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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로맨스
변장공주 개정판
작가 : 조정우
작품등록일 : 2018.1.21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잉글랜드의 에반젤린 공주가 자신이 늙어도 변함없이 사랑할 수 있는 진정한 사랑을 찾아 세상에서 가장 못생긴 소녀로 변장해 모험에 나선다. 자신을 스코틀랜드의 왕자에게 강제로 시집보내려는 아버지 마이클 왕의 명을 거역하고 공주의 신분을 버릴 각오로 모험에 나선 에반젤린 공주는 과연 진정한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변장을 마치고 욕실에서 나오다
작성일 : 18-04-02 09:00     조회 : 483     추천 : 1     분량 : 6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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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젤리카 왕비를 보자 깜짝 놀란 레이디 제인은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했다.

 

  "왕비님, 제가 선 채로 공주님의 일기장과 편지를 몇 시간 째 훑어보다 피곤한 나머지 공주님의 의자라는 사실을 깜박 잊고 자리에 앉은 것이니, 용서해 주세요."

 

  거짓말이었지만, 거짓말임을 밝힐 방법도 없는 터라 안젤리카 왕비가 고개를 끄덕이며 경고했다.

 

  "한번 실수는 용서할 수 있지만,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게."

 

  레이디 제인은 안젤리카 왕비가 생각보다 쉽게 넘어가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왕비님께서 저의 잘못을 너그럽게 용서해 주시니 무한히 감사드립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안젤리카 왕비가 일어나라는 뜻으로 손짓했다.

 

  "어서 일어나게."

 

  레이디 제인이 일어나자 안젤리카 왕비가 따지듯 물었다.

 

  "토마스 경에게 공주의 친구인 레이디를 잡아들이라 명령한 것이 자네라던데, 어찌 감히 내 허락도 없이 공주의 친구를 잡아들이란 명령을 내릴 수 있단 말인가?"

 

  이때 이미 에반젤린 공주가 스코틀랜드 기사단과 함께 런던에 도착했다.

 

  이 사실을 알게된 리처드의 보고를 받은 안젤리카 왕비가 에반젤린 공주의 처소에 찾아온 것이다.

 

  "시녀장인 제가 국왕 폐하 기사단의 대장인 토마스 경께 어찌 명령을 내릴 수 있겠습니까? 공주님의 친구인 레이디만이 공주님의 행방을 알고 있을 것이라 판단해 폐하께 청하여 폐하께서 내리신 명령입니다. 사실이 와전된듯 합니다."

 

  "어쨌거나 자네가 개입해 일어난 일이군. 공주의 친구인 레이디를 조사하는 일은 내게 맡기고 자네는 이 일에서 빠지게. 알겠는가?"

 

  "왕비님의 뜻을 따르겠습니다."

 

  안젤리카 왕비에게 한바탕 혼난 레이디 제인이 곧장 찾아간 곳은 마이클 왕의 처소였다.

 

  레이디 제인은 방금 안젤리카 왕비의 뜻을 따르겠다고 말했던 것과는 정반대로 말했다.

 

  "왕비님께서 공주님의 친구인 레이디를 친히 조사하시겠다며 저더러 이 일에서 빠지라 말씀하셨는데, 저의 추측으론 틀림없이 그 레이디가 공주님의 행방을 알고 있을 터이니, 국왕 폐하께서 친히 조사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레이디 제인의 말이라면 철석같이 믿는 마이클 왕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네. 내가 직접 공주의 친구인 레이디를 조사하겠네."

 

  이 무렵 에반젤린 공주는 눈물을 흘리며 안젤리카 왕비와 재회하고 있었다.

 

  안젤리카 왕비는 에반젤린 공주를 와락 품에 안으며 목메인 소리로 말했다.

 

  "에반젤린, 무사히 돌아와주어 고맙구나......"

 

  "어머님...... 저 때문에 근심이 많으셨지요......"

 

  안젤리카 왕비의 품에 안긴 에반젤린 공주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만 흘렸다.

 

  군데군데 때가 묻어 검게 변한 에반젤린 공주의 얼굴을 보자 안젤리카 왕비는 가슴이 아파 한숨을 내쉬었다.

 

  "그간 고생이 많았구나. 밀가루 가면을 쓴 얼굴이 괜찮은지 보자꾸나."

