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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노엘
작가 : 신상사
작품등록일 : 2016.9.7

신비한 카페 'L'
그곳에서 만나는 바리스타이자, 연금술사인 '노엘'과 이상존재들의 이야기.
그리고.. 노엘이 가지고 있는 지식의 보고 '현자의 돌'을 노리는 자들 나타는데..

 
2. 과거가 보인다.
작성일 : 16-09-10 13:44     조회 : 364     추천 : 0     분량 : 6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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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알아, 멍청아.”

 

  들어온 이는 마담이었다. 그녀는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걸치고 있던 거죽을 벗었고, 이내 허름한 할머니에서 아름다운 중년 여성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그녀는 어디서 꺼냈는지 모를 담배를 입에 물었다.

 

  “라이터 있니?”

 

  “없죠. 그리고 여기 금연이에요.”

 

  “금연은 개뿔.”

 

  그녀는 자신의 손가락을 튕겼다. 작은 불꽃이 일었고, 그녀는 입에 물고 있던 담배 끝에 불을 붙였다. 그녀는 연기를 머금고 허공에 뱉어내었다. 연기는 천정 근처에 맴돌더니 이내 ‘노엘은 멍청이.’ 라는 글자를 만들어냈다.

 

  “그렇게 시비 걸고 싶은 사람이 없었어요?”

 

  노엘이 시큰둥하며 그리 물었다. 마담은 연기를 뻐끔거렸다.

 

  “너 만한 사람이 없긴 하지.”

 

  “에이.. 늦은 시간에 어쩐 일이에요.”

 

  “아까 그 여자애 생각이 나서 왔어.”

 

  “지아 씨요? 아무리 자기와 다르다지만 다들 너무했어요. 말 한마디도 걸지 않다니.”

 

  “어이고.. 너야말로 너무하지. 이상존재들을 위해서 쉼터 같은 카페를 차린다더니 보통 인간을 알바로 떡 하니 데려 놓은 게 말이니?”

 

  “어쩌다보니 그렇게 되었어요...”

 

  “뭐가 되었던 궁금해서 온 거야.”

 

  “뭐가요? 왜 지아 씨를 여기에 두었는지?”

 

  “응.”

 

  “말 했잖아요. 어쩌다보니까, 라고.”

 

  “집에서 생각을 해봤는데 말이야. 아무리 봐도 네 스타일이 아니란 말이지. 넌 가슴 크고, 엉덩이 크고, 그런 여자 좋아하잖아. 막 D컵 이런 애들.”

 

  “무슨! 뭐.. 물론 취향이 그건 맞지만..”

 

  “왜 저 소녀야? 어쩌다가 여기까지 떡하니 둘만큼 너 무책임한 사람 아니잖아. 일반인이 여기를 들락날락한다는 게 너에게 얼마나 짐이 되는 일인지 모르는 사람도 아니고.”

 

  “....”

 

  노엘은 바 밖으로 나와 가장 가까운 의자에 털썩- 앉았다. 마담은 여전히 입구에서 담배 연기를 뻐끔거리는 중이었다. 연기 중 어떤 것은 까마귀 모양이 되어 공중을 떠다녔고, 어떤 것은 ‘노엘 바보, 멍청이.’ 같은 글자가 되었다.

 

  “처음에 저 친구 얼굴에 상처가 가득한 채로 퉁퉁 부어서 여길 왔더라고요.”

 

  노엘이 힘겹게 입을 열었다.

 

  “여길? 어떻게 여길 들어와.”

 

  “잠깐 문제가 있었어요. 창문 블라인드에 만들어 놓은 결계가 흔들거려서 보수를 하고 있었거든요. 5분? 10분? 이면 될 일이었는데 그 사이에 여길 들어온 거죠. 일반 커피숍인줄 알고.”

 

  “그런데? 내보내지 않았어?”

 

  노엘은 머리를 긁적거렸다.

