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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나뭇잎 사이로 떨어진 햇살
작가 : 하랑
작품등록일 : 2017.10.31

먼 옛날 정령의 땅이라 불리웠던 왕국, 로단테.
이 왕국엔 신비한 힘을 가진 마녀가 전국을 떠돌며 살아간다.
반란의 씨앗이라는 불명예와 함께 왕궁에서 쫓겨나, 나라를 떠돌며 자신의 존재가 이 왕국에 악이 아님을 증명하려는 듯.
그렇게 선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로단테를 떠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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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1-07 20:19     조회 : 275     추천 : 0     분량 : 4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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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지금 그로키니시아 가문과 저희 로벨리아 가문이 함께 마물 토벌단을 꾸려 산맥으로 보내 놓았습니다. 그러니 아마 금세 해결될 테지만, 그 지경이 되어버린 후이니 주변 마을은 원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시 눈꺼풀을 덮은 레이라가 터져 나오려는 한숨을 꿀꺽 삼켰다.

 

 

 '그 지경이 되도록 보고하지 않았고.'

 

 한숨을 흘린다면 그것마저 꼬투리를 잡을 테다.

 날카롭게 눈을 뜬 그녀가 이 일을 입에 올린 엘리엇을 응시했다.

 

 

 "그 지경이 되도록 보고가 올라오지 않은 이유는 묻지 않겠으니, 부디 마물 토벌에 성공해주세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엘리엇은 속내가 드러날까, 애써 올라가려는 입꼬리를 내렸다.

 디오니는 엉뚱한 생각으로 일을 벌인 것 같지만 엘리엇이 이 일에서 발을 빼지 않은 것은 다른 목적이었다.

 결계가 건재하지만 마물로 인해 피해가 발생한 지금은 결계에 대한 국민들의 의심이 생겼을 것이다.

 

 그가 원하는 것은 국민들의 원성. 그 원성이 레이라를 향하는 것이다.

 이 기회에 국민들의 레이라를 향한 그 절대적인 신뢰 또한 금이 간다면 금상첨화다.

 

 곁눈질로 힐끔 그녀를 살피다, 그녀의 옆에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서있는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날카로운 그 눈빛에 엘리엇은 금세 시선을 피했다.

 '큼.' 하고 불편함을 표현한 그가 다시 정면을 응시했다.

 

 

 그는 유안 로단테.

 로단테 왕국의 총지휘를 하는 기사단장이며, 레이라의 하나뿐인 오빠다.

 레이라와 달리 어머니를 닮아 검은 머리칼을 타고난 그는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짙은 자주색 눈동자를 부릅뜨고 회의실 안의 노블들을 감시했다.

 

 그가 자리를 지켜준 덕분에 레이라는 이제껏 무사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렇기에 더더욱, 그는 레이라를 혼자 내버려두지 못했다.

 자신의 빈자리를 그녀가 감당하기 버거워 할 것이 눈에 어른거려서.

 

 그 이유로 그는 이제껏 들어온 혼담을 모조리 거절하고 홀로 지냈다.

 간혹 외교적 이익을 위해 약혼까지 이루어졌던 여자들은 모두 노블들과 내통하거나, 레이라를 밀어내고 그를 왕좌에 앉혀 자신들이 권력을 움켜쥐려 간교를 부리다 내쳐졌다.

 그러니 그는 더더욱 결혼 이야기라면 학을 뗐다.

 

 

 회의를 마치고 빠른 걸음으로 대회의실을 빠져나온 레이라가 머리가 지끈거려 미간을 찌푸린 채로 신전을 향했다.

 그리고 그 뒤를 유안이 따랐다.

 

 신관을 물리고 네개의 기둥 앞에 선 레이라가 조그마한 목소리로 말했다.

 

 

 "엘라임."

 

 그녀가 부르자, 곁에 머물던 그가 실체화 하여 모습을 드러냈다.

 물빛 머리칼을 길게 늘어트린 그는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턱을 매만지며 레이라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감정을 추스르려는 듯 비어 있는 땅의 정령의 기둥을 바라보며 거칠게 숨을 내쉬었다.

 유안은 근처로 누군가 다가오지 못하도록 주변을 살폈다.

 

 

 "혹시 로단테를 보호하고 있는 결계에 문제가 생겼습니까?"

 

 레이라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 그러니 결계에 문제가 생겼을 리가 없다고 여겼고 마물의 침입을 알지 못했다.

 

 

 [아니. 결계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

 

 돌아온 엘라임의 대답에 레이라가 눈을 감고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결계가 건재하다면 그러한 마물이 국경 밖에서 침입했을 리가 없다.