 

  궁전을 떠난지 20여일 만에 돌아온 에반젤린 공주의 얼굴이 보고 싶은 안젤리카 왕비는 공주의 밀가루 가면을 벗겼다.

 

  "어머나!"

 

  얼굴에 붙어있던 밀가루 가면을 떼어내자 얼굴이 땡겨 외마디 소리를 지른 것이다.

 

  안젤리카 왕비가 밀가루 가면을 벗겨내자 흰눈처럼 하얗고 백옥처럼 고운 에반젤린 공주의 얼굴이 드러났다.

 

  "얼굴이 상하지 않아 다행이구나."

 

  안젤리카 왕비는 에반젤린 공주의 얼굴이 말짱한 것을 보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고는 한마디 덧붙였다.

 

  "그간의 고생이 여간하지 않았을 텐데, 이제 그만 궁전으로 돌아오는 것이 어떻겠느냐?"

 

  에반젤린 공주는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고개를 저었다.

 

  "지금 제가 여기서 포기하고 궁전으로 돌아온다면, 아버님께서는 지금 당장 스코틀랜드 왕자와의 혼인을 강요하실 것인데, 저는 아직 왕자의 마음을 알 수 없으니 아버님의 뜻에 따를 수 없습니다."

 

  안젤리카 왕비가 서신 하나를 보여주었다.

 

  "이것을 보아라."

 

  로버트 왕자의 서신이었다.

 

  '잉글랜드 공주께서 행방불명되신 것은 공주께 청혼한 저에게도 책임이 있으니, 저의 명예와 목숨을 걸고 공주의 행방을 찾아낼 것이며, 만약 제가 청혼을 취소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면 지금 당장이라도 청혼을 취소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공주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목숨을 바칠 각오가 되어 있으니, 아무쪼록 왕비님께서는 걱정하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에반젤린 공주는 로버트 왕자의 서신을 읽자 가슴이 뭉클해졌다.

 

  로버트 왕자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로버트 왕자라면 청혼을 받아들여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것도 잠시, 이내 냉정을 되찾은 에반젤린 공주는 고개를 저었다.

 

  "저도 로버트 왕자의 진심을 믿고 싶지만, 아직은 로버트 왕자가 제가 늙은 후에도 변함없이 사랑할 수 있다는 확신은 할 수 없어요."

 

  마이클 왕 역시 안젤리카 왕비에게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목숨을 바칠 각오가 되어 있다는 말로 청혼했었고, 그 말을 믿고 왕과 결혼했었지만, 지금은 왕의 총애를 잃고 말았다.

 

  이런 생각이 미치자 안젤리카 왕비가 한숨을 내쉬며 물었다.

 

  "그럼, 로버트 왕자의 진심을 확신할 수 있다면, 삼년이 지나기 전이라도 왕자의 청혼을 받아들이겠느냐?"

 

  에반젤린 공주는 잠시 생각해 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당초의 약속대로 삼년 후에 청혼을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때만 해도 안젤리카 왕비를 극진히 사랑했던 마이클 왕의 변심을 지켜본 에반젤린 공주로서는 로버트 왕자의 진심이 삼년 후에도 변하지 않을지 지켜보고 싶었다.

 

  "네 뜻이 그렇다면 어쩔 수 없구나."

 

  딸의 행복을 위해 딸의 결정을 존중한 안젤리카 왕비는 근심어린 한숨을 내쉬었다.

 

  "다만, 폐하의 근심이 크시니, 폐하의 근심을 덜어드릴 방도를 생각해봐야겠구나."

 

  에반젤린 공주 역시 마이클 왕이 근심이 클 것이라는 생각에 한숨을 내쉬었다.

 

  "아버님의 근심을 덜어드릴 방도를 생각해보겠습니다."

 

  바로 이때 문밖에서 시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왕비님, 지금 국왕 폐하께서 오시고 계십니다."

 

  안젤리카 왕비와 에반젤린 공주 모두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밀가루 가면을 벗은 에반젤린 공주의 얼굴을 마이클 왕이 보게 된다면, 그동안 공주의 행방을 모른다고 말해 왔던 안젤리카 왕비의 입장이 난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안젤리카 왕비가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하는 순간, 에반젤린 공주가 처소 안에 있는 욕실을 가리켰다.

 

  "어머님께서 제가 목욕을 하고 있다고 말씀드리면, 아버님께서 기다려 주실 거예요. 그 사이에 밀가루 가면을 다시 만들겠어요."

