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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빌런이 너무 약해서 내가 빌런이 되기로 했다.
작가 : 하얀유령
작품등록일 : 2017.10.31

히어로와 빌런,초능력자란 말이 아무렇지 않게 들리게된 근미래.

'최강의 빌런'이 목표인 글러먹은 소년 '임태성'은 부친의 추천으로 히어로 전문육성학교 '개벽'에 입학하게 되는데...

 
Chapter 8.침략의 백화점(3)
작성일 : 18-01-14 16:09     조회 : 291     추천 : 0     분량 : 7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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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탁 트인 지하주차장 내부는 몹시도 한산했다.

 

 인질로 잡힌 사람들이 주차해놓은 차 몇대를 제외하면 개미새끼 한마리도 보이지 않았고 그 중심에는 1층 로비로 연결되는 한쌍의 대문이 떡하니 서있었다.

 

 "히힛.설마 히어로학교 부지의 아울렛을 털 줄이야.역시 두목이라니까."

 

 "누가 아니래.이제 여기에 있는 건 죄다 털었으니 인질 몸값만 두둑히 받아내고 튀면 평생 부자로 살수있다고!"

 

 정문 앞을 지키고있던 두 껄렁한 복면 강도는 가벼운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이미 백화점 내부의 귀금속과 온갖 명품을 탈취한 그들은 두목의 명령에 따라 지하주차장 쪽 경비로 발탁되었고 앞으로의 부유한 생활을 꿈꾸며 실컷 즐거워하고 있었다.

 

 "그나저나 어떻게 개미새끼 한마리도 안 보이냐? 나름 히어로학교 부지라 해서 좀 긴장했는데 뭔 짭새 한마리도 안 보이잖아?"

 

 "등신아.애초에 여긴 학교 쪽에서 직접 뽑은 애새끼들이 치안 관리한댔잖아.능력자라고 해도 고작해야 애새끼들인데 지들이 미쳤다고 쳐들어오냐?"

 

 "뭐 하긴 그래.제 아무리 능력자라도 이거로 벌집되면 뒤질테니까.크크큭."

 

 짐짓 비열하게 조소지은 강도 한명이 들고있던 칼라시니코프 소총을 철컥 소리나게 들어올렸다.

 

 옆에서 UMP를 들고있던 그의 동료 강도가 덩달아 낄낄대며 웃어댔고 그 순간 파삭하는 소리와 함께 둘의 앞으로 무언가 불쑥 모습을 드러냈다.

 

 "누구야! 겁대가리도 없이 여기가 어디라고..괜히 숨지말고 썩 나와!"

 

 "으에에..드..들켜버렸어? 쏘..쏘지마세요 아저씨들!"

 

 짐짓 곤란해하는 목소리와 함께 교복 차림의 나현과 수아,다희가 차례로 인근의 기둥 뒤에서 걸어나왔다.

 

 생각보다 어리고 이쁘장한 소녀들의 등장에 강도들은 잠시 호오하며 놀라워했고 이내 소총을 든 복면강도 하나가 정확히 나현을 겨누며 건들대기 시작했다.

 

 "니들 히어로학교 학생 맞지? 뭐하러 여기에 쳐왔는지는 몰라도 얌전히 따라와.괜히 다치기 싫으면."

 

 "으에엥..저..저흰 그냥 모르고 들어온거란 말이에요.아무 말 안할테니까 그냥 가게 해주시면 안되요?"

 

 "어디서 애교를 부려 이게? 제법 귀엽긴 하다만..안돼! 개미새끼 한마리라도 못 지나다니게 하라는 두목의 명령이다!"

 

 "그..그래도 그렇지! 저희를 함부로 잡아가면 무슨 꼴이 날지 모르는거에요?! 저흰 히어로학교 학생이라구요!"

 

 나름 용기있게 고개를 내민 수아가 나현의 뒤에 숨어 강도에게 일갈했다.

 

 "크큭.별로 상관없는데? 오히려 잘됐지.히어로학교 학생을 새로 인질로 붙잡으면 몸값도 더 뜯을 수 있고 니네들 데리고 실컷 즐길 수도 있으니까."

 

 "즈..즐기다니! 완전 변태아저씨 아냐?! 수아야! 다희야! 내 손 잡아!"

 

 "어딜 도망가려고!"

 

 곧바로 도망치려는 나현의 발치에 팍하며 총알이 박혀들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그 정도만으로도 충분히 겁에 질릴 상황이었지만 나현은 냅다 수아와 다희를 붙든채 전속력으로 도주했고 이에 짐짓 혀를 찬 강도 한명이 부리나케 나현의 뒤를 추격했다.

