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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노엘
작가 : 신상사
작품등록일 : 2016.9.7

신비한 카페 'L'
그곳에서 만나는 바리스타이자, 연금술사인 '노엘'과 이상존재들의 이야기.
그리고.. 노엘이 가지고 있는 지식의 보고 '현자의 돌'을 노리는 자들 나타는데..

 
3. 이상한 존재들
작성일 : 16-09-11 14:47     조회 : 389     추천 : 0     분량 : 5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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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어두운 집 안, 노엘은 꿈을 꾸고 있었다. 그것은 과거에 관한 단편적인 이야기들이었다. 고통 받으며 수련을 하던 시기, 전쟁터, 그리고 사랑하는 여자, 죽음과 같은 것들이 스쳐지나갔다.

 

  “하...하..”

 

  잠든 노엘은 한참이나 끙끙거리고 힘겹게 숨을 쉬었다.

 

  그의 꿈은 그 사이 막바지를 향해가고 있었다. 잡다하고, 두서없던 꿈속의 장면들이 일시에 정리 되더니 어두운 존재 하나가 그에게 묻고 있었다.

 

  ‘그건.. 어디에 있지..? 그 돌... 그 돌을 가지러 갈게..’

 

  노엘은 번뜩! 눈을 뜨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온몸에 소름이 돋은 채로. 숨을 고르는데 구토가 올라왔다. 화장실로 가서 변기통을 한참이나 붙잡던 그는 겨우 정신을 차리고 마법 크레용을 든 채로 카페로 향했다.

 

 ###

 

  “괜찮아..요?”

 

  다음 날 아침 지아가 노엘에게 물었다. 붉게 충열 된 눈과 피곤 섞인 모습이 영 걱정이 되었던 모양이었다. 노엘은 바 안에서 커피를 음미하는 중이었다. 그는 잔을 놓고 애써 웃으며 되물었다.

 

  “지아 씨는 괜찮아요?”

 

  “저요..? 저 왜요?”

 

  “내 상태도 별로지만.. 얼굴에 걱정이 가득해보여요.”

 

  “사실.. ”

 

  지아는 한숨을 쉬고 이어 말했다.

 

  “아침에 그 애들을 봤어요. 저번에 사장님이 나 구해줄 때 만났던 애들.”

 

  “그 똑똑한 친구들? 그래서 표정이 그랬군요.”

 

  “피했어요. 그 애들이 보이자마자 골목으로 도망가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어요. 벌써 일주일이 지났는데..”

 

  “그런 식이라면 일주일 가지곤 부족하죠.”

 

  “저도 그 생각을 했어요. 아주 오래 걸리겠구나. 어쩌면 내가 어른이 되어도 그 아이들과 닮은 사람만 봐도 도망을 치겠구나. 그래서 기분이 좋지 않아요. 나는 왜 그럴까..싶은 거죠. 나는... 여기에 내가 있으면 조금 특별해질 줄 알았는지도 몰라요. 그 애들을 세상에서 밀어낼 수 있을 것처럼 생각했는지도 모르죠.”

 

  노엘은 내린 커피를 컵에 담아 음미하고는 태연스럽게 말했다.

 

  “해결되는 건 없어요. 여기는 그냥 잠시 도망치는 곳이에요. 만약 내 힘으로 그걸 이겨내는 게 가능했다면, 이미 도와줬겠죠. 대부분의 문제는 스스로 해결해야만 해요.”

 

  “돌아갈 수 없겠죠?”

 

  “학교요?”

 

  “네.”

 

  “돌아갈 수 없는 건지, 돌아가고 싶지 않은 건지 본인에게 조금 솔직해질 필요가 있어요. 여기 있는 건 자유에요. 하지만 그게 지아 씨 문제를 해결하지 않아요.”

 

  “그렇죠..? 생각해봐야겠어요. 여기에서 쉬는 동안.”

 

  정적이 일었다. 매장은 한가했다. 오전의 햇살이 매장을 비집고 들어왔고, 지아에게는 나른함마저 일었다.

 

  그녀는 문뜩 생각이 났는지 노엘을 향해 말했다.

