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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늦었지만 청춘스토리
작가 : 사니사
작품등록일 : 2016.8.22

어느 새벽감성이 풍만한 회사원의 늦은 청춘 스토리.

 
4화. 건망증
작성일 : 16-09-09 23:00     조회 : 446     추천 : 0     분량 : 5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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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말도 오가지 않으며 1시간쯤 고속도를 달리다보니 예전에 살던 동네에 도착했다.

  “어 저기서 내려주시면 됩니다.”

  “어냐”

  저 멀리 가로등이 몇 개 켜져있는 공원을 가리키며 말했다. 주변에 도착했을 무렵 조금씩 자동차 속도가 줄어들며 정차하였다.

  “감사합니다. 잘먹었습니다.”

  “그래그래.”

  과장님은 피곤하신지 하품을 하였고 그 탓에 서로 긴말이 오가지 않았다. 차에서 나와 문을 닫기 전 재차 감사인사를 하자 과장님도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었다.

  빨간 스포츠카의 차문을 닫으며 기지개를 폈다. 조금씩 사라져가는 자동차불빛을 눈으로 쫒으며 옆에 있는 벤치로 발걸음을 옮겼다. 후 하며 숨을 뱉고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아 맞아. 가방.

  아무래도 밥 먹고나서 과장님 차에 두고 내린 것 같다. 뭐 그렇다면야 딱히 문제는 없으니까 생각은 접어두자고.

  뻐근함이 사라지자 벤치에서 일어서 저 앞에 보이는 편의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편의점 문을 열고 들어서자 눈앞에 익숙한 사람이 계산대 앞에 서있었다.

  그 사람도 문을 연 나를 확인하자 모자 밑에 있던 눈이 커졌다.

  “어? 람휘아니냐?”

  목소리를 들으니 생각났다. 내 중학교 절친, 이승아 밖에 없다. 승아는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 알바생에게 건네준 후 나에게 다가왔다.

  “야 겁나 오랜만이다~!”

  “오 그래. 오랜만이다 승아야.”

  “잘 지냈냐? 는 너무 형식적인 인사같으니… 지금부터 좀 시간있냐?”

  “흠… 있다만 왜.”

  승아는 알바생에게 무언가 들은 검은 봉지와 카드를 건네받은 후 편의점에서 나를 이끌고 나왔다. 그 후 어깨동무를 하였다.

  “군필자끼리 술한잔 하자고~?”

  “잠깐만……. 흠… 그래. 그러자”

  승아는 어깨동무를 풀은 후 주머니에 손을 넣고 공원 쪽으로 향했다.

  “중학교 때랑 많이 달라졌네~ 시간도 넘쳐나고 말이야.”

  “뭐, 별상관 없잖아? 그건 그렇다 치고어디서 먹을건데?”

  “우리 집 비었으니까 가자.”

  “어냐”

  “그건 그렇고 잘 지냈어?”

  “언제는 형식적인 인사라더니…….”

  “그 모습을 보니 잘 살고 있구만~”

  “넌 대학은 잘 다니고 있냐?”

  “당연하지”

  “그런데도 돈이 남아도냐? 술먹게?”

  “난 좀 특별하거든”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제일 특별하지 않거든…?”

  승아는 가볍게 내 어깨를 툭 쳤다.

  “파라독스구만!”

  “패러독스겠지”

  “그거나그거나”

  “아이고…….”

  승아와 말을 하며 몇 분쯤 걸었을까 시야에 한 아파트가 들어왔다. 반 쯤 불이 켜져있는 아파트를 눈짓하며 승아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냐”

  “예압”

  아파트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그 후 벽에 기대며 승아를 바라보았다.

  “요즘은 뭐하고 사냐?”

  “나? 나는 그거하고 살지 그거”

  “오른손이 여친이구나.”

  “아니 그거말고.”

  “그거 빼고는 너한테 뭐가 존재하냐?”

  “그건 그렇긴한데! 닥쳐! 그거 말고도 많거든!”

  “뭐”

  “나, 나 요즘 공부한다고?”

  “당연하겠지 대학교 다니는데.”

  엘리베이터가 도착해 문이 열리자 승아가 먼저 탄 뒤 나도 뒤따라 탔다.

  “꿈은 정했냐?”

  “건축이나 해보려고”

  “오. 좋네”

  “좋긴 뭐가좋아~ 힘든일인데.”

  “평범한 나보다는 낫잖아?”

  “하하”

  승우는 쑥스러운지 머리를 긁적였다. 금세 엘리베이터는 도착해 문이 열렸고 승우내 집 쪽으로 걸어 들어갔다.

  “회사는 좀 어때?”

  “그럭저럭. 아는 사람이 있으니까.”

  승우는 비밀번호를 눌러 아파트 문을 열었고 나도 따라 들어갔다. 아무도 없는 집이 마치 나의 집처럼 느껴졌다.

  “옷은 아무대나 던져둬”

  “예압”

  더운 자켓 벗은 후 부엌 의자에다가 걸어두었다. 승우는 비닐봉지를 식탁위에 올려둔 후 냉장고에서 맥주 한잔을 꺼내 나에게 보여주었다.

