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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달빛의 주인 샤린
작가 : 사이딘
작품등록일 : 2016.7.7
달빛의 주인 샤린 더보기

작품안내
http://www.storyya.com/bbs/b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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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골목 소매치기 삶을 살았던 류다인.
억울하게 죽은 동생들의 복수를 마치고 첫 번째 생을 마감하게 된다.
그리고 다시 태어난 새로운 세계.

술과 돈의 향기가 넘쳐 나는 달빛 거리의 주인이 될 샤린!
새로운 세계에서 펼쳐지는 그녀의 유쾌한 이야기!

 
제 1 화
작성일 : 16-07-07 14:15     조회 : 767     추천 : 0     분량 : 5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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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한 달 전 실종되었던 7살 동양인 여자아이와 9살 남자아이의 시신이 어제저녁 무렵에 발견되어…….」

 호주 시드니 외곽 지역에 위치한 한 전자 상가 앞.

 그곳에 설치된 TV에서는 깔끔한 복장과 날카로운 눈매가 인상적인 여자 앵커가 뉴스를 진행하고 있었다.

 한 달 전 실종된 동양인 여자아이와 남자아이의 시신이 어제저녁 인근 공원 호숫가에서 발견되었다는 소식이었다.

 「다음 소식입니다…….」

 온몸에는 상처가 가득하고, 성폭행 흔적까지 남겨져 있다는 소식을 간단히 전한 앵커는 곧바로 다음 뉴스로 넘어가 다른 소식을 전하기 시작했다.

 늦은 오후, 바쁘게 길을 오가는 사람들 중 방금 뉴스에서 흘러나온 두 아이의 죽음에 귀를 기울이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자신의 자식도 친척도 아닌,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는 동양인 아이의 죽음에 관심을 보이는 것보다 당장 오늘 저녁에 무엇을 먹을지를 옆 사람과 고민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이들이었기 때문이다.

 “…….”

 그런 사람들 사이에 유일하게 TV를 바라보며 걸음을 멈추고 서 있는 이가 있었다.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한 남자.

 두 아이의 실종 사건이 나올 때부터 그 자리에 서 있던 남자는 다음 뉴스가 흘러나올 때까지 그곳에서 움직일 줄을 몰랐다.

 “휴우…….”

 잠시 후, 한숨을 내뱉듯 입에 물고 있던 담배 연기를 길게 내뿜은 남자는 휴대폰을 꺼내 어딘가로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띠리리! 띠리리!

 (…….)

 신호가 울리고 누군가 전화를 받은 듯했지만, 수화기에서는 아무런 말도 들려오지 않았다.

 “다이안.”

 남자 역시 잠시 동안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휴대폰을 들고 있다가, 다시 한 번 길게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나직한 음성으로 상대방의 이름을 불렀다.

 (…뭐야?)

 그제야 들려오는 작은 음성. 젊은 여자의 목소리였다.

 “괜찮은 거냐?”

 (킥!)

 조금은 조심스러운 남자의 물음에 수화기 반대쪽에서 작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한가하나 보네. 형사가 뒷골목 소매치기의 안부나 묻고 있으니 말이야.)

 “다이안.”

 (안 괜찮으면?)

 “…….”

 (안 괜찮으면 어쩔 건데?)

 “동생들의 일은 내가 끝까지 조사를…….”

 (…신경 꺼.)

 “뭐?”

 (내가 알아서 해.)

 “다이안!”

 (끊어.)

 “네가 뭘 알아서 한다는 거야!”

 (신경 끄라고 했을 텐데.)

 “다이…….”

 다시 한 번 큰 소리로 여자의 이름을 부르던 남자는 어느새 통화가 끊긴 휴대폰을 바라보며 와락 미간을 찌푸렸다.

 “젠장!”

 그리고 작게 욕설을 내뱉은 남자는 길게 한숨을 내쉰 뒤, 새 담배에 불을 붙인 후 그 자리를 빠르게 떠나갔다.

 

 

 

 제1장. 죽음과 탄생

 

 

 

 「1주일 전 실종되었던 ‘루이스 전자’ 엘미슨 사장의 시신이 오늘 아침 발견되어 현재 수사 중에 있으며…….」

 6개월 전, 어린 동양인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죽음을 알리던 뉴스 앵커는 여전히 똑같은 모습으로 새로운 뉴스를 전달하고 있었다.

 「시신이 발견된 장소는…….」

 뉴스의 내용은 1주일 전 갑자기 실종되었던 루이스 전자의 사장 엘미슨이 시신으로 발견되었다는 내용이었다.

