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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막내 후궁의 자립기
작가 : 오렌지사파이어
작품등록일 : 2018.5.2

[성장물]/[육아물]/[로코물]/[동안 여주]/[순진 여주]

여자의 결혼 적령기는 과연 언제일까.


평민들은 대충 20대 초반에서 중반 사이에 결혼하지만 귀족은 어린 나이에 미리 약혼을 해두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고 한다. 그러니 왕족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레나테 공주의 나이가 이제 열넷이니 파네스 제국 황제 폐하의 후궁으로 가도록 하라는 국왕 전하의 명이십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 나이에 벌써 결혼하는 건 이른 거 아닐까. 올해 갓 14살이 된 레나테는 시종의 전언을 듣고 멍하니 생각했다.


원래 연재했던 막내 후궁의 자립기 리메이크작입니다. 표지는 레이에린 님께서 그려주셨습니다.

 
프롤로그
작성일 : 18-05-02 19:28     조회 : 387     추천 : 0     분량 : 47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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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의 결혼 적령기는 과연 언제일까.

 

 평민들은 대충 20대 초반에서 중반 사이에 결혼하지만 귀족은 어린 나이에 미리 약혼을 해두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고 한다. 그러니 왕족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레나테 공주의 나이가 이제 열넷이니 파네스 제국 황제 폐하의 후궁으로 가도록 하라는 국왕 전하의 명이십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 나이에 벌써 결혼하는 건 이른 거 아닐까. 올해 갓 14살이 된 레나테는 시종의 전언을 듣고 멍하니 생각했다.

 

 

 

 

 에드나 왕국은 대륙의 동쪽에 있는 소국이다. 크기는 그야말로 다른 왕국의 중간 크기 영지 수준에 군사력도 보잘것없고 있는 거라고는 천이나 가죽 같은 특산물 정도. 꽤 질 좋은 천을 생산하기 때문에 경제력은 괜찮지만 동서남북 모두 다른 강국들에 둘러싸여 왕국이라는 이름을 유지하기는커녕 언제 정복당할까 염려해야 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강국끼리 국경을 맞대는 것보다는 에드나 정도의 소국이 중간에 끼어 있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한 건지, 에드나를 얻으려고 전쟁을 벌이는 위험을 주변 왕국들이 감수하지는 않은 덕분에 에드나는 왕국이라는 이름을 계속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런 에드나 왕국의 국왕 파이든 란셀 에드나 국왕은 소국의 왕이지만 노련한 정치로 나라를 보살피고 산업을 장려하며 무역을 활성화해 에드나를 발전시켰고, 법적으로 후궁을 둘 수 있음에도 자애롭고 아름다운 왕비를 너무나 사랑하기에 외의 후궁은 한 명도 두지 않았고, 영리한 왕자와 예쁜 공주를 하나씩 낳고 평온한 가정을 꾸렸다. 그야말로 모범적인 국왕으로서 국민에게 자부심을 선사하는 명군이다.

 

 -라고 다들 생각하려고 한다. 그러려고 한다. 하지만 그런 그들 나름대로의 필사적인 시도 따위, 레나테라는 살아 있는 증거 앞에서는 모두 부질없는 짓이 되어버린다.

 

 

 

 “이게 말이나 되는 건가요? 엄연히 국왕 전하의 소생인 공주님을 어떻게 이런 초라한 마차에 태워 보내다니, 어쩜, 겉치레조차 할 줄 모르는 멍청한 인간들!”

 

 레나테는 옆에서 짚인형을 들고 못으로 콱콱 찔러대며 화를 내는 유모 레베카를 곁눈질하다가 그냥 말리기를 포기했다. 레베카는 화가 나면 짚인형을 들고 못을 박으며 저주를 하는 버릇이 있다. 10년을 그녀와 함께 자란 레나테는 별로 신경쓰지 않지만 다른 사람들 눈에는 이상해 보인다고 어지간하면 밖에서는 안 하건만, 그것도 잊어버릴 만큼 화가 난 모양이었다.

 

 ‘···피곤해...’

 

 난생 처음 타본 마차는 쿠션은 딱딱하고 앉아 있어도 자꾸 흔들려서 속이 울렁거렸다. 멀미라고 했던가, 당장이라도 토할 것 같은데 마부는 전혀 멈춰줄 생각도 없어 보여서 그냥 창문에 머리를 기대보려고 했지만 자꾸 머리가 부딪혀서 그리 편하지도 않았다. 결국 레나테는 그리 넓지 않은 마차의 한 측을 통째로 차지하고 누웠다. 그제야 좀 속이 편해지자 레나테는 신발을 벗은 뒤 눈을 감고 몸을 웅크렸다. 제국의 후궁으로 가라고 통보받은 일주일 전부터 그 전과 달리 질이 좋은 옷을 입게 되었지만 익숙하지 않은 긴 드레스와 작은 키를 무마하려는 듯 신긴 굽이 높은 구두는 아무래도 불편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떠날 준비를 해서 그런 걸까, 흔들리는 와중에도 머리를 대자 순식간에 잠이 오기 시작했다. 조금씩 졸면서도 레나테는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어렴풋이 생각을 해보았다.