  “이거먹을래? 그거 먹을래?”

  승우는 맥주를 살짝 흔들며 검은 비닐봉지를 손짓했다. 미지근한 것 보다 시원한게 더 좋으니 방금 갓 냉장고에서 꺼낸 맥주를 먹기로 결정했다. 승우에게 손짓으로 그것을 먹는다고 표현한 후 봉지안에 들은 육포와 맥주를 꺼낸 후 거실로 갔다.

  승우도 맥주를 가져와 거실 식탁에 올려둔 후 자기 맥주를 땄다. 나도 맥주를 집어 딴 후 조금 마셨다.

  “크흐~”

  “니가 무슨 아저씨냐.”

  “뭐 어때~ 맥주정도는 이렇게 먹을 수 있잖아?”

  “그러니까 아재아재라고 불리는 거 아니냐.”

  승우는 다시 맥주를 쭉 들이마셨다.

  “크하~ 그건 그렇게 왜 이렇게 패기가 없어졌냐. 행동이 물러졌어~”

  “뭔 소리가.”

  “막 옛날에는 세상은 내가 만드는 거다~ 하며 다녔잖냐~”

  그 말에 육포를 뜯어먹으며 잠시 생각했다.

  “그랬었냐…….”

  “건망증이 심한 건 여전하네~”

  승우는 그 후 다시 맥주를 들이마셨다. 그렇게 오랜만에 만난 중학교동창과 대화가 오가며 시간가는 줄 모르고 대화하다보니 어느새 맥주를 다 마셨다. 승우는 취한 것 같지는 않았지만 갑자기 소파에서 퍼질러 잠을 자기 시작했다. 누워있는 승우의 뺨을 몇 대 쳤지만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의자에 걸어둔 자켓을 챙겼다. 그 후 현관문을 열고나와 앞의 난간에 기대었다. 주머니에 있는 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보니 10시 41분이 되어 있었다. 슬슬 새벽 네온사인들이 올라올 시간대이다.

  엘리베이터쪽으로 걸어가며 기지개를 폈다.

  크흑… 한번 더 온것이냐… 칫. 상대해주지.

  현기증이 덥쳐왔지만 가볍게 무시하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아파트를 나와 크게 숨을 쉬니 새벽공기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여름인지라 시원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손으로 잡고 있던 자켓을 어깨 뒤로 넘긴 후 길을 걷기 시작했다. 저 멀리 보이는 큰 도로에서는 일을 끝내고 돌아오는 차량들이 줄을 이었고 아파트 단지에는 몇몇 커플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한숨을 쉬며 한쪽주머니에 손을 넣고 아파트 단지 후문 쪽으로 걸어갔다. 이 곳은 어렸을 적, 그러니 한 중 2~3학년 때 종종 왔었기에 지리를 알고 있어 헤매는 일은 없었다.

  아치형으로 만들어진 후문을 지나 나오니 끝날 기미가 안보이는 상가들이 불빛을 내고 있었다. 조용했던 아파트 단지 내와는 달리 기운이 넘쳐나는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있었고, 시끄러운 번화가 속에서 겉모습만 치장하고 만나는 커플들이 넘쳐났다.

  겉면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사랑이다. 그리고 내면만으로 이루어 질 수 없는 것이 사랑이다.

  여름인데도 저렇게 꾸밀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옷을 잘 입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거리를 힘없이 걷기 시작했다. 기껏 해봐야 15분밖에 걸리지 않는 집이 매우 멀게 느껴졌다.

  번화가를 조금 지나 선선해진 길을 들어서니 저 멀리서 편의점이 보였다. 좋아. 이번에는 꼭 콜라를.

  “어서오세요~”

  알바생으로 보이는 한 젊은 남성이 형식적인 인사를 건넸다. 나도 따라 형식적이게 고개를 살짝 숙여 그에 응했다. 그 후 앞에 보이는 유리로 된 음료수 전시대로 갔다. 이번에도 어떤 콜라를 먹을지 고민하며 슬며시 주위를 둘러보았다.

  옆에 어디선가 본 듯한 여고생이 서있었다. 우와. 나 발이 엄청넓네. 하지만 280밖에 안되는데…?

  그 여고생은 코카콜라를 집은 후 조금 옆쪽에 있는 도시락코너로 움직였다. 역시 온 국민이 사랑하는 코카콜라!이지만… 만약 여기서 코카콜라를 집는다면 판사님께서 의사봉으로 비트치는 것을 들어야하기 때문에 할 수 없이 펩시를 집었다.

  250ml짜리 콜라를 들고서 계산대로 향했다.

  “1200원입니다.”

  “으아…”

  잔돈이 남으면 차라리 500mL를 사먹겠다……. 아 그러면 되겠구나.

  잠시 알바생에게 손을 들어 기다려달라는 표시를 한 후 다시 돌아갔다.

  “어? 아저씨 코카콜라 좋아하지 않아?”

  태연히 나에게 건넨 한마디가 나를 얼렸다.

  “어, 어?”

  여고생은 숨을 뱉으며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렇게 코카콜라만 먹고 다니는데 누가 모르겠어?”

