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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비밀의 문
작가 : 여름
작품등록일 : 2018.1.5

무의식 속에 또 다른 내가 산다?!
다른 차원을 오가며 살아가는 그녀의 이야기.

 
01
작성일 : 18-01-05 04:19     조회 : 355     추천 : 0     분량 : 48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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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어두운 공간을 따뜻한 조명들이 감싸고 창가쪽엔 넓은 바다를 배경삼아 멋진 시간을 만들어 줄 듯한 레스토랑 안. 찾아 온 손님들도 대부분 연인들이였고 그 분위기에 맞게 가게 안은 로맨틱함을 더해주는 피아노 연주소리가 들려온다. 잔잔했던 레스토랑 안이 분주해지며 직원들이 나란히 선다. 얼마지나지 않아 세명의 여자가 들어오고 총지배인으로 보이는 머리가 흰 남자가 그녀들을 맞이하며 익숙한 듯 자연스레 레스토랑과 이어진 비밀스러운 곳으로 안내했다. 일제히 그녀를 향해 시선이 쏠렸다. 화려한 장신구들과 몸에 착용한 것들만 1억 가까이 되보이고, 큼직큼직한 눈과 오똑한 코, 시원한 미소를 가진 미모를 자랑하는 그녀는 단연 돋보였다. 남자들의 시선에 여자들 또한 그녀에게 고개를 돌렸고 제각기 다른 반응이였지만 대부분 남자들은 그녀의 미모에 감탄하기 바빴고, 자신의 여자에게 들키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들이 보였다. 여자들은 성형을 했네 안했네, 명품이다 짝퉁이다 하며 그녀를 깎아 내리기 바빴다. 하지만 그런 시선들이 익숙한 듯 아무렇지 않았다. 오히려 당연한 듯 시선을 즐기는 듯한 그 모습 조차 그녀를 더 매력적이게 만들어줄 뿐이였다.

 "오셨습니까. 늘 같은 자리로 모시겠습니다."

 "지배인님도 참.. 편하게 대하시라니까 아직도 그러시네."

 "허허허, 이게 편합니다."

 지배인과 짧은 대화를 나누며 그녀들이 도착한 곳은 레스토랑과 연결된 지하에 마련되있는 바(Bar) 였다. 레스토랑과 전혀 다른 분위기의 공간 곳곳엔 연예인들과 유명 인사들을 볼 수 있었다. 이미 수 없이 이곳에서 시간을 보냈던 그녀들에겐 그저 사람일 뿐 이였다. 유명인들이 일반인들의 눈을 피해 편안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만들어진 공간이였고 이미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곳이였다. 아마 레스토랑 수입의 절반 이상은 이곳에서 나오는 것 같다.

 "그럼 전 이만. 즐거운 시간 되십시오."

 "내일 뵈요."

 간단한 목례 후 지배인이 돌아갔고, 그녀들의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이야~ 지배인님도 대단하시지. 어떻게 8년째 일을 봐주시는지.."

 "그러게. 송가희 너 감사하게 생각해. 또 성질 부리지 말고."

 "시끄러 이것들아. 와인 괜찮지? 둘이 얘기 좀 하고 있어."

 "나는 칵테일로 부탁해...무알콜이면 더 좋고."

 "OK. 알바가는구나? "

 끄덕이며 시무룩해하는 그녀를 보고 웃으며 술을 가지러 가는 가희. 그녀는 레스토랑과 바(Bar)를 운영하고 있는 사장이다. 쿨한 성격으로 주변에 성별이나 나이 구분없이 많은 인맥들을 보유하고 있고, 그 덕으로 어린 나이에 사업을 시작해 말도 안되는 매출을 찍고 있는 중이다.

 "뭐야, 지세연 또 알바가?"

 "응, 편의점도 시작했어 아...오늘따라 진짜 가기 싫다. 이놈의 알바 인생 언제쯤 끝날런지."

 "학교다니면서 너무 힘들지 않아?"

 "힘들어도 할 수 없지. 생활비라도 벌려면 이거라도 해야하니까.. 2시간 뒤에 출발해야지.."

 현재 대학에 재학중인 세연. 대학교 3학년 때 부모님으로부터 독립을 하기 위해 1년간 닥치는대로 아르바이트를 해 지금은 작은 원룸에서 살고 있다. 복학한 지금도 시간을 쪼개 많은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하루가 모자를 정도다.

 "역시 바쁘네 지세연~ 나도 먹고 살려고 이 일하는거지 안그랬으면 벌써 때려쳤다."