 

  “한가하니까 커피 알려주면 안 돼요?”

 

  “만드는 거요?”

 

  “네, 배우고 싶어요.”

 

  “저걸 뽑아서 잡아 봐요.”

 

  노엘이 커피머신에 장착 된 필터포트를 가리켰다. 지아는 그것을 뽑아 들었다. 그러자 노엘이 그녀의 뒤로 다가와 손과 필터포트를 동시에 감싸듯 잡았다. 지아의 등 뒤로 노엘의 가슴이 밀착 되었다.

 

  “이 포트에 원두가 평평히 담겨야 한다고 생각하면 되요.”

 

  노엘은 글라인더를 작동 시켜 포트에 원두를 담았다. 딸깍. 딸깍. 소리가 울렸지만 지아의 귀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그저 얼굴만 붉게 상기될 뿐이었다.

 

  “그리고 그 전에 해줄 말이 있는데.”

 

  노엘이 행동을 천천히 하며 말했다.

 

  “뭔.. 뭔데요?”

 

  “원래 커피가 악마의 음료라고 해서 처음에 배척을 당했데요. 그러다가 커피 향을 좋아했던 교황이 생겨나면서 유럽에서 대중화가 시작된 거라고 하네요.”

 

  “그래요?”

 

  “네, 그러니까 오랜 번영을 이루는 문화는 대부분 배척과 비난을 이겨 낸 후에 시작 된다는 거죠.”

 

  지아가 무슨 말인가 싶어 고개를 돌려 올려다보았다. 노엘의 얼굴이 가까이에 있었다. 그는 소리 없이 코로 바람을 뱉으며 웃었다.

 

  “그냥 지아 씨가 그 말을 가슴에 담아뒀음 해서요.”

 

  지아는 느릿하게 눈을 껌뻑였다. 처음 그를 만났을 때 생각이 났다.

 

 ###

 

  며칠 후, 노엘은 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었다. 매장은 지아에게 맡긴 상태였다. 어느덧 홀로 그녀를 카페에 남겨도 될 정도로 그들은 서로를 신뢰하고 있었다.

 

  “또 뭐가 필요하더라..”

 

  노엘은 중얼거리며 주스용 토마토와 레몬을 찾았다.

 

  물건을 모두 구입하고 계산을 한 후 밖으로 나왔다. 오후를 겨우 넘겼는데, 시간은 마치 곧 밤이라도 올 것처럼 어둑어둑 했다. 그는 하늘을 한 번 보고는 걸음을 움직였다.

 

  지나가는 길, 시장터가 가까운 길목에 과일을 파는 가판대를 보고 멈췄다.

 

  “아.. 여기가 더 싸네.”

 

  중얼거리며 물건을 만지작거리는 그때 뒤에서 싸한 기운이 느껴졌다. 노엘은 급히 고개를 돌렸다. 사람들이 즐비한 그곳에서 느껴지는 작고, 날카로운 시선. 허나 보이지 않았다. 모두 일반적인 사람들뿐이었다. 노엘은 고개를 들어보았다. 전봇대, 전신줄. 그곳에서 자신을 보는 존재를 발견했다.

 

  “까마귀..”

 

  까마귀 한 마리였다. 검고 윤기나는 깃털을 가진 까마귀 한 마리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노엘과 눈을 마주하는 중이었다.

 

  한참을 그렇게 서로를 응시했다. 까마귀는 이제 지겹다는 듯 하늘로 푸드득- 날아올랐다. 그와 동시에 보이지 않았던, 어디엔가 숨어 있었을 수십 마리의 까마귀가 해가 보이지 않는 하늘로 동시에 날아올랐다. 그들은 마치 하나의 몸이었던 것처럼 거대한 모습으로 멀어졌다.

 

 ###

 

  지아는 혼자 바를 지키고 있었다. 카페 안에는 마담과, 귀신이라는 아주머니만 있었다. 그때 꼬마도령이 흐느적거리며 카페 안으로 들어왔다.

 

  “사장님은 어디에 가고 누나 혼자 있어?”

 

  “마트에 가셨어. 살 과일들이 있다고.”

 

  “과일은 무슨..”