  “어, 어?”

  놀란 부분은 그 부분이 아니지만 한 번 더 놀랐다. 본적도 없는 소녀가 나를 안다고 하다니… 이거 완전 스토커 아니야!

  “그… 나를 알아?”

  “모르는게 이상한 거 아니야? 우리 동네 사람들이면 거의 다 알거라고.”

  “어,어…?”

  머리를 긁적이며 쓴웃음을 짓자, 소녀는 팔짱을 끼며 나를 바라보았다. 어깨쭉지 아래까지 내려오는 검은색장발이 입고있는 흰색 반팔티와 합쳐져 괜찮은 느낌이 들었다. 바지는 짧은 바지를 입어 길어보이는 다리가 눈에 들어왔다. 키는 기껏 해봐야 내 턱 정도 될 것 같았다.

  “아저씨 먄날 술먹고 엄청 기쁜 듯 다녔거든?”

  “어 혀…”

  손이 옆머리로 날라왔다.

  “크흑…….”

  “이거 모습보니까 완전 차였구만.”

  “어… 어?”

  아니… 대화에 알맹이가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건 저 뿐입니까? 네?

  “아이고… 희망이 없구만… 젊은이가 패기가 없어.”

  네가 23살 먹은 군필자니……?

  여고생은 그렇게 말하고서는 편의점 계산대로 향했다. 나도 다시 코카콜라로 바꾼 후 계산대로 갔다.

  “어… 이거까지 같이요”

  “아저씨 뭐하는”

  “여기요… 어허. 어른이 사준다면 잘 받아먹어야지.”

  지갑에서 지폐 3장을 꺼내 알바생에게 건넸다. 등 뒤로 떨어진 자켓을 주으며 여고생은 보니 뜨악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 후 자기 것만 챙겨 밖으로 나갔다. 하지만 멀리가지는 않고 문 옆에 서있었다.

  “그래서 뭘 할 생각?”

  “아는 사람한테는 무언가를 사주는게 내 원칙이라서.”

  “갑자기 그런 가치관을 형성해봤자 아무 쓸모 없을텐데.”

  우와. 굉장한 문학소녀다. 너도 설마 중2병이니?

  “뭐 그렇다면야…. 넌 날 어떻게 아냐?”

  “초반에 반말이라니. 심각하구만.”

  애초에 반말을 한 건 당신이거든요? 아니 그건 그렇다 치고 초반이 아니라는 것도 당신이 말했거든요?!

  “아저씨 맨날 술먹고 민폐끼치면서 다녔어. 앞으로는 좀 사과하고 다니라고”

  “음? 내가 그랬냐?”

  “술 좀 그만마셔…….”

  턱에 손을 대며 기억을 더듬어 보니 슬슬 생각났다. 필름이 끊긴 것이 아니라 건망증이었던 것 같다.

  “어! 어!”

  “뭐야….”

  여고생은 한 번 더 뜨악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 그…! 걔! 걔구나!”

  “걔라니… 사람이름은 제대로 알아두라고”

  “알려줬었나?”

  “확실히 알려줬거든? 이루리라고?”

  잠시 기억이 스쳐지나갔다.

  “하하… 전에는 미안했다”

  “알면 됐어”

  이제 누구인지도 기억했으니 딱히 발목잡을 일은 없다.

  “어디사냐?”

  “왜? 쇠고랑차게?”

  “좀 봐줘라… 시간도 늦었으니까 대려다 줄려고 그러지”

  루리라고 하는 여고생은 콜라를 다 먹은 후 옆에 있는 쓰레기 통에 던졌다. 캔은 팅 소리를 내며 그 상태로 바닥에 떨어졌다. 루리는 얼굴을 붉히며 캔을 주은 후 제대로 집어 넣었다.

  “갈까?”

  “내가 어디사는 줄 알고?”

  “응? 같은 동네 사는 거 아니였어?”

  “뭐 그렇지.”

  일어서 손에 걸어둔 자켓을 등 뒤로 넘긴 후 콜라 뚜껑을 따 조금 마셨다.

  “나도 줘.”

  “뭐? 이건 내껀데?… 아니 그건 둘째치고 내가 먹던거라고?”

  “상관없어. 설마 침이라도 뱉은 거야?”

  루리의 얼굴은 확 깬다는 표정으로 바뀌었다.

  “그건 아니다만.”

  “그렇다면 상관없어.”

  루리는 내가 잡고 있던 콜라를 가로채 한 모금 마셨다. 그 후 다시 나에게 돌려준 후 치마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평범한 별빛들이 은은하게 빛난다. 평범한 가로등이 깜빡인다. 뒤늦게 돌아온 나의 평범한 하루가 왠지 모르게 좋게 느껴진다. 한 곳에 빠져, 평범한 것을 잃어버리는 그런 바보는 다시 되지 않겠다.

  기다리지도 않고, 기대하지도 않겠다.

  “그건 그렇게 너랑 대화하면 뭐라고 말하는지 모르겠어”

  “그게 세대차이라는 거야.”

  “저기 4살 차이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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