 "왜! 오늘도 진상 있었구나?!"

 "어! 아니, 왜 다 나한테 승질인거야?"

 마지막으로 지금 다소 흥분한 듯 보이는 그녀는 유미다. 그녀는 강남의 한 에스테틱에서 매니저로 있다. 그녀가 만나는 대부분의 회원들은 부유한 집안의 자제들이다. 깐깐한 그녀들이 유미를 찾는 이유는 상황에 적절한 대처를 빠르게 파악하고 그녀들이 나가는 순간까지 기분좋게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유감스럽지만 이곳에 들어오기 위함이다.

 "으휴, 이유미! 그러니까 나랑 같이 일하자니까? 어짜피 여기도 마찬가지 아니야? 너희 VIP들이랑 다를게 뭐야."

 그사이 가희가 술을 가지고 돌아왔다.

 "그래도 결과적으론 니 덕에 먹고 사는건데 뭐.."

 "됐네요. 그건 그렇고 내가 어제 뭘 발견했는지 알아?! 보면 깜짝 놀랄껄?"

 "뭔데?"

 "그러게 뭐냐?"

 "고등학교 때 사진! 짠~"

 사진 속엔 지금보다 젖살도 빠지지 않은 풋풋한 얼굴의 그녀들이 있었다. 사진을 본 세연과 유미는 그때로 돌아간 듯 신이 났다.

 "꺄~진짜 오랜만에 본다! 어떻게 이 사진이 아직도 있어?"

 "와..진짜 추억이다."

 "그러게...이때는 늘 붙어있고 어딜가든 셋이 같이 다녔잖아."

 "맞아 그랬었지. 그래도 10년이 넘게 흘렀는데 잘지내는 거 보면 신기하지않냐? 다 내 덕분이지~"

 "하긴, 정작 우리 둘은 모르는 사이였잖아."

 "맞아. 그때 가희 이 기집애 맨날 연락하던 애가 갑자기 전학가더니 연락도 잘 안되고 전화하게 되는 날엔 또 세연이 얘기만 해대고 이제와서 얘기지만 그때 내가 얼마나 서운했는지 알아?!"

 "미안미안! 야, 근데 내 기억으로는 너 그때 나한테 엄청 화내서 내가 세연이 소개시켜줬더니 둘이 아주 쿵짝이 잘 맞았던 것 같은데~"

 "지금 날 두고 싸우는거야 너희? 어머머머~ 내가 3년 째 남자를 못만나고 있지만 난 남자가 좋아 애들아."

 "아! 그러고 보니 송가희 넌 지금 남자친구랑 아직 만나고 있냐? 왜 얘기가 없어?"

 "그럼! 아직 현재 진행중이지. 솔로들을 위한 나의 세심한 배려랄까?"

 "와 이번엔 오래가네?"

 "성훈씨가 잘 받아주는거지 뭐.. 근데 그게 중요한게 아니야. 오늘 내가 너희를 부른 이유는 따로 있어."

 "이유?", "무슨 이유? 뭔데?"

 "나 이번주에 이사할껀데 너네도 들어와서 같이 살자."

 "이사? 아무말 없었잖아!?"

 "그러게! 그리고 그렇게 빨리??"

 "어짜피 너희 다 나와 살고있고 나도 집에 거의 없으니까 뭐.. 이래저래 괜찮지 않아?"

 "뭐 그렇긴 하지..?"

 "세연이 넌 어때?"

 "나는 사실 금액만 맞으면 좋지. 그냥 들어가서 사는건 서로 좀 그렇잖아?"

 "그래 너희 성격에 그냥 들어올 건 아니라고 생각했어. 일단 너무 부담 갖지말고 들어와!"

 서로를 번갈아보는 그녀들의 눈빛에선 무언의 동의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때 가희의 전화가 울렸고, 화면에 비추는 이름은 가희의 남자친구 성훈이었다

 "응. 성훈씨."

 [응, 어디야?]

 "나 지금 친구들 만났어. 왜? 무슨일 있어?"

 [급하게 출장이 잡혀서 지금 공항이야. 가기 전에 전ㅎ...쾅!!!]

 "성훈씨!! 무슨일이야!!!!"

 굉음이 들리며 전화가 끊기고, 그녀는 다시 전화를 걸며 뛰쳐 나가고 유미와 세연도 그녀를 따라나섰다.

 "송가희! 택시타고가!!"

 "그래 가희야. 너 지금 운전 못해 택시 잡아줄게. 같이가."

