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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검은 달 그림자
작가 : 사이딘
작품등록일 : 2016.7.7
검은 달 그림자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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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의 눈에 보이는 세상은 언제나 3가지 존재들이 함께했었다.
인간, 죽은 자들의 영혼, 그리고 정령들.

한편, 트레시안 대륙에서 가장 강한 힘을 가진 벨리스온 제국의
정통 황위 계승자인 3황자 시이엔 루인 벨리스온.
어느 날, 그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인해
그를 대신하여 세인이 벨리스온 황성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슬픔과 고통 앞에서도 언제나 웃을 줄 아는 세인의 모험기가 펼쳐진다.

 
제 8 화
작성일 : 16-07-07 11:34     조회 : 526     추천 : 0     분량 : 5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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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제가 그 얘기를 안 해드렸군요. 그건 이유가 있습니다.”

 제르의 말은 이랬다.

 원래 황자들은 일반 시민으로 생활을 하다가, 일정한 시기가 되면 황성으로 돌아가게 된다.

 단, 황성으로 돌아가기 전 5년이라는 시간 동안 황제가 정한 고위급 귀족 집안에 들어가 황자로서의 교육을 철저하게 받게 되어 있었다.

 일반 시민으로 살아온 황자가 다른 귀족들에게 책을 잡히지 않게 하기 위한 기본적인 방침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황자들이 황성을 나와 일반 시민들과 생활을 할지라도 황비나 후궁의 집안 세력들이 은밀히 황자들을 어릴 때부터 교육을 시키는 게 당연시 되어왔기에, 5년이라는 규정은 무의미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다른 황자들과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교육을 받고 자란 시이엔 황자가 죽은 지금, 필리어스 공작가는 정확히 5년이라는 시간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어릴 때부터 규정을 지키지 않고 황자로서 모든 교육을 받고 자란 두 황자들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하루라도 빨리 새로운 대역을 찾아 교육을 시켜야 했기에 한시가 급할 수밖에 없었다.

 “아, 그렇군요. 황성으로 돌아가는 날을 저희가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게 아니었군요.”

 “네. 황제 폐하께서 정하신 날, 그날에 맞추어 황자들은 모두 황성으로 돌아가야만 합니다. 그것을 어길 시 황권을 포기하는 것으로 간주되지요.”

 “네.”

 하나의 의문이 풀린 세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수업이 끝난 책들을 정리했다. 이것으로 오전 수업은 끝이 난 것이다.

 “그럼 제가 돌아올 때까지 여기 있는 것들을 외우고 계십시오.”

 “네.”

 하지만 곧바로 다른 과제를 넘겨주는 제르의 말에 세인은 힘없이 대답하며 다시 자리에 앉아야만 했다.

 이곳 필리어스가에 들어온 다음 날부터 세인은 조금도 쉴 틈 없이 다람쥐 쳇바퀴 돌듯 생활해왔다.

 아침부터 밤에 쓰러져 잠들기 전까지 끊임없이 여러 가지 수업과 공부를 해야 했던 것이다.

 물론 처음에는 글이라는 것을 배우고, 여러 가지 모르던 지식을 알게 되는 것에 흥미를 느끼고, 열심히 노력도 겸했던 세인이었다.

 지금껏 무언가를 배우고 싶어도 그럴 수 없었던 세인에게 있어 수업은 또 하나의 즐거움이었다.

 하지만 조금의 쉴 틈도 없이 그런 생활이 계속된다면 누구든 지칠 수밖에 없었다.

 “…….”

 제르는 힘없이 대답하는 세인의 모습에 조금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지만, 앞으로도 가르칠 게 너무도 많았기에 질끈 눈을 감고 외면해버렸다.

 더구나 교육에 대한 모든 결정권은 하르겐이 가지고 있었기에, 자신이 뭔가를 어떻게 해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아!”

 “네?”

 “…….”

 “……?”

 제르는 애써 마음을 잡고 수업 교재들을 챙겨 밖으로 나가려다가, 순간 들려오는 작은 외침에 걸음을 멈췄다.

 하지만 자신의 되물음에도 아무런 말없이 자신의 모습을 빤히 바라보기만 하는 세인으로 인해 제르는 조금 당혹스런 감정을 느껴야만 했다.

 “물 조심하세요.”

 “네? 그게 무슨…….”

 “오늘은 되도록 물 근처에는 가지 마세요.”

 “……?”

 계속되는 세인의 알 수 없는 말에 제르는 의아한 눈빛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짐을 챙겨 방을 나섰다.

 “심한 장난은 치지 마.”

 그러나 방문을 나서던 제르는 다시 들려오는 세인의 뜬금없는 말에 다시 한 번 그녀를 응시하며 고개를 갸웃거려야만 했다.