 

  “에스프레소 먹을 거지?”

 

  지아가 포트를 손에 쥔 채 물었다. 눈이 반짝거렸다.

 

  “왜? 설마 누나가 만들게?”

 

  “응. 왜..?”

 

  “아니야, 아저씨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게 좋지 않을까..”

 

  “에이, 날 믿어봐. 먹어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사장님 올 때 다시 주라고 하면 되지 뭐.”

 

  지아는 배운 데로 커피를 뽑기 시작했다. 그녀는 궁금하다는 눈으로 잠시 행동을 멈추고 물었다.

 

  “그런데 너는 무슨 어린애가 이런 걸 마셔? 4학년? 5학년?”

 

  “어른들만 그런 커피를 먹는다는 편견을 버려.. 그리고 나 학교 다니지 않아.”

 

  “왜?”

 

  “내가 하는 일 못 들었어?”

 

  “뭐 도령..?”

 

  “응, 그런 일 하면서 학교를 어떻게 다녀.”

 

  “아.. 그런가.”

 

  “누나랑 비슷한 거지 뭐.”

 

  “내가 뭘?”

 

  “마담 아줌마한테 다 들었어.”

 

  지아는 힐끗 마담을 보았다. 마담도 그 소리를 들었는지 이쪽을 보고 있었다. 눈이 마주친 것이 괜히 민망해 지아는 시선을 쓰윽 돌렸다.

 

  꼬마는 말했다.

 

  “아홉 살 때 신이 내렸어. 어떤 병원을 가도 낫질 않았어. 그러다보니 이 길로 들어선 거야. 몸 안에서 목소리가 자꾸 들려왔어. 남들은 신을 받아야하네 어쩌네 했는데 난 이미 나도 모르게 혼령이 몸 안에 있었어. 그 할아버지가 그러더라, 이쪽 계열로 따지면 나는 금수저를 입에 물고, 그것도 부족해서 양 손에 들고 태어난 거라고.”

 

  “그래..”

 

  “내가 불쌍해?”

 

  지아는 화들짝 놀라 “아니!” 라고 소리 높여 말했다.

 

  “누나나 나나 같아. 그러니 거울보고 불쌍하다 하는 거랑 같지. 그리고 사실 그 커피 내가 먹고 싶어 먹는다기보다는 그 할배가 먹고 싶어 하는 거야. 내가 하고 싶은 게 아니라고.”

 

  “알았어, 알았어. 아! 그런데 저번에 한 말은 뭐야?”

 

  “무슨 말?”

 

  “나에게 오랫동안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려야하네 뭐네.”

 

  “그거 뭐 할배가 하는 말이지 내가 뭘 아나. 좀 더 디테일하게 들으려면 뭐라도 바쳐야할 걸?”

 

  “그런 것들이 다 맞아? 정말?”

 

  “맞긴 맞는데. 정확하진 않아. 할배 말로는 되게 큰 그림만 알 수 있데.”

 

  “또 그런 거 있으면 말 해줘. 내가 커피 맛있게 만들어줄게.”

 

  “할배가 말한다.”

 

  지아는 커피가 추출되는 물줄기를 보다가 도령에게 시선을 옮겼다. 도령은 눈을 껌뻑껌뻑 이더니 어떤 주문을 외우듯 중얼거렸다. 평소의 도령에게 나올 수 없는 목소리였다. 아주 낮은 음音, 동시에 깊고 오래된 음. 그와 동시에 차가운 바람이 매장 안에 맴돌았다.

 

  잠시 후, 도령은 중얼거리던 입을 멈추고 호흡을 길게 하였다. 도령이 눈이 더 이상 껌뻑이지 않는 것을 보고야 움츠려있던 지아는 질문을 던졌다.

 

  “무슨 말이야?”

 

  “할배가 방금 말했어.”

 

  “뭐라고?”

 

  “서쪽에서 잊은 줄 알았던 손님이 온다. 이곳으로.”

 

  “나에게?”

 

  “아니, 누나가 아니라..”

 

  이번엔 꼬마의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눈동자도 요동을 쳤다. 지아는 놀라 숨을 죽였다.

 

  “이 카페에 대한 점이래.”