 

 

 "티폰산맥을 점령할 만한 마물이 국내에서 자연적으로 생겨났을 가능성은요?"

 

 턱을 매만지던 엘라임이 물빛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넘기며 차갑게 식은 눈빛으로 말했다.

 

 [없지.]

 

 

 자연적으로 생겨난 것도, 결계에 문제가 생긴 없도 아니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 내부에서 그들의 출입을 도운 것이다.

 

 

 "후..."

 

 골치가 아픈지 레이라는 손으로 눈을 덮으며 긴 한숨을 토해냈다.

 제일 생각하고 싶지 않았던 가정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었다.

 

 그저 자신을 손아귀에 쥐려는 정도를 넘어섰다.

 마물을 국내에 들였고, 그로 인해 주변 마을이 피해를 입었다는 말은 희생자가 나왔다는 뜻일 것이다.

 

 하지만 저들을 단숨에 제압할 힘이 제겐 없었다.

 그녀는 눈을 덮었던 손을 천천히 내려, 비어 있는 땅의 정령 기둥을 아련하게 바라봤다.

 

 

 '너라면...'

 

 어떻게 했을까?

 

 

 

 

 ***

 

 

 

 "...스승님?"

 

 미로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 문을 열고 나온 인물을 바라봤다.

 군데군데 잿빛으로 물든 머리를 낮게 묶은 그의 얼굴은 아무리 대단한 사람이라도 세월은 피해갈 수 없는지 전보다 주름이 늘어 있었다.

 

 그는 잠시 날이 선 눈빛으로 미로를 살피다가, 그녀가 너울의 천을 걷어 얼굴을 드러냈을 때에야 푸근한 얼굴로 웃었다.

 

 

 "어째서 여기 계십니까? 혹, 또 노블의 사병들이 행패를 부려 이곳으로 피하신 겁니까?"

 

 물론 그의 무력은 사병들 따위 앉아서도 상대할 만큼 대단했지만, 그는 죄인 이외의 사람을 해치지 않는 인물인지라 주로 충돌을 피하는 쪽이었다.

 미로가 왕국을 홀로 떠돌기 시작한 원인도 그것이었다.

 노블에게 자신의 위치가 발각되, 클레오스가 곤욕을 치렀다. 그나마 보낸 것이 기사들이 아닌 병사들이었기에 미로는 그들의 눈을 피해 홀로 빠져나올 수 있었지만.

 

 얼굴을 일그러뜨리는 미로의 걱정에 그가 손사레를 치며 웃었다.

 

 

 "아닙니다. 그저 일이 있어 잠시 이곳에 머무른 것뿐입니다."

 

 대답을 듣고도 완전히 의심을 거두지 않은 미로는 그가 다정한 눈빛으로 그녀를 보다 이내 그녀의 등뒤를 몰래 힐끔거리자, 어설픈 미소를 머금었다.

 

 

 그의 이름은 클레오스 네페시우스. 그는 왕궁에서 도망쳤던 어린 그녀를 돌보아준 사람이다.

 그리고 아마도 그녀의 손을 붙잡고 왕궁을 빠져나왔고, 함께 자랐던 그를 찾는 듯한 클레오스의 시선에 미로는 괜스레 목을 긁적였다.

 

 

 "함께 오지 않았습니다. 여기 계신 줄 알았으면 함께 올 것을 그랬습니다."

 "아닙니다. 그보다, 제 제자는 분명 어여쁜 아가씨였을 터인데.. 어찌 이리 되셨습니까?"

 

 그는 안으로 들어오라고 비켜서며 말했다.

 맑은 기운이 도는 오두막 안으로 들어선 미로가 편안한 마음으로 너울을 벗으며 어색하게 웃었다.

 

 

 "조금 방심해서.. 마기를 쐬어서 이리 되었습니다."

 

 그녀의 말에 클레오스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었다.

 

 

 "어찌 그러셨습니까? 철두철미한 분께서."

 "스승님만 하겠습니까."

 

 클레오스가 안내하는 자리에 앉은 미로가 오두막 안을 훑었다.

 어두운 색의 나무로 만들어져 안은 꽤나 어두운 듯 했지만 작은 창문으로 빛이 쏟아져 들어왔다.

 바로 산맥이 보일만큼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이 일대를 뒤덮은 마기에 요만큼도 영향을 받지 않고 있었다. 마치 이 오두막만을 비켜가는 듯이.

 

 오래 머물지 않을 예정인지 생활용품이 마땅히 없어 보였다.

