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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니벨룽의 반지
작가 : 소금맨
작품등록일 : 2018.1.30

리뉴얼/주1회연재 목표

 
2화
작성일 : 18-02-14 03:45     조회 : 301     추천 : 0     분량 : 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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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머리 없는 괴물이 피가 뚝뚝 흐르는 짐승을 들고 마을에 출몰해 힘을 합친 사람들의 손에 쓰러졌다….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시그는 그가 보였던 시끄러운 언동과는 달리 꽤 숙련된 사냥꾼이었고,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 멧돼지 한 마리를 짊어지고 자신이 머무는 집으로 들이닥쳤다. 약탈자라도 되는 것처럼.

 

  “운이 좋았어! 벨!”

  “그런가 보네. 너 치고도 금방 돌아왔잖아.”

  “마을 갔다 올게! 머리 빌려 줘!”

  “네가 가게?”

  “닐이 이걸 들 수 있을 리가 없잖아?”

 

  그렇게 말하곤 그렇게 넓진 않은 문으로 용케 들고 들어온 멧돼지를 바닥에 쿵 내려놓았다. 그걸 본 닐은 짜증을 냈다.

 

  “바닥에 피 배잖아. 도로 들고 나가. 그리고 마법을 쓰면 그깟 멧돼지 한 마리 쯤 드는 건 일도 아니거든?”

  “하지만 안 어울리잖아? 네 덩치를 봐. 다들 멧돼지보단 네가 멧돼지를 어떻게 들고 왔는지에만 관심을 가질 걸.”

  “이 나라 사람들도 간단한 마법 정도는 쓰잖아.”

  “여긴 수도에서 머니까. 마법에 대해선 전래동화에 나오는 정도로밖에 모르는 사람들도 많지.”

  “완전히 헛걸음 했었군.”

 

  왠지 모르게 완전히 비꼬는 어조로 중얼거린 닐이 손을 휘휘 저었다. 귀찮은 파리라도 쫓아내는 것 같은 손짓이었다.

 

  “당장의 영양보급은 했어. 조금이긴 한데, 벨이 마력을 빌려줬거든.”

  “수도에서 그 녀석 오는 거 아냐?”

  “이 정도는 괜찮아. 아주 조금이었으니까. 내가 벨의 마력을 꺼내다 쓴 걸 감지는 했겠지만, 이 정도도 못 쓰게 해줘서야 어디 왕자님이라고 하겠어. 그 정도로 쩨쩨하진 않을 거야.”

  “하지만 영양보급을 하는 데에 마법을 쓴 거잖아? 음식을 만드는 건 마력도 많이 들고 어려운 거잖아?”

  “마법사도 아닌 게 아는 척 하기는. 벨 것만 쓴 거 아냐. 내가 가지고 있던 마력도 좀 썼고….”

  “엥? 네가 그렇게까지?”

  “그리고 주로 숲에 퍼진 마력을 가져왔지. 소중한 내 마력을 이런 데에다 그렇게 많이 쓸 리가 없잖아?”

  “음….”

 

  시그는 왠지 거들먹거리는 듯도 한 닐의 말을 넘기고 멧돼지를 넘어 벨과 닐이 있는 쪽으로 가까이 왔다. 짐승의 털 냄새와 풀 냄새가 뒤섞인 것이 그에게서 나고 있었다.

 

  “어쨌든 잠시 부탁할게, 벨. 일단 주워온 건 나니까 책임은 내가 져야지. 닐은 앉아서 좀 쉬고 있어.”

  “방금 너랑 제일 안 어울리는 말이 너한테서 나온 것 같은데.”

  “뭘, 닐 네가 수고했단 이야기야.”

  “아니, 책임 어쩌고 하는 거. 나한테 하는 말이 아닌데도 기가 막힐 지경인데. 너 매일 이상한 거 주워오고, 사고치고…. 그걸 다 책임지고 수습하는 건 네가 아니고.”

  “항상 그런 건 아니잖아!”

 

  겉으로 보기엔 알아보기 힘들었지만, 조금 억울한 듯 외치는 시그의 목줄기가 조금 비틀렸다. 머리가 없어도 시선이란 건 보통 사람들과 같은 걸까. 적어도 여기서 유일하게 머리가 있는 벨은 두 동거인의 존재하는지도 모를 시선 같은 것 따위를 생각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들 사이의 언쟁에 대해서라면 모를까.

 

  “닐, 내가 좀 뻔뻔하긴 해도, 능글맞진 않다고.”

  “뻔뻔한 시점에서 이미 문제야.”

  “…나는 별로 상관없는 걸. 실제로 주워 온 건 시그가 맞고.”

  “그건 저 애 이야기 하는 거 맞지?”

  “…그럼, 달리 누굴 말하는 거겠어.”

 

  중간에 끼어든 벨의 말은 닐을 더 어이없게 만드는 데 일조한 것 같긴 했지만, 어쨌든 시그와 닐의 쓸데없는 말다툼을 멈추게 하는 데에도 효과가 있었다. 시그는 투구를 들 듯 머리통뿐인 벨을 번쩍 들어올려 제 목 위에 얹었다.

 

  “그럼, 다녀올게!”

  “잠깐, 잠깐만! 아직 고정 안 됐어! 움직이지 좀 말아 봐!”

 

  그러고 나서 곧바로 바닥에 놓아 둔 멧돼지를 들어올리기 위해 허리를 숙였으나, 다급하게 외친 벨의 말마따나 벨은 그냥 시그의 목 위에 얹혔을 뿐으로, 얹자마자 원래 하나였던 것 마냥 철썩 달라붙는 일 따윈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길게 설명했지만 결과만 말하면 벨은 시그가 허리를 숙이자마자 그대로 떨어져 바닥을 굴렀다. 처절한 비명과 함께.