 

  “어릴 때 나 같았어요. 훈련이랍시고 유럽 여기저기를 끌려 다니면서 맞았던 내 얼굴 같았다고요.”

 

  노엘은 잠시 회상에 잠기는 듯 보였다. 말이 없어지고, 눈빛이 몽롱했다.

 

  “그래서 여길 들였다고? 그게 전부야?”

 

  답답하다는 말투로 마담이 물어왔다. 노엘은 겨우 정신을 차리고 대답했다.

 

  “네, 전부에요. 마담보다 사람이 무섭데요. 학교 내에서 꽤나 괴롭힘을 당했던 모양이에요.”

 

  “그걸 네가 해결해주려고 하면 안 돼. 그럴 자격은 없어. 그런 고통 겪는 사람이 저 녀석 하나도 아니야.”

 

  “하지만 내 눈 앞에 있는 사람이잖아요. 그 사람이 여기 오는 거 호기심이 아니에요. 현실에서 도망쳐서 쉬고 싶은 거예요. 마담처럼 쉼터가 필요한 거죠. 후회된다면 떠날 수 있어요. 선택은 그 사람 몫이에요.”

 

  “나는 걱정 돼서 그런 거야. 알지?”

 

  “알아요. 마담이 하고 싶은 말 뭔지.”

 

  잠시 생각을 하던 노엘이 말을 이었다.

 

  “어차피.. 겁을 먹었을 거예요. 여기 오는 존재들이 어떤 이들인지 말했거든요. 내일 당장 오지 않을 수도.. ”

 

  “그렇게 된다면 다행이지 않아?”

 

  “그럴까요? 다행일까요? 아닐까요?”

 

  마담은 피우고 있던 담배를 손으로 꽉 쥐었다. 그랬더니 하얀 가루가 되어 바닥으로 떨어졌고, 이내 녹아 흔적 없이 사라졌다.

 

  “맥주 한 잔 할래?”

 

  노엘은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좋죠. 단, 다른 맥주 집 갈 때에는 그 거죽 옷은 벗어두고 가는 걸로 해요. 입고가면 누구도 들여보내주지 않을 테니까.”

 

  ###

 

  다음 날 아침, 숙취에 절어 매장 내에서 잠든 노엘은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겨우 몸을 일으켰다. 그는 머리를 긁적이며 하품과 함께 잠겨있던 문을 열었다.

 

  “상태가 왜 그래요? 여기서 잤어요?”

 

  지아였다. 노엘은 여전히 머리를 긁적였다.

 

  “몇 시죠? 오픈.. 아직 멀지 않았나.”

 

  “30분 남았어요. 일찍 시작해야죠.”

 

  “아니.. 그럴 필요까지는..”

 

  “그리고 나 결심했어요.”

 

  노엘은 그녀의 얼굴을 보았다. 지아는 대단히 홀가분한 표정으로 이어 말했다.

 

  “여기서 알바를 하기로.”

 

  “아? 진짜요?”

 

  “그리고 돈은 필요 없어요. 대신 부탁이 있어요.”

 

  “불안한데.. 뭔데요?”

 

  “주말만 말고 평일에도 여기에 올래요. 알바 하러.”

 

  “학교는요?”

 

  “이제 고민해봐야죠. 사장님이랑. 학교 대신 이곳을 오는 방법을.”

 

  지아의 기대에 찬 얼굴에 노엘은 당황한 표정으로 화답했다.

 

  ###

 

 

  “.. 뭔 짓이람.”

 

  노엘은 가게 문을 닫고 컴퓨터로 한참 무엇인가를 검색하더니 이내 바 아래에서 A4 용지 두 장을 꺼냈다. 그는 팬으로 종이에 알 수 없는 글귀를 쓰더니 각 그림 모서리에 작은 그림을 그렸다. 일반인의 눈엔 한 없이 조잡해보였지만 그는 한 글자, 한 획마다 정성을 들였다. 그리고 그는 다 완성된 종이를 가지고 화장실 앞으로 향했다. 움직이면서 옆에 나란히 서 있는 진열장을 힐끗거렸다.