 “휴우! 장난꾸러기들.”

 세인은 방을 나서는 제르의 모습을 보며, 아니 제르의 옆을 장난스럽게 날아다니는 물의 정령들을 보며 작게 한숨을 내뱉었다.

 조금 전 문을 나서려는 제르의 옆에서 물의 정령들이 날아다니는 모습을 본 것이다.

 근처에 물이 없는데도 물의 정령들이 저렇게 한 사람을 따라다닐 때는 십중팔구 그 사람에게 물에 대해 안 좋은 일이 생기게 된다.

 일종의 정령들의 장난이라고도 할 수 있었고, 세인에게 있어서는 예견된 사고를 미리 알려 주는 일이기도 했다.

 물론 이런 예견들이 예전에 마을 사람들에게 저주받은 아이로 오해 받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지만 말이다.

 제르가 나서기 전 물의 정령들에게 당부의 말을 던지기는 했지만, 워낙 인간들에게 장난치는 것을 좋아하는 정령들이라 말을 들을지는 알 수가 없었다.

 자신의 말에 애써 시선을 회피하던 정령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그런 확신은 더욱 커졌다.

 “괜찮으셔야 할 텐데.”

 

 그런 세인의 걱정 어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제르는 방을 나서서 하르겐이 있는 집무실을 향해 걸음을 재촉했다.

 오늘따라 보고할 일과 업무들이 많았기에 마음은 더욱 조급해져 갔다.

 그러다 보니 평소 잘 다니지 않았던 지름길인 뒷길 정원을 가로질러 가던 제르.

 “아! 제르 님! 조심……!”

 “응?”

 차아악!

 “…….”

 그때, 정원에 물을 주고 있던 정원사 한스의 외침이 끝나기도 전에 나무로 향하던 강한 물줄기가 제르를 덮치고 말았다.

 

 ‘물 조심하세요.’

 

 “뭐, 뭐야.”

 제르는 온몸이 흠뻑 젖은 채, 순간 세인의 말을 떠올리며 멍한 표정을 지었다.

 -까르르!

 그런 그의 주위에는 뭐가 그리도 좋은지 연신 웃음을 터트리며 물의 정령들이 날아다니고 있었다.

 

 ***

 

 “음… 이건 처음 보는 글자네.”

 홀로 방에 남아 있던 세인은 제르가 남겨 두고 간 고대 문서책을 번역해가며 열심히 공부 중이었다.

 그러다 처음 보는 글자를 발견하고는 옆에 놓여 있는 다른 문서책들을 꺼내 그 단어에 대한 뜻을 찾기 시작했다. 아니, 찾으려고 했다.

 “이 글자는 ‘루에르’라고 읽으며, ‘바람’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 그렇구나.”

 그때, 유연한 손길로 책으로 향하던 세인의 손을 잡으며, 뜻을 대신 알려 주는 음성이 아니었다면 말이다.

 “고마워, 루벨.”

 “천만에요.”

 세인의 말에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주는 남자.

 진한 푸른빛과 하늘빛이 섞인 머리를 무릎까지 길게 기른 신비로운 외모를 가진 이.

 호리호리한 몸매에, 키가 무척 크지 않았다면 고운 얼굴선으로 인해 여자로 착각할 정도였다.

 물론 거기에는 물결치듯 긴 머리도 한몫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조금은 날카로운 푸른 바다 빛깔 눈동자와 전체적으로 시원스런 분위기가 그런 느낌을 많이 없애주고 있었다.

 “네가 그렇게 오냐오냐 하니깐 저 녀석이 갈수록 우릴 무시하는 거잖아! 네 이름이 언제부터 루벨이었다는 거냐! 웃기지도 않는군.”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를 짓고 있는 그들 사이로 투덜거리는 음성으로 끼어드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불의 정령왕인 샤이노리언이었다.

 그런 샤이노리언의 음성에 남자는 언제 미소를 지었냐는 듯 순식간에 얼음장처럼 차가운 표정을 지으며 그를 향해 짧게 한마디 내뱉었다.

 “닥쳐.”

 그의 한마디에 순간적으로 방 안이 꽁꽁 얼어붙는 것 같은 한기가 도는 듯했지만, 샤이노리언은 그런 모습이 익숙한지 별다른 표정 변화를 보이지 않은 채 말을 이어나갈 뿐이었다.

 “차가운 얼음땡이 녀석.”

 “무식한 불덩어리 녀석에게 듣고 싶은 말은 아니군.”

 “무식하긴 누가 무식하다는 거냐!”

 “스스로 무식하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것 자체가 네가 무식하다는 거다.”

 “뭐라고!”