 

 제국은 과연 어떤 곳일까. 대륙의 유일한 제국인 파네스 제국은 레베카의 말로는 굉장히 문물이 발달한 곳일 거라고 했다. 여기에서는 볼 수 없는 커다란 거리와 수많은 사람들, 그리고 대륙 여기저기서 온갖 볼거리가 모여드는 곳이라고.

 

 하지만 그런 레베카도 레나테를 그곳 황제의 후궁으로 보내려는 국왕에게는 분노했다. 황제는 황후는 뽑지 않았지만 후궁은 벌써 10명이고, 그것도 제국 명문가나 강대국에서 시집을 온 여자들이 많은데 그런 곳에 레나테를 보내면 어떻게 하려는 거냐고. 보내야 한다면 성인인 비앙카 공주를 보내야지 어떻게 아직 성인이 되기 한참이나 남은 레나테를 보내느냐고.

 

 그래도 어쩔 수 없다고 레나테는 생각한다. 황후도 아니고 11번째 후궁으로 가는 자리라면 그리 좋은 조건은 아닐 텐데, 비앙카 공주를 그런 험한 곳에 보내고 싶지 않을 테니 당연히 레나테를 보낸 것이다. 아무리 어리다지만 그런 걸 모를 정도로 철부지는 아니다. 그렇게 자랄 수도 없었다.

 

 

 

 올해로 14살인 에드나 왕실의 천덕꾸러기 공주 레나테의 어머니 앨리샤는 왕궁에서 일하는 하녀였다고 한다. 원래는 일가친척 없는 고아로, 고아원을 나와서 하녀로 일하다가 워낙 일을 잘해서 운 좋게 왕궁에서 일할 수 있었다고.

 

 하지만 앨리샤에게는 불행하게도 시기가 나빴다. 당시 국왕과 왕비 사이에 불화가 있었는데, 아들 하나와 딸 하나로 충분하다는 왕비와 아이를 더 원했던 국왕이 냉전을 벌였던 것이다. 작지만 그래도 왕국이라고 대신들은 거기서 왕비를 폐위시키라는 요구를 해왔고, 부인과의 불화도 힘든데 신하들까지 끼어들자 화가 머리끝까지 난 국왕은 침전에서 술을 마시다가 마침 불을 지피러 들어왔던 하녀-앨리샤에게 손을 대고 만 것이었다.

 

 앨리샤는 급히 도망쳐서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행동하려 했으나 뒤처리를 맡은 시종장은 그녀를 기억하고 있었다. 앨리샤의 배가 점점 불러오자 시종장이 앨리샤를 국왕에게 데려갔고, 앨리샤는 얼결에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후궁이 되어 별궁에, 레나테가 태어난 곳에 유폐되고 말았다. 그리고 나서 레나테를 낳은 뒤 몇 년 있다가 세상을 떠났고.

 

 

 레나테는 태어났을 때부터 환영받지 못했다. 앨리샤가 낳은 딸을 자기 자식으로 인정은 하되 보려고도 하지 않던 국왕은 딸의 이름도 지어주지 않아 글을 읽을 줄 모르던 앨리샤 대신 유모였던 레베카가 역사서나 성경에 나오는 이름들을 뒤진 끝에 둘이서 몇 개를 골라서 지었다. 혹시라도 딸의 이름을 가지고 트집을 잡힐까 염려한 앨리샤가 가장 아름다운 공주도, 가장 사랑받았던 왕비도, 가장 현명했던 여왕의 이름도 전부 피해서 짓느라 레나테가 이름을 얻은 건 그녀가 태어난 뒤 한 달이나 지나서였다. 그러나 레나테가 태어나자 앨리샤는 더더욱 사람들에게 미움받았고, 결국 마음고생 끝에 병을 얻어 레나테가 4살이 되고 얼마 뒤 세상을 떠났다.

 

 레나테는 어머니를 기억하지 못하지만 때때로 레베카의 목소리가 아닌 다른 목소리가 그녀의 이름을 부르는 걸 떠올리기도 한다. 그게 어머니가 아닐까 어렴풋이 생각하지만 후궁이 되어 절차상 그렸다는 초상화 외에는 어머니를 떠올릴 만한 것이 없었다. 애초부터 앨리샤는 별로 가진 물건이 없었고, 별궁에 배정된 예산은 너무나 적어 조금이라도 값나가는 건 다 돈이 모자라서 팔아야 했으므로.