 다급히 운전석에 앉는 가희를 보며 유미와 세연은 걱정스레 말하며 그녀를 가까스로 끌어내려 내렸고, 택시를 잡아탔다.

 "어서오세요."

 "기사님, 공항으로..가ㅈ...하아..하.."

 "호흡기! 호흡기 가져왔어?!!"

 "괜찮아? 병원으로 가자."

 가희는 고개를 저었고, 사시나무 떨리듯 온몸을 떨며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지만 결사코 공항으로 향했다. 이동하는 택시 안에선 라디오뉴스가 흘러나왔다.

 [긴급 속보입니다. 오늘 저녁 11시경 김포공항에서 원인 모를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이번 사고는 규모가 큰 폭발로 아직 정확한 수치는 알려진 바가 없지만 수많은 인명피해가 예상됩니다. 현장으로 연결해 보겠습니다.]

 가희의 눈엔 눈물이 맺혔고, 유미와 세연 또한 굉장히 놀란 듯 보였다. 그 후 택시 안은 가희의 울음소리 외엔 숨소리도 들리지 않고 조용했다. 그렇게 도착한 공항은 기자들과 구급차, 부상자들로 붐볐다. 부상자들이 꽤 많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공항 주변의 피해도 만만치 않았다. 멀리서 보이는 현장은 생각보다 참담했고, 점점 가희의 숨소리는 작아져갔다. 의식 또한 흐려져갔던 그녀는 결국 그자리에서 쓰러지고 말았다.

 "야! 송가희!!!!" , "가희야!!!"

 "전화! 119에 전화해 얼른!"

 "어..?어..1...119...."

 "줘봐, 정신차려 지세연! 네 119죠?! 지금 사람이 쓰러졌어요. 여기 공항이예요. 빨리 좀 와주세요!!"

 "어..!!! 저기 구급차!!"

 세연은 구급차를 향해 뛰어갔지만, 부상자들의 부상이 심각했기 때문에 그녀들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을 찾기 힘들었다. 그렇게 그녀들의 시간은 점점 흘러갔고, 한 남자에 의해 그녀들의 시간은 드디어 멈출 수 있었다. 차에서 내려 그녀를 내려다보는 그는 까만 슈트 차림에 은발의 긴 생머리를 가지고 있었다.

 "제가 한번 살펴봐도 되겠습니까?"

 "의사세요?!!도와주세요."

 "뭐...비슷하다고 해두죠. 잠시.."

 그는 가희의 머리에 손을 올리고 눈을 감고 알 수 없는 말을 작은 목소리로 읊조리곤 그녀를 안아 올렸다. 물론 유미와 세연은 모습부터 행동까지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녀들에겐 1분 1초가 급했다. 아마 지금은 그녀들은 어떠한 것도 신경쓸 겨를이 없어보인다.

 "유미야..괜찮을까..? 따라가는게 좋을 것 같은데.."

 "제일 병원으로 데려다주세요. 저희는 바로 뒤로 따라갈테니 허튼 생각 마세요."

 "그러죠."

 그는 미소를 띄우며 가희를 데리고 차에 올라탔고, 유미와 세연도 바로 뒤따라 병원으로 향했다. 가희는 중환자실에 누워있었고, 얼마지나지 않아 유미와 세연이 병원에 도착했다. 제일병원은 가희가 다니던 병원이기도 하고, 병원장이 성훈의 아버지였다. 곧이어 의사가 가희의 차트를 들고 그녀들을 찾아왔다.

 "송가희씨 보호자되십니까?"

 "네.. 선생님...괜찮은..거죠?"

 "그전에 환자분이 최근에 충격받은 일이 있었나요?"

 "네..오늘 공항사건 현장에서 쓰러졌어요.."

 "왜...안일어나는거예요..? 가희 일어나는거죠?"

 세연은 결국 울음을 터트렸다. 늘 강하게만 보이던 그녀가 누워있는 모습에 왠지 모를 불안함을 감지한 것이다. 유미도 비집고 나오는 눈물을 참으며 가희를 쳐다보았다.

 "송가희씨가 천식을 앓고 있었던건 알고계시죠? 호흡곤란 증세가 심해 저산소증으로 의식을 잃은 것으로 보이고, 병원에 한시간가량이 지나 도착해 오랫동안 위험에 노출되있었습니다. 경과를 지켜봐야 알겠지만 지금으로선 혼수상태로 보여집니다. 가족들에겐 연락하시는게 좋겠습니다."

 그렇게 가희는 그녀들의 곁을 떠나 오랜 시간 여행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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