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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니벨룽의 반지
작가 : 소금맨
작품등록일 : 2018.1.30

리뉴얼/주1회연재 목표

 
1화
작성일 : 18-02-08 00:16     조회 : 262     추천 : 0     분량 : 4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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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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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클린 숲처럼 조성된 지 꽤 시간이 흐른 숲의 아침은 대개 어두웠다. 내리쬐는 햇볕이 대부분 높다란 나무에 가린 탓이었다. 그래서 아침뿐만 아니라 낮에도 다소 어둡고, 더해서 습기가 차기까지 하곤 했으나 이 숲의 중심부는 오히려 밝았다. 그곳에 사는 사람, 사람이라고 해도 될까, 어쨌든 그곳에 사는 존재가 자신의 거처 주위의 나무들을 모두 쓰러뜨려 공터로 만들어 버린 탓이었다. 이곳의 축복을 받아 살아가는, 숲 가장자리에 마을을 세운 사람들의 태도와는 정반대였다. 그래서, 그는 이 숲의 파괴자인가? 하지만, 그렇다기엔….

 

  “나 아침 운동! 다녀올게!”

 

  숲의 파괴자라 불리는 존재는 보통 숲에서 아침 운동 따위를 하지 않는다. 목표가 호칭으로 정착될 만한 사람들은 보통 타인이 보기에도 그 목표에 집착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그 목표를 위해 일하느라 여념이 없기 때문이다. 아니, 그럴 정도로 애쓰지 않았다면 목표가 호칭으로 붙여지는 일도 없었을 터였다. 하지만 아침 운동 선언을 하고 있는 이 가칭 숲의 파괴자는,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대부분이 괴물이다! 하고 외칠 모습이긴 했다. 괴물은 보통 의도치 않은 별칭으로 불리기도 하니까, 그가 파괴자라 불린다 해도 이상할 일은 아니었다. 그의 말에 대답한 이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지만.

 

  “네가 무슨 운동이야? 너도 알잖아. 우리한텐 그런 건 소용없는 거.”

  “기분의 문제지! 운동을 하면 기분이 상쾌해진다고! 너도 같이 하자, 닐! 그럼 너도 기분이 좋아질 걸!”

  “아니. 네가 하는 거엔 신경 안 쓸 테니까, 너나 갔다 와. 나는 빼고.”

 

  닐이라 불린 이도, 아침 운동을 하겠다던 ‘숲의 파괴자’보다는 덜했지만 괴물이라 불리기엔 충분한 외견을 하고 있었다. 그건 둘의 공통점에서 기인했다. …머리가, 없는.

  머리카락을 말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니까, 머리통의 이야기였다. 목 위로 텅 빈 두 사람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럽게 말하고,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걸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지만 어쨌든 머리가 없다는 사소하지 않은 점 하나를 빼고는 일단 겉보기에는 보통 사람과 같았다.

 

  “그리고 괜히 내 기분 걸고넘어지지 마, 시그. 난 그냥 성격 때문에 가라앉아 있는 거야. 그것 때문에 네가 불편해할 수도 있겠지만 그딴 건 내 알 바 아니지.”

  “별로 안 불편한데?”

  “그럼 왜 굳이 기분 얘기를 꺼내는 거야?”

  “그냥?”

  “…아, 그래. 넌 원래부터 그렇게 생겨먹은 놈이었지.”

  “원래부터는 아니었을걸.”

 

  시그라 불린 이는 머리가 없는 것에 더해서 사람인가, 싶을 정도로 우락부락한 근육질 덩치를 뽐내고 있었다. 옷이라도 한 겹 겹치고 있었으면 나았을까, 다만 바지 한 장으로는 하반신은 몰라도 흉터투성이의 근육질 상체는 전혀 가릴 수 없다는 문제가 그를 더욱 숲을 파괴하는 괴물로 보이게 하고 있었다. 닐이라 불린 쪽은 그나마 아무리 좋게 봐줘도 근육질이라 하기엔 힘든 몸을 로브로 감싸고 있어 나았지만.

