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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달빛의 주인 샤린
작가 : 사이딘
작품등록일 : 2016.7.7
달빛의 주인 샤린 더보기

작품안내
http://www.storyya.com/bbs/b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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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골목 소매치기 삶을 살았던 류다인.
억울하게 죽은 동생들의 복수를 마치고 첫 번째 생을 마감하게 된다.
그리고 다시 태어난 새로운 세계.

술과 돈의 향기가 넘쳐 나는 달빛 거리의 주인이 될 샤린!
새로운 세계에서 펼쳐지는 그녀의 유쾌한 이야기!

 
제 5 화
작성일 : 16-07-07 14:37     조회 : 489     추천 : 0     분량 : 5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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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처럼 돈을 내지 않겠다는 이들부터 시작해 강제로 여자를 끌고 가려는 이들까지, 온갖 소란이 일어나는 곳이 바로 이곳이었다.

 그리고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도움을 주는 이들 역시 존재했다.

 “술에 보석을 넣지는 않았습니다.”

 “……!”

 그때였다. 루이스 점장의 명을 받고 입구로 달려가던 점원은 문 앞에 조용히 서 있는 한 사람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당신들과 시간을 함께해준 그녀들이 이곳에서는 최고의 보석들이지요.”

 “…….”

 “…….”

 난동을 부리던 용병들은 귓가로 들려오는 낯선 여자의 음성에 멈칫하며 고개를 돌려 상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그대로 멍한 표정이 되고 말았다.

 은은한 달빛이 그대로 내려앉은 듯한 연한 금발 머리와 금안은 사람들의 시선을 한 번에 사로잡았다.

 또한 투명해 보일 정도로 새하얀 피부와 미소 짓고 있는 붉은 입술은 난동을 부리던 그들을 멍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보석에 맘껏 취해서 노셨으면 그 값을 내셔야지, 그냥 가시면 되겠습니까?”

 “흐흠… 네가 우리와 함께 놀아준다면 그 돈을 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잠시 멍해 있던 용병들은 이어지는 여자의 말에 헛기침을 내뱉은 뒤,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내뱉었다.

 그에 여자는 여전히 입가에 미소를 띤 채 아주 작은 음성으로 혼잣말을 내뱉었다.

 “지랄! 예쁜 거는 알아가지고.”

 “흐흠!”

 “킥!”

 고운 외모와 아름다운 미소와는 달리, 그녀의 입에서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뒷골목 건달이나 내뱉을 법한 거친 어투가 툭 튀어나왔다.

 물론 제법 떨어져 있던 용병들에게는 그 소리가 들리지 않았지만, 그녀의 옆에 서 있던 루이스 점장과 점원은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참기 위해 애써 고개를 돌리며 헛기침을 하듯 입을 막아야만 했다.

 “이런! 죄송합니다. 제가 이미 선약이 있어서 말입니다.”

 그녀는 더욱 진한 미소를 지으며 용병들에게 가볍게 고개를 숙여 보였다.

 “다음에 오시면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도록 하지요. 그런 의미로 오늘 술값을 받지 않겠습니다. 다음에 또 들러주시지요.”

 “흐흠!”

 “뭐,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용병들은 아쉬운 마음이 컸지만, 30골드라는 거액의 술값을 받지 않겠다는 여자의 말에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그 자리를 빠르게 떠나갔다.

 “아, 이런! 죄송합니다.”

 그러다 다리에 힘이 풀린 듯 잠시 비틀거리는 여자의 모습에 급히 그녀를 부축했고, 여자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그들에게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여 보였다.

 그 미소에 용병들은 또다시 멍한 표정이 되었다가, 그녀가 그 자리를 비켜 걸어가자 그제야 정신을 차렸는지 머쓱한 표정으로 가게를 빠져나갔다.

 “휴우! 어떻게 알고 온 거야, 샤린.”

 “그냥 지나가던 길이었어.”

 용병들이 떠나고, 루이스 점장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여인에게 말을 건넸다.

 그런 두 사람의 대화로 이미 루이스 점장과 여자가 친분이 있는 사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내가 매번 말했잖아. 여긴 최고급 가게이니 그 어떤 소란도 일어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이야.”

 “어쩔 수 없었어. 그런데 그들을 그냥 보내면 어떡해. 술값이 얼만데.”

 “미쳤어? 그 자식들을 그냥 보내게.”

 “뭐?”

 찰랑!

 “……!”

 루이스 점장은 품에서 주머니 5개를 꺼내 드는 그녀의 모습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설마 너!”

 “당연하지. 내가 손해 보는 장사 하는 거 봤어?”

 “하… 하하!”

 용병들의 것인 듯한 돈주머니를 보며 루이스 점장은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조금 전 비틀거리던 순간 그들이 다가설 때 챙긴 것이 분명했다.

 어쩐지 왜 갑자기 약한 척을 하나 했더니.

 “저 녀석들이 먹은 술값, 얼마 주면 돼?”

 “삼십 골드.”

 “죽을래?”

 “…….”