 

  마이클 왕의 발소리가 점점 가까이 들려오자 에반젤린 공주는 안젤리카 왕비가 쓰는 밀가루 팩 하나를 들고 욕실로 들어가버렸다.

 

  거의 동시에 문밖에서 시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왕비님, 국왕 폐하께서 왕림하셨습니다."

 

  에반젤린 공주가 욕실로 들어간 것을 확인한 안젤리카 왕비는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말했다.

 

  "폐하를 안으로 모시거라."

 

  마이클 왕은 처소에 들어오자마자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더니 물었다.

 

  "공주의 친구라는 레이디가 공주의 행방을 알고 있다던데, 지금 어디 있소?"

 

  안젤리카 왕비가 욕실을 가리켰다.

 

  "지금 욕실에서 목욕을 하고 있으니,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고개를 끄덕인 마이클 왕이 물었다.

 

  "왕비께서는 공주의 친구라는 레이디가 어느 가문의 사람인지 아시오?"

 

  안젤리카 왕비가 고개를 끄덕였다.

 

  "저희 가문의 사람입니다."

 

  달리 말할 방도가 없어 거짓말한 것이다.

 

  "왕비의 가문 사람이었군."

 

  기왕에 거짓말한 김에 안젤리카 왕비는 마이클 왕이 묻기 전에 먼저 말했다.

 

  "얼마 전에 세상을 떠난 제 친척의 딸인데, 부모가 없어 제가 돌봐주기로 한 아이입니다."

 

  이 말을 듣자 마이클 왕은 연민을 느낀 듯 한숨을 내쉬었다.

 

  "공주의 친구인 레이디가 부모없는 아이라면, 우리가 잘 돌봐줘야겠군."

 

  딸을 지극히 사랑하는 마이클 왕은 딸의 친구가 부모를 잃었다는 말에 연민을 느꼈다.

 

  안젤리카 왕비는 자신의 뜻대로 되자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마음의 여유가 생긴 안젤리카 왕비는 서 있는 마이클 왕에게 의자 하나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 아이가 목욕을 끝내려면 시간이 필요할 터이니, 폐하께서는 그동안 자리에 앉아 차나 한잔 하시지 않으시겠습니까?"

 

  "좋소."

 

  시녀들이 차를 가져오자 마이클 왕은 차를 마시던 중 궁금한 것이 생긴 듯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

 

  "그런데, 이 아이의 이름은 무엇이오?"

 

  예상치 못한 마이클 왕의 질문에 안젤리카 왕비는 순간 당황했지만, 임기응변으로 에반젤린 공주의 귀에 들릴 정도로 목소리를 높였다.

 

  "이 아이의 이름은......"

 

  에반젤린 공주가 쓰고 있는 가명을 모르는 안젤리카 왕비로서는 에반젤린 공주가 대신 대답하는 수 밖에 없다는 생각에 목소리를 높여 여기까지만 말한 것이다.

 

  바로 이때 욕실 안에서 에반젤린 공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 이름은 공주님의 애칭과 같은 에바입니다."

 

  안젤리카 왕비의 의도를 알아챈 에반젤린 공주가 재빨리 왕비를 대신해 대답하자 마이클 왕은 아무런 의심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의 이름이 공주의 애칭과 같군."

 

  안젤리카 왕비와 에반젤린 공주로서는 첫번째 위기를 넘긴 셈이다.

 

  마이클 왕이 또 다시 난처한 질문을 할까봐 조바심이 난 안젤리카 왕비는 에반젤린 공주와 입을 맞춰야겠다는 생각에 말했다.

 

  "폐하를 기다리시게 만들어 참으로 죄송합니다. 에바가 목욕을 다해가는지 보고 오겠으니,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그렇게 하시오."

 

  "곧 오겠습니다."

 

  이때 에반젤린 공주는 안젤리카 왕비가 욕실에 들어온 줄도 모르고 바쁘게 물바가지로 밀가루 반죽을 눌러 얇게 만들고 있었다.

 

  밀가루 가면을 어떻게 만드는지 모르는 안젤리카 왕비가 한눈에 봐도 에반젤린 공주가 밀가루 가면을 완성하려면 멀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초조해진 안젤리카 왕비는 한숨을 내쉬며 물었다.

 

  "아직 멀었느냐?"