 

  “그럼 나 다녀올게!”

  “그러던가.”

  “다녀오는 김에 뭐라도 먹을 거 잡아올 테니까!”

  “…벨이 아주 참 좋아하겠군.”

 

  대놓고 비꼬는 어투에도 시그는 신경 쓰지 않고 쾌활하게 울창한 숲으로 달려 들어갔다.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속도가 꽤 빨랐지만, 용케 그 어떤 나무에도 부딪히지 않고 나아갔다. …하기야 부딪혀도 박살나는 건 오히려 나무쪽이겠지. 그렇게 중얼거리고 혀를 찬 닐은 거처로 들어갔다. …괴물이 살고 있다고 보기에는 지나치게 멀쩡하게 생긴 통나무집이었다.

 

  “벨, 시그가 먹을 거 잡아온대.”

  “…좋아, 지금부터 숨을 곳을 찾아야겠어.”

  “움직이지도 못하면서.”

  “…으…. …닐.”

  “나한테 숨겨달라고 하지 마. 어차피 소용없는 거 알면서.”

 

  닐은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가 무슨 말을 할지 알고 있기라도 한 듯 선수 쳐서 대답했다. 제대로 맞춘 건지, 목소리는 앓는 소리만 내었다. 숲속으로 사라져갔던 시그와 집 안으로 들어온 닐, 둘에게 지지 않겠다는 듯 닐을 부른 목소리의 주인도 만만찮게 괴물이라 불려도 손색없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일단 시그나 닐처럼 보통 살아있는 사람에게 있어야 마땅할 중요한 것이 없었던 것이었다. 단지 그 중요한 게 머리통이 아니라 그 아래에 있는 것이긴 했지만. 그러니까, 몸뚱아리.

  그가 정말로 괴물이던 아니던 간에 몸이 없다는 것은 상당한 불편함을 동반하는 상태였다. 지금 당장만 해도 어딘가에 숨고 싶은 마음만 가득 안고서 테이블 위에 놓여있었으니까. 누구로부터, 왜 숨느냐 하면, 그건….

 

  “닐!”

  “…그래, 그래. 벨은 여기 있어.”

  “못 숨겨주는 건 그렇다 쳐도 대놓고 팔아먹을 것까진 없잖아!”

  “숨겨주지 못할 것까진 아닌데, 공연히 귀찮아지기만 할 뿐이니까…. 그리고 애초에 네가 그런 말을 나한테 할 처지가 못 되지.”

  “으….”

 

  결국 몸뚱아리 없이 머리통만 있는 괴물인지 모를 것은 시무룩하게 시선만 내릴 뿐이었다. 고개를 숙이는 것도 그에게는 다소 버거운 일이었으므로. 그 사이 저 밖에서 들리던 목소리는 어느새 집 안으로 성큼 들어와 닐을 부르고 있었다.

 

  “그래, 그래. 벨 여기 있다니까. …그건 뭐야?”

  “주웠어!”

  “돌려주고 와.”

  “아니, 주웠다니까!”

  “이때까지 네가 ‘주워 왔던’ 것들의 목록이라도 읊어줄까? 종이에다 써 두지는 않았지만 네가 원한다면 언제든 만들 수 있어. 종이야 넘쳐 나고.”

  “아냐, 이번엔 진짜 주운 거야.”

  “그럼 이때껏 주워 왔답시고 가져온 것들은?”

  “…지금 말꼬리 잡기 놀이 할 때가 아니야! 이거 봐. 아기야!”

  “돌려주고 와.”

 

  닐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했다. 시그 쪽을 제대로 보지도 않아서, 그가 들고 있는 게 뭔지도 모르면서도 그랬다. 다만 닐이 아기를 싫어해서 그런 반응을 보인 건 아닌 것 같은 게,

 

  “이젠 하다하다 새끼 동물까지 먹으려 들어? 숲 밖에 사는 사람들이 알았다간 바로 머리 없는 근육괴물이 현상 수배 목록에 추가됐을걸.”