 

 "거기 안서! 애새끼들이 뭐 저렇게 빨라! 썅!"

 

 "메롱!! 쏠테면 어디 쏴봐요! 태성 오빠였으면 그 거리에서도 권총으로 잘만 맞춘다구요!"

 

 한바탕 조롱을 퍼부은 나현이 곧장 지하 2층으로 내려가는 통로로 쏜살같이 내려갔다.

 

 잔뜩 열이 오른 강도는 씩씩대면서 급히 나현의 뒤를 쫒았고 잠시 후 지하 3층까지 내려가게된 강도는 휑한 지하주차장 내부를 둘러보더니 곧바로 살벌하게 웃기 시작했다.

 

 "크큭.지 새끼들이 튀어봐야 벼룩이지.좋게 말로 할때 기어나와라.더이상 내려갈 곳도 없다고?"

 

 짐짓 중얼거린 강도는 곧바로 총을 들어 주변에 늘어선 자동차들을 하나하나 훑어보기 시작했다.

 

 근처의 트럭 뒤에 숨은 나현은 숨을 고르며 수아와 다희의 손을 꼭 붙들었고 얼마 지나지않아 강도의 뚜벅대는 발소리가 서서히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나..나현아.유사범님은 언제 오는거야? 바로 도와주러 오시는거 아니었어?"

 

 "그..글쎄? 분명 유인 시작하자마자 도와주신다고 그랬는데..아이 참.왜 이렇게 늦으시는거야!"

 

 슬쩍 퉁명스럽게 중얼대는 나현의 옆으로 돌연 철컥하는 장전음이 새어나왔다.

 

 곧바로 고개를 돌리는 나현의 미간에 강도가 소총의 총구를 들이밀었고 이내 비릿한 조소를 짓던 그가 빈정대며 나현에게 중얼거렸다.

 

 "자, 숨바꼭질 시간은 이제 끝이다.감히 애새끼들 주제에 개고생을 시키다니..바로 대갈빡에 구멍을 내주지!"

 

 "자..잠깐만요 아저씨! 암만 그래도 머리에 겨누고 쏘는 건 좀.."

 

 "헹! 개소리 집어치워! 조금 얼굴 이쁘다고 봐줄라했는데..이게 누굴 바보로 알..!"

 

 막 강도가 방아쇠를 당기기 직전에 느닷없이 뻑하는 둔중한 소리가 터져나왔다.

 

 행여 총에 맞을까 웅크리고 있던 나현은 곧장 의아한 표정을 지었고 이내 앞으로 털썩 쓰러지는 강도의 뒤로 손날을 치켜든 유사범이 빙긋 인사를 건네왔다.

 

 "이거 미안하구료.내부가 워낙 넓어서 그만 길을 헷갈렸소이다.낭자들 모두 다치지않았소?"

 

 "유사범 님! 우아앙! 진짜 너무해요! 하마터면 진짜 총에 맞을 뻔했다구요!!"

 

 "하하핫.미안하오.아무튼 위에서 망보던 자도 진즉에 정리했으니 어서들 올라가세나."

 

 여전히 인자한 어투로 대꾸하는 유사범에게 나현은 우으거리면서도 못내 고개를 끄덕였다.

 

 부리나케 다시 1층으로 올라온 4사람은 곧바로 문 근처에 조심스럽게 다가갔고 이내 목소리를 낮춘 나현이 곧장 다희에게 무어라 중얼대기 시작했다.

 

 "자, 이제 안에 들어가서 폭탄같이 생긴 것들이랑 총든 아저씨들이 어디있는지 좀 보고와줘? 다 봤으면 바로 돌아나와야돼.알았지?"

 

 "응! 알았어 언니! 그냥 보고나오기만 하면 되는거지?"

 

 "응.꼭 투명화 하고나서 들어가야된다? 중간에 절대 풀지말고 다 보고나오기 전까진 절대로 풀면 안돼.알겠지?"

 

 이어지는 나현의 말에 다희는 히힛 웃으며 빠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단숨에 눈앞에서 몸을 감춘 다희는 문을 열고 들어가 한참동안 나오지 않았고 잠시 후 애타게 다희를 기다리던 모두의 앞으로 다희가 투명화를 풀며 뿅 튀어나왔다.

 

 "다녀왔어 언니! 언니가 말한대로 전부 다 보고왔어! 잘했지?"

 

 "응응! 엄청 잘했어! 그래서 좀 어때? 안에 몇명이나 있었어?"