 루이스 점장은 자신의 대답이 끝나기 무섭게 웃는 얼굴 그대로 살벌한 말을 서슴없이 내뱉는 샤린의 모습에 삐질! 식은땀을 흘려야만 했다.

 “지금 나한테서 본전에 이익까지 다 찾으시겠다고?”

 “그 돈, 애초에 네 돈도 아니잖아.”

 “내 수중에 들어왔으면 내 돈이지. 본전만 불러라.”

 “십오 골드.”

 “쓰읍!”

 “…십 골드.”

 “자.”

 “하… 하하.”

 몇 번의 조율이 있은 후에야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건네는 샤린의 행동에 루이스 점장은 결국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이곳에서 그녀를 모르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바로 그녀가 이곳 빈민가를 이토록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유흥의 거리로 만든 장본인이었기 때문이다.

 그녀가 언제부터 이곳에 들어왔는지 제대로 아는 이는 하나도 없었다.

 소문에 아기 때 빈민가 입구에 버려져 있었다고 하는데, 확실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런 것에 신경 쓰는 이 또한 아무도 없었다.

 중요한 것은 그녀로 인해 하루 종일 땅바닥에 엎드려 구걸하던 이들과 하루 먹고살기 위해 몸을 팔던 이들이 이제는 스스로의 힘으로 가정을 이끌어나가고 있다는 점이었다.

 루이스 점장 역시 그런 사람들 중 한 명이었다. 아무런 희망도 없이 그저 누군가가 던져 주는 동전 하나에 자신의 모든 것을 맡기던 삶을 살아왔었다.

 “나중에 들러라. 주방장이 맛난 음식 해준다고 하던데.”

 “응.”

 가게를 나서는 샤린을 향해 그렇게 마지막 말을 건네며 루이스 점장은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거친 말투를 쓰고 돈 앞에서는 피도 눈물도 없는 그녀. 하지만 이곳 거리에서 샤린, 그녀를 싫어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아무것도 없는 자신들에게 희망이라는 것을 던져 준 그녀였기에…….

 

 ***

 

 “짤랑짤랑~ 오늘도 보람찬 하루였습니다~”

 가게를 나선 샤린은 손에 들린 돈주머니를 던졌다 받았다가를 반복하며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그녀의 모습은 조금 전과 많이 달라져 있었다.

 허리까지 길게 늘어져 은은한 빛을 발하던 금발 머리는 가죽끈으로 질끈 묶여 있었고, 사람들의 감탄사를 터트리게 했던 얼굴은 길게 기른 앞머리에 가려져 제대로 구분이 되지 않았다.

 “내 돈!”

 “씹! 어디로 간 거야!”

 “나도 없어!”

 그렇게 콧노래를 부르며 길을 걷던 샤린은 길 한가운데서 조금 전 가게에서 만났던 용병들이 여기저기 옷을 뒤지며 무언가를 찾는 모습을 발견하고는 멈칫했다.

 자신이 슬쩍한 돈주머니를 찾는 것이 분명했다.

 “어!”

 “저건!”

 그리고 그 순간, 욕설을 내뱉으며 고개를 돌리던 그들과 마주치고 말았다.

 물론 그들의 시선은 앞머리에 가려진 그녀의 눈이 아니라 그 손에 들린 돈주머니에 고정되어 있었다.

 “…….”

 “…….”

 용병들과 샤린은 잠시 동안 서로를 바라보며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여전히 입가에 미소를 띤 얼굴로 먼저 말을 내뱉은 것은 샤린이었다.

 “젠장! 엿 됐다!”

 “잡아!”

 그 말과 동시에 샤린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에 용병들 역시 그녀를 뒤쫓았고, 갑자기 벌어진 추격전에 거리에는 순식간에 소란스러운 상황이 연출됐다.

 “어이쿠! 조심 좀 하쇼!”

 “씹! 안 비켜!”

 와장창!

 “이런! 죄송합니다.”

 “제길! 거기서!”

 그런데 신기하게도 샤린이 지나갈 때는 마치 바닷물이 갈라지듯 사람들이 능숙하게 길을 비켜 주던 것과 달리, 용병들이 지나갈 때는 갑작스럽게 가게 앞에 쌓아둔 물건들이 쏟아지거나 여기저기 길이 막히기 시작했다.

 샤린을 아는 달빛의 거리 사람들이 그녀를 도와주고 있는 것이었다.

 그 사실을 모르는 용병들은 욕설을 내뱉으며, 여기저기서 날아드는 물건들과 길을 막고 서 있는 사람들을 밀치면서 샤린을 뒤쫓았다.

 “너, 잡히면 죽는다!”

 ‘제길! 달리기 하나는 끝내주게 잘했었는데!’

 사람들의 방해를 받으면서도 자신을 바짝 쫓아오는 용병들의 음성을 들으며 샤린은 와락 미간을 찌푸렸다.

 ‘마이언이 봤으면 엄청 비웃었겠군. 쳇!’

 그리고 한 사람의 모습을 떠올렸다.

 언제나 자신을 쫓아와 주었던 한 사람. 이제는 두 번 다시 볼 수 없는 한 사람, 바로 마이언 형사를 말이다.