  “아니, 먹으려고 데리고 온 거 아니거든? 네가 생각하는 그런 게 아냐, 한 번 보라니까!”

  “그래, 이때껏 네가 쳤던 사고들의 스케일은 언제나 내 상식의 범위 밖에 있었으니까 이번에도 그렇겠지.”

  “…닐, 내 생각에도 네가 한번 보는 게 좋을 것 같아.”

  “벨이 그렇게 말한다면야….”

 

  시그는 왜 자신과 벨에 대한 반응이 다르냐며 닐에게 불평하는 대신 품에 안고 있던 것을 조심스레 내밀었다.

 

  “…어디서 났어?”

  “바로 이 근처 나무 아래에 있던데, 누가 두고 갔나봐. 잠시 놔두고 볼일을 보러 자리를 비웠다고 하기엔, 여기까지 들어오는 인간은 없잖아, 보통은. 들어올 수도 없고.”

  “그 전에 이렇게 어린 애를 혼자 두고 자리를 비우는 시점에서 그 놈의 면상을 한 번 보고 싶어지는 걸.”

  “안타깝게도 그건 나도 못 봤어. 조금 떨어져서 지켜봐도 아무도 안 오길래, 결국 내가 데려온 거고.”

  ”그래? …오랜만에 숲 밖 마을에 한 번 가 봐야겠는데…. 이 애나, 이 애를 두고 간 인간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 하나쯤은 있을지도 모르지.”

  “일단은 이 애를 어떻게 할지가 문젠데….”

  “그것도 마을에 가서 물어보자. 키워 줄 사람이 있을지. 어쨌든 여기서는 안 돼.”

 

  나름대로 시그가 데려온 아이를 걱정하는 투로 대화를 이어나가던 닐의 뜻밖의 단호함에, 닐은 마찬가지로 단호한 태도로 말했다.

 

  “네 입으로 벨한테 물어 봐. 다른 누구도 아닌 네가 있는 이 집에서 애를 키우면 어떻게 될지.”

  “…앗! 그러네. 그럼 일단 이 애는 너한테 맡길게, 닐! 배고파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네. 울고 있진 않지만. 얘 내가 발견한 후로 한 번도 안 울었어.”

  “넌 어디 가는데?”

  “먹을 거 잡으러!”

 

  그리고 시그는 포대에 감싸인 아기를 테이블 위에 내려두고 다시 우당탕 밖으로 뛰쳐나가 버렸다. 그 뒤에서, 닐은 어이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그의 감정이 드러나는 곳은 말투뿐이고, 표정은 얼굴이 없는지라 확인할 길이 없었지만.

 

  “저 녀석 이 상황에도 뭘 먹고 싶어 하는 거야?”

  “그건 아닐걸. 어쨌든 이 집엔 아기가 먹을 수 있는 우유 같은 건 없잖아. 숲에서 구할 길도 없고. 그러니 뭔가 잡은 뒤에 마을에 가서 물물교환이라도 하려는 거겠지. …결국은 내가 끌려가겠군. 음. 그보다 닐, 이 애 정말로 울지도 않고 웅얼거리지도 않는데 괜찮아? 사실 살아있는지도 잘 모르겠어.”

  “확실히 숲 속은 보호수단 하나 없는 무력한 존재에겐 살아남기도 힘든 가혹한 곳이긴 하지. 그래서 우리가 여기 있는 거지만. 하지만 괜찮아, 이 아이는 아직 살아 있어. 그래도 시그가 돌아올 때까지 어떻게든 돌보지 않으면 안 되겠네. 지금은 네 도움이 좀 필요할 것 같은데, 벨.”

  “…알았어, 마음껏 쓰도록 해.”

 
작가의 말
 

 딱 일주일이라기엔 조금 늦었습니다만 사이에 공명픽업과 장장 n시간에 걸친 분노와 눈물의 리세똥꼬쑈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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