 

  꼬마는 말을 마치고 원래의 상태로 아무렇지 않게 되돌아 왔다.

 

  “아..그래.”

 

  창가에서 땡그랑하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지아와 도령이 그곳을 바라보았다. 마담의 발쪽으로 떨어진 잔이 때굴때굴 제자리에서 구르고 있었다. 카페 내의 모든 잔들은 노엘의 손에 ‘처리’ 된 상태라 깨지기는커녕 이가 나가는 법도 없었다.

 

  “괜찮아요?”

 

  지아가 물으며 바 밖으로 나가려했지만 이내 마담이 손을 들어 괜찮다는 의사표시를 해왔다.

 

  “깨지지도 않았고, 이미 다 마신 잔이라 괜찮아. 그런데 꼬마야. 방금 서쪽에서 누가 온다고?”

 

  꼬마는 잘 모른다는 듯 어깨를 들썩였다.

 

  “마담한테는 저번에도 말했잖아. 내가 아는 건 할배가 말해주는 거.. 그것도 아주 큰 맥락의 이야기뿐이야. 왜?”

 

  “아니야.. 아니다.”

 

  마담이 생각에 잠긴 얼굴로 창문 밖을 보았다. 꼬마는 지아를 보곤 보채듯 말했다.

 

  “커피 언제 줘?”

 

  “나왔어.”

 

  테이크아웃 잔 바닥에 깔린 에스프레소가 초라해보였다. 도령은 뚜껑을 열고 그것을 살짝 입술에 묻힌 후 혀로 날름 그것을 핥아 먹었다.

 

  “어때?”

 

  “불합격.”

 

  “응? 불합격이라니. 사장님이랑 똑같이 뽑았는데.”

 

  “달라, 달라. 그렇게 쉽게 같아질 거였으면 죄다 커피 만든다고 하고 있겠지.”

 

  “너무해..”

 

  “내가 하는 말이 아니야.”

 

  꼬마는 자신의 가슴을 손가락으로 톡톡 때렸다.

 

  “여기서 하는 말이라니까..”

 

  ###

 

  한편 카페 L과 그리 멀지 않은 길가에 여자 하나가 걷고 있었다. 그 여자는 풍만한 몸매를 한껏 뽐낼 수 있는 복장을 하고는 무엇인가를 찾는 듯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지나가는 남자들 중 하나라도 그녀를 보지 않은 이가 없었다. 연인과 함께 있던, 자식과 함께 있던 그녀가 보이는 섹시한 모습과 분위는 모든 남자들을 홀리기에 충분했다.

 

  그녀는 짜증난 얼굴로 주머니에서 담배 하나를 꺼내 입에 물었다. 주머니를 뒤적거려도 라이터가 잡히지 않았다.

 

  “어디에 둔 거야..”

 

  중얼거리는 데 대뜸 지나치던 남자 몇몇이 자신의 주머니를 뒤적거렸다. 그중 가장 빨리 라이터를 찾은 남자가 다가와 말했다.

 

  “여기.. 불..”

 

  “아! 땡큐!”

 

  여자가 웃으며 그가 건낸 라이터로 담배의 불을 붙였다. 사람이 즐기한 거리에서 담배.. 연기가 풍기고 있음에도 그녀를 나무랄 사람은 여자 말곤 하나도 없는 듯 보였다. 그 여자들도, 환호하는 것처럼 보이는 남자들의 분위에게 말 하나 꺼내지 못하고 있었다.

 

  라이터로 불을 붙여준 남자는 의기양양해보였다. 여자는 연기를 깊게 빨아들이고 남자에게 찡긋 눈인사를 보내고는 다시 길을 걸었다.

 

  골목 어귀 어귀를 쏘다니다가 공터를 발견한 그녀가 드디어 걸음을 멈췄다. 담배를 바닥에 툭- 던져 버리고는 일반인에게는 그저 공터인 공간을 하염없이 보았다. 감격에 찬 얼굴.. 그녀는 중얼거렸다.

 

  “드디어 찾았다... 노엘.. 너무 보고 싶었어.”

 

  그녀의 눈에 카페 L이 보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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