 그 뉴스가 방송되자 길을 걷던 이들이 잠시 걸음을 멈춘 채, 뉴스가 나오는 상가 TV 앞으로 모여들며 앵커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6개월 전 동양인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죽음에 아무런 관심도 보이지 않던 모습과는 너무도 대조적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루이스 전자라면 세계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대기업 중 한 곳이었으니, 그곳의 사장이 실종되어 시신으로 발견되었다는 사실은 큰 이슈가 될 수밖에 없었다.

 「시신은 손가락이 모두 잘려 나가 있는 상태였으며…….」

 “맙소사!”

 “세상에!”

 게다가 자살도 아니고, 온몸에 크고 작은 상처를 입은 채 누군가에 의해 손가락이 모두 잘린 시신으로 발견되었다는 여자 앵커의 말에 뉴스를 듣던 사람들의 안색은 하얗게 질려 갔다.

 여자 앵커의 말과 함께 TV 영상에는 공원 호숫가에서 시신을 수습하고 있는 경찰들의 모습이 비춰지고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웅성거리는 가운데, 마치 홀로 다른 세상에 있는 것처럼 근처 나무에 기대서서 한가롭게 담배를 피우며 사건 현장을 바라보고 있는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웩!”

 “…….”

 길게 담배 연기를 내뿜던 남자는 현장에서 들려오는 누군가의 구토 소리에 고개를 돌려 그쪽을 응시했다.

 그곳에서 한 달 전 들어온 신입 녀석이 처음 본 끔찍한 시신으로 인해 속이 뒤집힌 듯,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오늘 먹은 음식물들을 주변 사람들에게 확인시켜 주고 있었다.

 그 모습을 말없이 바라보던 남자는 잠시 후 걸음을 옮겨 그에게 다가갔다.

 퍼억!

 “윽! 어… 어!”

 남자는 그대로 발을 들어 여전히 토악질 중인 신입의 엉덩이를 차버렸다. 그 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계속해서 걸음을 옮겨 시신이 수습되고 있는 곳으로 향했다.

 “마, 마이언 형사님!”

 자신이 구토한 자리에 그대로 넘어져 버린 신입은 와락 얼굴을 구기며 고개를 돌리다가, 자신을 찬 이가 선배 형사 마이언이라는 걸 알고는 어색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창피함과 쑥스러움, 그리고 조금은 원망 어린 표정을 지은 채 마이언을 바라보는 신입이었다.

 “…….”

 “죄, 죄송합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자신을 싸늘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마이언의 눈빛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선 신입은 삐질 흘러내리는 식은땀을 닦아야만 했다.

 마이언 형사. 젊은 형사들 사이에서는 동경의 대상이자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어떤 사건도 완벽할 정도로 깔끔하게 처리하는 능력과 그 처리 속도는 이미 정평이 나 있어, 동료들의 신임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이는 이가 바로 그였다.

 반면 자신의 상관이고 윗사람이고 할 것 없이 사람 자체에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았기에 출세와는 거리가 먼 타입이었다.

 상관이 일을 시켜도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완전 무시하는지라, 뛰어난 수사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여전히 일반 형사직에 머무르고 있었다.

 거기에 대한 가장 유명한 일화는 그의 상관이었던 멕슨 반장을 거의 죽기 직전까지 구타해버린 사건이었다.

 멕슨 반장은 오래전부터 뇌물을 받아먹는 건 기본이고,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온갖 비리를 일으키는 인물로 유명했다.

 하지만 받아먹은 뇌물의 일부로 윗사람들에게 기름칠 잘하기로도 유명한 그는, 다른 이들의 따가운 눈총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직위를 아주 잘 지키고 있었다.

 다들 그런 멕슨 반장이 못마땅하긴 했지만, 그저 쉬쉬하며 모른 척할 수밖에 없었다.

 잘못 건드렸다가는 오히려 자신이 어떻게 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마이언 형사 역시 마찬가지였다. 멕슨 반장이 뇌물을 먹든 비리를 일으키든 그저 가만히 두고 볼 뿐이었다.

 하지만 다른 이들처럼 그가 두려워서가 아니라, 처음부터 멕슨 반장이라는 인물 자체에 관심을 두지 않기 때문이었다.

 관심이 없으니 그가 무슨 짓을 하든 애초에 눈에 담지를 않은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신참이 하나 들어왔고, 정의감에 불타오르던 신참은 그런 멕슨 반장의 비리를 그냥 두고 보지를 못했다.

 결국 멕슨 반장의 눈 밖에 난 신참은 억울한 누명을 쓴 채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쫓겨나고 말았다.

 그리고 신참이 억울하게 쫓겨나던 그날, 마이언 형사는 처음으로 멕슨 반장의 존재를 자신의 눈에 담았다.

 퍼억!