 

 "우음..10명 정도? 아니, 6명 정도 있었어! 2사람씩 빙빙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그 아저씨들 주변 기둥에 폭탄도 전부 1개씩 붙어있었어!"

 

 "그래? 잘했어 다희야.그럼 나쁜 아저씨들은 언니들이랑 사범님이 맡을테니까 다희는 바로 폭탄들만 전부 치워줘.다신 못 켜지게 말이야."

 

 이어지는 나현의 대답에 다희는 잠시 골똘히 생각하는가 싶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곧바로 유사범과 수아를 돌아본 나현은 틈을 보아 재빨리 매장 안으로 들어섰고 이내 매장 안으로 들어선 유사범과 수아에게 연달아 소리쳤다.

 

 "사범님은 좌측으로 가주세요! 수아는 다희랑 같이 붙어다니면서 최대한 엄호해줘? 나머진 내가 다 정리할께!"

 

 단숨에 일갈한 나현은 곧바로 유사범과 동시에 좌우로 뛰어나갔다.

 

 곧바로 좌측 구석으로 달려간 유사범은 순식간에 2명의 강도를 당수치기와 배지르기로 제압했고 마찬가지로 강도들을 발견한 나현은 강도들이 미처 총을 쏘기도 전에 달려들어 하복부에 강펀치를 꽂아넣었다.

 

 - 뻑! 빡! 빠각! 뻑!

 

 둔중한 소리가 연달아 터져나오며 여기저기 짓눌린 강도들이 하나둘 자리에 쓰러졌다.

 

 나름 힘 조절을 한 덕분인지 나현에게 맞은 강도들은 전부 맞은 즉시 제자리에서 쓰러졌고 이에 짐짓 휴우 한숨을 내쉰 나현의 옆으로 수아가 다가와 입을 열었다.

 

 "여긴 전부 정리된거 맞지? 너랑 사범님 정말 대단하다.총든 강도들을 눈 깜짝할 사이에 전부 쓰러뜨리다니.."

 

 "헤헷.이래뵈도 평소에 태성 오빠랑 자주 대련 연습하고 있거든! 혹시 모르니까 수아 넌 강도들 전부 진열대 뒤에 옮겨놔줘.감시카메라에 보일수도 있으니까."

 

 이어지는 나현의 말에 수아는 곧바로 알겠다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유사범이 곧바로 수아를 거들어 강도들을 숨기는걸 도와주었고 그 사이 기둥에 착 달라붙은 다희는 눈 깜짝할 사이에 폭탄들을 하나하나 재기불능으로 만들어나갔다.

 

 '아직까진 순조로운데..태성 오빠 쪽은 좀 괜찮은걸까? 괜히 무리하지만 않았으면 좋겠는데….'

 

 슬쩍 속으로 염려하던 나현은 이내 고개를 도리도리 강하게 휘저었다.

 

 괜히 전전긍긍하며 걱정하는 것보다는 조금이라도 빨리 다음 층으로 올라가는 편이 훨씬 현명했다.

 

 '지금은 일단 오빠가 시킨대로만 하자.걱정할거 없어! 태성 오빠가 누군데! 분명 아무 일없을 거야! 만에 하나 무슨 일이 생기면..내가 가만있지 않을테니까!'

 

 단박에 속으로 중얼거린 나현은 짐짓 2층으로 연결되는 에스컬레이터를 물끄러미 올려다보았다.

 

 아직 태성에게 닿기엔 가야할 길이 너무나도 멀었다.

 

 -----------------------------------------------------------------------------

 

 - 탕! 탕!

 

 외마디 총성과 함께 두 사람의 강도가 경련을 일으키며 옆으로 무너졌다.

 

 단숨에 옥상주차장에 내려선 태성은 뒤따라 뛰어내린 명희,명호와 더불어 즉시 주변을 둘러봤고 이내 위험요소가 없다고 판단한 태성은 주차장과 연결된 계단을 따라 신속히 아래로 뛰어내려갔다.

 

 "누..누구냐?!"

 

 "그쪽한테 알려줄 의리는 없어!"

 

 단숨에 아래층 문을 열고 들어선 태성이 고개를 돌리려는 강도의 등을 대차게 걷어찼다.

 

 곧바로 벽에 얼굴을 부딪친 강도는 그대로 의식을 잃었고 이내 요란한 소리를 듣고 몰려온 다른 강도들이 태성의 주위를 에워쌌다.

 

 "명희! 명호 형님! 싸그리 다 조져버려! 죽지 않게끔만 패놔! 알았지?!"

