향하는 환호가 깊은 게 아닐까.

 한 순간에 영웅을 상처 낸 마왕이 된 이재민. 인상이 더 일그러졌다.

 윤지후는 자신이 쓰러졌던 곳으로 가서 공을 밟았다. 그리고 심판을 보았다.

 삐익!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게임이 재개됐다.

 툭!

 가벼운 힐패스로 공을 건넨 지후. 눈앞에서 얼쩡대는 재민에게 말을 걸었다.

 “안 와요?”

 “뭐야?”

 당장이라도 칠 것 같은 그 기세에 지후는 고개를 으쓱했다.

 “교장 있는데 치려고요? 깡도 좋네?”

 이재민은 화로 붉어진 얼굴을 한 채 입술을 깨물었다. 만일 교장이 있는데 폭력 사태를 다시 벌이면 천하의 이재민이라고 해도 끝장이었다.

 “병신.”

 지후는 그렇게 욕을 뱉고는 멀어져 갔다.

 “이런 씨발 놈이……!”

 이재민이 욕을 하며 뒤쫓아 가려 할 때였다.

 “재민아!”

 누군가 그를 불렀다.

 뭐야, 하면서 인상 팍 쓰고 뒤를 보니 공이 지나갔다.

 “어, 어?”

 윤지후에게 화내느라 공에 신경도 못 쓴 것이었다. 하지만 지후는 달랐고 공을 캐치했다. 바로 앞에서.

 “씨, 씨발!”

 이재민이 화를 내며 달리기 시작했지만 이미 늦은 때였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0 20 화 2016 / 7 / 15 438 0 7993   
19 19 화 2016 / 7 / 15 523 0 5069   
18 18 화 2016 / 7 / 15 460 0 5012   
17 17 화 2016 / 7 / 15 438 0 8166   
16 16 화 2016 / 7 / 15 447 0 5167   
15 15 화 2016 / 7 / 12 512 0 4102   
14 14 화 2016 / 7 / 12 638 0 7196   
13 13 화 2016 / 7 / 12 553 0 4181   
12 12 화 2016 / 7 / 12 493 0 5030   
11 11 화 2016 / 7 / 12 670 0 10343   
10 10 화 2016 / 7 / 7 592 0 3168   
9 9 화 2016 / 7 / 7 784 0 5527   
8 8 화 2016 / 7 / 7 644 0 4403   
7 7 화 2016 / 7 / 7 674 0 4386   
6 6 화 2016 / 7 / 7 541 0 4334   
5 5 화 2016 / 7 / 7 576 0 4666   
4 4 화 2016 / 7 / 7 525 0 5078   
3 3 화 2016 / 7 / 7 508 0 3685   
2 2 화 2016 / 7 / 7 522 0 4677   
1 1 화 2016 / 7 / 7 734 0 4518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삼국지 디버스
풍령인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