 “닥치라 했다.”

 “이잇!”

 “이 단어는 무슨 뜻이야, 루벨?”

 “네. 이건 ‘챠라’라고 읽습니다. ‘눈물’이라는 뜻이지요.”

 “쿨럭!”

 스파크가 일듯 말싸움을 벌이던 샤이노리언은 순간 세인의 음성에 금세 부드러운 표정으로 바뀌는 루벨의 모습을 보며 황당한 표정을 지어야만 했다.

 자신들의 싸움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세인의 모습이나, 그런 세인의 말에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대답해주는 루벨 녀석이나 둘 다 황당하기 그지없었다.

 “젠장!”

 샤이노리언은 그런 둘을 보며 작게 욕설을 내뱉고는 미간을 확 찌푸렸다.

 

 루벨. 정식 이름은 ‘루이벨리언’.

 샤이노리언과 마찬가지로 세인과 이름으로 계약을 맺은 물의 정령왕이었다.

 그 역시 너무도 엉뚱하게 우물가에서 집으로 물을 떠오던 세인이 실수로 물통을 떨어트리고 울상을 지을 때 지상계로 불려왔다.

 “저를 부른 존재가 그대입니까?”

 아무런 감정이 담겨 있지 않은 공허한 음성으로 말을 건넨 루이벨리언의 등장에 세인이 꺼낸 첫마디는 이것이었다.

 “또네.”

 “네?”

 조금은 짜증이 묻어 있는 음성으로 자신을 귀찮다는 듯 응시하는 세인의 모습에, 루이벨리언은 잠시 당혹스런 표정을 지어야만 했다.

 “아저씨도 샤논처럼 아궁이에 불도 피우고, 쓰레기도 태워줄 수 있으세요?”

 “…….”

 그러다 이어지는 세인의 물음에 루이벨리언은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잠시 동안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조금 전 세인의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부터 불쾌하면서도 익숙한 기운이 느껴진다 했더니, 아마도 샤논이라는 존재가 자신이 알고 있는 불덩어리 녀석인 샤이노리언을 말하는 것이 분명했다.

 얼마 전에 샤이노리언이 어린 인간 여자 아이와 계약을 맺었다는 소문을 듣긴 했지만, 설마 자신까지 같은 인간에게 불려오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한 존재가 정령왕들을 동시에 불러내 계약을 맺은 경우는 참으로 오랜만의 일이었기 때문이다.

 루이벨리언은 자신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자 고개를 갸웃거리는 세인의 모습을 보며 가볍게 손을 휘저었다.

 그러자 순식간에 조금 전 세인이 바닥에 쏟은 물들이 다시 물통 안으로 저절로 모여들었다.

 “와아!”

 “불을 만들지는 못하지만, 그런 멍청한 녀석보다 유용한 능력은 가지고 있답니다. 저와 계약하시겠습니까?”

 “네!”

 “…….”

 루이벨리언은 자신의 작은 능력에 환한 미소를 짓는 세인의 모습을 보며,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작은 미소를 떠올렸다.

 지금껏 오랜 세월을 존재해오며 수많은 계약자들을 만나왔지만, 이렇게 작은 힘에 순수하게 기뻐하는 이는 세인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물의 정령왕인 루이벨리언 역시 누가 들었다면 정말 말도 안 된다 할 정도로 쉽게 세인과 계약을 맺었고, 지금까지 그녀의 곁에 존재해온 것이다.

 

 “그럼 이 문장은 이렇게 해석하면 되는 거야?”

 “네, 잘하셨습니다.”

 샤논이 투덜거리든 말든 세인의 고대어 공부는 계속되었다.

 제르의 예상을 뛰어넘고 세인이 빠르게 배움을 익혀 갈 수 있었던 것은 루벨과 샤논의 도움이 매우 컸다.

 세인이 남들보다 뛰어난 머리를 가진 이유도 있었지만, 고대어나 역사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두 존재의 도움이 있었던 것이다.

 특히 세인이 모르는 것에 대해 구박 어린 말로 가르침을 내리는 샤논과는 달리, 친절에게 설명을 해주는 루벨로 인해 더욱 빠르게 고대어를 익혀 갈 수 있었다.

 쏴아아!

 “어? 비다!”

 “네. 오늘부터 조금 많은 비가 내릴 겁니다.”

 “와아! 오랜만에 보는 비네.”

 그렇게 어느 정도 공부를 마쳐 갈 때쯤 태양빛이 내리쬐던 하늘은 언제 그랬냐는 듯 구름이 낮게 깔리며, 후두둑 빗줄기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비가 내리자 세인은 창가로 다가가, 턱을 괴며 따스한 미소를 입가에 머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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