 

  화장실 앞에서 주머니에서 노란 크레용을 꺼내어 그는 문 앞에 커다란 스마일리를 그렸다.

 

  “스마일~”

 

  무심한 표정에 억지로 미소를 만드니 문틈에서 빛이 새어나왔다. 그는 화장실 문으로 열고 안쪽으로 들어섰다. 역시나 화장실은 화장실이 아니었다. 그의 앞에는 벽난로가 딸린, 동시에 목재로 만들어진 고풍스러운 집이 나타났다. 침대가 한 중앙에 있었다.

 

  그는 벽난로에 불씨를 넣고는 휘휘 저었다. 그러자 불길이 일었다. 그는 불이 일어나는 것을 확인하고 안쪽에 딸린 방으로 들어섰다. 따뜻해 보이는 거실과 달리 방 안은 어두웠고, 그는 입구에 달린 버튼을 눌렀다. 벽에 달린 양초들이 전기가 통하기라도 하는 듯 머리에 불을 밝혔다.

 

  노엘은 헛웃음을 뱉었다.

 

  “살다 살다...”

 

  그의 눈앞에는 대장간처럼 보이는 작업공간이 있었다. 철 모루가 있었고, 풀무, 각종 작업에 쓰이는 칼과 가위 그리고 한 쪽에 세워진 1미터 길이의 쇠망치도 있었다. 쇠망치는 그 머리가 빛나는 은색이라는 것과 그 머리가 노엘의 주먹보다 배는 크다는 것을 제외한다면 그리 특별할 것이 없어 보였다. 벽에는 거실 난로와는 또 다른 형태의 화로도 있었다.

 

  종이를 든 채 방 중앙으로 간 그는 난로와 같은 방식으로 화로에 불을 붙였다. 화로에서는 붉은 불이 아닌, 파란 색의 불을 일어났다. 노엘은 들고 있던 종이를 화로 안에 던져 넣었다. 종이가 불에 닿자 화로의 불빛은 곧 노란색으로 바뀌었다. 종이에 불이 붙었지만 타지는 않았다. 여전히 종이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곧 작업이 끝났다는 것을 알리듯 노란 화염이 다시 파란색으로 바뀌었다. 노엘은 집게로 종이를 꺼냈다. 종이에 적었던 글자와 문양들은 햇볕 아래 초콜릿이 그러듯 살짝 녹아 늘러 붙어 있었다.

 

  노아는 종이를 모루 위로 올리곤 벽에 기대어 있던 망치를 들고 왔다.

 

  그는 숨을 골랐다.

 

  “뭐, 어쨌든 벌어진 일이니까.”

 

  그리고 웃옷을 벗었다. 잘 다듬어진 몸의 그림자가 촛불에 일렁거렸다. 그는 망치로 모루 위 종이를 내려치기 시작했다. 깡- 깡- 하는 소리와 방 안에 울려 퍼졌다.

 

  ###

 

  “누나.”

 

  월요일 늦은 아침, 에스프레소를 주문한 꼬마도령이 지아를 불렀다. 이틀 만에 처음으로 말을 거는 꼬마의 모습에 지아가 놀라 “왜?” 하고 물었다.

 

  “누나는 꽤 오랜 시간동안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려야할 거야.”

 

  “...”

 

  “믿기 싫음 말고. 내가 하는 말은 아니야. 할배가 어제 그러더라.”

 

  “할배? 누구?”

 

  “누구긴 누구야 신령 할배지.”

 

  주문한 음료가 나오자 도령은 냉큼 그것을 가지고 카페 밖으로 나갔다. 지아가 멍한 표정으로 노엘을 바라보았다.

 

  “내가 뭘 잘 못한 걸까요?”

 

  “아뇨. 자기가 한 말은 아니라잖아요.”

 

  “진짜..일까요?”

 

  노엘은 희죽거리며 어깨를 으쓱였다.