 

  이때서야 안젤리카 왕비를 본 에반젤린 공주가 속삭여 물었다.

 

  "아직 멀었는데, 아버님께서 독촉하십니까?"

 

  "독촉하시지는 않으셨지만 차를 마시며 기다리고 계시니, 가급적 빨리 만들거라."

 

  "최대한 시간을 끌어 주세요."

 

  "시간이 얼마나 걸리느냐?"

 

  "최소한 한 시간은 걸릴 거예요."

 

  한 시간이란 말에 안젤리카 왕비는 걱정이 되었다.

 

  마이클 왕이 말은 하지 않았지만, 행방불명된 에반젤린 공주의 행방을 당장 알고 싶어 견딜 수 없어 하는 눈치였다.

 

  안젤리카 왕비는 아무래도 마이클 왕이 한 시간이나 기다려줄 것 같지 않아 에반젤린 공주가 입고 있는 흰 스목 드레스를 벗긴 후 목욕 가운을 입혀주며 속삭였다.

 

  "목욕을 하고 머리를 감느라 한 시간은 걸릴 것이라 말씀드리는 수 밖에 없을 것 같구나."

 

  에반젤린 공주 역시 이렇게 하는 수 밖에 없다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이며 속삭였다.

 

  "제가 변장을 마치려면 한 시간은 걸릴 것이니, 아버님께 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 미리 양해를 구해주세요."

 

  "알겠다. 하지만, 폐하께서 한 시간이나 기다리시면, 틀림없이 내게 너의 행방과 신상에 대해 많은 질문을 하실 것 같으니, 입을 맞추자꾸나."

 

  안젤리카 왕비는 마이클 왕이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질문이 많아질 것이라 예상한 것이다.

 

  "제가 꼭 입을 맞춰야 하는 것만 말씀해 주시고, 나머지는 어머님께서 목소리를 높여 말씀하시면, 제가 어머님과 입을 맞추도록 하겠습니다."

 

  "네가 얼마 전에 세상을 떠난 내 친척의 딸이라 폐하께 말씀드렸으니, 꼭 기억하고 그렇게 입을 맞추거라."

 

  안젤리카 왕비는 다른 것은 몰라도 이것만은 입을 맞춰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겠어요."

 

  "사랑한다."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안젤리카 왕비는 에반젤린 공주의 뺨에 키스했다.

 

  에반젤린 공주의 얼굴이 피로로 지쳐 있어 그녀가 지난 20여 일간 온갖 고생을 했으리란 사실을 짐작하고 연민을 느껴 키스한 것이다.

 

  "저도 사랑해요."

 

  에반젤린 공주도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안젤리카 왕비의 빰에 키스했다.

 

  욕실에서 나온 안젤리카 왕비는 곧바로 마이클 왕에게 양해를 구했다.

 

  "에바가 머리를 감고 있는데, 머리가 길어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니, 아무쪼록 양해해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마이클 왕은 딸의 친구가 머리를 감고 있다면 기다리는 것이 마땅하다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 것이오?"

 

  "한 시간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이클 왕은 손목시계를 쳐다보았다.

 

  "지금이 정확히 세시니 네시까지만 기다리면 되겠군."

 

  안젤리카 왕비는 마음속으로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에반젤린 공주가 네시쯤에는 변장을 마칠 것이니, 이제 더 이상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된 것이다.

 

  안젤리카 왕비의 예상대로 마이클 왕의 질문이 이어졌다.

 

  "에바는 지금 몇 살이오?"

 

  안젤리카 왕비는 욕실에 있는 에반젤린 공주의 귀에까지 들리게 대답했다.

 

  "공주와 동갑이예요."

 

  "에바는 언제부터 공주의 친구가 되었소?"

 

  "이년 정도 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이 말은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에 큰소리로 말하지 않았다.

 

  이처럼 안젤리카 왕비는 에반젤린 공주와 입을 맞춰야 할 때만 큰소리로 말했다.

 

  이렇게 마이클 왕이 질문하고 안젤리카 왕비가 대답하는 대화가 한 시간 동안 이어졌다.

 

  정확히 네시가 되자 마이클 왕이 손목시계를 보며 말했다.

 

  "이제 네시가 되었으니, 에바가 목욕을 마쳤는지 보고 오시오."

 

  바로 이때 에반젤린 공주가 욕실에서 나왔다.

 

  한 시간 동안 서둘러 변장을 마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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