 

 

 

 “···유모, 얼마나 더 가야 돼?”

 

 마차가 크게 흔들리자 잠에서 깬 레나테는 눈을 반쯤 뜨고 레베카에게 물었다. 짚인형에 못을 박던 레베카는 레나테의 물음에 바깥을 살짝 보고는 대답했다.

 

 “이제 거의 다 왔네요. 저기가 마법사 길드에요.”

 “마법사 길드?”

 “네. 저기서 텔레포트를 해서 제국으로 갈 거래요.”

 “유모는 텔레포트 해봤어?”

 “아뇨, 에드나에는 마법사 길드밖에 텔레포트 포털이 없거든요. 전부 마차로 이동했어요.”

 “그럼 이제 텔레포트해?”

 “네.”

 

 레베카의 말을 들은 레나테는 안도했다. 타고 오는 내내 흔들리는 마차를 타서일까 등도 허리도 엉덩이도 아팠다. 동화책에서는 마차를 타고 가면 아주 편하다고 했는데 이 마차는 굉장히 불편했다. 다른 마차도 그럴까 싶지만 레베카가 초라한 마차라고 화를 낸 걸 보면 이 마차가 이상한 걸지도 모른다.

 

 “근데 유모, 후궁에 가면 돈은 많이 나올까?”

 “글쎄요... 후궁이 11명이나 되니 많이 주진 않을지도 모르지만 어느 정도는 나올 거에요.”

 “그럼 시녀랑 하녀도 있을까?”

 “정상적으로 돌아간다면 있을 거에요.”

 “있음 좋겠다. 원래 궁에는 시녀랑 하녀 있는 거라며.”

 

 미움받는 공주여서 그런 건지 레나테의 별궁에 주는 예산은 턱없이 부족했다. 고급 인력인 시녀는 그렇다 쳐도 청소와 세탁을 맡을 하녀조차 둘 돈이 없고 요리사도 상주하지 않아 앨리샤가 살아 있을 때는 앨리샤가, 앨리샤가 죽고 나서는 귀족 출신에 유모인 레베카가 청소와 빨래, 요리를 도맡아서 해야 했고 레나테도 조금 나이가 들고 나서부터는 일을 도왔다. 정말로 말만 공주지 하녀나 마찬가지인 생활이었기에 제국의 후궁이 되어도 그 부분이 제일 걱정이었다.

 

 “만약 없으면 오늘은 다른 궁에서 요리를 받아서라도 저녁 먹고 내일부터는 방 두 개만 정해서 나머지는 잠가놓고 살아야죠. 그리고 공주님은 이제부터 일하시면 안 돼요. 후궁이 일을 하면 위엄이 안 선다고 비웃음당해요.”

 “그럼 유모가 일하는 동안 난 뭐해? 노는 것보다는 일하는 게 도움 되잖아.”

 “저 편하자고 공주님께 일을 시키면 원래 안 되는 거에요.”

 “그럼 귀족인 유모가 청소나 빨래를 하는 것도 원래는 안 되는 거 아냐?”

 “···세상에는 꼭 올바른 일만 있는 건 아니니까요.”

 

 때때로 레베카는 복잡한 표정으로 저런 씁쓸한 말을 하곤 한다. 이게 옳은 일이라고 책에다 그렇게 써놓으면서, 왜 세상에는 옳지 않은 일이 그렇게 많은 걸까. 레나테는 이해할 수 없었다.

 

 “걱정하지 마세요, 공주님. 에드나가 이상했던 거지 제국은 그렇지 않을 거에요. 시녀도 있고 하녀도 있고, 예산은 품위유지비도 나올 만큼 많을 거에요. 그럴 거에요.”

 

 자신의 불안을 덜어주려고 하는 말에 레나테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제국이 어떤 곳인지는 모르지만 아무리 힘든 곳이어도 에드나보다는 나을 것 같았다. 후궁이 11명이나 되는 걸 보면 황제도 레나테를 미워하거나 박대하지 않을 테니, 황제가 어떤 사람인지, 남편과 부인이 뭘 하는지는 잘 모르지만 알기만 하면 열심히 할 준비도 되어 있었다. 교육이라고는 글자 읽는 것과 산수, 그리고 레베카가 가르쳐준 기초 예법과 오기 전 일주일 동안 속성으로 배운 예법 약간밖에 받은 적이 없긴 하지만, 소국 출신의 공주인 레나테라면 후궁에서도 별로 사람들이 관심을 갖진 않을 테니 아마 괜찮을 것이다.

 

 

 

 
작가의 말
 

 전에 연재했던 막내 후궁의 자립기를 리메이크해서 돌아왔습니다. 기존에 선작등록해주셨던 독자분들께 공지가 없었던 점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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