 

  “그래도 말을 거는 게 어디에요. 조금씩 편해지고 있다는 거겠죠.”

 

  “하긴 아까 오셨던 분들도 저번처럼 힐끗거리지는 않으니까... 하지만 저기 저분은..”

 

  지아의 시선이 매장 구석에 있는 아주머니에게로 향했다.

 

  “저분이 살아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그랬죠?”

 

  “네. 무서울까봐 말하지 않았는데... 발밑을 봐요.”

 

  지아가 테이블 아래 아주머니의 발을 보았다. 아주머니의 발은 교모하게도 발목 아래 발이 시작되는 지점까지만 존재하고 그 아래로는 연기처럼 흐트러져 있었다.

 

  “......”

 

  지아가 멍한 표정으로 응시하자 노엘은 그녀의 어깨를 손가락으로 툭 건드렸다.

 

  “너무 빤히 보진 말아요.”

 

  지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문뜩 그녀는 생각이 났는지 노엘에게 물었다.

 

  “그런데 정말 오늘 학교 안 가도 되요? 부탁한 건 맞지만 당장에 이래도 되는 건가 조금 무서워서.”

 

  “맞다.”

 

  노엘은 바 아래에서 종이 두 장을 건넸다. 지아가 그것이 무엇인가 하고 받아보니 온통 영어로 된 서류였고, 그 아래 사인이 적혀 있었다. 딱 보아도 중요한 서류 같았다.

 

  “이게 뭔데요?”

 

  “조금 있다가 우체국에 가서 학교로 그 서류를 보낼 거예요. 이메일과 통화로 대충적인 절차는 밟아 놨어요. 서류가 아직 그쪽으로 넘어간 건 아니라서 며칠 조퇴 정도로 처리 될 거지만, 큰 문제는 없을 거예요. 언젠가 돌아가서 다시 공부하고 싶을 수도 있으니까.”

 

  “이게 무슨 서류인데요?”

 

  “영국에 있는 학교에서 대체수업을 들을 거라는 서류.”

 

  “그런 게 원래 있어요?”

 

  “비슷한 건 있다고 인터넷에 나와 있던데.. 이렇게 급작스럽진 않겠죠?”

 

  “의심하지 않을까요? 막 자세히 알아보고 그러면 들키겠다.”

 

  “그렇게 자세히 알아볼 관심이면 지아 씨가 그렇게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동안에..”

 

  노엘은 말을 하다가 이내 멈칫거렸다. 지아는 애써 웃으며 “괜찮아요.” 라고 말했다.

 

  ###

 

  지아는 커피를 만드는 노엘의 모습을 한참이나 뚫어져라 보았다. 그는 커다란 덩치로 온힘을 다하듯 커피를 만들고 있었다. 땀을 워낙 흘려 휴지를 준적도 있었다. 그가 팔에 근육을 꿈틀거리며 커피를 만드는 모습을 보면 눈앞의 상황이 꿈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듯 했다.

 

  “나 우체국 좀 다녀올게요.”

 

  노엘이 말했다. 지아는 화들짝 놀라했다.

 

  “네..네.”

 

  “금방 올게요. 주문만 받고, 잠깐 기다리라고 하면 별 말 하지 않을 거예요.”

 

  그가 매장 밖으로 나가자, 창가에 앉아 커피를 마시던 마담이 슬금슬금 잔을 들채 바로 다가왔다.

 

  “리필 해드릴까요?”

 

  지아가 마담에게 물었다. 마담은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사장님이 우체국을 가셔서 조금 계시면 해서 가져다드릴게요.”

 

  “그래, 뭐.. 상관은 없어. 근데 너 말이야.”

 

  “네?”

 

  “눈에서 꿀 떨어지겠더라?”

 

  “에??? 무슨..?”

 

  “노엘만 마냥 바라보던데.. 그래서 학교도 안가고 여기서 그러는 거야?”