 그대로 문을 박차듯 반장실로 들어간 마이언 형사는 아무 말 없이 멕슨 반장을 말 그대로 죽지 않을 정도로만 난타했다.

 그런 마이언 형사를 아무도 말릴 수가 없었다. 말렸다가는 기절 직전인 멕슨 반장 대신 자신이 그 자리에 쓰러져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또한 한편으로는 몇 년 묵은 체증이 쑥 내려가는 느낌에 다들 모른 척할 뿐이었다.

 오히려 몇몇 형사들은 마이언 형사의 행동이 문제가 되지 않게 조금이라도 도울 생각으로, 반장실과 다른 곳에 설치되어 있는 CCTV를 조용히 꺼버리기까지 했다.

 “앞으로도 당신이 무엇을 하던 별로 상관하고 싶지 않소.”

 “크윽!”

 정신을 잃어가는 멕슨 반장의 멱살을 잡아 올린 마이언 형사는 나직하지만 강한 음성으로 말을 건넸다.

 “하지만 한 번만 더 내 눈에 들어오게 되면 그땐…….”

 잠시 말을 멈춘 마이언 형사는 멕슨 반장의 귓가에 바짝 얼굴을 가져가며 속삭이듯 마지막 말을 이어나갔다.

 “그땐 정말로 내 눈앞에서 영원히 사라지게 만들어주지.”

 “……!”

 그 일이 있은 후, 한 달이 넘는 시간을 병원에서 지내야 했던 멕슨 반장은 퇴원 후에도 마이언 형사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얼마 후 다른 곳으로 발령되었다는 소식만 들려올 뿐이었다.

 마이언 형사에게 육체적인 아픔과 함께 심적으로 극심한 공포를 느낀 멕슨 반장은 자신을 죽기 직전까지 구타한 그에 대해서도 상부에 일절 언급하지 못했다.

 그저 두 번 다시 그와 마주치는 일이 없기만을 바라며, 마이언 형사의 눈을 피해 퇴원과 동시에 다른 곳으로 발령을 받은 것이다.

 그렇게 멕슨 반장이 사라지고, 그로 인해 억울하게 쫓겨났던 신참 역시 돌아올 수 있었다.

 바로 그 신참이 현재 마이언 형사 앞에서 어색한 표정으로 서 있는 로시오 형사였다.

 “어? 어디 가시는 겁니까, 마이언 형사님!”

 잠시 후, 사건 현장을 한번 간단히 훑어본 마이언 형사는 더 이상 이곳에 볼일이 없다는 듯 그 자리를 떠나 어딘가로 향했다.

 그 모습에 로시오 형사는 급히 그의 뒤를 따르며, 조사한 내용과 자신의 생각을 마이언 형사에게 간단히 보고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봐도 원한 관계인 것 같습니다.”

 원한으로 인한 살인.

 손가락이 모두 잘린 채 죽어 있는 루이스 전자 사장의 시신을 떠올리며 로시오 형사는 그렇게 단정 지었다.

 원한 관계가 아닌 이상 저토록 잔인하게 사람을 죽일 수는 없을 테니 말이다.

 “또.”

 “네? 아, 네. 또한 보름 전 이곳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케이 증권’ 사장의 시신 역시 같은 자의 소행이라고 봅니다.”

 보름 전에도 이곳 공원 호수에서 하나의 시신이 발견되었다.

 그는 ‘케이 증권’의 마크슨 사장으로, 온몸에 칼에 베인 듯한 자잘한 상처들이 나 있었고 오늘 발견된 시신과 마찬가지로 손가락이 모두 잘려 있었다.

 “또.”

 “네?”

 “그게 다냐?”

 “네? 무슨…….”

 “여기서 시신이 발견된 게 두 사람이 다냐고.”

 “에? 이들 말고 누가 또 있습니까?”

 “…….”

 마이언 형사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오히려 자신에게 되묻는 로시오 형사를 잠시 말없이 바라보다가, 다시 담배 하나를 꺼내 입에 물었다.

 그리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에?”

 자신의 질문에 대답도 하지 않은 채 말없이 사라져 가는 마이언 형사의 뒷모습을 보며 조금 황당하다는 표정을 짓던 로시오 형사는 이내 머리를 긁적이며 사건 현장으로 돌아갔다.

 마이언 형사가 사라진 이상 자신이 그곳에 남아 시신을 수습해야 했기 때문이다.

 “휴우!”

 한편, 사건 현장을 나와 걸음을 옮기던 마이언 형사는 잠시 멈춰 입에 물고 있던 담배에 불을 붙이고 길게 담배 연기를 내뿜었다.

 그리고는 뒤돌아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공원 호숫가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

 6개월 전, 동양인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시신이 발견되었던 공원 호숫가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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