 

  “으앗!”

  “앗. 왜 떨어졌어, 벨.”

  “…너 때문에! 너 때문인 게 당연하잖아!”

  “좀 조용히 말해, 벨. 애 울겠다.”

 

  닐이 검지를 세워 들고 말했다. …목 위의 어떤 지점에 댄 것 같았지만, 다른 사람이 보기에 거기엔 아무것도 없었다. 어쨌든 의미는 어느정도 통한 것 같았다. 벨의 목소리 크기가 좀 줄긴 했던 것이다. 그 안에 담긴 억울함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지만.

 

  “있잖아, 날 소중하게 대해 달란 말까진 안 하겠는데, 넌 날 너무 막 대하는 거 아니야?”

  “난 딱히… 그럴 생각은 없었는데.”

  “그렇겠지, 넌 아무 생각 없을 때가 제일 힘이 넘치니까…!”

  “아… 음, 미안.”

  “…네가 그렇게 깔끔하게 사과해버리면 내가 뭐가 돼.”

  “깔끔하게 사과 받은 사람.”

  “그리고 매일 똑같이 그런 식으로 사과 받는 사람이 되겠지. …사람인가? 하여간, 그만들 해. 시그 넌 빨리 다녀오고. 오랜만에 마을에 갔다고 벨 데리고 이상한 짓 하면 안 돼.”

  “응!”

  “한다. 분명히 할 거야….”

 

  벨의 중얼거림은 모두에게 무시당했다.

 

  “너희가 다녀오는 동안 나는 이 애를 살펴볼 테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보통 애는 아냐. 누군지도 모를 녀석이 여기까지 들어와서 두고 가다니, 이 애가 인간이 아닐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겠지.”

  “그 애가 인간이 아니라면 어떻게 할 건데?”

  “적어도 마을에서 이 애를 키울 인간을 찾는 건 선택지에서 지워야겠지.”

  “그럼 우리가 키워?”

  “이게 뭔 줄 알고?”

 

  방금까지 이 애, 라고 불렀으면서도 시그의 물음에는 가차 없이 물건이라도 되는 것처럼 지칭하는 닐의 말에 곤란한 표정이 된 것은 오히려 벨이었다. 굳은 목소리로 말을 꺼낸 건 시그였고.

 

  “…닐.”

  “왜?”

  “넌 말을 꼭 그런 식으로 골라서 하냐.”

 

  악질적이야, 라는 말은 아무도 굳이 덧붙이지 않았다.

 

  “만약 이게 나나 너희들이 감당 못 할 거라면 어쩔 건데? 그래서 버려진 걸 수도 있지. 외견만으로 판단해서 될 건 아무것도 없잖아. 그건 너희들이 가장 잘 알 거고.”

  “…아무튼 이 얘기는 그만하자. 다녀올게.”

 

  시그는 자르듯 말하고는 여태 바닥에 굴러 떨어졌던 그 위치에 여전히 놓여 있는 벨을 두 손으로 들어올렸다. 벨은 다급히 말했다.

 

  “아니, 내 말 좀 들어 봐, 시그. 내 생각엔 네가 멧돼지를 들고 나서 닐이 날 네 목 위에 얹어주는 게 더 좋을 것 같아.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닐?”

  “그럴 필요는 없어. 지금 얹었고, 이대로 기다릴 테니까 고정해, 벨.”

  “들었지? 네가 말한 대로 해봤자 괜히 사이에 짐승 털만 낄 뿐이야. 그냥 빨리 고정하고, 멧돼지 들고 가버려.”

  “…아, 그래…. …됐어, 이제 허리 숙여도 돼.”

 

  시그는 엇차, 하는 그 흔한 기합소리도 없이 가뿐하게 멧돼지를 들어 올리고 문 밖으로 걸어 나갔다. 멧돼지 털 따가워, 그래도 사람들 앞에선 그런 말 하면 안 돼, 같은 말이 닫힌 문 너머로 들렸지만, 그것도 잠시 후 들리지 않게 되었다. 그때까지도 아기는 소리 하나 없이 가만히 누워만 있었다. 살아는 있는 건지, 이따금 눈을 깜빡이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지 못하면 그냥 잘 만들어진 아기 인형 같다고 생각하게 될 정도로.

 

  “…그렇게도 급했나보지.”

 

  닐이 조금 전과는 완전히 다른, 누가 들어도 피곤한 건가, 하고 생각할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어쨌든 뭐든 간에, 지금 이대로는 안 돼. 뭘 더 먹이긴 해야겠어. 그 녀석들이 애가 먹을 만한 걸 가져오면 그것도 먹이고, 숲에서 나는 것들도 먹일 수 있는 건 다 먹이고, 그리고 그 후로도…. …그 녀석들이 내가 이 애한테 정 들었다고 착각하면 어쩌지?”

 

  붉은 것이 천천히 눈을 깜빡이다 감아버린 아기의 입가 위로 떨어졌다.

 

  “…그래도 어쩔 수 없지, 멋대로 생각하라지. 그러니까, 이 애의 이름도 내가 지어 버릴 거야. 이 애가 내 건 아니지만, 이 애의 이름만큼은 내 거야. 아무한테도 못 줘.”

 

  숨을 내쉴 입도 닐에겐 없을 텐데, 작은 바람이 아직은 이름이 없는 아기의 얼굴에 가 닿았다. …그건 입김이 아니었다.

 

  “그러니까, 이제 네 이름은….”

 
작가의 말
 

 단 세편만에 작가의 말에 쓸 말이 다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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