 

  “아뇨, 무슨 말인지.. 그냥 사장님 커피 뽑는 게 신기해서.”

 

  “내 나이가 285살이야. 속일 걸 속여라. 손을 보는 것보다 얼굴을 보는 게 훨씬 많더만.”

 

  “아니에요. 나이 차이가 얼만데..”

 

  “하여간 소녀소녀하다. 그렇지?”

 

  “... 아니라니까요.”

 

  “노파심에 하는 말인데. 네가 소녀 소녀하게 가슴앓이 할 만한 녀석은 아니야. 어울리지도 않고. 네가 상상하는 좋은 사람이.. 아니란 거야.”

 

  “아니에요. 아니라고요...”

 

  “아니면 됐어. 그냥 그렇게 될 까봐, 걱정이 되어서.”

 

  마담은 다시 자기 자리로 향했고, 지아는 한참이나 의아한 표정으로 그녀를 보았다.

 

  ###

 

  “사장님.”

 

  마감을 하던 중에 지아가 청소를 하며 노엘을 불렀다.

 

  “네?”

 

  “사장님 연애 안 해요? 결혼은?”

 

  “... 갑자기?”

 

  “어.. 그냥. 사장님도 보통 사람은 아니니까. 그런 건 어떻게 하나 싶었어요.”

 

  “음.. 방금 말한 것처럼. 보통 사람이 아니다보니까. 조금 힘들긴 하죠? 연애 해봤어요?”

 

  “아뇨.. 전혀. 그럴 정신도 없었고. 그러면 연애를 해보긴 했어요?”

 

  “그럼요. 나이가 있는데.”

 

  “아.. 그렇구나.”

 

  대화는 끊겼고, 둘은 묵묵히 남은 일을 처리해나갔다. 마감이 모두 끝나고 지아는 집을 가기 위해 앞치마를 벗었다. 아침에 학교를 간다며 입고 나왔던 교복 그대로였다. 그녀는 잠시 시계를 보고 이제 집에 가야겠다고 노엘에게 말을 하려고 했다.

 

  그때, 노엘은 그녀가 입을 열기 전 먼저 말을 꺼냈다. 평소보다 조금 더 잔잔한 목소리와 표정이었다.

 

  “아직 못 잊는 사람이 있어요.”

 

  “네?”

 

  “아까 지아 씨가 했던 질문들.. 마저 마감하면서 생각해보니까. 역시나 아직도 못 잊고 있구나.. 싶은 사람이 있다고요. 이렇게 생각이 나면 괜히 우울해지는 그런 사람이요.”

 

  “그렇구나..”

 

  “이제 퇴근해야죠?”

 

  노엘이 애써 웃음 지으며 매장 문을 열어주었다.

 

 ###

 

  지아는 침대에 누워 그날의 일을 생각했다. 마담이 했던 이야기, 노엘이 했던 이야기. 그녀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괜한 말에 이상한 상상들을 하는 것이라고, 혹은 질척한 흙구덩이에서 자신을 빼온 사람이라 기분이 이상한 것이라.

  그녀는 겨우 잠에 들었고, 꿈을 꾸었다. 노엘이 자신을 안고 남학생들을 피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그날이 기억이 바탕 된 꿈.

 

 ###

 

  같은 시간, 노엘은 자신의 작업실에서 머루를 쇠망치로 두드리고 있었다. 깡- 깡- 하는 소리가 작업실 내에 계속해 울려 퍼졌다. 노엘의 이마에서 땀이 흘러내리고 있었고, 땀은 벗은 몸을 타고 바닥에 떨어졌다. 그는 자신의 팔이 부들부들 떨릴 때까지 쉬지 않고 머루를 두드렸다. 머루 위에는 어떤 물건도 놓여있지 않았다.

 

  그는 잠시 쉬었다가, 이내 잡생각을 없애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는 다시 망치로 머루를 내리쳤다.

 

  “제발. 이제. 그만.”

 

  노엘은 망치소리에 박자를 맞추듯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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