 샤린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하나의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 샤린이 아닌 류다인이라는, 호주에 살던 소매치기 여자의 기억을 말이다.

 동생들의 죽음에 대한 복수를 끝내고 죽음을 맞이했던 류다인. 그녀가 바로 자신이었다.

 ‘뭐, 다시 태어나도 달리고 있는 건 똑같지만 말이야.’

 언젠가 알던 동료 녀석이 보고 있던 것을 뺏어 읽은 책에 이런 글이 적혀 있었다.

 삶은 평등하기에 현재 비참한 삶을 살더라도 나중에 다시 태어났을 때는 현재와 달리 아주 멋진 삶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멋진 삶이라…….

 “어떤 새끼가 그따위로 지껄였는지 잡히면 죽여 버릴 테다!”

 멋진 삶은 개뿔! 지금도 이렇게 뭐 빠지게 달리고 있는데!

 만약 지금 눈앞에 그따위 글을 적어놓은 글쟁이 놈이 서 있다면 머리부터 아작아작 씹어 먹어버리고 말 테다!

 하긴 그때 그런 웃기지도 않는 글을 읽고 있던 동료 소매치기 녀석의 머리를 아주 아작 내놓기는 했지만 말이야.

 “거기 서라고!”

 “하여튼 쫓는 녀석들의 대사는 어찌 이리도 똑같은지! 서란다고 범인이 서는 것 봤냐! 빙신들!”

 “크악! 너 잡히면 진짜 죽여 버린다!”

 용병이라 그런가, 달리는 거 하나는 정말 끝내주게 빨랐다.

 자신 역시 전생에서의 실력이 죽지는 않았는지 달리기 하나는 정말 빨랐는데, 이곳 세계는 사람들 모두 체력이 너무 좋았다.

 용병들도 그렇고, 기사들도 그렇고, 무슨 수련들을 그렇게 했는지 사람 쫓는 데 도가 튼 자들이었다.

 탁!

 “아! 에?”

 그렇게 얼마를 달렸을까.

 정신없이 뛰던 샤린은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것을 느끼며 더욱 발에 힘을 주어 힘껏 달렸다.

 그런데 그 순간, 누군가 앞을 막아서듯 자신을 팔로 감싸며 걸음을 멈추게 하는 손길에 흠칫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조심스럽게 고개를 든 그녀는 이내 놀란 눈빛으로 그 사람의 이름을 불렀다.

 “리오 오라버니!”

 “…….”

 리오라 불린 남자는 많아봐야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젊은 남자였다. 그는 샤린을 보호하듯 자신의 등 뒤로 숨게 한 뒤 나직한 음성으로 말을 건넸다.

 “말이 통하는 자들이냐?”

 “절 죽자 살자 쫓아오는 꼴을 보세요! 말이 통할 녀석들로 보이세요?”

 그녀의 말에 리오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용병들이 달려오는 광경을 차분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뭐야! 저 새끼는!”

 “한패냐!”

 “당장 그년 이쪽으로 넘겨!”

 “안 그러면 너도 죽는다!”

 리오의 모습을 발견한 용병들은 검을 뽑아들며 살기 어린 말을 내뱉었다.

 이미 샤린을 쫓으며 열이 받을 대로 받은 그들은 그녀를 살려 둘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

 자신들의 돈을 훔친 녀석을 잡다가 실수로 죽인 거라고 하면 그다지 큰 처벌을 받지 않으리라는 걸 잘 알기에, 그녀를 죽이는 것에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

 “…역시 말이 통할 상대는 아니구나.”

 그들의 살기 어린 말에 리오는 여전히 차분한 음성으로 말을 내뱉고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헉!”

 “뭐, 뭐야! 커헉!”

 다음 순간 그가 모습을 보인 곳은 용병들이 검을 뽑아들고 서 있는 자리였다.

 퍼억!

 “크윽!”

 그리고 리오의 존재를 인식하는 순간, 그들은 정확하게 명치를 주먹으로 가격당한 후 그대로 기절해버리고 말았다.

 바로 눈앞에 두고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정도로 빠른 리오의 움직임에 샤린은 속으로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

 간단히 용병들을 처리한 리오는 샤린에게 천천히 걸어오며 말없이 손을 내밀었다. 그런 그의 표정은 화가 난 듯 잔뜩 굳어 있었다.

 “왜요, 오라버니? 손 달라구요?”

 샤린은 그가 화가 나 있다는 것도, 무엇을 달라는 건지 뻔히 알면서도 애써 모른 척하며 입가에 애교 어린 미소를 짓고는 자신의 손을 리오가 내민 손 위에 올렸다.

 “하아…….”

 그에 리오는 표정을 풀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에는 정말로 혼쭐을 낼 생각으로 짐짓 화가 난 표정을 지었지만, 자신을 바라보며 방긋방긋 웃어 보이는 그녀의 모습에 그 표정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스승님도 못 이기는데 나라고 별수 있나.’

 결국 샤린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어준 뒤 그는 말을 이어나갔다.

 “저들이 널 쫓는 이유를 내놓으라는 거다.”

 “저 녀석들이 먼저 돈 안 내고 술을 처먹었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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