 게다가 최소한의 짐만 있는 것이 금방이라도 이곳을 떠날 것처럼 보였다.

 

 이런 초라한 오두막마저 왕궁보다 안전하게 느끼게 하는 그는 왕국군의 총지휘를 맡던 기사단장이었다.

 미로의 정체를 알고 있고, 함께 자란 그의 스승님이자 그녀 본인의 스승님이기도 했다.

 은퇴하여 더는 그 어떤 지위도 갖고 있지 않지만 노블들마저 귀찮게 굴며 곁에 두고 싶어하는 인물이다.

 

 

 "그래서.. 정말 어찌 이곳에 계신지 알려주지 않으실 겁니까?"

 

 그가 내어주는 차를 한 모금 삼킨 미로가 찻잔을 테이블에 내려놓으며 물었다.

 찻잔에서 피어 오르는 김을 가만히 내려다보던 클레오스는 이내 자리를 털고 일어나더니 풀지도 않은 짐을 뒤적여 무언가를 꺼내 들고 와 그걸 미로에게 내밀었다.

 

 테이블 위에 올려진 작은 유리병. 금빛으로 예쁘게 세공된 뚜껑과 그 속에 든 액체에 희미하게 물빛이 도는 것을 보고 미로는 이것의 출처가 어디인지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

 

 

 "이걸.. 전해달라는 부탁을 받아서 미로님을 찾고 있었습니다. 에스타스의 리사양에게 이리로 오실 거라는 연통을 받고 왔지요."

 "이게.. 무엇인지 여쭈어도 될까요?"

 

 작은 유리병을 조심스레 집어 든 미로가 클레오스를 바라봤다.

 찰랑이는 물빛 액체가 창으로 새어 들어오는 빛을 머금어 반짝였다.

 

 

 [엘라임의 기운이 느껴지는구나.]

 

 미로의 귓가에 트로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그의 말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은 미로가 가만히 반짝이는 액체를 들여다보았다.

 금빛으로 세공된 유리병과 물빛을 띄는 것을 보았을 때부터 짐작은 했었다.

 뭐에 쓰는 물건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미로의 손에 들린 것을 가만히 바라보던 클레오스가 말했다.

 

 "조금 마시면 마기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합니다. 엘라임님의 힘이 강하게 깃들어 있어, 그분의 몸상태로는 그만큼을 만드는 것이 겨우인 듯싶습니다."

 

 

 유리병을 다시 테이블에 조심스레 내려놓은 미로가 아련히 웃었다.

 

 

 "정말.. 이걸 만들고 며칠씩 앓아 누웠을 것이 뻔하네요. 난 괜찮으니까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데.."

 "어찌 그러시겠습니까.. 이리도 긔워하고 계시다는 걸 알아 달라는 뜻이겠지요."

 

 싱긋 미소 지은 미로가 유리병의 뚜껑을 열어 한방울, 그 액체를 입안에 떨어트렸다.

 

 

 은은히 빛나는 것이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자, 상쾌한 기분과 함께 미소년으로 변화했던 미로의 몸이 다시 예전으로 돌아왔다. 댕강 잘려 나갔던 머리는 다시 어깨를 간질였고, 납작해졌던 가슴도 원래의 풍만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선이 고운 굴곡진 몸으로 돌아온 미로가 다시 뚜껑을 닫은 유리병을 보며 징징거리던 렌이 이걸 보면 얼마나 좋아할지 생각하고는 픽 웃었다.

 

 

 "이제 앞으로도 마기의 영향은 받지 않으실 겁니다."

 

 마기가 정화된 미로를 보며 클레오스가 말하자, 미로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역시 엘라임의 힘은 대단하네요. 트로웰은 이런 것까지는 못하던데."

 

 [아가, 못하는 것이 아니라 힘의 영역이 다른 것이란다.]

 

 

 미로의 말에 발끈한 트로웰이 강한 어조로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지만 미로는 못들은 척하며 웃었다.

 클레오스가 내어주었던 찻잔을 비우며 미로가 물었다.

 

 "그럼 이제는 어디로 가십니까? 예전 그 집으로 가십니까?"

 

 

 클레오스도 찻잔의 남은 차를 입안에 털어 넣으며 말했다.

 

 "이곳에 좀 더 남아 티폰산맥의 일을 수습하지는 미로님을 돕고 싶지만.. 애석하게도 저를 찾는 분이 있어 곧장 그리로 향해야 할 것 같습니다."

 "스승님을 찾는 사람요?"

 

 미로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지만 그는 답해줄 생각이 없는듯 그저 웃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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