 

 곧바로 태성이 일갈하기가 무섭게 강도들이 태성을 향해 총을 난사했다.

 

 그러나 단숨에 태성의 앞을 막아선 명호가 몸을 변환시켜 총탄을 튕겨냈고 이내 그대로 돌진한 명호가 강도들의 멱살을 붙들고 일제히 바닥에 패대기쳤다.

 

 - 슈카카칵!!

 

 명호가 달려들기가 무섭게 반대편에 서있던 명희 또한 강도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정확히 강도들의 총을 노린 명희는 눈 깜짝할 사이에 강도들이 들고있던 총을 죄다 반토막내버렸고 이내 얼이 빠져버린 강도들의 정수리와 상반신에 태성의 테이져탄과 충격탄이 날아들었다.

 

 - 타타탕! 타탕!!

 

 요란한 총소리와 함께 또 한번 경련을 일으킨 강도들이 우르르 쓰러져나갔다.

 

 명호에 의해 패대기쳐진 강도들도 간신히 숨은 붙어있었지만 대부분이 기절해버렸고 이내 몇분도 안되어 강도들을 정리한 태성이 유일하게 의식이 남아있던 한놈의 멱살을 강하게 쥐어챘다.

 

 "자, 대충 말 안해도 왜 왔는지는 알겠지? 니네 두목님 어디있는지 불어.인질들도 어디에 쳐박아놨는지 순순히 불고!"

 

 "큭..뭐..뭐하는 놈들이냐 너흰? 설마..히어로는 아니겠지?"

 

 "그럴리가.정확히 말하자면 아직 학생이거든? 됐으니까 얼른 불기나 하시지? 뭣하면 거시기에 대고 한방 갈겨줄까?"

 

 "두..두목이라면 이 통로 끝의 지점장실에 있어! 인질들은..전부 5층 식당에 모아놓고 감시중이야.이젠 됐냐?!"

 

 단숨에 위치를 불어버리는 부하 강도의 말에 태성은 피식 웃으며 그의 이마를 권총 손잡이로 강하게 후려쳤다.

 

 "내 참..누가 강도새끼 아니랄까봐 의리라고는 X도 없네.명호 형님이랑 명희는 바로 5층에 내려가서 인질들부터 구해.난 그놈의 두목님 찾아내서 반쯤 조져놓고 기폭장치나 아작낼테니까."

 

 "음..상관은 없는데 괜찮겠어? 그래도 일단 두목인데 뭔가 비장의 수라도 가지고있으면 어쩌려고 그래?"

 

 "그딴 거 있어봤자 내가 당해줄 것 같냐? 쓸데없는 걱정말고 얼른 내려가봐!"

 

 "쳇.누가 이하 생략 아니랄까봐 자신감 오지네..가면 되잖아 가면!"

 

 퉁명스레 중얼댄 명희가 금세 등을 돌려 명호와 같이 5층으로 통하는 비상계단으로 뛰어내려갔다.

 

 두 사람이 사라지기가 무섭게 태성도 급히 발을 놀려 지점장실로 달려갔고 곧 모퉁이를 꺾어들어간 태성의 눈앞에 살색을 띄는 문과 함께 [지점장실]이라 쓰여진 하얀 푯말이 동시에 모습을 드러냈다.

 

 '여기가 두목이 있는 데란 말이지? 어디 상판데기가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바로 확인해볼까?'

 

 짐짓 속으로 중얼거린 태성은 잠시 숨을 고르더니 조심스레 문고리를 잡고 돌렸다.

 

 - 타타탕!

 

 일순 막 문을 열어젖히려던 태성의 정면으로 총알 3방이 문을 뚫고 빠져나왔다.

 

 미처 예상치 못한 급습에 태성의 어깨죽지가 총알에 스쳐 조금 찢어졌고 이내 급히 벽 뒤에 몸을 숨긴 태성의 귀로 묵직한 남자의 목소리가 흘러들었다.

 

 "노크도 없이 함부로 남의 방에 들어오려하다니.배짱 한번 좋군.어느 놈인지는 몰라도 내 부하들이 꽤 신세를 진듯한데..뭐하는 놈이냐?"

 

 짐짓 중얼거리는 남자의 말에 태성은 곧 피식 조소지으며 슬금쩍 대꾸해갔다.

 

 "뭐어..그냥 좀 성질드러운 히어로학교 학생이야.그러는 그쪽이야말로 대체 뭐하는 작자지? 일반적인 실탄으로는 문을 뚫는 게 불가능할텐데?"

 

 "훗.그야 그렇겠지.미안하지만 나 역시 셀렉션이거든? 널 스치고 지나간건 분명히 일반적인 총탄이었다.단지 강도를 좀 변경했을 뿐이지."

 

 "하! 그거 걸작인데? 탄의 재질을 바꾸는 능력이라니..뭐, 나야 직접 만들수 있으니까 딱히 부럽진 않지만."

 

 단숨에 능력을 간파해낸 태성의 대답에 철혈단 두목 '황사협'은 큭큭대며 웃어댔다.

 

 곧바로 모습을 드러낸 태성은 여전히 쌍권총을 쥔 채 사협을 똑바로 노려보았고 이에 의자에 앉아있던 사협은 정면에 리볼버 총구를 겨눈 채 마찬가지로 태성을 노려보았다.

 

 "왜 여기왔는지 굳이 물어보지는 않겠다.어차피 쓸데없는데다 피차 뭘 원하는지는 진작에 눈치채고 있으니까.내가 가진 기폭장치를 빼앗으러 온거겠지?"

 

 "뭐 그렇지.덤으로 그쪽을 능력자 교도소로 보내줘야 되겠지.당신 혹시 빌런인가?"

 

 "좋을대로 생각해라.난 그저 내가 원하는걸 손에 넣는 것.그것 말고는 아무 것도 관심없으니까.돈도 그중에 하나지."

 

 "심플해서 좋은데? 맘에 들어.이딴 짓만 안했어도 꽤 맘이 잘 맞았을텐데 아쉽구만.아무튼 그럼 잡담은 여기까지 하고..한번 제대로 붙어볼까?"

 

 곧바로 총구를 겨누는 태성의 말에 사협은 피식 웃더니 턱을 한손으로 괴었다.

 

 언제 총을 맞을지 모르는 상황인데도 여유로운 작태에 태성은 속으로 의아해했고 그 순간 태성의 목을 노리고 날아든 뭔가가 정확히 목 언저리에 박혀들었다.

 

 - 푹!

 

 "앗 따거! 갑자기 뭐야 시바?!"

 

 "후훗.안심해라.잠깐 기절시키는 능력자용 마취탄이거든.곧 있으면 온몸에 퍼질테고 몇시간동안 꼼짝없이 기절해있을거다."

 

 "그게..대체 무슨 수작이야?!"

 

 "후훗.잠깐 자고 일어나면 곧 알게 될거다.넌 이제 상품이다.상상도 못할 값에 팔려나갈 아주 귀한 상품이지."

 

 "상품이라고? 이 개새끼..처음부터 날 노렸단거냐!!"

 

 "바로 그거다.널 학교에서 빼낼 구실을 거래자가 친절히도 알려줬지.곧 그와 만나게 될테니 그때까지 잠이나 실컷 자둬라.으하하핫!"

 

 잠시 이를 갈던 태성은 이내 몰려오는 졸음기를 이기지 못하고 바닥에 털썩 소리나게 엎어졌다.

 

 태성이 기절하기가 무섭게 방독면을 쓴 정장의 남자가 마취총을 든채 태성의 옆으로 걸어나왔고 이에 씨익 이를 드러내며 웃은 사협이 남자를 바라보며 나지막히 입을 열었다.

 

 "바로 옥상에 준비해둔 차 뒤에 실어라.거래자한테는 2시간 내에 '접선장소'로 가겠다고 전해라."

 

 "예.설치해둔 폭탄은 어떻게 하실 겁니까?"

 

 "애초에 굳이 터뜨릴 필요도 없는 물건이었다.미끼 역할은 충분히 했으니 맘대로 하게 놔둬라."

 

 "알겠습니다.그럼 먼저 옥상주차장에 올라가 있겠습니다."

 

 단답으로 말을 마친 정장의 사내는 곧바로 태성을 들춰업고 건물 옥상으로 올라갔다.

 

 남자가 사라지자 사협도 즉시 자리를 딛고 일어났고 곧 방밖으로 빠져나온 사협은 기폭장치로 보이는 리모콘을 꺼내들더니 무심코 버튼을 꾹 눌러보았다.

 

 "쳇..그 사이 처리반을 투입한건가? 뭐 됐어.어차피 '상품'은 챙겼으니 이젠 팔기만 하면 그만이야."

 

 잠자코 중얼거린 사협은 이내 리모콘을 뒤로 홱 내던진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옥상으로 걸어올라갔다.

 

 - 다음 편에 계속 -

 
작가의 말
 

 이번엔 자신이 납치당하게 된 태성.과연 그를 사겠다는 '거래자'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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